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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이 난세를 만든다
강철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웅담이 가득한 승자의 기록과 같은 일본 역사책을 거부하고 두 눈과 두 발로
확인하며 써내려간 '스토리 있는 일본-조선 보고서'를 받아들고 단숨에 읽어
나갔다.
일본이나 우리나 권력자는 권력에 취해 비틀거리고 국민들은 국민들대로 무언가에
취해 정신 없던 시절 '돈과 빽'은 무소불위였다. 누구말마따나 '정의가 사라지고
부정부패가 득시글한 세상'이었다. 상황이 이쯤되자 수면 아래에서 잠자고 있던
망령들의 스멀스멀 기어 나오게 되며 '그때가 좋았지' 병이 만연하게 된다. 그런데
그 그때가 놀랍게도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일제 강점기이며, 박정희 정권이며,
2차 군부독재라는 아이러니함을 가진다.
필로폰의 유래를 읽으며 그들의 광기가 느껴져 섬찟해졌다. 자국민을 전쟁으로
몰아 넣으며 '돌격정'이라는 이름의 각성제인 히로뽕을 정식 보급하는 그들의
악랄함에 무서움마저 든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일본말인 줄로 알고 있는 히로뽕이
' 일하기 좋아한다'는 의미의 그리스어에서 왔다는 점과 히로뽕이라는 일본어가
점차 '필로폰'이라는 단어로 대체되어 간다는 점에서 일본인들의 치밀함과
간교함을 느낄 수 있다.
특별히 '왜구'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조선은 물론 고려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저자의 노력은 대단하다. 끊임없는 침략과
약탈을 일삼으며 우리 백성들을 괴롭히는 왜구의 역사는 놀랍게도 신라시대에도
존재한다. 그저 조선시대에 남해안 일대에 출몰하여 약탈을 일삼는 무리라고 정의하는
많이 역사서적들의 민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책을 읽는 동안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계속 생각났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여기저기서 얻어 들은 얄팍한 지식으로 마치 대단한것이라도 알고 있는것처럼
어깨를 한껏 세우며 잘난척 떠들었던 모습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졌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바로 아는것' 이것이 힘이다. 이런 힘을 길러야 바로 설 수 있고
바로 서야 제대로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