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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민속기행 1 - 사라져가는 옛 삶의 기록, 최상일 PD의 신간민속 답사기
최상일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백두대간 민속기행
-사라져가는 옛 삶의 기록, MBC최상일 PD의 산간민속 답사기-
가끔 라디오를 통해 듣곤 하던 옛 어르신들의 삶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민요이야기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잔잔하고 조용한 남자 성우의 목소리와 함께 구성지게 들여오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노동과 관련된, 삶과 관련된 고단한 노랫말, 정겨운 노랫말, 그리고 구성진 그 가락들에 얽힌 많고도 많은 사연들을 방송을 통해서 나도 참 정겹게 듣곤하던 기억이 있다. 일부러 시간을 맞춰 찾아서 듣거나 , 자주 듣는건 아니었지만 간혹 시간이 맞아 들을때면 '참 이런 좋은 방송도 있구나, 이런걸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정말 더 늦기전에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방송을 만드는구나' 생각을 했던 적이 여러 번이었다. 이 번에 바로 그 방송을 만드셨던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담당자이신 최상일 PD님의 <백두대간민속기행> 을 읽으면서 라디오를 통해 민요를 듣던 느낌과 너무도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아주 옛날 옛날 내 할머니의 구수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듣는 즐거운 과거로의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백두대간, 우리나라의 등줄기인 그 백두대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있을 줄은 너무도 몰랐다. 골짜기 골짜기마다 사연도 가지가지,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얘기들 모두가 우리나라의 역사이고 교훈이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굽이 굽이 깊은 산속 마을의 구수한 사투리를 들으면서 편안히 앉아서 속속들이 답사여행을 한 기분 이랄까. 어느 분이고 귀하지 않은 분이 없고, 취재 이후 지금은 돌아가셨다는 글이나 사진을 대할 때는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화전을 일구어 감자농사를 지으시고 숯을 만들고, 나무를 깍아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들어 힘든 생활을 하시면서 살아오신 그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 풀국시를 삶아 먹고, 다른 사람보다 개똥을 먼저 줍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고, 수 십리 길을 산을 넘어가면서 물건을 팔러 다니고, 아픈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산을 타며 약초를 구하시고. 때로는 비결을 보고, 때로는 머나먼 북쪽에서 피난을 위해, 먹고 살게 막막해서, 그저 부모님이 시집을 보내서......
사연도 많고, 얘기거리도 많지만 산은, 우리의 백두대간은 그 모두의 아픔을 품어주고, 먹여주고, 살 길을 만들어 주었다.
얼마나 더 많은 얘기들이 하루 하루 그 분들의 삶과 함께 묻혀가고 있을지, 지금이라도 이런 책이 나온 기쁨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우리가 지금 바르게 잘 살고 있는 건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