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사일런트 머신 길자 누구에게나 지나간 시간은 추억으로 남는 것. 내게도 젊은 시절에 늘~~흥얼거리던 노래들이 있었다. 그 중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던 노래는 당연 산울림의 노래이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같은 목소리로 활동하고 계시는 '김창완'님을 대할 때마다 아직 그 때의 아련한 추억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저 가사들이 아름다워서, 너무나 순수해서, 혹은 내마음을 너무도 잘 아는 듯한 가사들 때문에밤이면 밤마다 나는 테이프를 돌려가며 잠들곤 했다. 그 시절엔 정말 당연 독보적인 그룹이 산울림이었고 매 번 나오는 노래들을 순서대로 사들였다. 그런 그가 이 번엔 책을 썼다는 소리에 정말 너무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것도 중년을 훌~쩍 넘긴 그가 쓴 책이 환타지 소설이라니. '사일런트 머신 길자' 발명가인 이씨는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아내의 잔소리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는데 그 기계의 이름이 '사일런트 머신 길자' 이다. 여기서 '길자'는 아내의 이름이다. 처음엔 그의 연구실로부터 시작되어 점점 공간을 넓혀가면서 서울 전체를 소리를 없애는 기계를 만들기위해 도전한다. '사일런트 머신 길자' 읽는 동안 너무 김창완답다 싶은 글이었다. 엉뚱하지만 한 번쯤은 정말 이런 기계가 있어서 소음없는 공간에서 더 많이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을 때가 있다. 아! 이런 기계가 있으면 어떨까. 우리는 정말 너무 많은 말들을 늘어놓고 사는 것은 아닐까. 너무 많이 발전해버린 문명 속에서 때로는 정말 깊은 숲속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한 고요함이 그립다. 내 가족이나 내 이웃들 역시 나의 소음에 괴로운 것은 아닐까. 내가 내고 있는 이런 저런 소리들이 정말 꼭 필요한 소리들일까. 아니면 듣기 힘든 소음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