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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구만 리 저승길 가다 ㅣ 높은 학년 동화 19
이성숙 지음, 한지선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달이, 구 만리 저승길 가다
아버지가 집을 나가버리고 평소에 그렇게 자상하고 다정하던 엄마는 달이에게도 동생 별이에게도 별 신경을 쓰지 않고 넋이 나간 듯 그렇게 우울하게 지내게 된다. 하지만 엄마에게 사랑받기를 너무도 원했던 달이는 결국 엄마의 죽음을 겪게 되고,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엄마가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말을 친구로 부터 놀림처럼 흘려 듣게 된다. 아무려면 엄마가 자기와 동생을 두고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과 엄마를 꼭 만나서 물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장례식장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고 마을에서 전설과 함께 존재하는 저승동굴을 찾아간다.
이 마을에 예전부터 있었던 저승동굴. 여러 방송국이나 언론등 다양한 곳에서 저승동굴을 탐사했지만 저승동굴의 끝을 발견할 길이 없었고, 그저 마을에서 내려오는 오랜 전설로만 생각했던 저승동굴은 동굴을 끝까지 가다보면 저승으로 가는 길과 연결이 되어있고, 누구든 정말 그 사실을 믿는 사람에게만 길이 트인다는 전설이 있는 동굴이었다.
달이는 저승동굴 이야기를 믿었고, 엄마를 만날 수 있을거라는 굳은 의지로 두려움을 헤치며 동굴을 들어간다.
오래 전 과거 저승길을 믿었던 바리공주 다음으로 드디어 힘들고 먼 여정을 거치고 달이 역시 저승길을 찾게 되는데, 저승길을 찾는 길목마다 우리의 고전 속에 자주 등장하던 영겁을 산 거북, 불가사리, 마고할미 등을 만나 때로는 위험을 겪기도 하고 때로는 도움을 받기도 한다.
결국은 저승입구에서 바리공주를 만나게 되고 그동안 엄마가 혼자서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고, 지금은 생명을 빛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엄마는 한 순간도 달이나 동생을 절대로 미워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저승여정 과정에서의 힘들었던 고생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달이는 다시 할머니와 동생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엄마의 사랑과 삶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이와 고전 읽기 추천도서로 '야야 내 딸이야, 버린 딸 내 딸이야'를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
역시 같은 바리공주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내용이 고전이다보니 약간 딱딱한 감이 있어서 아이가 내용을 전부 이해하게 되었을까 의문이 들었었다. 그러다가 우연인지 며칠후에 만난 이 책 <달이, 구만리 저승길 가다>를 읽게 되었다. 어쩌면 부족했던 부분에 많은 도움도 되고 멀게만 느껴졌던 고전이야기 바리공주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싶어서 아이보다 내가 먼저 읽게 되었다.
현실세계에서 판타지의 세계로 연결이 되기도 하고, 역시 이승에서 저승동굴을 거쳐 저승길을 찾아 나서기도 하면서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바리공주 이야기와 달이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이해하게 되었고, 가족사랑이나 믿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함께 읽은 아이 역시 흥미롭게 읽고 바리공주나 달이, 저승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눈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