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100세 - 의과학으로 풀어보는
김혜성 지음, 김현진 그림 / 파라사이언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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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장수 시대를 살고 있다. 예전엔 장수가 복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오래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늘어날 정도로 장수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고령자'가 많은 이른바 '장수 지옥'이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

'well-dying'

이제는 well-living 보다 well-being 나아가 well-dying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마냥 장수가 축복은

아니기에 어떻게 사느냐와 어떻게 죽느냐가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독특하다.

well-dying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well-dying을 위한 well-living을 이야기 한다. 쉽게 말하면

잘 죽기 위해 잘 사는 방법을 말한다. 잘사는 것은 목적과 방향이 분명한 삶이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잘사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계획도 잘 세워야 하며 이를

추진할 의지도 필요하고 끝까지 완수할 인내도 필요하다.

​

목적은 실현가능해야 한다. 허황된 꿈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꿈을 꿔야 하며 이를 위한 단계별 계획도

필요하다. 단순히 나는 무엇이 될것이고, 나는 무엇을 할거야가 아니라 그 무언가가 되고,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시테크의 대가인

윤은기 박사는 '시테크'를 넘어서 '초테크'를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 대한 고유한

'마스타 플랜'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 플랜의 성취가 삶의 가치를 측정하게 한다.

​

뚜렷한 목적이 세워졌다면 다음은 실천하는것이 중요한데 여기에는 의지가 필요하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계획과 목적까지는 가지지만 '의지' 부분에서 꺽이기 쉬우며 포기자가 속출한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미래가 있기에 어려움이 오더라도 쉽사리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이렇게 사는 것이 well-living이다.

​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죽음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고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이 책은 삶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노화와 죽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두렵다. 언제까지 살지는 신의 영역이지만

마지막 떠나는 길을 고통 없이 맞이하는 일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고 준비할 수 있고 이렇게

하는것이 well-dying이다.

​

저자는 백세 수명을 건강하게 살기 위한 방법으로 '식단'들을 몇가지 소개한다. 이누이트 식단과

오키나와 식단, 지중해식 식단 등을 소개하며 민족적 장수 음식을 이야기 한다. 각각 지역의

지리적, 민족적, 유전자적 특성을 고려한 그 지역의 것이 가장 몸에 맞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남의

것 보다 내것이 내 몸에 훨씬 좋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학명으로 바실루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tles, 고초균)을 이야기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극복하는데 일종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균은 현대인의 생활습관병인 만성질환을 방어하는데 제격이다.

​

well-being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고 그때가 언제일지는

몰라도 최선을 다해 현재를 살고 싶고 자신의 죽음을 향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생생한 지금, 나 역시도 그 여정에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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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책 생각
Team BLACK 지음 / 책과강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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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란 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들 중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은 기획된 것이며 인간관계 역시 기획의 바탕 위에 얽혀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헤아림이 기회의 시작이고 그 시작이 우리의 삶 곳곳에서 기회를

만들기에 기획은 헤아림이다.

​

'기회를 기획하라'

만들어진 모든 것에는 기획자의 의도가 들어 있다. 그냥 만들어진 물건은 없다. 기회는 거리에

널려 있지만 그것을 잡는 사람과 못 잡는 사람은 분명 나뉜다. 저자는 이에 대해 관찰하는

문이라는 표현을 쓴다. 관찰하는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이 기회를 잡는 것이다. 그리고 그 관찰을

통해 기획은 이루어 진다.

​

한해에 7만 5천여권의 책이 발행되고 한 달에 6300권 정도가 서점에 쏟아지는 책의 홍수 속에서

존재를 드러내며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과 기획이 필요한데 저자는

이에 대해 '첫 느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설명한다. 책을 받아 들었을 때의 첫 느낌이 성패를

좌우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책은 더더욱 그렇다. 첫 느낌이 좋지 않은 책은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다. 그 첫 느낌은 다양하다. 깔끔함이 될수도 있고, 무겁고 딱딱함이 될수도 있고, 편안하고

가능함이 될수도 있다. 무엇이되었든 그 책을 받아든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증이나 흥미가

느껴져야 한다.

​

치킨 집의 수보다 더 많은 출판사의 수(2016년 기준 치킨 가맹점수 25,431개, 출판사 수 53,574개)가

더 많은 상황에서 출판사의 경영 방식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간다. 도서 구입이 여가 생활의 첫번째를

차지하던 시기는 이미 끝이 났다. 이젠 출판사도 살기 위한 자구책을 찾으며 위험은 낮게, 수익은

안전하게, 출판은 빈번하게라는 경영 전략으로 돌아선지 오래다. 정글과도 같은 출판업계에서

최강자는 큰 회사가 아니라 살아남는 회사이다. 살기 위한 자구책은 과할만치 넘쳐도 나쁘지 않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기획하라'고 말한다. 자신이 경험 한 것이 가장 정확하고 분명한 기억이기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는 책을 통해 '자신'을 판매한다. 조금은

생소 할지 모르는 '사전 장례 기획 회사'를 창업하여 죽음을 준비한다.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을 가진 우리에게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지도 모르지만 '바른'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분명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는 장례(정확히 말하면 회사장)에 대한 책을

출판했고 책의 물성이 가지는 첫번째 힘인 '신뢰'라는 선입견을 선점했다. 두번째의 힘은 주도력인데

지식과 경험의 불균형이 크면 클수록 대화를 주도하게 되고 이는 답변에 대한 자신감으로 표출되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를 가지게 한다.

​

저자의 철학은 분명하다. '더 좋기 보다는 최초가 되는 편이 낫다.' 이 부분에서 무릎을 쳤다. 더 좋은

것은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나오면 잊혀지지만 최초는 그것이 사라질 때 까지 존재한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존재되는 것이 관건인 요즘 상황에서 '더 좋은' 보다는 '최초'가 훨씬 더 우위를

점한다. 이러한 우위를 바탕으로 지속성과 독창적인 개성을 가진 작품이라면 독자들의 지갑은 열리게

된다. 경영의 모든 것은 '판매'와 직결 되기에 고객의 지갑을 얼마나 쉽게 열게 하느냐는 기획자가

고객의 '니즈'를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들여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말한다. '읽는 인간에서 쓰는 인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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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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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뛰어 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고민을 던져주는 논어를 만난다.

동양 사상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논어, 동양 사상가 중 최고라고 인정 받는 공자, '공자의

논어'는 혼탁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 말한다.

잘 산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것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기에 인과 예에 관한 깊은 통찰이 엿보이는 담론의 집대성인

이 책을 열어 본다.

​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에게 딱 필요한 말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고 내세우고 싶어하는 요즘의 우리에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너무 강한 '나'가 자신 이외의 것에 대한 용납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은 언제나 나 다음에 존재한다. 역지사지는 문자 속의

옛말이고 시작도 끝도 내가 중심이 된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말하는 이상한 이들이

너무 많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을 이해 받기 어렵다. 공자는 이미 2500년 전에

이 사실을 설파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다. 그런 우리에게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 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나는 군자도 아니고 군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이 말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최소한 노여워 하지는 말아야 할텐데 쉬이

분노하고 격해진다. 조금의 손해라도 볼라치면 참지를 못한다. 타인을 향한 분노의 수치가 높아지면

마치 승리하는 것인양 격앙돼서 소리가 높아진다. 상대방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 일단 내 감정이

우선이고 중요하기에 고려조차도 안한다. 그런 우리에게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사람이 싫어

하는 것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여러 사람이 좋아하는 것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

공자가 살아가던 시대는 중국의 춘추시대로 다양한 나라들이 저마다 이해관계로 얽히고 설켜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 어지럽고 시끄러운 시대였다. 공자는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어지러운

난세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인과 예와 근본을 지키는 것에 있음을 설파하였으나 그는 사상가이지

정치가가 아닌 뚜렷한 한계를 지녔다. 비록 그의 사상과 철학이 난세를 극복하는 정치사상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의 사후에 많은 제자들이 현실 정치에 들어가 나라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인간의 본성 회복이 요원한 작금의 상황 앞에 던지는 공자의 일갈은 매섭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

25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공자의 통찰력은 옳다. 사람이 근본이고 그 근본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서야 개인이 바로 선다. 흔히 공자를 딱딱하고 보수적이며 권위적인

인물로생각하지만 실제 공자는 손아랫사람이나 하류 계층의 사람에게도 언제든 가르침을 받으려는

자세를 가지고 평생 학문에 열중하고 그 실천에 최선을 다했던 겸손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특히나

공자는 상대방에 맞춰 그에 부합하는 상이한 처방을 내렸으며, 상대방에 대한 높은 책임감과 깊은

애정 그리고 동정심이 내재되어 있는 그는 철저한 실천가였다.

​

이와 같은 점이 25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공자를 기리며 존경하는 이유이다. 어쩌면

우리는 공자와 같은 현인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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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뭐하고 살았지, 바이크도 안 타고
유주희 지음 / 팜파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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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울을 오가는 6번 국도는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이 참 많다. 때로는 조금 난폭한 운전자들에게

위협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부분 예의와 교통질서를 잘 지키면서 운행을 하기에 '나중에 나도 다시

해 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가끔 휴게소에서 만나는 바이크들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모양과

멋이 있다. 한번은 양평에서 휴게소까지 마치 일행처럼 함께 주행을 한 바이크에서 50대의 여성분이

내리면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정말 멋져 보인 기억도 있다. 저자가 그런 여성 라이더다.

​

바이크는 사실 무섭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그건 솔직히 말하면 안타본 사람들의

생각이다. 타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편하고 안전한지. 단지 과속을 하거나 무리하게 지그재그 운전을

하거나,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운행을 하거나, 다른 운전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운행은 바이크를

좋아 하는 사람인데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혼잡함을 피해 국도를 주로 다니는 나로서는 위협을

느낀적이 여러번이기에 더 그렇다.

​

2종 보통. 바이크를 탈 수 있는 면허다. 원동기 면허 보다는 따기 어렵지만 운전을 어느정도 하고

바이크를 움직일수만 있으면 한 번 정도 도전해 볼 만한 일이다. 나에게는 바이크에 대한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작은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야마하 (모델명은 mx있던것 같다)를

타고 무작정 떠난 무전여행에서 커브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뭔가를 피하기 위해 미끄러져 죽을뻔

했는데 다행히 낭떠러지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일, 경북 영천을 지나가는 길에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 갔다 만나게 된 우체국 직원(이 분과는 육 개월 정도 교제를 했다), 고성

선착장에서 만난 우락부락하게 생기고 온 몸에 문신(당시에 문신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만 했다)이

가득했던 아저씨(외모와는 달리 친절하고 멋진 분이었다), 시골길에서 기름이 떨어져 오도가도

못할 때 경운기에 실어 읍내까지 데려다 준 어르신 등 바이크와는 여러모로 추억이 많다.

​

인식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아직 우리에게 여성 라이더는 낯설다. 하긴 여성 레이더라고 지칭하는 것

부터 이미 그런 뉘앙스가 있다. 그래도 길에서 만난 여성 라이더는 멋지다. 바이크를 세우고 헬멧을

벗을 때 모습은 그 자체로 화보다. 그리고 부럽다. 20대에 잠시 타보고 올라보지 못한 바이크 위에

앉아 있는 모습 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한번이라도 바이크를 타본 사람은 안다.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그 상쾌함과 밤중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내가 바이크를 그만 타게 된 이유다) '부다다당'하는

엔진 소리는 나를 절정으로 이끈다. 그래도 난 '비트'에서 나오는 그런 행동은 안 해 봤다.

​

오늘은 주말이다. 날씨도 좋다. 이런 날은 바이크를 타야 한다. 아마도 저자도 그럴것이다. 길 위에서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을 저자를 응원한다. 바이크는 누군가에게는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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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히사이시 조 지음, 박제이 옮김, 손열음 감수 / 책세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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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어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한 쌍의 남녀가 생각나며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인생의

회전 목마'(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반복되는 현상 속에 내가 존재하기라도 하는 듯 착각이

들게 만드는 벅찬 감동을 주는 '언제나 몇번이라도'(센과 치히로의 모험 ost), 경쾌하면서 톡 톡 튀

는 연주가 돋보였던 'Summer'(기쿠지로의 여름 ost). 나이가 들어서도 가끔 보게 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속 음악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히사이시 조의 작품들이다.

​

'나는 작곡가이다'로 시작되는 프롤로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다시 태어난다해도 작곡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 아침에 일어나면 작곡 생각부터 한다는 그는 천상 작곡가이다. 그런 그가

요즘은 클래식을 고전으로만 머물게 하지 않으려면 현대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통해 고전과 현대

음악이 어우러진 자연스러움을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지휘를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은 작곡가라고 말한다.

​

이 책에서 산토리 홀(Suntory Hall)이야기를 만났다. 롯데 콘서트홀과 자주 비교되는 산토리홀은

풍부한 잔향과 소리의 전달 면에서 탁월한 곳인데 무대 뒤편을 가득 메우는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함은 관객을 압도한다. 저자는 그곳에서 주빈 메타가 지휘한 이스라엘필 하모닉의 공연을

만난다. 연주자가 모두 서서 연주하는 비발디<네 대의 다른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은 화려한

오프닝을 위한 최적의 곡이다. 산토리 홀 무대 위의 모든 연주자들이 일어 서서 연주하는 광경을

눈을 감고 상상해 보았다. 센과 치히로의 모험의 기차 장면이 오버랩 되며 긴 여운을 남긴다.

저자는 이 책 2, 3, 4장을 통해 음악의 역사와 전문적인 지식, 이론들을 이야기 하는데 사실 조금

어렵다. 그래도 중국과 일본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경험을 통해 전하는 차이점은 흥미로웠다.

일본의 오케스트라는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기 보다는 맞추기에 집중하기에 전체적으로 웅장한

느낌이 나오지 않고 정교한데 비해 중국의 오케스트라는 단원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 주장을 하기에

웅장한 반면 섬세함에서 조금 떨어진다는 지적을 듣고 그동안 관람했던 공연들을 생각해 보니

어느정도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사람 마음 참 간사하다)

​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글쓰기가 생각 났다. 깨닫고 생각하고 창작하는 부분이 글쓰기의 그것과

흡사하다. 글쓰기도 그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누군가는 '짓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창작이다. 이는 삶과도 닮아 있다. 우리의 삶이 그런 고통과 아픔 그리고 행복과 감격의 편린들의

조합이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 간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웰컴 투 동막골'과 태왕사신기'의 음악을 하사이시 조의 곡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태왕사신기는 보지 못해서 모르겠는데 '뱀이가 많아'와 강냉이 뻥튀기로 기억되는 웰컴 투

동막골의 음악이 저자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영화를 다시 보며 좀 더 진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작곡가의 눈으로 보는 세상의 모습을 알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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