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라는 질문은 언제나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저자도 그런것
같다. 스물 네살에 친구에게 기습적으로 들은 질문에 '아니, 전혀. 그냥
살아 있다는 사실을 견뎌내고 있을 뿐이야'라고 답한 저자. 어쩌면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은 사치며 단지 그냥
그렇게 삶을 살아내고 혹은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를 두고
'자아 상실'을 이야기한다. 스스로를 잃어 버렸기에 삶에 의미도 목적도
가치도 분명하지 않게 되고 그런 허무와 상실이 그대로 삶에 투영되어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능동적 주체에서 어느덧 수동적
객체가 되어 내 삶이 아닌 살아내야 할 짐과 같은 삶이 되어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