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의대 가라는 말만 듣고 자랐는데, 왜 가야 하는지는 아무도 말해준 적이 없는데, 도데체 왜 이제 와서 이유를 묻느냐고. 의대에 가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 믿어왔는데, 왜 그게 전부가 아닌 것처럼 말하느냐고.”10대 여자아이들의 심리묘사가 절정이다.10대를 보낸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고 그들을 키우는 보호자라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 특히 우리나라 학업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면서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사춘기 절정의 교우관계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배경이 호주인 만큼 청소년의 음주, 흡연 그리고 마약 노출까지 나타낸 작품인데 중요한건 이 모든 것을 겪은 세 소녀, 각각의 심리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읽고있으면 다시 10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들었고 부모로서 앞으로 내가 겪을 문제들이라 머리도 지끈지끈 아팠다. 😅삶의 주체가 본인이 되지 못하고 시키는 것만 하며 살아가면 나중에 아이가 어떻게 어긋나는지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라서 좋았다. [작가의 말]에서 ‘중고생 필수권장도서’의 마음으로 썼다고 하셨는데 너무 좋은 내용같다. 청소년들이 읽으면서 자기 삶의 주체는 누구인지, 나는 왜 공부를 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건 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어른인 우리도 여전히 치열하게 고민하는 ’살아간다‘는 것은 참 어렵다. 그래도 이런 작품을 통해 한번씩 내가 왜 살아가는지 상기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나‘가 흔들리지 않도록.
“E-9 노동자는 사장님이 허락해줘야만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는 거, 당신은 혹시 알고 있나요?”“정부에서 시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준다는 뉴스를 봤을 때도 그랬어요. 우리도 주려나? 물론 그럴 리 없지요……. 나도 한국에서 내라는 세금을 다 냈는데 왜 우리에게는 안 주는 거지?“”엄마는 추울 때도 비가 올 때도 자전거에 나를 태우고 달렸어요. 엄마는 나 때문에 산다고 말했어요.“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 대한민국에 사는 이주민 24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었는데 읽다보니 사람의 생계가 달려있는 무거운 문들.이주민에 대해서는 내 평생 한 번도 생각해본 적, 관심을 둔 적도 없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들의 생활을, 부조리함을 알 수 있었다.나는 사실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뉴스는, 좋은 소식보단 나쁜 소식을 더 많이 전달하기에, 그런 뉴스에서 나온 폭력, 상해, 살인의 주인공들이 외국인노동자일때를 보면서 내 편견은 더 굳어져갔다.그런데 그런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들이 이렇게 억울하고 부당하게 살아가는진 몰랐다.‘고용허가제’ 사업자가 외국인 인력을 고용하는 것을 관리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신원미상의 인물들에게 우리나라 인력 대신 일자리를 주기 때문에 이러한 차원의 제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악용되고 있다. 제도의 가장 문제는 노동자가 사업자의 허가없이 사업장을 그만둘 수 없다는 것, 가족의 동반 입국이 거절된다는 것이다.사업자는 이를 악용해서 일을 그만두게 해주는 대신 돈을 요구하는 비인간적인 짓을 저지른다.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가족을 먹여살리려 몇년동안 가족도 못 보고 타지에서 열심히 일만 하는데 이런 억울한 일까지 당하면 얼마나 무기력함을 느낄까.그리고 다문화가정 아이들. 한민족 인식이 너무 강해서 아직도 외국인을 보면 신기해하는데 이런 나라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많이 고통받고 있다. 단지 이주민의 입장에서만 읽은 글이기에 반대편의 입장이 어떨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아는 건 내가 부모가 되었기에 아이들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안다. 아이들을 몇 년동안 보지 못하면서 타지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들지 상상도 못하겠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그림과 글을 쓰는 저자가 펴낸 두 번째 책으로 표지만 보면 청량감이 물씬 느껴지는 작품이다.살면서 이런 책을 접할 일이 있나, 이런 그림을? 내가 직접 미술관에 찾아가서 보지 않는 이상 그림과는 인연이 없는 나라서 출판사에서 제공해준 책은 영광이었다.책을 쓰는 작가 아버지와 수입을 내지 못하는 남편과 아이를 위해 지칠때로 일하는 어머니 사이에 남겨진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70여 페이지의 정말 짧은 이야기지만,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많지만 그래서 좋았다.부모들의 무책임감에 분노도 하고 밝은 하늘을 봤을땐 숨통이 트이기도 하면서 그림을 눈에 담았다.난 참, 그림을 정말 못 그려서 그런지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 너무 부럽다. 그 능력(?)이!글로만 읽어 상상하는 거와 다른 재미를 오랜만에 맛 봤다!
“충분히 두꺼운 등심에 입자가 고운 빵가루를 묻혀 단단하고 바삭하게 튀겼다.“”입에 넣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막연하게 다르리라 예상하고 먹었는데도 상상이 현실을 뛰어넘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참치를 이런 식으로 익혀 먹는 경험도 여간해서는 하기 쉽지 않다.“2017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돈가스를 기록해 온 저자가 블로그에 글을 쓴지 5년 만에 책을 냈다. 진짜 대단하지 않은가? 처음 시작할 때 ‘아, 나는 내가 먹은 돈가스를 소개하는 책을 내야지.’ 하고 시작하진 않았을건데, 돈가스에 대한 애정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결과물 같다.블로그는 240여개의 돈가스 집이 소개되어있고 여전히 저자는 돈가스를 먹고 기록을 남기고 있다. 나도 돈가스를 좋아하지만 이렇게는 못 먹을 것 같다. 블로그에 올린 날자만 보아도 일주일에 2-3번은 먹고 어떤 날은 연달아 먹거나 당일에 두번 포스팅 된 글도 보인다. 😟이렇게 5년을 먹었다고? 질리는거 아닌가 싶을정도로 먹었지만 저자는 돈가스에 진심이고 우리나라엔 정말 많은 돈가스 가게가 있구나…나도 돈가스 좋아하지만 이렇게까지는 못 먹겠다. 아니, 뭔가를 좋아하면 질리도록 몰아먹는 스타일이라 이런 꾸준함이 부럽기도…언어를 공부한 저자답게 중간중간 센스있는 언어유희도 재밌었고, 글을 읽다보니 그냥 저자가 재미있는 사람 같다.[“마치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자연스럽게 만두 추가’ - 이 부분에선 빵터졌닽ㅋㅋㅋ]다양한 종류의 돈가스도 소개받았다. 생선까스의 생선이 참치인 집, 돈가스 옆에 풋고추를 같이내주는 집, 후식 서비스로 아이스커피를 주는 집 등! 그 중에 가장 궁금한 집은 #오제제제주도의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매장 내 모든 것을 꾸몄다는 가게. 안심 돈가스가 너무 맛있게 보여 궁금하다.사실 요즈음엔 프랜차이즈 식당이 워낙 인기를 끌고 있어 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은 배달이거나 유명한 맛집이 아니고서는 잘 알지못하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글과 가게 위치, 가격, 사진까지 첨부해서 알려주는 책이라면 돈가스 자영업자들도 박수를 치며 저자를 응원할 듯 싶다. 작가님, 지방에도 내려와주세요. 무대를 넓게 쓰셔요😁
요즘 아기 1번이 한창 말이 느는시기인데 특히 자기 전엔 책 읽기를 해야한다. 그렇게 해주려고 한 것도 있고 자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는데…ㅋㅋㅋ얼마전 진선출판사 서포터즈에 당첨되어 정말 이쁜 그림책을 선물받았다.아구 이뽀라 ☺️특히 아기 1번은 자연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림이 너무 자연자연해서 만족. 자세히 보면 디테일도 뛰어나다. 다영헌 벌레들의 등장에 아기 1번은 “우와~!”와 “잡아!”릉 외친다ㅋㅋㅋㅋ단권인 줄 알았는데 시리즈로 여러권이 출간 되있었네? 이렇게 이쁘면 시리즈별로 모아도 좋을 것 같다. 다른 책의 내용과 그림도 궁금해지네.글이 많이 없는데 아직은 글을 못 읽고 또 내가 창의적으로 지어주면 되니깐 😁 나중에 커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