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인[!n] 유럽 - 여행 속 취향의 발견 인[!n] 시리즈
이연실 외 지음 / 이지앤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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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인류가 존재한 후로 술은 언제나 함께였다. 그도 그럴것이 최초의 술이라고 알려진

봉밀주(꿀술) 문자의 개념이 생기기도 전인 기원전 1 4천년 전부터 있었다는 연구는 술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예이다. 술은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기도 해서 괴로워서 마시고,

기뻐서 마시고, 슬퍼서 마시고, 좋아서 마시고, 요즘은 그냥도 마신다. 이제 술은 단순히 감정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의 개념으로 자리 잡아 지역 지명을 술도(그러고

보니 와인 같은 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이 생겨났다. 그래서 로컬들이 술을 즐기는 스타일을 보면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있다눈 말이 나왔나 보다.


먼저 우리가 혼용하지만 의미가 사뭇 다른 Pub Bar 대해 알아 본다. 유럽의 15-16세기 술집에서

손님의 말을 매장 공터에 매어 놓는 것을 Bar 라고 했고 정확한 불어 명칭은 Bariere Bar 당시

말을 매어 놓은 기둥말뚝과 위에 넓은 널판지를 올려 놓고 말에게 풀을 먹였는데 이것을 Bar라고

불렀고 이는 현재 바텐더와 손님 사이에 놓인 테이블을 의미하기도 한다. Pub 어원은 Public house

대중 술집 정도로 해석된다. 위스키를 주로 파는 Bar와는 달리 맥주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안주도

피자나 영국식 피시앤 칩등 라이트 메뉴를 주로 판매 한다. 



책에서 반가운 곳을 만났다. 먼저 찰스 디킨스의 단골 펍으로 알려진 서더크 지역의 명소

조지 (The George Inn)이다. 1676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런던 브릿지에서도 멀지 않고 근처에 서더크

대성당이 있어 찾기에도 수월하다. 지금은 레스토랑과 펍을 같이 운영하는데 넓은 마당에서 마시는 맥주

한잔은 내가 정말 런던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정도로 분위기가 그만이다. 마당이 가득차 있어서

실내에도 사람이 많을 같지만 오히려 실내가 한산한 경우가 많을 정도로 그곳의 마당은 편하고 좋다.

인테리어는 예전 그대로를 유지해 올드함에 풍미까지 더해지는 그런 느낌의 장소이다. 런던을 여행할

생각이 있는 분은 이곳에 볼것을 추천한다. 



하나의 장소는 체코의 동굴( 책에서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지하실이라고 되어 있음) 있는

쿤슈타트(U Kunstatu)이다. 12세기(1180) 만들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의 지하 동굴인데

프라하 다음으로 오래된 건축물이다. 중세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동굴에 내려가면 마치

중세로 타임머신을 타고 넘어 같은 생각이 드는 그런 곳이다. 특이한 것은 이곳엔 맥주를 만드는

과정과 시음을 곁들인 프로그램이 있는데 약간 비용이(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3 몇천원이었던

같다) 들지만 다양한 체코 맥주의 맛을 설명과 함께 마셔보는 것도 여행의 좋은 추억이 될것 같다.

가지 팁을 더하자면 여기 맥주는 우리나라 맥주 보다 도수가 높은 같다. 많이 마시면 국제적인

창피를 소지가 있음으로 조심해야 한다.



외에도 프라하 최고의 칵테일 바인 헤밍웨이 , 특이하게 오후 9시에 문을 여는 샹송이 가득한

라팽 아질, 500년이 넘은 건물 외벽에 재즈인들의 사진이 가득한 까보 위셰뜨 등은 무엇을

상상해도 이상의 충족을 안겨줄 그런 장소들이다. 덕분에 아주 기분 좋은 추억 여행을 했다.

단지 조금, 정말 아주 조금 아쉬운것은 소개하는 바의 숫자가 줄더라도 좋은 바의 주요 음식이나

술등을 소개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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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그 한마디가 부족해서
야마기시 가즈미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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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나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서 때는 더욱 그렇다.

마디의 말로 사이가 좋아 질수도 나빠 질수도 있다. ' 한마디가 천냥빚을 갚는다' 말이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다년간 사람을 상대해온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상대를

효과적으로 편으로 만들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 마디' 인해 '뜻이 통하는 관계' 된다는 것은 인간관계에 있어 도달해야 목표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진심'이다. 진심이 통해야 한다. 진심이 전해져야 상대방의

마음이 움직인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에겐 '진심' 부족하다. 관계도 형식적이고 의지도 형식적이고

행동도 형식적이다 보니 진심이 없다. 사람을 얻는 보다 어떻게 하면 이용할 있을까가

중요하다. 사람이 대상이 되다 보니 점점 속이는 기술은 발전하고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들키지 않고

속일 있을까가 관건이 되었다. 가슴이 통하는 사람이 아니라 머리가 통하는 사람을 만들고 만난다.

진심은 상대를 기만하지 않는다. 진심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용납하는 것이다.

이럴때 상대의 마음이 열리고 비로소 편이 되어 지는 것이다. 


확실히 유능한 사람들의 말은 다르다.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담겨 있고 진심이 들어 있고 감정이

전달 된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 '독재자'에서 히틀러로 분한 채플린의 연설이 그렇고, 우리의 역사의

아픔을 그린 '남한산성'에서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분)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분) 논쟁이 그렇고,

'킹스 스피치' 조지 6(콜린 퍼스분) 연설이 그렇다. 그들은 마디로 대중을 휘어 잡는다.

그리고 잠잠히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한다. 여기에 엄청난 힘이 작용한다. 주변이 반응한다.

열광적으로 때론 숨죽이며. 마음을 움직이며, 결과를 이끌어 내는 마디. 거기에 사람들은

반응하는 것이다. 


책에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를 발견한다. '상대방의 입장에 보는 '인데 어떤 말을 하기전에 먼저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라는 것이다. 내가 듣기 싫은 소리는 상대도 듣기 싫고 내가 들어서 좋은 소리는

상대도 듣기 좋다. 조금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얼마든지 효과적이고 도움이 되는 말을 있다.

말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고 때로는 말을 삼가야 때도 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시험하는 시험대 위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어의 영향력'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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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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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철학 이론의 단순한 연대기적 나열과 설명이 아니라 철학이론간의 관계, 그것들이 산출된

시대, 그리고 이론을 제공한 사상가들과 관련된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철학 체계는 인격적,

문화적, 역사적 진공 상태에서 발생하는 순전한 지적 활동의 산물이 아니라 창시자의 기질과

인격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았던 문화적, 역사적, 철학적 상황을 반영하는 개별 철학 천재의 업적이다.

하나의 철학이 창시자의 인격과 기질을 반영하고 그것들과 연관 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할 만한

사실이다. 또한 철학이 그것이 발생하는 전반적인 지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분위기에 의존한다는

것은 의심할 없다. 과거의 이론에 대한 연구는 자신의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도움을

준다. 책은 철학자들의 작품이나 그들의 저술 단편(현존 경우) 이용하는 일차 자료와 이런것이

없을 경우 특정 철학자의 생애와 이론에 대한 설명, 철학사에 대한 일반적 개별적 논문, 어떤 가르침에

대한 비판, 여러가지 책에 들어 있는 그들에 대한 언급들인 이차 자료를 이용한다. 


평소 관심을 가졌던 중세 철학이 대해 먼저 읽어 보았다. 저자는 쇠퇴기의 로마 제국을 파괴한 북부

야만족들과 서유럽에 이미 존재했던 라틴계 민족들이 혼합하여 생긴 새로운 민족적 기질, 일차적으로

라틴적 출처에서 전달된 그리스와 그리스 로마세대의 문화, 동방 형태보다 라틴 형태의 그리스도교를

토대로 중세 철학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며 중세를 테오도시우스의 사망 제국이 아들들에게 분할된

주후 395년부터 콘스탄티노플이 투르크 족에게 점령 당한 1453년까지로 중세를 규정한다. 로마 제국과

그리스 로마 철학 혹은 헬레니즘 철학의 쇠퇴를 표시하는 그리스도교 시대의 초창기는 그리스도교가

하나의 교리로서 그리고 하나의 제도로서 수립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시기는 신학이 철학을 주도하던

시기로 대부분의 철학자는 신학을 기반으로 하기에 로고스 교리나, 자유의지와 노예의지, 원죄, 삼위일체

등이 주된 토론의 대상이었다. 당시 대표적 철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는 '소유할 가치가 있는 지식은

하나님과 자아에 관한 지식'이라고 이야기 하며, 우리가 확고하게 믿는 것을 이해하고 우리의 믿음의

이성적 기초를 아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한다. 신앙이 믿는 것을 이해하려면 지성이 필요하고 지성이

이해하는 것을 믿으려면 신앙이 필요하다. 학문적 이성(ratio scientiae) 외부에서 주어진 것에 대한

분석에 의하여 자연의 요소들 혹은 원리들을 발견하려 하고 지혜의 이성(ratio sapientiae) 내면을

향하며 거기서 하나님과 영혼을 발견한다. 하나님이 현존과 질서와 운동의 삼위 일체로 파악

되듯이, 삼위일체의 반영인 영혼의 실체적 통일성은 현존과 지식과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하나를 발견하는 것은 다른 하나를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쉽지 않다. 여기서 스콜라주의로 넘어가면

복잡해 진다. 켄터베리의 안셀무스(1033-1109) 존재증명과 스콜라주의로 대변되는 신비주의,

범신론, 자연과학, 여기에 아랍철학까지 넘어가면 머리에 쥐가 지경이다. 


책이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 대학의 철학과 역사학 교과서로 사용 된것이 쉽게 수긍이 만큼

내용이나 설명의 폭이 광범위하고 깊다. 세대를 아우르는 프랭크 틸리(Frank Thilly, 1865-1934)

지적 충만함과 시대와 철학자들에 대한 포용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책은 탁월한 균형 감각을 가졌다. 시대와 철학자들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며 치우침 없는

객관성을 보인다. 역사적 발전에서 내적 논리를 분별해 내면서도 개별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 정치 문화적 요소들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철학자의 철학이론이 탄생되는

배경과 상황을 정확히 설명한다. 이는 저자 특유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영향을 준다. 사선을 최대한

공정하게 보려고 했고 기술에 대한 기술에 있어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래서 그의 책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문장의 길이가 길어지면 이해하기가 어려워지고 설명이 복잡해

지는데 저자는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하고 간단하게 설명하려 한다. 그런데, 그럼에도 어렵다.

800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함 뿐만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에 대한 설명은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역시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안에 들어 있는 수없이 많은 철학자들의

이름이 낯설지 않음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책은 두고두고 읽어 보여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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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과 문화 사이 - 당신의 신앙을 보고 읽고 즐기는 것에 연결하라
대니얼 스트레인지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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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에 살되 세상에 속하지 않는 다는 P18

세상 속에 들어가 복음을 선포하라 P146


문화는 시대의 상황과 요구에 부응하며 변한다. 기독교 문화가 세상의 문화를 선도 때도

있었지만  그건 이미 나라 이야기고 지금은 오히려 기독교 문화는 사라진 교회 내에서 세상의

것을 흉내내기에 급급하다. 이미 삼십여년전 '사탄은 마침내 대중 문화를 선택했습니다(1992,

신상언)'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책이 등장해서 당시 교회들과 신학교들에 많은 파장을 주었고

근본주의니 뉴에이지니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등의 이름을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런

상황 앞에 저자는 '문화' 이해하는 일은 쉽게 세상속으로 들어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실제 상황에서 적용 가능한 대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청년들을 맡고 있는 나에게 책은 하나의 기회이자 도전이 되는 같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는다. 


'문화적 건강 검진'

멋진 말이다. 우리가 매년 건강 검진을 받듯이 문화의 소비와 창출도 점검을 받아야 한다. '양심'이라는

내적 필터에 의한 점검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양심이 절대 기준이 없다. 성경은 양심을

거스르지 말고 따라야 한다(14, 고전8) 말하지만 한편으론 우리의 양심이 지나치게 민감할 수도,

망가질 수도 있다(딤전4:2,10:22)고도 말한다. 물론 우리의 양심이 도움이 되는 만큼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자유가 다른 양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서로 알고 옳은 길을 가도록 밀고 끌어 주는 공동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공동체도 완벽하지는 않다. 스스로 속일 있으니 남을 속이는 것은 의외로 쉽다. 하나의 방법은

'교회'이다. 주일에 모이는 것은  '우리끼리의 교제' 아니다. 교회는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곳이고 우리의 흐려진 렌즈를 닦는 곳이다. 우리는 교회에서 하나님이 진정으로 중요하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기억하고 힘을 얻고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옮기는 출발지이다. 건강 검진을

통해 구석구석을 알고 파악하는 것처럼 문화적 건강 점진을 통해 수용 가능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무방비 상태로 세상과 마주하는 어리석음 보다는

먼저 자신을 알고 세상을 마주하는 뱀과 같은 지혜로움이 필요한 때이다. 


저자는 바울을 소개하며 그가 어떻게 시대의 문화에 맞서고 대치하고 연결하고 접근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도행전에 기록된 여러 설교 가장 유명한 설교가 선포된 장소인 아테네의 아레오바고,

그곳에서 바울은 이방 문화를 대하는 그리스도인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나님께 돌려야 영광이

이방의 신이나 이름모를 신에게 돌리어 지는 것을 보고 분노하는 그의 모습은 성전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 상을 뒤엎고 화를 내시는 주님의 그것과 흡사하다. 복음 선포는 거지가 다른 거지에게 빵을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 우리는 우상 숭배와 우상숭배자들로 인해 격분해야 한다. 그리고

격분은 그들의 문화와 맞서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연결시키는 목소리로 이어져야 한다. 아테네의

철학자들에게 지식을 수박 겉핥기로만 아는 '말쟁이'라는 조롱을 듣는 바울은 사도행전 17 22절부터

시작되는 설교를 통해 복음으로 문화에 맞서는 방법을 제시한다. 인정과 이해 그리고 연결과 공략으로

이어지는 바울의 전략은 지적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던 당시 아테네의 철학자들과 군중들의 헛점을

정확히 파고 들었다. 단번에 가능하지 않지만 지속적이고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고 분명하게 접근할

생각지 못한 결과가 이어지기도 한다. 디오누시오와 다마리 처럼 말이다. 


컬러의 추천서의 서두 처럼 지금은 '새로운 문화 해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책은 대중문화와 가장

인접해 있는 우리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싶다. 바른 분별과 판단이 어려운 그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문화에 대해 알려주고 그들 스스로가 정확한 판단을 통한 '선택적 수용' 가능한

청년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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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건 있더라고 - 야루 산문집
야루 지음 / 마이마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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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면서 변하지 않는것을 찾는 것은 어렵다. 빠름의 속도에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면서 뒤돌아 보고 되돌아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그런 우리 앞에 저자는 아주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 내며 '변하지 않는 있더라고'라고 말한다. 


오래된 기억들이 살아난다. 아주 오랜만에 플로피 디스크와 마이마이,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와 전축을

봤다. 지금도 여전히 낡은 간판이 즐비한 장원 복집 골목은 기억이 절로 나게 한다. 되돌리기엔

너무 많은 것이 변했고, 지워버리기엔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크고, 모든 모른 뒤돌아 서기엔

지나온 세월이 너무 많다. 우린 그렇게 나이를 먹어 간다. 늙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 갔으면

좋겠는데 점점 꼰대 짓은 얼굴의 주름 만큼 늘어 간다. 아쉬워 발버둥은 보지만 시간은

어느 누구도 막을 없다. 그냥 그렇게 나이 들어 가는 거다. 우리의 기억은 지울 수록 힘만 들어

차라리 그냥 그대로 두는 편이 훨씬 좋다. 


나도 LP판에 대한 추억이 많다. 돈도 없으면서 사고 싶은 판을 사고선 며칠을 라면만 먹었던 기억도,

친구에게 빌려준 판이 망가져서 왔을 미칠것 같았던 마음도, 황학동 시장을 뒤져 원하는 판을 사서

품에 안고 집에 돌아와 턴테이블 위에 올렸는데 '지이이직직직'하는 괴음만 들려 황당했던 일도, 

이사할때 '소중히 다뤄 주세요'라고 까지 메모를 붙여 LP판이 가득한 상자만 이사간 집으로 돌아

오지 않았을때의 허탈한 마음, 조금씩 모은 돈으로 진공관 앰프를 사서 처음으로 음악을 들을 때의

환상적인 기분도, 그랬던 그것들이 이젠 먼지가 뽀얗게 쌓인 상자에 그냥 담겨 있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사람들은 변하나 그래 나도 변했으니까'. 그래도 여전히 LP 판이 주는 아날로그 감성은

좋다. 조금 직직 거리면 어떤가. 세월을 거스르는데 정도의 힘은 들어도 된다. 그냥 있어 줌이

감사하다. 자신이 찾는 판을 발견하고 흥정도 없이 돌아가며 연신 앨범 표지를 훔쳐 보는

아저씨의 모습, 아날로그는 이게 전부다. 


어릴적 살았던 집은 그리 작아 보이는지, 어릴적 힘겹게 뛰어 놀던 운동장은 언제 저렇게 작아졌는지,

어릴적 힘들어서 올라가기 싫어 했던 동네 산은 어느새 잔뜻 눌려 항상 오르내리는 삼층 정도의 높이가

되어 버렸는지, 세월이라는 마법은 어릴적 내가 보았던 모든것을 축소 시킨다. 그만큼 감흥도 줄어

든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 가며 점점 세상을 보는 눈에 나의 의지가 가미되어 왜곡 시킨다. 나는 주입식

교육 세대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나랏 말싸미 뒹국에 달아....., 귀하귀하

수귀현야.....' 등과 같은 말도 안되는 것들이 툭툭 튀어 나온다. 이런것들은 잊혀지지 않는 걸까? 

잠시 동안 어릴적 감성에 흠뻑 젖어 보았다. 오늘은 오랜만에 먼지 덮힌 상자를 열어 Led Zeppelin

Whole Lotta Love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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