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꽃밭을 청소합니다
조현옥 지음 / 작가와비평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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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열심히 돈을 벌어도 다 헛일이래. 네 팔자가 70이 넘어야

그때서야 빛을 보는 팔자래'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전쟁통에 아기도 태어난다는 말처럼 태어난

저자는 서른 즈음 어느 무당이 자신에게 한 말을 간접적으로 듣게

된다. 그리고 삶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진다.


주어지는 삶이 누구는 가치가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무가치하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는일인데 너무 쉽게 그런 말들을 던진다. 저자도

그런 소릴 들었고 그렇게 버텨 지금에 이른 후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그 지난했던 세월을 기록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초라하지만 용기를 낸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고

싶습니다.' 책을 읽노라면 저자의 삶이 그려진다. 청소, 만화가게,

부동산, 매점, 미용실, 스탠드바, 옷가게, 횟집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해야만했던 결코 쉽지 않은 삶을 산 그는 지금도

청소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내 집이 있고, 내 차가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해도

된다'고.


청소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책 속에 나온다. '나에게도 청소는

힘이었다. 어질러진 물건들을 정리하고 더러운 곳을 닦을 때마다

현실의 아픔들을 잊어버렸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내 몸과 마음도

깨끗해진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그에게 닥친 인생은 녹녹하지

않다. 사기에 또 사기, 도박에 바람까지 피우는 남편, 뭔가 해 보려면

자꾸 절망 속으로 떨어지는 삶. 포기하고도 싶고 죽어 버리고도

싶었지만 저자는 무당이 한 소리를 생각하고 오기로 버텼다고 한다.

스스로르 다그치고 다독 거리며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아 왔고 이제는

취미 생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충만한 시간들을 즐기며 살아가는 저자는

'인생도 이렇게 깨끗하게 내 마음의 밭을 가꾸는 일이라면 좋겠다'고

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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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인문학 필독서 50 필독서 시리즈 24
여르미 지음 / 센시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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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가라는대로 가다 보니 어느것 '마흔'이 되었다는 문장이

유독 눈에 들어 온 책이다. 아마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살아 왔고

살아갈 것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이런 팍팍한 삶의 우리에게

'뼛속까지 이과 머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인문학 책

읽기는 ‘행복해질 자유를 얻는 일’이자 ‘다른 삶의 가능성을

엿보는 일’이라고 말하며 삶의 방향을 제시해줄 50권의 인문학

책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쇄,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 노자의 도덕경, 김정운의

에디톨로지와 같이 6개의 주제를 가지고 명작들을 소개한다.

대부분이 익히 제목은 들어 봤음직한 책들이지만 제대로 정독

해보진 못한 책들이 많다. 방대한 양에 압도되거나,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쉽게 접해 보지 못하던 책들을 핵심 내용만 간략하게

요약해 놓아 접근성을 높였다. 덕분에 저자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정독하여 다 읽었다.


나를 발견하는 책 읽기, 무력감을 느낄 때 책에서 발견하는 삶의 의미,

지금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역사와 종교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기, 냉혹한 현실을 마주할 때 힘이 되는 책 읽기, 불안하고

흔들릴 때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 읽기, 나와 타인의 심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이라는 주제는 마흔 그 즈음 뿐 아니라 우리네 삶

전체를 통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그런 질문들이다. 어느덧

맞이하는 마흔은 인생의 전환기이기도 하다. 자신을 돌아 보며 타인을

향해 눈을 돌려야 할 시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이기에 옛 사람들은 불혹(不惑)

이라 불렀다. 그렇게 흔들리는 우리에게 저자는 현인들의 글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도전하라고 권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당부한다. '절대로 완독하지

말아주세요. 순서대로 읽지도 말아 주세요, 지금 내 삶에 필요한

책들을 먼저 읽어주세요.' 그리고 인문학 책 읽기를 통하여 더 나은

삶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원하다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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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가 낯선 나에게 - 삶의 모든 순간에서 나를 발견하는 심리학
사라 큐브릭 지음, 박선령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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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의미와 규정은 고대로부터 이어온 인간의 딜레마 중 하나이다.

사실 어느 대가도 이에대해 무엇이 정답이라고 선뜻 말하지 못하는

난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잃어 버린 채 그냥

그렇게 살아 가는 우리, 상싱과 혼란 속에서 '니'를 지키며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고해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말한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만큼 삶은 변화하며 모든 건 내게 달려있다'.


'행복해?'라는 질문은 언제나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저자도 그런것

같다. 스물 네살에 친구에게 기습적으로 들은 질문에 '아니, 전혀. 그냥

살아 있다는 사실을 견뎌내고 있을 뿐이야'라고 답한 저자. 어쩌면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은 사치며 단지 그냥

그렇게 삶을 살아내고 혹은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를 두고

'자아 상실'을 이야기한다. 스스로를 잃어 버렸기에 삶에 의미도 목적도

가치도 분명하지 않게 되고 그런 허무와 상실이 그대로 삶에 투영되어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능동적 주체에서 어느덧 수동적

객체가 되어 내 삶이 아닌 살아내야 할 짐과 같은 삶이 되어 버린

것이다.


현대인이 주로 겪는 자아 상실과 자기 해체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청하는 이 책은 실존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철학적 관점에서 스스로

자아를 발견하고 스스로 진단하고 회복하게 하는데 목적을 둔다.

누군가에 의해서 정의되는 내가 아닌 나 스스로 정의하는 자신이 되기

위한 그 첫 걸음으로 본질적 접근을 가능하게 해 준다. 사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나를 찾는다는 것' 혹은 나를 안다는 것'은 '자아

상실'이라는 개념을 전제하고 있기에 자아를 발견하는 것은 가장

본질적인 문제가 된다.


역시 선택이다. 저자는 제대로된 자아로 사는 삶은 본인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자기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하고 맞는

것을 찾아 '선택'하는 것 이것은 누군가 대신 해 줄 수 없는 것이기에

이 선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보상은 '자신'이 된다. 어짜피

우리는 선택의 연속 속에서 살아야 하기에 선택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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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원세끼의 노포 투어 - 거국적으로 제안하는 대한민국 맛집 리스트
김사원세끼 지음 / 비타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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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에 버금 가는 지하철 맛집 가이드가 수록된 노포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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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원세끼의 노포 투어 - 거국적으로 제안하는 대한민국 맛집 리스트
김사원세끼 지음 / 비타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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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식당은 일본어 노포(老舗, ろうほ)에서 유래한 단어로, 오래된 가게를

의미한다. 보통 대를 이어 30년, 40년 이상 운영되어온 전통 있는 식당이나

가게를 말한다. 특히,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같은 메뉴와 맛을 유지하며

고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곳을 지칭하는데 정겨움과 신뢰를 주는

곳이 많다. 저자는 42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직접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며 엄선한 맛집 115곳을 소개한다. 뒤편에 있는 지하철 노선별

노포 성지는 지하철 맛집 투어학기 딱 좋은 아이템이다. 노선별로 주변

놀거리까지 일정을 잡고 움직이면 하루를 보내기에 충분한 플랜이 된다.

출판사는 대동여지도에 버금가는 이라는 자랑을 한다.


책을 받고 가본 집들을 확인하며 '나도 참 어지간히 돌아 다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미소가 지며 '아 이젠 여기도 붐비겠구나'라는 약간의

아쉬움이 생기기도 한다. 저자의 아재들의 대화하는 듯한 글은 묘한

중독성과 솔직한 매력이 있다. 너도 나도 소개하는 맛집이 정말 많은데

저마다의 입맛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그래도 실패하지 않으려면

후긱들을 많이 읽어 보라고 조언한다. 물론 요즘은 이 후기도 만들어

주는 형편이니 사실 맨땅에 헤딩이 최선이 되기도 한다.


노포가 주는 맛은 이야기에 있다. 대게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기에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무둥무진하고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음식이

된다. 여기에 투박하고 허름한 그곳에서 내어 주는 음식의 푸짐함과

넉넉함은 별이 몇개고 이런것은 상관없이 나만의 맛집이 되어 버린다.

저자의 말 중 이런 말이 있다. '호불호가 없는 식당은 이 세상에 단

하나도 없다' 맞는 말이다. 우리의 천차만별인 입맛에 모두 충족되는

그곳은 결코 없다. 저자도 본인이 직접 방문해 보고 결정하라는 조언과

기왕이면 네이버 영수증 리뷰를 참고하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첫장부터 내가 가끔 가는 곳이 나온다. 등심을 시키면 살치살도 주는데

일인분이 120이나 150이 아닌 200그램이다. 동묘를 지키는 허름한 가게나

맛과 퀄리티는 어느 유명 고깃집 못지 않는 곳 고바우가 나온다. 오래전

학교 선배의 손에 이글려 갔던 곳인데 이젠 내가 후배들이나 제자들을

데리고 간다. 그때나 지금이나 푸짐하다. 바로 그 옆에 국물 맛이 끝내주는

동태탕집이 있다. 여긴 자리에 앉으면 바로 음식을 내어준다. 동태탕 단일

메뉴이기에 인원수대로 바로 나오는대 그 맛이 일품이다. 동묘에 갈 일이

있으면 두 집아니다 그 근처에 있는 냉면집까지 세집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한다. 종각역 부근의 깔끔하고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맛이 일품인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simple is best'라고 할 정도로 깔끔한 닭한마리 전문점인

백부장집에 가면 정말 부장님들이 한 가득이다. 순대곱창계의 이단아라고

불리는 이경문 순대곱창집은 외관은 정말 들어 가고 싶지 않은 곳이나

일단 한번 들어 가면 다시 와야 하는 마성의 집이다. 처음 이 집을 갔을 때

일행 중 몇은 다른데 가자고 했을 정도인데 지금은 그들도 그 집의 단골

손님들이다.


정말 무굼무진하다. 거의 반정도는 가 본 집이고 그 중 일부는

내 단골집이다. 하지만 안 가본 곳 역시 많아 하나씩 정복해

볼 생각이다. 저자가 주는 팁을 활용하고 나름의 신공을 발휘하여

내 나름의 맛집 지도를 완성해 가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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