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뭐하고 살았지, 바이크도 안 타고
유주희 지음 / 팜파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서울을 오가는 6번 국도는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이 참 많다. 때로는 조금 난폭한 운전자들에게

위협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부분 예의와 교통질서를 잘 지키면서 운행을 하기에 '나중에 나도 다시

해 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가끔 휴게소에서 만나는 바이크들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모양과

멋이 있다. 한번은 양평에서 휴게소까지 마치 일행처럼 함께 주행을 한 바이크에서 50대의 여성분이

내리면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정말 멋져 보인 기억도 있다. 저자가 그런 여성 라이더다.

바이크는 사실 무섭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그건 솔직히 말하면 안타본 사람들의

생각이다. 타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편하고 안전한지. 단지 과속을 하거나 무리하게 지그재그 운전을

하거나,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운행을 하거나, 다른 운전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운행은 바이크를

좋아 하는 사람인데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혼잡함을 피해 국도를 주로 다니는 나로서는 위협을

느낀적이 여러번이기에 더 그렇다.

2종 보통. 바이크를 탈 수 있는 면허다. 원동기 면허 보다는 따기 어렵지만 운전을 어느정도 하고

바이크를 움직일수만 있으면 한 번 정도 도전해 볼 만한 일이다. 나에게는 바이크에 대한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작은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야마하 (모델명은 mx있던것 같다)를

타고 무작정 떠난 무전여행에서 커브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뭔가를 피하기 위해 미끄러져 죽을뻔

했는데 다행히 낭떠러지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일, 경북 영천을 지나가는 길에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 갔다 만나게 된 우체국 직원(이 분과는 육 개월 정도 교제를 했다), 고성

선착장에서 만난 우락부락하게 생기고 온 몸에 문신(당시에 문신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만 했다)이

가득했던 아저씨(외모와는 달리 친절하고 멋진 분이었다), 시골길에서 기름이 떨어져 오도가도

못할 때 경운기에 실어 읍내까지 데려다 준 어르신 등 바이크와는 여러모로 추억이 많다.

인식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아직 우리에게 여성 라이더는 낯설다. 하긴 여성 레이더라고 지칭하는 것

부터 이미 그런 뉘앙스가 있다. 그래도 길에서 만난 여성 라이더는 멋지다. 바이크를 세우고 헬멧을

벗을 때 모습은 그 자체로 화보다. 그리고 부럽다. 20대에 잠시 타보고 올라보지 못한 바이크 위에

앉아 있는 모습 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한번이라도 바이크를 타본 사람은 안다.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그 상쾌함과 밤중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내가 바이크를 그만 타게 된 이유다) '부다다당'하는

엔진 소리는 나를 절정으로 이끈다. 그래도 난 '비트'에서 나오는 그런 행동은 안 해 봤다.

오늘은 주말이다. 날씨도 좋다. 이런 날은 바이크를 타야 한다. 아마도 저자도 그럴것이다. 길 위에서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을 저자를 응원한다. 바이크는 누군가에게는 행복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