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E-9 노동자는 사장님이 허락해줘야만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는 거, 당신은 혹시 알고 있나요?”

“정부에서 시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준다는 뉴스를 봤을 때도 그랬어요. 우리도 주려나? 물론 그럴 리 없지요……. 나도 한국에서 내라는 세금을 다 냈는데 왜 우리에게는 안 주는 거지?“

”엄마는 추울 때도 비가 올 때도 자전거에 나를 태우고 달렸어요. 엄마는 나 때문에 산다고 말했어요.“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 대한민국에 사는 이주민 24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었는데 읽다보니 사람의 생계가 달려있는 무거운 문들.
이주민에 대해서는 내 평생 한 번도 생각해본 적, 관심을 둔 적도 없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들의 생활을, 부조리함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사실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뉴스는, 좋은 소식보단 나쁜 소식을 더 많이 전달하기에, 그런 뉴스에서 나온 폭력, 상해, 살인의 주인공들이 외국인노동자일때를 보면서 내 편견은 더 굳어져갔다.
그런데 그런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들이 이렇게 억울하고 부당하게 살아가는진 몰랐다.


‘고용허가제’
사업자가 외국인 인력을 고용하는 것을 관리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신원미상의 인물들에게 우리나라 인력 대신 일자리를 주기 때문에 이러한 차원의 제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악용되고 있다.
제도의 가장 문제는 노동자가 사업자의 허가없이 사업장을 그만둘 수 없다는 것, 가족의 동반 입국이 거절된다는 것이다.
사업자는 이를 악용해서 일을 그만두게 해주는 대신 돈을 요구하는 비인간적인 짓을 저지른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가족을 먹여살리려 몇년동안 가족도 못 보고 타지에서 열심히 일만 하는데 이런 억울한 일까지 당하면 얼마나 무기력함을 느낄까.

그리고 다문화가정 아이들. 한민족 인식이 너무 강해서 아직도 외국인을 보면 신기해하는데 이런 나라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많이 고통받고 있다.


단지 이주민의 입장에서만 읽은 글이기에 반대편의 입장이 어떨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아는 건 내가 부모가 되었기에 아이들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안다. 아이들을 몇 년동안 보지 못하면서 타지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들지 상상도 못하겠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