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참을 들여다 보다 - 시인의 눈으로 본 그림 이야기
김형술 지음 / 사문난적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사람들은 누구나 자화상을 그린다. 아침과 저녁, 세면장의 거울 앞에서, 버스나 지하철의 차창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길거리의 쇼윈도 속에서, 늘 부딪치는  타인들의 모습과 말을 통해서......
한 순간도 쉴 새 없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또 확인 당한다.
자화상은 화가들만 그리는 게 아니다.
어쩌면 인간의 삶에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게 자화상 그리기일지도 모른다.    -51쪽-




그림, 한참을 들여다보다 (시인의 눈으로 본 그림 이야기)

 

미술전시회를 좋아해서 간혹이지만 이름이 알려진 화가의 작품은 멀리까지 찾아가서 보고 오기도한다.
한 살 터울인 친정오빠가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과 관계된 일을 아직도 꾸준히 하는지라 어릴 때부터 항상 집에 레오나르도다빈치나 라파엘로, 모네, 고흐, 고갱......등이 그린 세계미술전집등 미술관련 책이 많이 있어서  가끔씩 엄청 비쌀것 같은 큰 전집책을 낑낑거리며 꺼내서 펼쳐보던 기억이 있다.
정말 사진인가 그림인가 의심이 가는 그림부터  아름다운 조각작품, 또는 여자들의 누드그림까지 때로는 당혹스럽게, 아름답게, 유년시절의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지금도 그 때 보았던 그림들을 다른 곳에서 접하다보면 아련히 그냥 그림으로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감정들이  떠오르기도 해서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소녀처럼 참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다고 내가 그림을 잘 그리거나  제대로 볼 줄 아는건 아닌데 그저 표현하는 작가들 마다의 전혀 다른 화풍을 보는 것이 즐겁다.    새롭게 시도하는 기법들을 대하고, 나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표현하고화가의 생각을 그림이나, 조각, 혹은 다른 방법으로  나타내는걸 간접 경험하면서  창조하는 일은 참 힘들겠지만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방송이나 신문, 혹은 책자를 통해  유명한 그림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대할때면  다양한 생각속에서  나와 같은 느낌을 가졌구나,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는구나, 하면서 새로운 생각들을 알아가는 것도 생각이 넓어지는거 같아서  역시 그림을 보는걸 좋아한다.
하긴 그림이라는 것이 볼 줄 안다, 모른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건 아니지만.

이 [그림, 한참을 들여다보다]는 제목보다 부제인 -시인의 눈으로 본 그림 이야기-에 더 끌리는 책이었다.
그럼 과연 시인은 어떻게 그림을 보고 해석할까.
시인의 아름다운 글솜씨로는 그림이 어떻게 표현될까 궁굼했었다.
책 속에서 시인은 앤디워홀부터 르누와르, 달리(난 달리의 그림을  무척  좋아한다.),피카소, 시슬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그림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각 그림마다 너무도 솔직하게 저자의 글들이 그림설명과 어우러져서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늘  봐왔던 그림이지만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시인의 표현은 정직함이 있었다.
시인이며 이 책을 쓴  그의 미술에 대한 식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짬을 내서  식구들과  그림 나들이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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