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밀주(꿀술)는 문자의 개념이 생기기도 전인 기원전 1만 4천년 전부터 있었다는 연구는 술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예이다. 술은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기도 해서 괴로워서 마시고,
기뻐서 마시고, 슬퍼서 마시고, 좋아서 마시고, 요즘은 그냥도 마신다. 이제 술은 단순히 감정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한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의 개념으로 자리 잡아 지역 지명을 딴 술도(그러고
보니 와인 같은 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이 생겨났다. 그래서 로컬들이 술을 즐기는 스타일을 보면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눈 말이 나왔나 보다.
먼저 우리가 혼용하지만 그 의미가 사뭇 다른 Pub과 Bar에 대해 알아 본다. 유럽의 15-16세기 술집에서
손님의 말을 매장 앞 공터에 매어 놓는 것을 Bar 라고 했고 정확한 불어 명칭은 Bariere인 Bar는 당시
말을 매어 놓은 기둥말뚝과 그 위에 넓은 널판지를 올려 놓고 말에게 풀을 먹였는데 이것을 Bar라고
불렀고 이는 현재 바텐더와 손님 사이에 놓인 테이블을 의미하기도 한다. Pub의 어원은 Public house
즉 대중 술집 정도로 해석된다. 위스키를 주로 파는 Bar와는 달리 맥주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안주도
피자나 영국식 피시앤 칩등 라이트 한 메뉴를 주로 판매 한다.

이 책에서 반가운 곳 몇 곳을 만났다. 먼저 찰스 디킨스의 단골 펍으로 잘 알려진 서더크 지역의 명소
더 조지 인(The George Inn)이다. 1676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런던 브릿지에서도 멀지 않고 근처에 서더크
대성당이 있어 찾기에도 수월하다. 지금은 레스토랑과 펍을 같이 운영하는데 넓은 마당에서 마시는 맥주
한잔은 내가 정말 런던에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그만이다. 마당이 가득차 있어서
실내에도 사람이 많을 것 같지만 오히려 실내가 한산한 경우가 많을 정도로 그곳의 마당은 편하고 좋다.
인테리어는 예전 멋 그대로를 유지해 올드함에 풍미까지 더해지는 그런 느낌의 장소이다. 혹 런던을 여행할
생각이 있는 분은 이곳에 꼭 가 볼것을 추천한다.

또 하나의 장소는 체코의 동굴(이 책에서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지하실이라고 되어 있음)이 있는
우 쿤슈타트(U Kunstatu)이다. 12세기(1180년)에 만들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의 지하 동굴인데
프라하 성 다음으로 오래된 건축물이다. 중세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이 동굴에 내려가면 마치
중세로 타임머신을 타고 넘어 온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그런 곳이다. 특이한 것은 이곳엔 맥주를 만드는
과정과 시음을 곁들인 프로그램이 있는데 약간 비용이(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3만 몇천원이었던 것
같다) 들지만 다양한 체코 맥주의 맛을 설명과 함께 마셔보는 것도 여행의 좋은 추억이 될것 같다.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여기 맥주는 우리나라 맥주 보다 도수가 더 높은 것 같다. 많이 마시면 국제적인
창피를 떨 소지가 있음으로 조심해야 한다.

그 외에도 프라하 최고의 칵테일 바인 헤밍웨이 바, 특이하게 오후 9시에 문을 여는 샹송이 가득한
오 라팽 아질, 500년이 넘은 건물 외벽에 재즈인들의 사진이 가득한 르 까보 들 라 위셰뜨 등은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충족을 안겨줄 그런 장소들이다. 덕분에 아주 기분 좋은 추억 여행을 했다.
단지 조금, 정말 아주 조금 아쉬운것은 소개하는 바의 숫자가 줄더라도 좋은 바의 주요 음식이나
술등을 소개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