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년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생활 양식이 달라졌듯 문학의 방향과 색도
확연하게 차이를 보인다. 저자는 이 다름의 공간에서 현실과 묘하게 다르게 느껴지는
상상력의 차이와 공통점에 집중한다. 특별히 ‘북한체제의 붕괴’ 이후의 한반도를
다루는 부분에서 등장하는 통일이 되어도 남북의 개인이 모두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불행은 이미 그 이전부터 편재했던 것의 심화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이응준의 <국가의 사생활>(2009)과 '팩트인 듯 팩트 아닌 듯 팩트 같은'
이야기인 장강명의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통일 이후의
상황에 대한 작가적 상상력이 발휘되는 작품들로 통일에 대한 대중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작품들이다. 지도자의 인민 사랑, 세계적 기술과 상품에 대한 욕망,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관심을 다루는 백남룡의 <벗>(1988), 김하늘의 <들꽃의
서정>(2014), 송혜경의 <인재>(2020)등과 같은 작품들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높음을 보여 준다. 통일이 반드시 보라빛이지 만은 않다. 남녀 간의 사랑을 바라보는
남북한의 차이도 분명히 드러난다. 사회적 가치가 우선시 되는 북한 문학에 비해
개인적 욕망과 일탈등에 집중하는 남한의 문학(물론 모든 작품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은 자유와 억압이라는 단어로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배치된 이민진의 <파친코>는 생존이라는 큰 줄거리에 가족과 이주를 얹어 한반도의
문제를 다뤄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