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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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은 만물의 신령님을 모시는 사람이다. 그래서 만신이라고 불리며, 이상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만물과 교감한다.“

”내가 이렇게 산들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굳이 왜 나를 싫어하는 사람한테 인정받으려고 눈치 보면서 지내야 돼요?“


얼마전 넷플릭스 프로그램 <비밀남녀>에 출여한 일반인 ‘조이’님의 직업이 무속인이라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내가 생각하던 무속인의 이미지는 옛날 드라마에서 보던 진한 화장과 무서운 눈매, 쏘아붙이는 말투가 강해서 긍정적 이미지는 아니였는데 생각보다 젊은 나이에 동네 친언니같은 이미지에 긍정적 텐션과 에너지까지.
그렇기에 이번 하니포터 지원도서에 해당 작품을 놓칠 수 없었다.

작가는 작품속에서 그리고 책 속에서, 인도에서 춤을 추다 접신했다고 짧게 소개되었다. 퀴어, 페미니스트, 비선 지향 무당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가는 신령에 성별, 종별 차별이 없다고 한다. 다양한 작품으로 책을 출간한 작가가 이번에는 다양한 무당을 찾아가 이야기 나눈 인터뷰집을 출간했다.


기독교 집안에 태어나 모태신앙으로 크면서 금전적으로 독립할 때까지 종교에 얽매였다고 하는게 맞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놀러다니던 것이 사춘기 시절엔 싫었다. 사람들이 모여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신에게 기도하는 모습, 특히 기도회에서 소리치고 울며 기도하는 모습은 기독교를 보고자란 나도 충격이었다.

용돈을 받기위해 다니던 교회는 너무 싫었고 믿음을 강조하던 부모님도 이해안갔다. 취업하고 일하며 주말에 들쑥날쑬 쉬면서 교회를 안갔다. 그때의 해방감은 정말…!


나는 무교이다. 그렇지만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진짜 믿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나에게 무속인의 미지의 영역이라 해당 작품이 새롭게 다가왔다.

되고 싶어서 무속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신이 나에게 와서 내가 받을 마음가짐을 가지면 무속인이 되는..뭐랄까 아주 복잡한 관계같다. 특히 무속인은 더 힘들어보인다.
기독교와 천주교는 몸이 아프진 않다. 불교도 마찬가지. 그런데 무속인은 신체적 변화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에서 맑은 기운을 받고 기도를 해야한다.

특히 ‘요즘 무당’은 활동도 다양하게 한다.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무속인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고, 퀴어무당의 다양한 차별금지활동을 통해 내가 생각한 무속인에 대한 차별도 깨졌다. 사회적 제도에 관심도 많고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다보니 그들도 다양한 공부를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무속인에 대한 편견을 깨겠다, 인식을 바꾸고자 집필한 것은 아니다. 그저 그들이 어떻게 신내림을 받았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그들의 고충과 일상생활, 무속생활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순수한 생각을 모아낸 것이다. 그런데 각자 단단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해낼 것을 해내고 있다. 남들의 눈치를 안 본다는 트랜스젠더무속인 ‘예원당’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없던 자신감도 불러일으키는 자존감 👍🏻

(종교, 강요하지 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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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최애리 옮김 / 반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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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당신이 원하는 무엇이고,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가는 곧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말해주며,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은 항상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질문이다.“


오웰이 살던 월링턴의 집에 찾아가 실제로 보게된 ‘장미 정원’을 보고 오웰이란 작가의 또 다른 이면을 보았다는 이야기로 저자의 책은 시작된다. 특히나 그는 민주사회주의라는 정치적 이념이 아주 깊게 베어있고 제국주의, 권위주의를 확실히 비판적이었다.

오웰의 ‘장미정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오웰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그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하여 그가 대영제국의 경찰로 일한 그 경험은 제국주의를 비난하는 발판이 되었으며 그가 겪은 무수한 전쟁은 이 점을 확고하게 한듯하다.
결핵으로 목숨을 잃은 그는 평소에도 기관지 문제가 많았다. 특히 그가 젊었을 때 했던 탄광에서의 경험은 재차 기관지에 커다락 타격을 준 것 같다고 글쓴이는 전한다.

특히 책에서는 오웰의 작품 <1984>와 <카탈루냐 찬가>가 많이 언급되었으며 이번 작품 이후 이어서 읽을 저자의 또다른 신간인 <야만의 꿈들>은 <카탈루냐 찬가>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여 더 궁금하다.

책은 오웰의 장미에서 파생하여 가지친 다양한 주제를 언급한다. 장미의 품종, 장미 산업, 제국주의 비판 및 노예제도, 스탈린주의의 비인도적 정치 등.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해서 책을 집필했다는 자체가 대단하지만 이야기를 넘어가는 저자의 기술이 정말… 이래서 솔닛, 솔닛 하나 싶었다.


나는 그 유명한 오웰의 작품을 읽지 못했다. 그의 작품을 네 권이나 소유하고 있는데도… 그래서 오웰이 어떤 색깔의 작가인지, 그의 작품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었는디, 저자가 해당 작품에서 오웰의 작품을 언급하면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말 궁금해졌다. 오웰이 무슨 이야기를 썼기에 그가 아직까지도 다양한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주제가 될 수 있는지.

아마 오웰의 작품을 읽고 저자의 작품을 읽는다면 훨씬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오웰의 작품을 재독할 것이다. 그런데 나처럼 오웰을 모르는 독자가 해당 작품을 접했어도 좋다. 오웰이 더 궁금해졌다. 그리고 편견없는 시선으로 오웰을 읽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고도의 가치를 갖는 직업을 하는 동시에 저기 인생의 주된 목표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을 했고, 진실을 말했기 때문에 죽었으며,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거짓말을 했고 죽음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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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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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더 사서 읽을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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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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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독이 있든 병이 있든, 그것이 작품으로 드러나서 흉이 되고나 죄가 되더라고. 언제나 나란 사람의 부족한 면이 작품으로 이어지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이제는 부족함 없이 강하고 세련된 사람이 되겠다는 욕심은 아예 버렸다. 못생긴 작품이어도 쓰자, 그것이 못내 순진한 열정밖에 되지 못할지언정.“

”소설을 쓴다는 것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시간을 삶으로 채워 넣는 일이고, 삶을 감각하는 일이다. 당신이 알고 있는 그 풍경과 느낌을 아는 사람이 당신만은 아니라고, 나도 알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독자를 안아주는 일이다.“


작가정신 창립 35주년을 기념으로 23인의 소설가들의 ‘작가정신’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소설에 대한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소설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봤거나, 작품을 읽었거나, 이미 팬이거나 혹은 처음 만난 작가도 있을 것이다.
읽어보고 싶은 작가가 늘어나는 시간이 되어서 충족한 시간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은 최수철 작가의 <어느 소설가의 하루, 혹은 아포리즘을 위하여>. 아포리즘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을 뿐아니라 말장난 같은데 아닌거 같은 심오한 작품이었다. 에세이 같지 않아서 더 눈에 띄었다. 정말 신기한데 재미있고 집중해서 읽었다.❗️ 강추 ❗️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다양한 고충과 괴로움(?)을 알 수 있었고 행여나 글을 써볼까 한 나의 마음도 깔끔히 접는 시간이었다. 취미라도 창작은 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논픽션은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면 찾질않는데 소설에 대한 소설가의 생각을 읽는 것이 이렇게나 재미있구나! 이렇게 모아보니 훨씬 재미있었다.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를 콕 찝어 말할 수 없었다. 그냥 허구의 세계일뿐인데 왜 그렇게 목을 메고 읽으려고 하는지… 이번 에세이집을 읽으면서 이유가 추가되웠다. 이렇게 힘들게 쓴 작품이 힘들게 세상에 나왔고 작가에게 그 책을 읽은 사람이 여기 있다는, 그 소식에 조금이나마 힘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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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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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의대 가라는 말만 듣고 자랐는데, 왜 가야 하는지는 아무도 말해준 적이 없는데, 도데체 왜 이제 와서 이유를 묻느냐고. 의대에 가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 믿어왔는데, 왜 그게 전부가 아닌 것처럼 말하느냐고.”


10대 여자아이들의 심리묘사가 절정이다.
10대를 보낸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고 그들을 키우는 보호자라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 특히 우리나라 학업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면서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사춘기 절정의 교우관계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배경이 호주인 만큼 청소년의 음주, 흡연 그리고 마약 노출까지 나타낸 작품인데 중요한건 이 모든 것을 겪은 세 소녀, 각각의 심리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읽고있으면 다시 10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들었고 부모로서 앞으로 내가 겪을 문제들이라 머리도 지끈지끈 아팠다. 😅


삶의 주체가 본인이 되지 못하고 시키는 것만 하며 살아가면 나중에 아이가 어떻게 어긋나는지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라서 좋았다. [작가의 말]에서 ‘중고생 필수권장도서’의 마음으로 썼다고 하셨는데 너무 좋은 내용같다. 청소년들이 읽으면서 자기 삶의 주체는 누구인지, 나는 왜 공부를 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건 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어른인 우리도 여전히 치열하게 고민하는 ’살아간다‘는 것은 참 어렵다. 그래도 이런 작품을 통해 한번씩 내가 왜 살아가는지 상기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나‘가 흔들리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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