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글자로 끝내는 중국어 표현 100
리리제제 지음 / 한다중국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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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에 대한 보통의 생각은 '어렵다' 혹은 '힘들어서 초기했다'가

대부분이다. 정작 중국어를 전공한 사람들도 생각보다 고전하는

것을 많이 봐 온 나에게 중국어는 몇번 시도하다 그만둔 남의 나라

언어에 불과했다. 이유야 많겠지만 일단 한어병음은 도대체

뭔말인지도 모르겠고 성조에 따라 달라지는 단어의 뜻은 더욱

나를 힘들게 했으며 약어체는 왜 그리 많은지 분명 아는 한자인데도

약어로 써 있으면 뭔말인가 싶기도 해서 중도 포기하기를 반복

했던 기억이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쉽다고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하는 저자의

말은 우리가 너무나도 흔하게 보는 출판사의 상술일 것이라는

편견으로 책을 열었고 몇 장을 넘기면서 정말 하라는 대로 따라 해

보았다. 생각보다 쉬웠다. 보이는 대로 읽기만 하면 발음이 된다. 물론

능숙하거나 유창하지는 않지만 읽을 수 있다라는 사실에 일단 마음에

든다. 여기에 나 같은 초보자들을 위해 무료 강의, AI 회화 연습,

스터디 챌린지, 발음 첨삭 및 중국어 학습 코칭 서비스등을 통해

상황별 문장들을 익힐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실제 하라는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뭔가 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너무 짧고

간결해 혹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됐지만 일단 다섯

단어 안에서 대부분의 문장이 완성이 되니 그냥 따라해 보기로 했다.


공부는 억지로 하면 안된다고 한다. 중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욕심에

억지로 매달려 애쓰다 결국 이내 포기하고 말았던 모습이 생각 났다.

그래서 이번엔 억지로 우겨 넣지 않을 생각이다. '꾸준히 오래하는

것이 진리'라는 말을 실천해 볼 생각이다. 처음에는 더뎌 보이겠지만

그 한걸음이 모여 분명 저자의 말처럼 중국어로 수다를 떨 날을 꿈꾸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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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비의 시간 - 생명 사랑으로 이어진 17년의 기록
김성호 지음 / 지성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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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동고비를 잘 모른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몸길이 10센티미터

남짓의 몸집이 아주 작고 무척 빠른 데다 겉으로 보기에 암수의 구별조차

까다로운 부지런하고 바지런한 그리고 알뜰하고 살뜰한, 무엇보다도

당차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동고비. 막상 이랗게 들어도 잘 모르겠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참새목 동고비과에 속하는 조류로 주로 산지 숲이나

도시 공원에 산다고 한다. 울음소리가 크고 금속성을 내며 박새나

쇠박새의 무리 속에 섞여 살며 한배에 7개의 알을 낳는 우리나라 텃새로

등이 활처럼 굽었다 해서 동고비라고 부른다.


이 책은 생물학자의 눈으로 마음으로 살핀 공고비의 ‘같음이라는 바탕’에

‘다름’을 알 수 있는 여러 사례를 담은 기록집이다. 17년이라는 긴 세월을

동고비에 매달렸으니 찍은 사진만해도 어마어마할 것인데 그 중 고르고

고른 600여장은 한편의 서사이며 다큐멘타리다. 태어남과 죽음, 살아있음과

생존, 영역을 향한 무한한 침입과 버텨냄, 그리고 새로운 탄생과 죽음,

이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있는 이 책은 그야말로 보고다.


동고비의 둥지를 만드는 모습은 마치 끊임없이 커다란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형벌을 생각하게 한다. 딱따구리의 둥지를

고쳐쓰기 위해 청소부터 시작하고 입구를 좁히기 위해 부지런히 진흙을

날라 입구를 메우고 굳히기까지 한달여를 비가 와도 줄기차게 진흙을 물고

나르는 모습과 입구가 무너져 내리면 다시 쌓고 다시 물어오고 하는 모습을

연상해 보았다. 저자는 이런 동고비를 '당차다'라고 표현한다.


2010년에 출간된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의 후속작 격인 이 책은 한 생명을

향한 생눌학자의 17년의 진심과 시링이 담겨 있다. 저고리 고름 말아쥐고서의

주인공 소쩍새가 이렇게 귀여운줄 새삼느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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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 관하여
요한 G. 치머만 지음, 이민정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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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의미없는 함께가 아닌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하고 그것을 누리고 위로를 찾으라는 담론이

열풍을 일었다. 저자는 쇼펜하우어 보다 60년 앞서 ‘고독’과 ‘단단한

외로움’의 필요를 말한, 서구 철학사에서 ‘근대 고독 담론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인물인 요한 G. 치머만(Johann Georg Zimmermann)이다.

그는 그의 저서인 고독에 관하여 (Ueber die Einsamkeit)를 통해

고독과 단단한 외로움의 필요를 설파하며 혼자라는 외로움과 대인관계

사이의 고통, 그 사이를 집요하게 파헤치며 '고독 담론'을 형성하는

주추돌을 놓았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고독과 홀로서기'는 행복하기 위해 고독을

선택하라 정도인데 치머만은 '우리는 고독을 통해서만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고독만이 자아 발견의 유일한 대안이며 고독은

전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하는데 그의 주장은 머릿속 가설이 아닌

실제 사건과 인물들의 행동을 근거하여 자신의 주장의 설득력을 가진다.

니체는 고독을 모르는 인간은 문화와 사회를 앵무새처럼 흉내 내는 것

밖에 모르기 때문에 그저 노예(mera slaves)일 뿐이라고 말한다.


현대인은 혼자 있어도 혼자일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럈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도 힘들고 홀로 있어도 힘들다. 아주 오래전 광고 카피인

'잠시 꺼두셔도 됩니다'는 이미 무색해졌고 이젠 그것 없이는 잠시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잠시라도 혼자 있는 것을 두렵게

느끼게 되었다. 이에 저자는 고독은 효율적 생각을 돕고 대상에 대한

적절한 관심을 가지게 하며 관찰력을 강화시키는 장점을 가지기에

고독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진정한 지식을 가장 잘 습득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고독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책을 읽노라면 평안함과 자연을

누리는 여유로움과 유려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체코 작가 보후밀 흐라발 Bohumil Hrabal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 생각났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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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도넛문고 10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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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서인데도 스릴도 있고 나름 반전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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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도넛문고 10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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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프거나 다치는 아이들이 없는 마을 '온세미로'는 '파란나라'라는

별명을 가졌다. 이곳은 아이들에게 위험하거나 해를 끼칠 만한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술을 마시는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어른도 없는 이곳은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낙원이다.

과연 그럴까.


청소년 소설인데 제목이 조금 낯설다. '삭제'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무언가 지워 버린다 내지는 없애 버린다는 의미를 내포하기에

'조금 무겁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란 나라와 파랑이. 그리고

우렁이와 우주, 이름들이 예쁘다. 뇌과학자인 엄마, 도시 개발자인

아빠, 파랗게 보이는 꿈에 따라 만들어진 파란 나라. 부모와 자식

서로가 서로를 설정과 삭제가 가능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간과 오로지 어른만 가지는 각자의 비밀의 방이라는 잘못된

대전제에 문제의 출발과 해답이 들어 있다.


만들어진 공간, 만들어진 관계, 만들어진 사회 속에 존재하는

이들은 진정 자유를 누리며 행복한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정작

그 일을 하고 있는 자신들조차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다. '다들

진지한 척하는 게 웃겨서 말입니다. 사실 우리 부모 '놀이'를 하고

있잖습니까?' 그렇게 그 마을을 떠난 이들의 모든 기록은 '삭제'

되었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연상되는 작품이다.


책 속에는 아주 오래전 혜은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파란나라를

보았니'라는 노래가 여러번 등장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묘하게

섬득해진다. 이렇게 맑은 노랫말도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모습이 연상되고 상상되는 것은 아마도 작가의 능력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저자가 대화와 글 속에 묘하게 숨겨 놓은 덫에

걸리고 만 걸지도 모른다.


미로쌤의 말은 전개되는 이야기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우리는 '증명'할 수 없는 존재들이지.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여기에

있어. 그러니까 각자 이 문제를 나름대로 열심히 풀어 나가면 좋겠어."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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