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득이
 
흘려보낸 내 하루들. 대단한 거 하나 없는 내 인생, 그렇게 대충 살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 작은 하루가 모여 큰 하루가 된다. 평범하지만 단단하고 꽉찬 하루하루를 꿰어 훗날 근사한 인생 목걸이를 완성할 것이다. -233쪽-
 
 중학생 딸아이가 도서관에서 독서토론 단기강좌를 들었을 때 도서목록에 포함되어 읽게 된 책 중의 한가지인 완득이. 어쩌면 놓쳐버렸을지도 모를 책이었는데, 이렇게 읽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덕분에 완득이를, 똥주선생님을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얼마나 예쁜 책인지, 욕도 많이 나오고, 싸움질도 많이 하는 이 책이 나는 예쁘기만 하다.  때로는 거칠어 보이기도 하는 이 책이 왜그리 예쁘게만 보이는지......이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또래 아이들의 시간을 들여다볼 수 있고, 그 속에 또 다른  아름다운 어른들이 모여서 그 아이들을 보살펴주기도 하고, 사랑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모두가 너무 고맙고 예쁘기만 한 것을.
완득이똥주선생님을 나도 기다려본다.  내 아이에게 그런 똥주선생님이 있어주기를.  아니 내 아이가 아이더라고 완득이같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똥주선생님이 많이 나타나 주기를.  세상 모든 아이들 앞에 똥주선생님이 있어주기를.
자신의 존재감을 하찮게 생각하고 자꾸 안으로만 숨어 지내려는 예쁜 아이들에게, 세상 속에 꼭꼭 숨어있는  또 다른 완득이를 찾아내줄 똥주선생님을돌아보면 다 아름다운거 투성이인데 아직 그것들을 볼 줄 아는 눈을 갖지 못한 내게, 다 열어두지 못한 내게  아니다 말해주는 책이다.
그렇게 살지 말아라 말해주는 책이다.  우리가 항상 당연한 듯이 이것이 옳다,  저것은 그르다  선을 두고 정해 두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그러면서 아직도 내 것 만큼은 움켜쥐고 있는 다른 나를 만난다.  이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다가도 아직도 그대로 그러고 있는 나를 만난다.  다 사랑할 수 있을텐데, 다 행복할 수 있을텐데, 우리는 여전히 누구는 힘들어하고 아파한다.
돌아보면 모두가 예쁘기만 한 것을 왜 예쁘게만 보지 못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