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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50 -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김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인생의 전반전을 마무리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후반전을 시작하는 시기인 50.
세상은 어느새 우리를 '꼰대'의 자리에 올려 놓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세상 속에서
가열차게 움직이고 있고 '꼰대'가 아닌 '선배'로서 자리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50의 나이를 '나' '너' '시작' '우리'의 관점에서 들여다 보며 나와
너가 지금 우리로 살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늘 진솔하고 당당하게 풀어나가는 정혜신 선생의 글을 언제나
뭉클하다. 학교 현장에서 만났을 때 그 수줍어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세상과 부패와
타인의 죽음 앞에 선 그의 모습은 여전히 청년이다. 쌍용차 해고자들과 가족들의 정신
건강을 책임지며 끝까지 버텨야 한다고 용기를 더해주는 그의 모습을 본건이 벌써
십여년이 된 것 같다. 죽음은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던 모습이 여전히 눈에 선하다.
'well dying'이 한참 유행이던 시절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과연 죽음을 준비한다고
그 죽음이 좋은 죽음 일까?" 장기기증서나 유언장이나 사전 치료, 장례 절차 등은 행정적
절차인 뿐이다. 결국 죽음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죽음의 시기도 방법도
인간이 정하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것들을 해 놓고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모순이다. 오히려 죽음에 대한 준비는 죽음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렇게 초점을 제대로 맞추고 살아 가는 이가 58세의 정말 늦은 나이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구청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노상호씨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좋다. 그저 패배자로 살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조금 창피해도 조금 부끄러워도 이또한 지나갈것이다라는 마음으로 새로비에 시작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늙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며 이것이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지키는
길이다." 이런 도전을 하는 그는 분명 아직 청년이다.
50.
도전하기도 실패하기도 딱 좋은 나이다. 이제 늙는 것을 안타까워하거나 두려워하지도
말고 제대로 늙기 위해 아니 밝고 건강한 청춘으로 오래오래 살기위해 노력해야겠다.
어제 보다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위해 오늘도 한 걸음 더 나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