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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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전 뮤지컬에 대해 1도 모르는 문외한이 단지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은

생각에 거금을 들여 티켓을 예매하고 떨리는 가슴으로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아닌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보았던 '오페라의 유령'을

책으로 만났다. 20여년전 그 날 이후 몇번 더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놀라운것은 볼때마다 느낌이 달랐다는 점이다. 물론 연출자의 성향이나 제작자의 제작의도와 배우들이 표현하는 깊이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각각의 공연이 주는 감동은

매번 새로웠다.

알다시피 오페라의 유령은 팬텀과 크리스틴 그리고 라울의 삼각관계를 다룬 전형적인 멜로물이다. 그런데 단순한 멜로물이 아니라 작가인 가스통 르루가 추리소설 작가 출신이기에 극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추리 소설적 기법이 더해져서 스릴과 흥미를 충분히 살린 추리소설에 가까운 멜로물이다. 애써 뮤지컬을 잊어 보려고 했지만 장면들마다 이입되는 뮤지컬의 장면들은 오히려 정독을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책을 읽으며 크리스틴이 펜텀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I am the mask you wear'를 찾아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고, 마지막 부분에서 모두를 떠나 보내고 펜텀이 나지막히 부르는 'Christine, I love you'는 결국 찾지 못했지만 팬텀의 유년 시절과 얼굴에 상처가 난 이유와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에 머무르게 된 사정들을 그리고 라울이라는 존재의 실존 여부마저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고 무엇보다 팬텀(에릭)의 크리스틴은 향한 집착과도 같은 사랑은 뮤지컬에서 보다 오히려 더 가슴 절절히 전해져 왔다.

크리스틴과 팬텀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다. 유령에 대한 존경심과 두려움과 사랑이 혼재하는 크리스틴, 그런 크리스틴에게 집착과 사랑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팬텀. 이 둘은 그 속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이어 간다. 뒤틀린 사랑의 이면을 표현하면서도 사랑이라는 절절함을 더해가 마냥 미워할 수 만은 없다. 워낙 뮤지컬로 강한 영향을 받아 책으로 대하면 조금 비어 있는 느낌이 들까 하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고 미처 느끼지 못했던 크리스틴, 팬텀, 라울의 감정들이 살아나 더욱 그 감정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오페라의 우령'은 뮤지컬의 전설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업계 최고의 프로듀서인 캐머론 매킨토시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둘은 캣츠이서 처음 호흡을 맞췄고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간 공연 중인 뮤지컬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오페라의 유령을 보겠다고 한다면 나는 책부터 읽어 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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