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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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보았다. 영화 제목이 아니라 평범한 그냥 우리와 늘 함께 존재하는 바로 그가

악마였고 그는 '나는 모든것을 계획한다. 모든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때가되면

공격한다'고 말한다. 평범해 보이며 평범으로 포장하여 우리속에 존재하다 어느순간

공격성을 드러내며 달려드는 그는 분명 악마다. 그 치밀함 때문인지 작가의 역량(작가는

이 책을 '나는 소시오 패스다'로 시작해 '문이 활짝 열린다'라는 서로 상반되는 문장으로

마친다) 때문인지 마지막까지 진범의 정체는 모호하다.

 

 

보통 소시오패스는 믿음도 공감도 없다. 때문에 감정적 호소나 동요는 당연히 없다. 저자는

소시오패스의 궤적을 쫒으며 환자와의 비밀유지협약을 지키려 애쓰는 정신과 의사의

휴머니즘과 직업의식을 바탕으로 한 윤리적 갈등을 표현한다. 사이코패스는 태어나면서

그 존재가 사회와 공감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은 반면 소시오패스는 사회생활을 통해서

공감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신만 존재 하는 듯 이기적이고 편향적인 성격을 가진다.

책의 제목처럼 15분마다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눌러야 하는 강박증 환자 맥스와의

심리상담은 그 묘사가 진료실 의자에 앉아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세밀하고 자세하고 다양한 정신 분석 기법들이 등장한다. 환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차트에 적고 깊이 공감하며 받아들이려는 에릭의 자세에서 전문가적 매력이 느껴진다.

맥스의 고백 속 이야기들과 행동, 할머니의 죽음, 행방불명, 좋아하던 여학생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점점 미궁으로 빠지며 급기야 에릭은 구속된다.

이 책은 누구든 범인으로 의심하게 만들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읽는 이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600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소담이 펴낸

여성작가의 스릴러 소설 시리즈 두번째(첫번째는 줄리아 히벌린의 블랙 아이드 수잔이다)인

이 책의 저자 리사 스토코라인(Lisa Scottoline)은 20여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한 중견 작가로

첨예한 심리 묘사와 예측 불가의 반전, 서스펜스 장르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현재 2500만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 셀러 작가로 국내에는 '세이브 미'와 '엄마와 딸'등이 소개되었다.

강렬하고 치밀한 반전을 기대한다면 선택의 후회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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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마음에도 청소가 필요해
이계영 지음 / SISO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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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위로를 받는 다는 것, 혹은 책이나 그림을 통해 마음에 평안을 얻는것, 모두가

우리에겐 감사함이다. 그 감사함은 이어지고 나눠지고 보태져서 더 큰 위로와 희망이

되기도 한다. 저자의 글이 그렇다. 그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위대한 일상을 애써 살아가는

모든 인생에 대해 경의를 가져야 합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견한 일인지요' 맞는

말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기적이며 승리다. 그 삶이 어떠하던지 자신의

삶이기에 그 삶에 어느누구도 개입하거나 토를 달 이유가 없다. 그렇게 살아내는 인생이

켜켜이 쌓여 우리내 인생을 만들고 우리는 그 여정을 이어간다.

성숙함은 상대성이 아니라 보편성이다. 누구에게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이기에 성숙함은

어렵다. 상대의 삶을 존중하며 자신의 삶에 최선인 삶 그런 삶이 성숙한 삶이다. 성숙함은

어머니의 걸레질과도 같다. 매일을 닦아 내시는데도 늘 한결 같이 계속하시는 그 일과

속에서 성숙함의 본질을 본다. 날마다 그렇게 자신을 닦아 내야 하며 날마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돌아봐야 한다.

저자의 글 중 마음에 오래동안 머문 문장이 있다. '날마다 오늘을 살아갑니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갑니다.' 우리는 지금을 산다. 과거를 돌아 보는것도 미래를 걱정하는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오늘을 살아야 한다. 오늘은 산다는 것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다.

어느 곳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지가 중요하다. 자신을 챙기며 자신을 돌보며 자신을

세워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그것을 말힌다. 주어진 환경을 인정하고

용납하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더욱

치열하게 지금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을 하든지 지금을

사랑하고'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해진다. 그러면서 깊은 생각을 가져온다. 어떻게

살았으며 어떻게 살아 갈것인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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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 뜨거워도 괜찮아
이명지 지음 / 수필in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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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든다. 하고 싶지 않은 것 안하기라고 당당히 말하는 저자가. 그 중 세수 안하기와

드러누워 뒹굴기, 맘껏 게으름 피우기는 아주 그만이다. 원초적 욕구에 충실하고 구속받지

않기에. 그러면서 내심 불안해진다. 그리 길지 않을 이 방종의 끝을 알기에.

Social Position. 우리를 참 주눅들게 하는 단어다. 이것 때문에 누르고 참고 억제하고

가두는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심지어 극단의 선택을 하기도 한다. 저자에게 있어서 소셜

포지션(계급장)을 놓은 자신은 그저 스텝이 꼬여 버벅거리는 대책없이 나이든 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자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더는 젊지도 주목 받지도 못한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위축된다. 여기까지가 시작이다. 이후 저자의 삶은 반전이며 도전이며

새로움이다.

모른 다는 것. 무지는 많은 불편과 비용과 시간과 감정소모를 초래한다. 내가 이곳에 자리

잡을 때도 그랬다. 처음 집을 구입하고 전체를 리모델링할때 동네 이장님(지금은 누구 보다도

친하고 챙겨주신다)이 찾아와 공사를 방해(?)했던 것도, 첫번째 겨울에 바깥 수도(사실 이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보온 장치를 안해줘서 2주동안 물 때문에 생고생을 했던 것도,

서울과 부산에 일이 있어 40여일을 비운 집 마당이 정글로 변해 버린 것도, 한우가 유명한

곳이라 그거 먹으러 찾아 오는 지인들 뒤치닥거리 하느라 지쳤던 것도 저자와 흡사하다.

모르는 세계는 설레지만 한편 두렵다. 미지에는 무지도 포함하고 있기에 설렘 가득한 미지를

무지라는 용기로 건너왔다. 저자도 그랬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시간을 태워 무늬를 얻어내는

일이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 모두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각자에 무늬져 있다. 그것이 어떠하든

누구도 자신이 만든 시간의 무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게 우리 삶에 무늬가 새겨지기에

우리는 돌아보며 후회하고 아쉬워하는 것이다. 박경리 선생님의 '늙어서 편안하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라는 말이 실감난다면 우리도 나이들어 가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다만 잊고 있을 뿐 인연에 빚진다. 그래서 저자의 이 말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지금의 내 몫. 뒤에 오는 이에게 돌부리 하나라도 걷어내 준 삶이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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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렇게 말했더라면 - 관계의 벽을 허무는 하버드 심리학자의 대화 수업
몰리 하우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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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사과에 집착한다. 사과의 가치는 보편적이며 시대마저 초월하지만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바른 사과(용기있는 사과)는 손상된 관계를 회복시키고, 외로움과 수치심을

달래주고, 관계를 돈독하게 해 보다 친밀하고 문명적인 사회를 이룰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속에서 사과의 완성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효과적으로

사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뿐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나쁜 일을 한다. 판단 미스나 칠칠치

못한 실수, 상황에 맞지 않는 과민반응, 습관적인 하얀 거짓말, 보이지 않는 실수나 사소한

기만행위 등 우리는 자신이 세상에 보여졌으면 하는 모습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히브리어에서 죄악(sins)을 뜻하는 단어는 과녁을 놓쳤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말은 넘쳐도

모자라도 그것이 상대에게 죄가 된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너무나 쉽게 과녁을 벗어

나거나 과녁에 못 미친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주 잘못을 저지르며 다른 사람의

실수는 민감하게 알아차리면서도 자신의 실수에는 무심하다.

모든 사람은 실수를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잘못된

일을 저지르며 어느 시점에서든 후회할 이유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 과정은 결코 자존감을

낮추는 쓸모 없고 해로운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그 원인에 대해 뭔가 조치를 취하도록

독려하기에 저자는 이를 '좋은 죄책감(a good sense of guilt)'이라 부른다. 이 생산적 죄책감

(불교에서는 '현명한 자책'이라 부름)은 수치심과는 구별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죄책감'과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는 '수치심'은 명백히 다른

경로로 발현되며 다른 결과를 수반한다. 일반적으로 수치심은 숨거나 달아나거나 부인하거나

남의 탓을 하는 반면 죄책감은 같은 문제들과 역관계를 가진다.

효과적인 사과의 시작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그가

어떤 상처를 입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유를 설명하거나 변명하거나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거나 반박할 때도 아니고 자신의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덜어낼 순간도 아니다. 이 시간은

상처 입은 사람이 무엇을 겪고 느꼈는지 듣고 이해하는 시간이다. 듣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용적 행위이다.

저자는 이 책의 곳곳에 '진심'과 '진솔'이라는 단어를 포진시켰다. 진솔한 사과는 보복이나 분노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돌릴 수 있고 시시비비를 가리는게 아니라 양쪽 또는 관련된 모든 당사자가

온정어린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때 자신의 입장을 굽히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사과는 정신의 안녕을 증진시키고 인간적인 확장과

성장에 기여한다.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의 말을 남긴다. '내가 인간 관계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원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먼저 다른 사람을 이해한 다음에 나를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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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쉽 - 잠들어 있는 내 안의 검은 양을 일깨워라
브랜트 멘스워 지음, 최이현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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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목적의식을 가지고 싶어 하며 목적의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방향이 정확해야 목적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책은 '무엇'을 찾아 주지 않는다. 다만

'무엇'을 찾을 수 있는 길로 데려가서 무엇을 발견하고 그를 통해 '왜'에 따라 살 수 있게

돕는다.

블랙 쉽(black sheep). 일반적인 흰 양이 아니라 검은 양이다. 우리의 편견과 확증편향은 검은

양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사실인양 믿으며 함께 일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따돌림의 대상으로

여긴다. 어쩌면 우리 자신이 검은양일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 안에 미처 인지하지 못한 힘이

존재하며 그 힘은 현실적이고 가시적인 방법으로 인생에서 놀라운 일을 펼치게 할것이라고

말하며 이를 '검은 양 가치(black sheep values)'라소 말한다. 검은 양 가치에는 창의성

(creativity), 희망(hope), 영향력(impact), 공감(emphathy), 가족)family), 진정성(authenticity)이

있다.

이 책에서 확증편향과 유사한 성격의행동을 발견했다. 결과로 결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행동으로 '결과 편향(outcome bias)'이다. 실제로 우리는 결과를 보고 중요한 결정을 한다

우리중 누구도 결과를 통제할 수 없는데 말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의사 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목적의식 뿐이다. 이에 저자는 결과를 통제하려는 억지스러움 보다 자신의

검은 양 가치를 발견하고 모든 사실을 파악하며 순간의 감정을 존중하라고 주문한다. 결과

대신 결정 방식에 집중해야 한다.

진실한 삶에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런 삶은 주변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 당겨 스스로에게

혹은 그들에게 위안과 동시에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마음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을 믿는

것처럼 우리가 가진 '무엇'은 삶의 핵심가치이며 이 '무엇'은 우리의 '왜'를 좌우하고 '어떻게'를

결정한다. 우리의 목적은 우리 삶의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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