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인생론 - 삶이 너의 꿈을 속일지라도
헤르만 헤세 지음, 송동윤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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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저마다 충분히 빛나고 아름답다’. 그런것 같다. 각자의 삶이

어떠할 지라도 각각은 아름답고 특별하며 충분히 빛난다. 다만

누리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이 책은

송동윤 감독이 헤세의 작품 중 '청춘'이라는 테마로 삶의 중요한

주제인 '인생, 사랑, 예술'에 관한 글을 엄선해서 옮겨 놓았다.


헤세의 삶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강렬하게 사랑했고 뜨겁게

견뎌낸 그런 삶이기에 작품 속 문장들은 그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그 스스로 '시인이 되든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며 살았기에 어쩌면 지금의 우리에게 전지는

메세지가 더 진하게 여운이 남는지도 모르겠다. 헤세는 삶 자체를

끈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 생각했기에 그 스스로도

그렇게 살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아무리 힘든 고독과 방황, 좌절도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에서 우리가 감내해야 할 경험이며 결국

그 어떤것도 지나간다. 자살시도, 최학, 자신과 아내 아들의

정신병력, 국가의 배신, 세번의 결혼과 이혼등 질고의 삶을 살아

온 그이기에 담담히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운명이 자라투스트라를

자라투스트라로 만들었다.'


헤세는 독서가를 이야기하면서 인간을 이렇게 정의한다. '이쪽

친구에 속하고 때에 따라서는 저쪽 친구에 속한다며 인간의 속성을

꼬집는다. 그런데 적절하다. 그는 무조건 많이 읽는 독서를 오히려

비판한다. 그는 책을 신중히 골라야 하며 책에서 읽은 진리를

반드시 삶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적게 읽어도, 오래 읽지

않아도, 하루에 조금씩 읽어 나가며 다음날 그 내용을 떠올릴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이 소박한 실천이 삶을 여유롭고 넉넉하게

만들것이다.


지상의 모든 것은 이중의 모습을 지닌다. '이 세상의 것'인 동시에

'이 세상의 것이 아닌'것이다. 우리의 외부에 있는 것을 의미하는

'이 세상'은 모두가 적도 위협도 불안과 죽음도 될 수 있으며 이

외적인 것은 우리의 지각의 대상이다. 우리 영혼의 창조물인

경험을 통해 외적인 것을 내적인 것으로 변화시킴으로 변화를

추구하게 되며 이는 내적인 변화로 이어진다.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문장을 적어 본다.

'나에게 있어 행복이란 말은 그런 것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내가

사랑해 왔고, 즐겨 들어 온 말 중의 하나다. 어쨌거나 이 말은

아름다운 것, 좋은 것, 바람직한 것을 의마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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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매드앤미러 1
아밀.김종일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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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소재를 가지고 두 작가의 시선으로 쓰여진 두개의 소설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얽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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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매드앤미러 1
아밀.김종일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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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진행이다. 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일본의 소설 중 이런 방법의 구성을

가진 작품들이 있었던것 같은데 국내 소설은 처음 접해 본다.

게다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것 처럼 독자에게 '미션'을 제공하며

흥미와 집중을 요구한다.


<행복한 신혼, 죽음에서 돌아온 남편이 문득 낯설게 느껴진다.>

제공된 한 문장이다. 묘한 대비가 보인다. 죽음과 신혼, 행복과

낯설음. 미묘한 단어의 흐름 속에서 작가들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다. 단어 하나와 문장하나 사이의

이해관계는 얽히고 설키면서 어그러진 실타래를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두 사람은 각각의 죽음을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반전은 독자를 책에서 떨어지지 못하게 한다.


현실은 늘 냉혹하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자신에게 그 사랑을

가르쳐 준 동우의 통화속 말은 현실이고 지독하리 만치 차갑고

냉혹하다. '못생긴 거 알지, 누가 몰라. 눈은 단춧구멍 같지. 피부는

멍게 같지. 몸은 돼지 같지. 불 안 끄면 섹스도 못 해. 그런데도

나 같은 날건달 건져 주는 여자가 얘뿐이라서, 내가 만난 애들 중

그나마 돈 있는 애가 얘뿐이라서, 그래서 잡았다. 됐냐?' 사실이

아닐것이라 부인하고 무시하려 해도 스믈스믈 기어 나오는 의심의

나락은 그 끝을 알수 없고 동우는 사고로 죽는다. 결혼한 바로

그 날. 처절하다. 사랑을 갈구하는 은진의 절규는 동우의 입맞춤으로

이미 절정을 맞이할 정도로 깊은 갈증을 가진다. 그리고 은진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 받고 싶어 예쁨 받고 싶어'


김종일 작가의 작품인 '해마'는 빙의, 숙주와 영생, 지배와 탈피

그리고 죽음을 다룬다. 숙주의 정신과 육체를 좀 먹고 지배하려는

그 무언가에 지배 당한 서광을 죽이는 여자. 삶이라는 치열한

변주곡 안에서 살아 있음을 향한 강한 열망과 욕지기가 나오리

만치 처절한 의지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두 작품 모두 몰입감을 가지게 한다. 막연한 불안에서 출발한 의심은

갈등을 야기하고 그리고 이어지는 일탈과 파격은 함께 살고 있지만

진실이라는 과제 앞에 늘 망설이고 주저하게 되는 우리네 모습을

잘 그려낸 좋은 작품인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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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소스빨 - 배달 음식이 필요 없는 황금 소스 레시피 51
소연남 지음 / 페이퍼버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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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도 몰라; 오래전 신당동에 있는 떡볶이집 할머니가 하신

말씀으로 광고에도 쓰였던 카피인데 이 책을 보는 순간 생각이

났다. 그렇게 귀한 비법을 알려준다니 눈이 확 띄였다.

동감한다. 요리는 소스빨이다. 기본적인 소스 하나만 잘 만들어

놓아도 그 효용과 쓸모는 다양하고 조금만 응용하면 무궁무진한

요리의 세계가 열린다. 이 책은 25년간 소스와 음식을 개발한

저자(소연남. 소스를 연구 개발하는 남자라는 말의 앞자를 딴

별칭이다)의 다양한 노하우와 기술이 들어 있는 보고와도 같은

책이다. 첫장부터 만능 소스가 나온다. 이거 하나 제대로 완성해

놓으면 씨간장 처럼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다.


맛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시판 음식이 맛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사용하는 소스에는 우리가 쉽게 구하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10여종이상이 들어간다. 우리가 아무리 연구해도 가능하지 않은

벽은 분명 존재한다. 저자는 이를 '속세의 맛'이라는 그럴듯한

단어로 표현한다.


발사믹 소스. 오래전부터 애정하는 소스이다. 시판되는 것을 몇번

사 먹어 본 이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누군가의 레시피를 훔쳐서

만들어 그럭저럭 만족하던 차에 눈에 들어 왔다. 친절하게 소스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들을 소개하고 재료와 응용 방법까지 제시한다.

집에 재료만 있으면 만들기 쉬우나 아쉽게 몇가지 모자라서 마트를

다녀왔다. 쉽다. 그리고 맛있다. 약간 시판소스의 느낌도 외식업체의

느낌도 나는 그럴듯한 소스가 완성됐다. 새싹 채소에 한번 으깬

두부를 얹은 양상추샐러드에 한번 치즈와 과일을 담은 샐러드에 한번

이렇게 세번을 먹었는데도 질리지 않는 맛 역시 발사믹이다.


책이 크지 않다. 여타의 요리책이 너무 커서 식탁위에 음식재료들과

장비들을 늘어 놓고 같이 펼쳐 놓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책 아담해서

딱 좋다. '요리는 장비 빨'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요리는소스로

좌우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를 이야기 하는 이 책 식탁에 두고

오래도록 참고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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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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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아주 오래 전 나의 마음이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집에 있었던 '봄(진도개)'이는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어디를 가도 항상 같이 다니고 붙어 있어 동네

분들이 '너네 형'이라고 불렀던 봄이는 내가 8살이 되던 여름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났다. 가족과 같던 봄이를 떠나 보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던 가족의 상심과 상실은 상상을 초월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집엔 더이상 어떠한 반려동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만의 리그. 주위를 둘러 봐도 거의 반반이다. 반려 동물을

대하는 자세나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들에 대해 마땅치 않은

시선과 당연하다는 입장이 팽팽하다. 어느 편도 들고 싶진 않다.

다만 상실에 슬퍼하고 그 대상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개인적으론 아직도 나는

그들과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그 아픔과 슬픔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


펫로스. 말 그대로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느끼는 슬픔뿐만

아니라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 어떠한 죽음이든

감정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죽음의 과정을

수용하는과정은 흡사 사람의 그것과 유사하다. 죽음의 순간이

다가 오면 반려동물과 인간은 서로 긴장한다. 그리고 연민을

느끼며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알아 차리고 받아 들이는 이에게 이별은 조금

쉬운(?) 이별이 될 수도 있지만 준비되지 못한 이별은 언제나

힘들고 오래간다. 저자의 기억도 나의 기억도 그렇다. 그중

죽음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은 상상보다 훨씬

강하고 오래 남는다. 물론 그 슬픔은 각각의 이유를 가진다.


개를 행복하게 하는 자격. 저자는 펫로스로 고생하는 사람은

예외 없이 죽은 반려 동물을 깊이 사랑했고 그들을 객관적으로

보았으며 온 힘을 다해 행복하게 해주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랬기에 다른 반려 동물을 통해 위안과 위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려 동물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글을 통해 반려동물을 향한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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