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맹자 - 지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생 공부 슬기로운 동양고전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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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仁)'과 의(義)를 강조하며 인(仁)은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이고 의(義)는

모든 사람이 따라가야 할 바른 길이다라고 말하는 맹자의 가르침의 세계에 들어가 본다.

'맹자'. 그는 어찌보면 너무 앞서간 인물이다. 추나라 사람인 맹자는 도를 터득한 다음

제나라에 가서 선왕을 섬기려 하였으나 자신의 정치 사상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등용되지 않았고 이에 양나라에 가서 양혜왕을 섬기려 하였으나 너무 앞서가는 맹자의

이상이 '현실 정치'와 너무 동떨어진 먼 나라 이야기라는 생각에 양혜왕 마저도 따르지

않았다. 결국 '덕치'를 주장하던 맹자는 어디를 가도 받아들여지지않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낙향하여 제자들과 함께 학문을 연마하며 쓴 책이 바로 현재 14권의 '맹자'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대를 앞서간 인물들이 먼저 칼에 맞고 혹은 광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소리없이 사라져 가는 것 처럼 왕권과 제후들의 권력에 의해 철권 정치를 행하던 당시에

'덕치'를 주장하는 맹자가 설 곳은 분명 없었다.

군자가 보통 사람과 다른 까닭은 그가 도덕성을 마음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자는

인(仁)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으며, 또 예(禮)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군자는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항상 남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예를 지키고 남을 공경하는 사람이기에

남으로부터 공경을 받는 것이다. 이렇듯 군자는 자신이 먼저 행하는 자세를 가지기에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되고 귀감이 된다. 또한 군자는 '스스로 반성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거듭 생각하며 거듭 고민하며 거듭 되돌아 보고 반성한다. 예를 지키고 인을 가지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나 이렇게 사는 사람들을 우리는 '바르게

산다'라고 말한다.

맹자는 장수 오획의 예를 들며 자신이 스스로 하지 않는 것을 걱정하라고 한다. 아무리 힘이

좋은 장사라 할지라도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양식만 축내면 그는 약한 사람이며 조금의

힘밖에 없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모든 일에 임하면 그가 바로 힘이 센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요즘과 같이 다른 사람의 권력과 힘에 의지하여 행세하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말인것 같다. 그러면서 군자의 길을 하나 제시한다. '군자가 신의를 지키지 않으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孟子가 曰 君子는 不亮이면 惡乎執이리오). 여기서 오호집(惡乎執)은

'모든 일이 구차하여 무엇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의미이다. 군자의 도리가 '인과 예'이기에

군자에게 있어 신의(信義)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특히나 요즘 신의를 밥 먹듯이 저버리는

이들에게 꼭 돌려주고 싶은 말이다.

맹자가 말하는 군자의 세가지 즐거움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나 그 중 두번째 항목은

유독 더 관심이 간다. '우러러보아도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도 모든 사람에게 창피하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윤동주의 서시와 더불어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다.

하늘과 세상에 당당하고 떳떳하게 산다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이들의 마지막

바람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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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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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전 뮤지컬에 대해 1도 모르는 문외한이 단지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은

생각에 거금을 들여 티켓을 예매하고 떨리는 가슴으로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아닌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보았던 '오페라의 유령'을

책으로 만났다. 20여년전 그 날 이후 몇번 더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놀라운것은 볼때마다 느낌이 달랐다는 점이다. 물론 연출자의 성향이나 제작자의 제작의도와 배우들이 표현하는 깊이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각각의 공연이 주는 감동은

매번 새로웠다.

알다시피 오페라의 유령은 팬텀과 크리스틴 그리고 라울의 삼각관계를 다룬 전형적인 멜로물이다. 그런데 단순한 멜로물이 아니라 작가인 가스통 르루가 추리소설 작가 출신이기에 극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추리 소설적 기법이 더해져서 스릴과 흥미를 충분히 살린 추리소설에 가까운 멜로물이다. 애써 뮤지컬을 잊어 보려고 했지만 장면들마다 이입되는 뮤지컬의 장면들은 오히려 정독을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책을 읽으며 크리스틴이 펜텀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I am the mask you wear'를 찾아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고, 마지막 부분에서 모두를 떠나 보내고 펜텀이 나지막히 부르는 'Christine, I love you'는 결국 찾지 못했지만 팬텀의 유년 시절과 얼굴에 상처가 난 이유와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에 머무르게 된 사정들을 그리고 라울이라는 존재의 실존 여부마저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고 무엇보다 팬텀(에릭)의 크리스틴은 향한 집착과도 같은 사랑은 뮤지컬에서 보다 오히려 더 가슴 절절히 전해져 왔다.

크리스틴과 팬텀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다. 유령에 대한 존경심과 두려움과 사랑이 혼재하는 크리스틴, 그런 크리스틴에게 집착과 사랑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팬텀. 이 둘은 그 속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이어 간다. 뒤틀린 사랑의 이면을 표현하면서도 사랑이라는 절절함을 더해가 마냥 미워할 수 만은 없다. 워낙 뮤지컬로 강한 영향을 받아 책으로 대하면 조금 비어 있는 느낌이 들까 하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고 미처 느끼지 못했던 크리스틴, 팬텀, 라울의 감정들이 살아나 더욱 그 감정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오페라의 우령'은 뮤지컬의 전설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업계 최고의 프로듀서인 캐머론 매킨토시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둘은 캣츠이서 처음 호흡을 맞췄고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간 공연 중인 뮤지컬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오페라의 유령을 보겠다고 한다면 나는 책부터 읽어 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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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의무 - 김 변호사의 행복 아포리즘
김석 지음 / 박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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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어느 누구도 행복에 대해 정의하지 못할만큼 개인적이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아무도 자신이 가진 것을 염원하지 않는다. 빈번하게 우리가

외치는 행복은 결국 결핍이거나 목마름의 다른 표현이다. 그래서인지 가장 소극적인

행복은 '불행하지 않은 것'이다. 세네카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정작 무엇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알지 못한다. 행복한 삶을 성취하기 힘든 이유는 바로 이때문

이다'라고 말한다.

플라톤은 행복에 있어 덕(德)의 의미를 강조하며 좋은 것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지혜 정의 용기 절제등 영혼에 있는 좋은 것, 미모 활기 건강 힘의 육체에 있는 좋은 것,

친구들 나라의 번영 명성 부의 외부에 있는 좋은것인데 그 중 영혼에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고 행복에 있어서도 본질적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영혼을 가진 존재이고

따라서 본성에 맞게 사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뒤를 이은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니코마코스의 윤리학'에서 '행복이란 혼의 모종의 유덕한 활동' 즉 이성에 따른

미덕의 실천이 곧 행복이라고 말한다. 행복은 주관적인 현상이다. 행복은 스스로 만족해

하는 삶의 것이며(아리스토텔레스), 행복은 인간 속에 있는 것이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며(체호프), 행복은 외부의 원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인간의

태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톨스토이) 결국 행복은 주관적 현상이지만 객관적 실제를

반영한다. 행복은 주관에 반영된 객관세계요 심리에 반영된 물질세계이다.

행복은 일시적 감정을 넘어 지속적 상태를 지향해야 한다. 마음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생각을 바꾸고 의지를 갖고 실천하는 것, 좋은 습관과 인격의 형성 안에 행복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행복은 '잘 살다가 잘 죽는 것'이다. '행복하다'의 그리스어 에우다이모네인(eudaimonein)은

'잘 산다''잘 지낸다'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죽음은 행복의 완성인 것이다. 결국 행복은 '잘 사는 것'을 넘어 '잘 살고 잘 죽는 것'이다.

잘 죽는다는 것은 '기꺼이 죽는 것'이다. 품위있고 고매하고 편안한 죽음이 그것이다.

후회없이 기꺼이 죽는 것이다.

행복에 대한 좋은 말들이 참 많지만 나는 이 말이 참 좋다. '인간에게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한 해의 끝에 있는 자신을, 그 한 해의 시작에 있었던 자신보다도 훨씬 더 나아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삶을 선고 받고 죽음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행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이제

행복을 위한 최선의 준비물인 '좋은 나'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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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 700만 년의 역사가 알려주는 궁극의 식사
NHK 스페셜 <식의 기원> 취재팀 지음, 조윤주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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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하고 맛있는 음식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 그 영양분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건강을 지탱해 주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큰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음식을 통해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며 목숨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그 음식이 질병의 씨앗이 되어 우리를 고통스럽게도 한다.

녹말과 불의 만남으로 호모 에렉투스는 크게 진화했고 인류 탄생 이후 뇌의 무게가

400-500g(현대인의 1/3)이었던 초기 인류의 뇌의 크기는 2배 이상으로 급격하게 커졌다.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쓸 수 있는데 가열 조리한 녹말을 먹기

시작한 호모 에렉투스의 체내에서는 대량의 포도당이 뇌로 흡수되었고 그 포도당을

흡수하기 위해 뇌의 신경세포는 증식을 시작하며 '뇌의 거대화'가 진행되었다. 가열

조리를 시작한 이후에는 이전의 길고 큰 장이 필요하지 않아 퇴화했고 인류의 장은

짧고 작아졌다. 그 결과 장을 지탱하는 골반이 작아지자 그때까지 옆으로 벌어져 있던

다리가 정면을 향하게 되면서 다리가 길어졌고 달리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달해서

사냥감을 쫒아가 죽이는 수렵이 가능해진 것이다.

영양학적으로 인체가 가장 많은 필요로 하는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3대

영양소라고 한다. 이중에서 단백질은 몸의 근육이나 장기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고,

지방은 세포막이나 조직막의 재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탄수화물은 인체의 재료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산소호흡에 사용되는 연료, 즉 몸을 움직이고 생명을 유지할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영양소이다. 단백질은 에너지를 만들면 암모니아라는 유해한

부산물이 같이 만들어져 신체에 해를 입히고, 지방을 에너지로 만들려면 여러 대사

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에 몸에 큰 부담이 된다. 이에 비해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가장

자연스럽고 불순물이 나오지 않는 청정 에너지다. 물론 탄수화물도 효율적인 에너지원인

만큼 과하면 비만과 질병을 부르는 것도 사실이다.

소금은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조미료이면서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등과

같은 질병을 일으킨다. 우리의 혀가 소금을 민감하게 느끼게 된 이유는 땅 위에서 살아가기

위함이고 그렇게하기 위해 우리는 또 하나의 부분을 강화시켰는데 바로 콩팥(신장)이다.

콩팥은 소변을 만들어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콩팥 표면을 확대하면

작은 흡입구가 많이 뚫려 있는데 그 구멍은 소변과 함께 빠져나간 나트륨을 다시 빨아

들이는 정교한 기능을 하며 이 진화를 통해 99% 이상의 나트륨이 다시 혈액 속으로

들어가서 체내에는 항상 200g 정도의 염분이 유지 된다.

가장 이상적인 식사의 실천은 '필요 이상으로 먹지 않는 것'이다. 하루 중 탄수화물은 약

200g, 소금은 5g이하, 팔수 지방산은 오메가3과 오메가6을 1:2의 비율로 섭취하는것이

좋다고 한다. 식사는 본래 살기 위해 먹는 것이고 과식은 배가 고프기 때문이 아니고 뇌가

만족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왕에 살것이면 건강하게 사는 것이 좋다. 이 책은

40억년전 생명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음식과 진화에 대해 과학적인 견해와 가설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써 내려가며 이렇게 말한다. '음식을 아는 것이야 말로 인간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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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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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조지 오웰(George Orwell, 본명은 Eric Arthur Blair)은 식민지배 실정에 대한 혐오와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경찰을 그만두고 파리와 런던에서 부랑자 생활을 하며 그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후 사회주의로 전향한 뒤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지만 이데올로기에 대한 환멸을 느끼며 영국의 식민지 주의와 소련의 스탈린 체재를 비판하는 소설 '동물농장(Animal Farm)'과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1984년'을 발표한다.

스탈린을 떠올라게 되는 나폴레옹, 스탈린과 갈등을 빚다 쫒겨난 트로츠키를 대변하는 스노우볼, 한없이 미련하고 어리석은 민중의 모습을 보여주는 성실하게 일하다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복서와 양무리들, 바밀경찰을 상징하며 동물들을 공포로 몰아 넣는 개들과 등장하는 동물들을 통해 민중과 독재의 오랜 악연을 들여다 보게 된다. 세상은 단 한번도 완벽히 민중의 편 인적이 없었다. 유독 나폴레옹의 선전원 역할을 하는 스퀼러에게 눈길이 갔다. 말 한마디로 군중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며 조정하는 그의 연설은 히틀러의 나팔수였던 요제프 괴벨스가 떠올랐다. 이렇듯 현실과 상상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문학의 힘이자 매력이다.

매너 농장에서 명망이 높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고별 연설을 한다. '인간은 동물의 적이며 인간을 농장에서 축출하면 굶주림과 고된 노동도 뿌리채 뽑혀 영원히 사라질 것입니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밤 메이저 영감은 숨을 거뒀고 수퇘지 스노우볼과 나폴레옹, 스퀼러는 메이저 영감의 가르침을 받들어 '동물주의'라는 사상체계를 정립하고 3개월이 지난 6월 어느 토요일 봉기하여 마침내 인간을 쫒아내고 농장을 접수하며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소설 속 나폴레옹의 행동들은 정의를 실현하겠다며 하층민들을 끌어들여 혁명을 일으키지만 결국 그들을 자신들의 신분 상승의 도구로 이용하고 그들 위에 군림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며 저자는 이를 통해 사회주의가 아닌 독재자 스탈린의 모습을 비판한다. 급기야 자신들의 혁명의 기치인 칠계명은 민중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지식층의 방관과 무관심으로 제멋대로 수정되고 소설의 끝에는 마지막 남은 한 문장인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마저 '네 다리도 좋고 두 다리는 더 좋다'(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로 바뀌게 된다. 이미 평등은 깨졌다. 평등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더'를 사용하므로

스스로 차별을 정당화 하고 있다.

이 소설은 이미 70여년 전에 쓰여졌지만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 삐뚤어지고 잘못된 세상을 향해 끝없이 침묵하는 대다수의 민중들, 무슨짓을 해서라도 권력을 잡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파렴치한들, 그들에게 빌 붙어 떡 고물이라도 먹어 보겠다는 협잡꾼들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대부분의 혁명은 항상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기존에 존재하던 악의 축을 무너뜨리고 나면 새로운 기득권층이 형성되고 이전에 행하던 악행을 답습하거나 초월한다.

이 책은 어쩌면 혁명의 실패 이유를 통해 우리에게 역설하려는 것 같다. 혁명은 성공하는듯 했으나 끝없는 돼지들의 권력과 탐욕, 대다수 다른 동물들의 침묵 혹은 방조를 통해 결국 인간과 동물 농장 돼지 들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게 되고 인간과 돼지는 얼굴 모습이 서로 같아져 누가 누군지 못 알아 보게 된다. 그리고 창 밖에서 참담한 마음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는 동물들. 조지 오웰은 혁명 이후에 대해 풍자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동물들의(우리들의) 무지와 무기력함이 권력의 타락을 방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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