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1 - 고통의 끝에서 깨달은 인생 불변의 지혜 30 ㅣ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1
고든 리빙스턴 지음, 노혜숙 옮김 / 걷는나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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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사연이 있다. 저마다 자신이 가진 사연이 가장 서글프고 안타깝다. 그런데 가끔

그 사연이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 싶은 때가 있다. 저자가 그랬다. 일단 자신이 500달러에 팔린

입양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서른네 살의 성인이 되어서야 안다. 전쟁을 경험한다. 그것도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베트남에서. 사랑하던 아내와 이혼을 한다. 사랑하는 아들 둘을 자살과

백혈병으로 잃는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하나도 경험하기 힘든 일을 저자는 몸으로 겪는다.

이쯤되면 저자는 지독히 불행한 사람이다.

​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맞는 말일 뿐인 경우가 훨씬 많다.

어렵다. 그냥 어려운게 아니라 상상하기 어려우리만치 어렵다. 인생은 절대 우리의 의지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대부분은 탄탄대로와 평탄한 길을 원하지만 인생에 그런 길은 없다. 여타의 책들이

인생에 필요한 경구들을 나열하듯이 펼쳐 보이지만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저자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써서 그런지 몰라도 끌어 당기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인생의 처절함이 느껴지고 가슴 저림이 전해오며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인생이 주는 시련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그러나 그것을 현명하게 헤쳐 나가는 방법은

있다는 말처럼 저자는 이 책 안에 자신의 인생을 녹여 우리에게 희망을 전한다. 이 책의 원제목은

'Too soon old, Too late smart'이다.

​

누군가의 불완전함까지 사랑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그를 인정하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허울과 모양만 사랑하는 것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그를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사랑이다. 우리의 요즘 사랑은 모양과 겉이 우선이고 다른

사람의 눈이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자꾸 의식하고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억지로라도 그렇게 해봐야만 조금씩 가능해 진다. 이러한

가능성이 우리의 도전 의식을 묘하게 자극하지만 우리의 대부분은 실패하고 주저 앉는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맞아요 그럴수 있어요'.

​

실패하는 것도 우리고, 좌절하는 것도 우리고, 넘어져서 잠시 쉬는 것도 우리고, 일어나 다시 걷는

것도 우리다. 중요한것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 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만든 두려움과 환상이라는 감옥과 벽을 넘어서 감정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발을 옮기는 것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돌아 오지 않는다. 현실을 치열하게 살며

미래를 맞이하는 것이다. 정여울 작가의 추천글 처럼 고통을 피하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고통조차 인생의 일부임을 긍정할 때 삶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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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브랜드가 살아남는다 -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마크 W. 셰퍼 지음, 김인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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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가히 '혁명'이라고 부르는 일들이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가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다. 판매 깔대기(sales funnel)는 사라지고, 광고가 기능을 잃어가며,

훌륭한 마케팅은 오히려 사람들의 화를 불러 오고, 고객 충성심은 전설 속 먼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우리의 고객이 곧 마케팅 부서다'

​

한때 시장 점유롤 50%를 차지하던 그러나 이제는 겨우 3%대를 유지하기도 힘든 아이보리

비누를 예로 들며 고객의 변화, 더 넓게 이야기하면 시장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시장은 변한다.

당연히 소비자의 마음도 변한다. 이렇게 변화를 가지는 이유는 급변하는 사회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아이보리와 다이알, 도브의 광고를 보고 자랐을 여성이 유명 상품이 아닌 자기 지역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사용한다. 그것도 아이보리 보다 가격이 10배나 비싼 제품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그 브랜드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 참 좋아요'. 그녀에게는 흔히 마케팅의 4P라고 불리는

제품(Product), 가격(Price), 홍보(Promotion), 유통(Placement) 보다 설립자의 비전이 더 중요한

것이다. 결국 자신을 파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과 의지와 가치를 상품에 담아 소비자에게 내어

놓고 그 판단과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다. 더 이상 소비자는 봉이 아닌 시대가 오고 있다.(물론

이것은 미국의 예이다) 광고 노출의 축적을 통해 만들어 왔던 아이보리 같은 브랜드들이 더 이상

비밀은 없고, 더 이상 거짓말도 없고, 더 이상 통제도 없는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되며 그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이제 기업과 브랜드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인간 노출(Human impression)의

축적이라는 새로운 명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비지니스는 감정, 그리고 관계에 관한 것이고 소비자의

구매 행위는 자신이 알고,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

​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 속성 다섯가지가 있는데 이는 마케팅의 범주와도 묘하게 맞물린다.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과 어딘가에 속해있는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의 범주인 심리학,

자신의 가치와 이익을 중요시 여기는 자신의 이익이 속하는 범주인 인류학, 공정한 가치의 교환을

통해 존중 받고 싶어 하는 존중의 범주인 사회학,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분명한 목적의식의

범주인 의미. 이렇게 다섯가지의 보편적 속성은 왜 브랜드가 좀 더 인간적이고 진실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 때문에 마케터는 기회주의적인 기술력이 아니라 변하지 읺는 인간의 보편적

속성에 기반을 둔 전략을 가져야 한다. '위대한 기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성공했기 때문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성공한다'는 버나뎃

지와(Bernadette Jiwa, 포춘 쿠키의 법칙의 저자)의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마케팅의 기본은 '진실, 목적, 가치관, 비전'들과 같이 정신적인 것이다. 그래서 '비즈니스에도 영혼이

필요하다'. 기업의 목적은 이익 창출이다. 이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 이익을 위한 과정의

도덕성과 가치도 중요하다. 더이상 부패한 기업이나 부패한 경영자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

효율적인 알고리즘에 의해 지배당하는 세상에서 인간적인 감성은 의미와 정서 그리고 영향력을

창조해 낸다. 오늘날의 브랜딩에서 정서적 유대를 확고하게 하는 것은 메머드 마케팅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온다. 고객이 마케터라면 그 마케터가 판매라기 좋은 혹은 사용하기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급속한 변화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떠한 싸움이 됐든 승자는

소비자이고 결국 소비자들의 리드를 따라야 살아남는다. 결국 '보다 인간적이 되고 가장 인간적인

회사가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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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 된다
마야 괴펠 지음,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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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하던 대로 계속 살아가는 인생에 익숙한 우리에게 'Business as usual = Death'라는

문구는 섬찟함을 준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지금껏 하던 대로 계속하면 안된다는

것을. 오늘나르이 변혁은 사회의 일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포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며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변혁을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과 '관점'의 변화도 포함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의식적으로

살핀다'라는 문장을 사용하여 설명한다. 의식적으로 살핀다는 것은 자신이 무슨일을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 질문하는 자세를 말한다. 학문은 의식적으로 살피는 것을 뭔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반성적 접근 방식'이라고 부른다.

지구상에 사는 개인 한 명이 그 생명을 유지허기 위해 필요로 하는 물질의 양을 측정하는

과학지표인 생태 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은 한 명의 인간이 소비하는 식량 생산에 필요한

농토와 목초지, 그가 이용하는 도로나 주거하고 일하는데 필요한 토지 면적 뿐만 아니라 숲의

면적도 계산에 넣는다. 생태 발자국은 인간이 소비하는 자연 물질을 헥타르 단위로 바꾸어

계산해 낸 결과물이다. 수확한 만큼 다시 생장하는, 즉 자연이 본래 상태를 회복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물질을 알려준다. 생태 발자국은 자연이 베풀 수 있는 만큼 써야지 그 범위를 넘어가면

모든게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측정 단위이다. 실제로 우리가 1년에 쓸 자원의 양을

소진하는 날은 점점 빨라지고 2019년의 그날은 7월 29일이었다. 이는 자연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긴 탓에 우리가 더 이상의 팽창과 탈취를 할 수 없게 되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혹은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ies)가 점점 빨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저자는 여러 현상들을 이야기하며 '의지'를 강조한다. 그리고 그 첫 걸음으로 시선의 변화를 말한다.

마치 지구 밖 어딘가에서 찍은 사진 처럼 상자의 바깥에서 살펴보는 것이 그동안 당연하게만

여기고 그 안에 갇혀 지냈던 상자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함으로써 어떤 것이 자연과 공존하는 것임을

생각해 볼 실마리를 제공한다. 민주주의가 선거 날만 기다리는게 아니고 정부 또는 대기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솔선해야 한다.

바람직한 변화는 이를 진지하게 원하는 우리 개개인의 의지가 모일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가치를

창조하고 평가하는 데에는 협력과 분배 등 돈 말고도 얼마든지 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 가능성에

대해 인정하고 낡은 고정관념과 신화를 떨쳐 버릴 때 우린 분명 달라진 세상을 마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체는 부분들의 총합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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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습관 - 자연 치유력을 깨우는 팬데믹 시대의 건강법
이병욱 지음 / 비타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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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는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은 인체

면역력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새삼 알게 되었고 각자의 개인 위생과 인체 면역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등 각자의 위생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글로벌 시대에서

개인 건강은 나와 가족, 사회를 뛰어 넘어 한 국가와 세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삶은

일상에 있고 일상 속 습관을 하나하나 바로 잡는 과정이다.

​

인체의 신비는 자연 치유력과 면역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몸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을 타고 났고 상처로 세포나 기관이 망가졌을 때 어떻게든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 한다. 이렇게 질병을 이겨내려는 면역의 기능과 구조를 극대화하는게 '보완 통합

요법'이다. 현재 암 환자 치유과정에서 암 발병 원인이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 면역 이상등 다양한

증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전제로 식이 요법과 행동심리요법, 약물 약제 요법을 비롯해서 분자

생물학을 기초로 한 공동 연구에까지 이르고 있다. 의학의 신이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면역력은 최고의 의사이자 최고의 질병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

너무 쉽다. 아니 너무 쉽다 보니 너무 쉽게 무시해 왔다. 잘 씻어서 세균 침투를 막는 것, 피로가

쌓이지 읺도록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 금연이나 금주, 적당한 운동등은 우리가 술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단지 그렇게 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모두는

알고만 있었던 그것들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혈관과 림프관으로 온몸이 연결되어

있고 인체 면역계는 흉선, 비장, 골수, 림프절로 구분이 가능하고 백혈구는 다핵백혈구(과립구),

림프구, 단구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면역 세포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각종 이물질, 종양 세포의 공격을 막아 우리 몸을 보호한다. 이런 방어 시스템을 '면역'이라 한다.

질병이란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생긴다.

​

건강한 삶은 유전적인 영향보다 후천적인 영향 즉, 어떻게 살아가려 노력하였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큰 영향을 준 조건 1순위는 화목한 인간관계이다. 좋은 인간 관계는 뇌와 신체의 기능을

건강하게 한다. 실제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대상이 5-6명 정도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저항력이 4배 더 높다는 사실은 주지할 만한 연구 결과이다. 마음을 열고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면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해 림프구가 증가하고 행복 호르몬이 방출되고 이는 면역 세포의

증가를 가져와 면역력을 높여 준다.

​

저자가 말하는 감정 면역력 중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만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멍때리기다.(실제 저자도 멍때리기라고 썼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뭔가를 해야만 하는 강박과 압박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찾는 것이다.

휴식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떨어뜨리면 체내 염증 반응도

줄어든다는 고급진 정보가 아니더라도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가지는 휴식은 그야말로

'꿀 맛'이다. 나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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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 - 예술과 철학의 질문들
백민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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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강의 중에 들었던 '한강변의 타살'을 이 책에서 만났다. 당시 서슬 퍼런 군부시절,

용기있는(당시엔 만용이라 했다) 이들에 의해 펼쳐진 한바탕 어울림은 예술의 이름을 팔아

사기나 치고, 예술을 팔아 축제나 하고, 예술 한다면서 시대의 유행이나 쫒는 예술가들을 향한

신랄한 낙인이기도 했다. 그들은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고 독창성이 없는 비예술은 불태워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고 당시 한국의 구태의연한 기성 문화 세력을 매장하고 타살하고자 하는

문화 비판 행위였다. 무려 1968년의 일이다. 물론 예술과 비예술을 가름하는 판단은 쉽지 않다.

소비자가 한 사람이 아닐뿐더러, 소비자의 판단에 작품을 만든 작가가 생산자로서 다시

개입하기에 사회의 어느 누구도 예술의 심판, 판관의 권위를 온전히 갖지 못한다. 다만 우리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고 싶어 한다.

​

예술은 사유하게 한다. 사유를 촉발시키는 힘까지 예술의 일부이다. 사유한다는 것은 의식적

행위이다. 무언가를 의식하는 행동이고 무언가를 고민하는 행동이며 무언가에 다가가는 행동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유를 고통스러워한다. 대부분의 사유는 언어를 통해 가능하다. 언어가 없는 예술은

그래서 더욱 사유하기 어렵다. 작가의 의도와 생각에 대해 끝없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조금

아주 조금 흔적을 따라갈 수 있기에 언어가 배제된 예술을 사유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예술은

사유 행위다. 언어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종류의 표현 방식이 동원되는 예술은 사유의 총체이다. 결국

자기 자신으로의 사유를 추구하게 되는 인간은 삶의 대부분의 순간을 사유하며 지낸다. 본인이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말이다.

​

비운의 재즈 아티스트 쳇 베이커의 은 우물쭈물 혼자 말하는 듯한 창법이 잔잔하게 가슴을 울린다.

부단히도 사회 규범을 어긋나려 했던 베이커가 스물셋에 녹음한 곡으로 재즈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곡이자 유명한 곡이기도 하다. 베이커가 대표하는 장르는 쿨 재즈로 쿨 재즈는 사색적이고 지적인

사운드의 엘리트 에술에 가까운 장르다. 여기서 쿨(cool)은 '완벽한 음조를 구사하며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명확하고 말끔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사운드를 말함과 동시에

삶의 방식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여타의 재즈 아티스트처럼 마약 중독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들은 빌리 홀리데이의 '하루를 백일처럼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려

애쓴다. 모든 감정을 느껴보려 애쓰고, 온갖 음식(여기에는 마약류도 포함)을 먹고, 안 다니는데 없이

다닌다. 그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말처럼 치열하게 살며 자신을 죽여간다. 그리고 그렇게

죽어 간다.

​

예술가들은 '아우라'를 가진다. 앤디 워홀(Andy Warhol)은 아우라란 '누군가 나 아닌 다른 사람만이

볼 수 있고, 또 그들이 원하는 만큼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우라란 특정한 사람이나 물건을

둘러싸고 있는 신비스러운 어떤 분위기다. 예술가로서 쌓아온 명성, 독특한 작품 경향이나 미학,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 수준, 매력적인 일화들, 떠도는 루머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작품의 아우라를

형성한다. 일한 만큼 돈을 받길 바라는 것은 천박한 일이 아니다. 예술가는 다른 직업을 갖지 않더라도

작품을 창작, 생산하는 과정을 통해 이미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 이는 자신의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의미한다.

​

이 책은 영화와 소설, 음악, 미술을 망라한다. 그리고 그 예술은 이 세상에 속해 있다. 그 속에서는 모든게

생산되고, 모든게 수용되고, 모든게 팔린다. 이 책은 그런 예술의 본질을 찾으며 알아감에 초점을 둔다.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에서 이미 오십여년전 사망선고와 추방을 명했던 그들이 꿈꾼 그 세상은 결국

열리지 않고 더 많이 변질되고 파생되어 갔다. 언젠가 기준도 경계도 금기도 없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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