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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브랜드가 살아남는다 -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마크 W. 셰퍼 지음, 김인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평점 :
저자가 가히 '혁명'이라고 부르는 일들이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가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다. 판매 깔대기(sales funnel)는 사라지고, 광고가 기능을 잃어가며,
훌륭한 마케팅은 오히려 사람들의 화를 불러 오고, 고객 충성심은 전설 속 먼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우리의 고객이 곧 마케팅 부서다'
한때 시장 점유롤 50%를 차지하던 그러나 이제는 겨우 3%대를 유지하기도 힘든 아이보리
비누를 예로 들며 고객의 변화, 더 넓게 이야기하면 시장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시장은 변한다.
당연히 소비자의 마음도 변한다. 이렇게 변화를 가지는 이유는 급변하는 사회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아이보리와 다이알, 도브의 광고를 보고 자랐을 여성이 유명 상품이 아닌 자기 지역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사용한다. 그것도 아이보리 보다 가격이 10배나 비싼 제품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그 브랜드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 참 좋아요'. 그녀에게는 흔히 마케팅의 4P라고 불리는
제품(Product), 가격(Price), 홍보(Promotion), 유통(Placement) 보다 설립자의 비전이 더 중요한
것이다. 결국 자신을 파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과 의지와 가치를 상품에 담아 소비자에게 내어
놓고 그 판단과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다. 더 이상 소비자는 봉이 아닌 시대가 오고 있다.(물론
이것은 미국의 예이다) 광고 노출의 축적을 통해 만들어 왔던 아이보리 같은 브랜드들이 더 이상
비밀은 없고, 더 이상 거짓말도 없고, 더 이상 통제도 없는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되며 그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이제 기업과 브랜드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인간 노출(Human impression)의
축적이라는 새로운 명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비지니스는 감정, 그리고 관계에 관한 것이고 소비자의
구매 행위는 자신이 알고,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 속성 다섯가지가 있는데 이는 마케팅의 범주와도 묘하게 맞물린다.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과 어딘가에 속해있는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의 범주인 심리학,
자신의 가치와 이익을 중요시 여기는 자신의 이익이 속하는 범주인 인류학, 공정한 가치의 교환을
통해 존중 받고 싶어 하는 존중의 범주인 사회학,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분명한 목적의식의
범주인 의미. 이렇게 다섯가지의 보편적 속성은 왜 브랜드가 좀 더 인간적이고 진실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 때문에 마케터는 기회주의적인 기술력이 아니라 변하지 읺는 인간의 보편적
속성에 기반을 둔 전략을 가져야 한다. '위대한 기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성공했기 때문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성공한다'는 버나뎃
지와(Bernadette Jiwa, 포춘 쿠키의 법칙의 저자)의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케팅의 기본은 '진실, 목적, 가치관, 비전'들과 같이 정신적인 것이다. 그래서 '비즈니스에도 영혼이
필요하다'. 기업의 목적은 이익 창출이다. 이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 이익을 위한 과정의
도덕성과 가치도 중요하다. 더이상 부패한 기업이나 부패한 경영자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효율적인 알고리즘에 의해 지배당하는 세상에서 인간적인 감성은 의미와 정서 그리고 영향력을
창조해 낸다. 오늘날의 브랜딩에서 정서적 유대를 확고하게 하는 것은 메머드 마케팅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온다. 고객이 마케터라면 그 마케터가 판매라기 좋은 혹은 사용하기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급속한 변화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떠한 싸움이 됐든 승자는
소비자이고 결국 소비자들의 리드를 따라야 살아남는다. 결국 '보다 인간적이 되고 가장 인간적인
회사가 승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