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ㅣ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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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사고의 전환을 주는 책이었다.
용기의 심리학자라는 아들러.
작년에 아들러를 교육심리학과 상담심리학 수업을 들으면서 만났었다.
그때 어렴풋한 생각으로는 다른 사람은 내담자의 변화를 원함에 비해 아들러는 그냥
계속 내담자의 말을 듣고 공감해주는 일이 대부분 해야 할 일이었다는 기억이 난다.
사람은 내부에 모두 충분한 용기를 갖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핑계` 기재를 이용하여 그 용기가 발현되는 것을 막는다.

몸이 아파 시험을 못 봤다.
아니다. 넌 시험 못 본 핑계를 대기 위해 몸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이상하게 그 사람 앞에 가면 떨려.
아니다. 넌 떨리기 때문에 그 사람 앞에서 말을 거는 것을 포기하고 미리 그가 거절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차단하는 것이다.
저 사람 나빠.
과연 그 사람이 나쁠까? 네 마음이 나쁜 게 아니고?
이런 식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은 이유는 모든 문제 해결이 내 안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밖에 어떤 시련과 위험이 다가와도 결국엔 내 안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게 굉장히 희망적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입하면..
어쩌면 가끔 들먹거리는 사주나 팔자타령은 내가 불행할 때를 대비한 핑계일 뿐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열심을 낼 수 있는 힘의 근원을 만드는 굉장히 좋은 이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자는 말했다. 자네는 대인관계를 두려워한 나머지 자시 자신을 싫어하게 된 것이라고. 그 지적은 청년을 크게 동요시켰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심장을 꿰뚫는 듯한 말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고민이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 아들러는 인간이 안고 있는 문제를 사소한 것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세속적인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다!(84)

그렇지. 정말로 자신 있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아. 열등감이 심하니까 자랑하는 걸세.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일부러 과시하려고 하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주위에 누구 한 사람 `이런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봐 겁이 나거든. 이는 완벽한 우월 콤플렉스라네.(101)

아들러는 말했지. ˝오늘날 누가 가장 강한지 자문해 보라. 갓난아기가 논리적인 답이 될 것이다. 갓난아기는 지배하지만 지배받지 않는다.˝ 갓난아기는 연약한 존재라서 어른들을 지배할 수 있네. 그리고 연약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지.(103)

자네가 전에 말했지?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진심으로 축복할 수가 없다.˝라고 말이야. 그것은 인과관계를 경쟁으로 바라보고 타인의 행복을 `나의 패배`로 여기기 때문에 축복하지 못한 걸세. 하지만 일단 경쟁의 도식에서 해방되면 누군가에게 이길 필요가 없네. `질지도 모른다`라는 공포에서도 해방되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할 수 있게 되네. 그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언제든 도움의 손길을 내어줄, 믿을 수 있는 타인. 그것이 친구가 아니면 무엇이겠나.(113)

부모에게 학대받았던 아이가 비행청소년이 된다거나, 등교를 거부하고 집 안에 틀어박힌다거나, 리스크 컷 증후군 같은 자해행위를 하는 경우지. 프로이트의 원인론에서는 이를 `부모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 이렇게 됐다`라고 단순한 인과법칙으로 설명하네. 화초에 물을 주지 않아서 시들어 말랐다는 식이지. 이해하기 쉬운 해석임에는 분명해. 하지만 아들러의 목적론은 아이가 밝히지 않은 목적, 즉 `부모에 대한 복수`라는 진짜 원인을 놓치지 않네. 비행을 저지르고, 등교를 거부하고, 스스로 손목을 그으면 부모는 곤혹스러워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위에 구멍이 날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하네. 아이는 그것을 알고 문제 행동을 하는 걸세. 과거의 원인(가정환경)에 등 떠밀려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목적(부모에 대한 복수)을 달성하기 위해서.(119-120)

나는 옳다, 즉 상대는 틀렸다. 그렇게 생각한 시점에서 논쟁의 초점은 `주장의 타당성`에서 `인간관계의 문제`로 옮겨가네. 즉 `나는 옳다`라는 확신이 `이 사람은 틀렸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그러니까 나는 이겨야 한다`며 승패를 다투게 된다네. 이것은 완벽한 권력투쟁일세.(123)

그건 그 사람이 어느 단계에서 `이 관계를 끝내고 싶다`라고 결심하고, 관계를 끝내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걸세. 상대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네. 자신의 `목적`이 변했을 뿐이지. 알겠나? 사람은 그럴 마음만 있으면 상대의 결점이나 단점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이기적인 생물이네. 상대가 성인군자와 같은 사람일지라도 싫어해야 할 이유 같은 건 간단히 찾아낼 수 있지. 그렇기에 세계는 언제든 위험한 곳이 될 수 있고, 모든 사람을 `적`으로 볼 수 있는 거라네.(137)

여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네. 아들러 심리학은 방임주의를 권하는 게 아닐세. 방임이란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태도라네. 그게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지켜보는 것. 공부에 관해 말하자면, 그것이 본인의 과제라는 것을 알리고, 만약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때는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사를 전하는 걸세. 단 아이의 과제에는 함부로 침범하지 말아야 하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거지.(162)

예를 들어 책을 읽을 때, 책에 얼굴을 너무 가까이 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겠지? 마찬가지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어느 정도 거리가 필요하네.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상대와 마주 보고 얘기조차 할 수 없네. 그렇다고 거리가 너무 멀어서도 안 돼. 부모가 아이를 계속 야단만 치면 마음이 멀어지지. 그러면 아이는 고민이 있어도 부모에게 털어놓지 않고, 부모도 도움을 줄 수가 없어. 손을 내밀면 닿을 수 있되 상대의 영역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 거리. 그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네.(175)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일념에서 열 명 전원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마치 포퓔리즘에 빠진 정치가처럼 하지도 못할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약속하거나, 책임지지 못할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약속하거나, 책임지지 못할 일까지 떠맡게 될 소지가 있네. 물론 그 거짓말은 머지않아 발각될 테고. 그리고 신용을 잃고 인생은 더욱 고달파지겠지. 물론 계속된 거짓말로 인해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상상을 초월하네. 자네는 이걸 이해해야 돼.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살면, 그리고 내 인생을 타인에게 맡기면, 자신에게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되는 삶을 살게 된다는걸.(182)

대등은 곧 `수평`이네. 여기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한 푼도 못 버는 주제에!˝라고 하거나 ˝누구 덕에 먹고 사는지 알아!˝라며 걸핏하면 큰소리치는 남자가 있네. ˝돈 걱정을 해봤어, 뭘 해봤어? 그만하면 호강이지 뭐가 불만이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지. 참 한심하지 않은가. 경제 사정은 인간의 가치와는 무관하네. 회사원과 전업주부는 일하는 장소와 역할만 다를 뿐이지. 그야말로 `같지는 않지만 대등`한 관계라네.(228)

어느 가정에서 저녁식사를 마쳤는데, 식탁 위에 그릇이 고대로 놓여 있네. 아이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가고, 남편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어. 아내(나)가 뒷정리를 시작했지. 그런데 가족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도와주려는 시늉도 하지 않아. 그러면 보통은 ˝왜 도와주지 않는 걸까?˝, ˝왜 나만 일해야 하는 거지?˝라고 불만을 갖게 되지. 그럴 때 그릇을 치우면서 `나는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생각해보라는 걸세. 설령 가족들로부터 `고맙다`라는 말을 듣지 못하더라도 말이야. 남이 내게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해보라는 걸세. 그렇게 공헌하고 있음을 느낀다면 눈앞의 현실은 완전히 다른 색채를 띠게 될 거야. 사실 그 순간 짜증을 내면서 설거지를 해봤자 본인도 마음이 불편하고 가족들도 선뜻 다가오지 못할 거야. 반대로 콧노래라도 부르면서 즐겁게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아이들이 팔을 걷어붙일지도 몰라. 적어도 돕기 쉬운 분위기는 만들어지겠지.(275)

말 더듬은 사람들은 일부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이에 비해 일 중독자는 인생의 특정한 측면에만 주목한다네. 아마 그들은 ˝일하느라 바빠서 가정을 돌볼 여유가 없다.˝라고 변명할 것이네. 그런데 이는 인생의 거짓말이지. 일을 구실로 다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거든. 원래는 집안일에도, 아이 양육에도, 혹은 친구와 교류하는 것이나 취미에도, 전부 관심을 가져야 하네. 어느 한 가지만 돌출되는 삶의 방식을 아들러는 인정하지 않네.(283)

모든 문제 행동, 예를 들어 등교 거부나 자해, 미성년자의 음주나 흡연 등도 전부 `안이한 우월성 추구`에 해당되네. 첫째 날 자네가 말했던, 은둔형 외톨이인 친구도 마찬가지일게. 아이가 문제 행동을 저질렀을 때 부모나 주변 어른들은 야단을 치지. 야단맞는 것은 아이에게 스트레스야. 그런데 설령 야단을 맞더라도 아이는 부모가 주목해주길 바라네. 어떤 식이라도 좋으니 `특별한 존재`이고 싶은 거지. 아무리 야단을 쳐도 아이가 문제 행동을 그만두지 않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해.(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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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지음,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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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후 4년 만에 내신 혜민 스님 신간이다. 전에 내신 혜민스님 책 내 리뷰를 읽었다. 정말 잘 읽었나 보다.
그런데 요즘 내 마음이 그래서 그런 건지, 아니면 너무 이런 책을 많이 본 부작용 때문인지
왜 이 책은 어떤 책에서 본 듯한 문구가 많지?
아마도 이미 트위터에 쓰신 문구가 이미 많이 화자 돼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다.
트위터에 있는 글들이 모여 책 한 권으로 만들어지는 일은 의미 있다.
책 한 권과 사이버 세상에 흩어져있는 글들은 이상하게 뭔가 무게가 다른 느낌이다.

그래도-
새 학기에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혜민 스님 예전 책도 다시 읽고 싶었다. 항상 알면서도 잊어버린다. 세상에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내 모습만 보이고 타인은 보이지 않는 이기심. 주변 모습들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어지럽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세상을 보는 아집. 혼자 있고 싶지만 결국 인간은 서로 도움을 받으며 체취를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 너무 당연하지만 살면서 생각하지 못하는 깨우침을 다시 알게 해 주는 책이다. 심신이 지치고 힘들 때 그냥 무작정 읽어도 좋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은 여덟 개 꼭지로 이루어졌다.
1. 자애
어렸을 때 치료하지 못한 과거와 만나 치료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를 지키는 일에 대한 내용이다.

자애: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
2. 관계
타인과 관계에 대한 말씀이 들어있다.
`저 사람은 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거야.`라고 지레짐작한다. 그 지레짐작이 본인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상대에게 투사해놓은 것에 불과한데도 `실제로 그럴 것이다.`라고 굳게 믿고 상대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까지 연습한다. 물론 상대는 그런 생각 자체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도 말이다.(56)
3. 공감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 그곳에서부터 사랑은 시작된다. 실제로 내가 겪은 일이 여기에 있었다.
집이 어지럽고 청소하기가 귀찮으세요?
그러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보세요.
30분 안에 집 안 청소를 다 하고도 남을 힘이 갑자기 솟아요!(105)
4. 용기
세상 기준이 아닌 본인 스스로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라는 말씀이 있다. 이 용기는 실패가 시련에도 이길 힘을 준다. 이세돌 알파고가 생각하는 문구.
하늘은 나를 성장시키려고 마음먹으면
라이벌을 한 명 보내줘요.
나보다 더 능력 있어 보이고 배경도 좋고
심지어 성격까지 좋은 라이벌을 보내
내 안의 잠재력과 노력의 열정을 불태우도록 중요합니다.
경쟁할 때문 그 사람이 참 밉고 싫지만
세월이 지나 내가 이만큼 성장한 것을 돌아보면
한편으로는 라이벌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154)
5. 가족
스님 어머니와 아버지 이야기를 통해 부모 인연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다. 육아에 대한 부분도 있다. 내가 지향하는 방향이다.(하지만 흔들 흔들.ㅠㅠ)
제자를 너무 애지중지 아끼면 그 제자 망쳐요.
자식 교육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엄청 공을 들인 첫째 아이보다 관심이 덜했던
둘째나 셋째 아이가 더 효도하고 더 잘 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173)
6. 치유
이 부분은 용서와 우울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남을 용서함으로 내 마음이 치유된다. 생각이란 번뇌다. 일단 나쁜 생각은 그저 머물다 가는 구름 같은 존재일 뿐이다.
천상에 태어나도 어떤 이들은
너무 완벽한 것이 또 문제라고 할 것이다.(224)
7. 본성
가끔 과거에 벽 차고 싶은 기억이 나를 조여 온다. 보이는 과거 모든 기억을 지워봐도 다른 사람 머릿속에 있는 내 과거를 지울 수는 없는 법. 게다가 나는 어떻게 이렇게 살았고 살아갈지 걱정된다. 내 본성을 인정하고 현재를 충실히 사는 방법이 내 본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방법임을 설파한다. 이 부분은 명상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각과 나를 동일시하지 마세요.
올라온 생각은 내가 조정할 수 없는 많은 외부 환경에 의해
잠시 일어난 구름이지 내 본래 성품이 아니에요.
한 생각에 잘못 붙잡히면 자살도 합니다.
지나가는 생각에 붙잡히지 마세요.(243)
8. 수용
마지막 단계.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기. 그래야 타인을 사랑하는 넉넉한 자리가 생긴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는
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상대로부터 거부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지인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그 짐을 혼자서 안고 가려니 힘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누군가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판단하지 말고 따뜻하게 받아주세요.
내가 완벽하지 않듯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습니다.(289)


이 책은 마치 친구 같다.
마음이 아플 때 그냥 옆에서 들어주기만 하고 토닥이고 같이 울어주는 친구.
가끔 상처받아 멍하니 있을 때 이런 책 한 권에 멍한 눈길을 머물게 하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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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오승희 지음, 정현정 극본 / 예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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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드라마를 소설로 옮기니 정말 재미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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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유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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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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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 내내 내 머리를 어지럽혔던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한 서평을 쓰려한다. 그래. 이제 내 머릿속에서 떠날 때도 됐다. 홀든!

보통 “젊어서 좋겠다.”라고 얘기하는 어른들에게 “10대로 돌아가시겠어요?”라고 물어보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돌아가기를 거절할 거다. 아무래도 홀든의 이 지독한 어두움과 방황은 홀든만의 감정이 아닐 것이라는 방증일거다. 앞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두컴컴하고 칙칙한 느낌, 그리고 부정적인 시각은 바로 질풍노도의 10대 때 대부분이 갖고 있었던 안경이 아닐까 한다. 어른처럼 컸지만 아직 정신은 그만큼 크지 않았던 홀든이 몸도 마음도 아직 어리고 순수한 동생 피비를 보면서 자신의 정신을 키우면서 끝맺는다. 뒤의 그 밝은 마지막 장면이 아니었다면 정말 염세적인 책 중 최고봉이 아닐까 한다.

홀든이 왜 이렇게 삶의 모든 것에 있어 삐딱했을까? 먼저 자신보다 순수한 동생 앨리의 죽음. 보통 순순한 아이들은 이분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착하면 복 받아, 나쁘면 벌 받아. 하지만 하나님은 그 규칙을 깼다. 가장 착하고 똑똑했던 동생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벌일 수 있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 뿐인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얼마 되지 않은 멋진 친구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고 다수에게 신나게 얻어맞다가 피하기 위해 투신자살을 하게 된다. 자신은 순수한 자신의 정신세계에 대해 여자 친구와 이야기 하고 싶지만 여자 친구는 오로지 나의 외모, 그리고 스펙만을 가지고 얘기하고 소통하기를 원한다. 자신이 기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예전 학교의 선생님은 자신을 성추행한다. 그 뿐인가 친구들은 가식적이고 허세가 있고 또 냄새가 지독하기도 하다. 제대로 된 아이는 전혀 없다고 생각될 정도다. 그러다가 나의 순수함의 결정체인 피비를 보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결론을 내게 된다. 아-세상은 순수하게만 살 수는 없구나. 그냥 이 불합리하고 말도 안 되는 이 세상에 강하게 적응해야해. 그걸 익숙하게 여겨야 어른이 되는 거야. 결국 홀든은 요양원에서 자신의 복잡한 마음을 가다듬는 방법을 선택한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비정상으로 느껴졌던 친구들도 보고 싶다는 말로 사람에 대한 온정과 사랑을 암시하며 끝맺는다. 비록 저자는 너무 민감하기에 결국 문제투성이인 인간들을 못 견디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숨어버렸지만 말이다.

왜 내가 이 책을 싫어했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았다. 아무래도 나도 몸만 크고 정신이 어른이 되기 힘들었을 때, 그 내적 방황이 다시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것이 아닐까 한다. 모든 사람들이 겪은 일이지만 그 때 일어나는 사건이나 생각에 대한 묘사는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인 것 같다. 그만큼 정신이 자라는 그 순간은 참으로 힘들면서 본능적으로 기억하기 싫을 정도가 아니었을까? 예전에는 어른에게 100% 의존하여 판단했던 세계를 스스로의 기준으로 보게 되는 것은 그만큼 힘든 과정인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내가 고등학교 교장이 된다면 어떤 학교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숙제가 주어졌었다.

원래 모든 아이들은 천재다.
다만 어른들이 어른의 기준으로 아이를 평가하고 줄을 세우기 때문에 아이들은 계속 그렇게 좌절하고 포기하고 그러는 것이다.
30대 중반이 되면서 느끼는 것은 10대 때 기억이 인생의 괴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최대한 외관은 자연친화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다. 생각해보니 내가 원하는 학교 외관은 파스퇴르가 만든 민족사관학교다. 옷 또한 편한 계량 한복과 평상복으로 교복을 만들어 아이들 빈부차이를 안 느끼도록 해주겠다. 공부라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 해야 하는 것이기에 의지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강의를 주체할 것이다. ‘내가 넣고 싶은 수업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오늘은 내가 선생님(십여 년을 넘게 살면서 깨달은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느 쪽이 적성인지에 대한 면담 시간을 많이 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쪽으로 가는 학생과 학문 쪽으로 가는 학생들 서로에 대한 존중이다. 공부를 못한다고 융통성이 없다고 말을 못하거나 생김새가 특이하다고 따돌리면서 이간질하는 아이들의 처벌을 가장 엄하게 다룰 것이다.
마지막 문단에 대해 선생님이 칭찬을 해 주셨다. 전에 선생님이 봤다는 학교 교훈 ‘염치를 알자‘와 같은 맥락인 것 같았다. 염치를 알고 서로 존중하자. 타인을 깎아내리면서 나의 존재를 주장하는 추한 사람이 되지 말자.
다시 소설을 반추해 보니 홀튼은 정말 순수했기에 당당히 싫어하는 사람을 이야기 할 수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영혼이었지만 그 영혼을 읽기에 힘든 나는 아마도 세상에 너무도 많이 물들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심지어 이 책을 이해 못했던 중학교 시절에도 말이다.

정말 문제였다. 어디서도 아늑하고 평화로운 장소는 절대로 찾을 수 없다는 것 말이다. 그런 곳은 없는 것이다.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곳에 일단 가보면 우리가 보지 못하는 틈을 타서 어떤 자식이 바로 코밑에다 “이런 18”이라고 써놓고는 사라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죽어 무덤에 묻히고, 비석 같은 것에 “홀든 콜필드”라는 이름을 새겨 넣으면, 출생연도와 사망연도가 쓰인 아래로 누군가가 “이런 18”이라고 몰래 써놓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실, 난 그럴 거라고 장담할 수도 있다.(267-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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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5-28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될 수만 있다면 10대로 돌아가고 싶어요. 하지만 매일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꿀꿀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책한엄마 2016-05-28 21:50   좋아요 1 | URL
가장 부러운 친구가 청소년 시절이 가장 즐거웠다는 친구에요.서니데이님이 그런 친구 중 한 분이셨군요.^^좋은 하루 보내세요!!

레삭매냐 2016-05-28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달 독서 모임 책이 샐린저 책이라,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 보려고 합니다.

책한엄마 2016-05-28 22:00   좋아요 1 | URL
어릴 때 읽으나 나이 들어 읽으나 여전히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어요.제 마음 중 `불쾌`감정을 콕콕 찌르는 느낌이었습니다.^^즐거운 토론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syo 2016-05-28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 전에 읽었는데, 아무것도 못 쓰겠더라구요. 원래 잘 못쓰긴 하지만 ㅎㅎㅎ
원서를 펼쳐본 것도 아니고, 펼쳐 본들 읽어낼만큼 제가 영어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어쩐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홀든이라는 아이는 번역으로는 온전히 재현될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번역이 통상적으로 지니고 있는 한계도 있겠지만 그 이상의 뭔가가 있어서 홀든을 더욱 더 난해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했어요.

책한엄마 2016-05-29 03:06   좋아요 0 | URL
그렇죠?난해함은 둘째치고 홀든이 하고 있는 그 생각없는 비행이 모범생 시각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 이동진 빨간 책방과 이 책 영향을 받았다는 영화를 모조리 봤습니다.그럼에도 홀든 마음을 정말 어설프게나마 이해할 수 있던 당시 마음을 억지로 끌어 내어 서평을 썼습니다.해설로 옮길 수 없는 욕이 많다고 하더군요.원본도 한 번 비교하며 읽었으면 좋으련만..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