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 심리학으로 읽는 가족의 속마음
오카다 다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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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깝지만 가장 위험한 존재


형제란 무얼까? 내 동생과 재밌게 놀았던 기억도 없지 않지만 책 표지처럼 서로 머리를 뜯으며 싸운 기억이 더 많다. 이 책 시작은 카인과 아벨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뒤, 동생은 형을 죽인다. 이유는 질투다. 부모가 형을 더 좋아하기에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한 선택이다.
형제자매는 원하든 원치 않든 서로 경쟁하며 살아가는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경쟁심의 뿌리는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두고 벌어지는 쟁탈전이다. 태어나서부터 철들기 시작할 무렵에 걸쳐 형성되는 경쟁 관계는 평생 지속된다.(53)
이 둘이 반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가 생각난다. 그 프로 대부분 문제는 아이였나? 아니다. 부모다. 여기서도 말한다. 형제들이 반목하는 이유는 대부분 부모에게 있다고 한다. 특히 ‘자기애‘가 강한 부모. 자식을 내 중심대로 좌지우지하길 원하는 부모가 만든 실패작이다. 참 슬픈 일은 자기애가 강한 부모가 사랑하는 자녀는 또 사랑을 듬뿍 받고 올바른 인격으로 자라나? 아니다. 그 사랑은 비뚤어져서 또 다른 ‘자기애‘강한 비뚤어진 이기적인 괴물 하나를 탄생시킨다.

성숙한 부모는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아이를 화제의 중심에 두려고 한다.(중략)
그러나 자기애가 미숙한 부모는 늘 자기가 화제의 중심이고 주인공이어야 한다. 거기엔 적든 많든 허영과 과장이 녹아들어 있다.
(중략)
성숙한 부모는 자주 스스로를 돌아보고 과오를 성찰하려고 한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일방적으로 꾸짖기 보다 자신에게도 그런 면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반성한다.
반면 자기애가 미숙한 부모는 ‘나는 완벽해‘라고 생각하며 늘 스스로를 최고의 부모라고 여긴다. 그런 독선적인 태도는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58-59)


자기애가 강한 부모는 (나=자식)이란 생각을 갖는다. 아이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아바타로 삼는다. 만약 자신 말을 안 듣는다면 분노하고 ‘나쁜 아이‘로 만든다.
계속되는 악순환
사이 나쁜 형제 속엔 나쁜 부모가 들어있다. 형제를 낳아도 그 당시 상황에 따라 애착 정도가 달라진다. 매우 불안한 상태에서 만난 아기는 감정이 투사되어 분노를 표출하고 원망하는 대상이 된다. 상대적으로 자신이 원한 방향 성별을 갖고 있거나 당시 상황이 좋을 때 태어난 아이라면 제대로 된 애착을 형성한다. 이에 따라 아이 성향도 달라진다. 아이는 엄마 반응에 따라 다른 반응으로 부모를 대한다. 이때 ‘부익부 빈익빈‘ 비극이 시작된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에게 스스럼없는 반응을 보이는 아이를 ‘착한 아이‘라고 하면서 더 많은 애정을 쏟는다. 하지만 그 아이가 스스럼없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원래부터 부모 자신들이 아낌없는 애정을 쏟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것조차 헤아리지 못한 채 겉모습만 보고 좋아한다.
반면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양가적 애착을 보이며 일부러 화를 내고 울거나 부모를 거부한다. 그러면 그들은 대번에 짜증스러운 기분이 되어 아이들을 문제아 취급하곤 한다. 자신들이 그 행동의 원인임은 알지 못한다.(111)

형제 순서에 따라 성격도 다르다?


이 책 뒷부분은 형제 순서(장남, 차남, 막 내, 외동)에 따라 성격 형성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인 케이스를 봤을 때 이 주장에 대해 100% 인정하고 적용할 수 없었다. 내 성향은 실제 내 위치인 장남 쪽보다는 외동 쪽,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 사례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 성향을 ‘회피형 성향‘이라고 정의 내리고 요즘 현대인이 많이 가진 성향임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하루키 신드롬이 가능한 이유로 말한다. 어느 정도 수긍한다. 내 그런 성향을 인정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무라카미 하루키 글을 보며 분노한 이유가 바로 자기혐오 중 하나임을 깨달았다. 이와 함께 많은 친구들이 나를 ‘외동‘이라고 추측한 이유도 이해할 수 있었다.

유명한 인물이 가진 형제간 갈등 사례와 화해 사례를 이야기하며 형제간 우애를 회복해야 하는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이에 있어서도 조금 모순이 존재한다. 저자가 얘기한 사례 안에는 나르시시즘 부모와 비뚤어진 사랑을 받고 산 천둥 벌거숭이 형제와 피해자들 사례가 많다. 결국 그들에게 내려진 결론은 ‘거리두기‘다. 그들에게 계속 피해당하고 사는 환자에 대한 특급 처방이다. 그렇지만 결론은 형제와 잘 지내라니-
형이 한때 동생에게 느낀 배신감이 강했던 것은 애정 또한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일부러 미워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상대가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다면 더더욱.(214)

형제가 있다면, 형제를 키운다면 읽을만한 책


내면을 다룬 여러 심리학 책이 있다. 이와 함께 이 책은 순수하게 가족 안에 형제 관계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한 책이다. 이 책을 집은 이유는 내가 키우는 자매 때문이다. 실제 나와 동생, 남편과 남편 형제와 사이는 매우 원만하다. 항상 잘 지내는 듯하면서 하루 두세 번은 서로 싸우고 울고 끝나는 싸움을 보면서 내가 해 줘야 할 게 뭐가 있는지 알고 싶어 책을 들었다.

결국은 형제가 깊은 트라우마를 겪고 힘듦을 겪는 이유가 부모 때문이라니.. 다시 어깨가 무거워진다. 언젠가 법륜 스님 즉문즉설에서 그러더라. 형제 일은 형제가 해결해야 한다고. 그게 맞는 말 같다.

내가 해 줄 일은 둘에게 똑같은 사랑을 주는 일. 객관적으로 내가 올바른 사랑을 하고 있는지 외부 사람에게 듣고 참고하는 일.(의외로 무의식적으로 툭 던진 제삼자 말이 맞는 경우가 많다.) 그게 엄마로서 할 최선인 육아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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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라면 절대 해 내지 못할 일을 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뿐 아니라 논어가 지금 사람에게 주는 변하지 않는 반짝거리는 지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뒤에 정리한 심경호 교수님 요약 중에 내가 읽으며 감명받은 부분이 겹쳐 놀라웠다.
지혜라는 것은 시대를 초월해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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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10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꿀꿀이님 앞에서 함부로 논어를 논하면 안 되겠어요. ^^

책한엄마 2017-08-10 12:40   좋아요 0 | URL
허억-아닙니다.ㅜㅜ
제대로 아는 게 아니라..그래도 꾸역꾸역 한 번 본 덕에 누군가가 언급하면 당황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이 책 읽은 다음 조선시대 당파싸움을 보니 조금 이해가 가네요.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 - 대한민국 보통 가족을 위한 독서 성장 에세이
김정은.유형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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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오랜만에 꼭꼭 씹어 읽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에 ˝별 다섯개 줘!!˝라는 명령이 떨어지지 않으면 왠만하면 난 별 다섯 개를 주지 않는다. 그만큼 만점은 내게 굉장히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 소중한 별 다섯개를 이 책에 고이 드렸다. 별 다섯개 가치는 바로 저자가 지닌 진실성이다. 앞서 올린 저 세 명 연예인이 사랑을 받는 이유 또한 그렇다. ‘진실성‘이다.
숨기지 않고 솔직한 마음. 뭔가 가식으로 가리려고 노력하고 어떻게 보이려고 애 쓰지 않는 마음. 그런 마음이 보일 때 친구가 될 수 있다. 책도 그렇다. 내 마음을 솔직히 털어 놓아야 책이 내게 열린다. 이 책은 그런 책이었다. 가족이 흔들리면서 생긴 위기를 책을 통해 치유한 경험을 그린 책이다.
쌍용 자동차와 관련된 힘든 일을 겪으신 아빠와 몸이 너무 아파 일을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던 엄마. 할머니 손에서 외롭게 자라야 했던 두 딸. 흔들리는 가정을 붙잡아준 건 책이었다. 책을 통해 마음을 다듬고 서로 책을 읽으며 마음을 이해하고 치유한다. 그렇게 가족은 문제를 해결하고 평범한 가정이 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책을 같이 읽는 여행이 정말 즐거웠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했던 책을 만났을 때, 저자와 내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더욱 재미가 가미됐다. 이 책 안에 나온 책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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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09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착각한 것, 실수한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태도입니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 갖춰야 할 진실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

책한엄마 2017-08-09 12:26   좋아요 0 | URL
네-맞습니다.^^
공부가 기본적으로 그렇죠.

지식을 채운 다음 어떤 가설을 세우고 이에 대한 근거를 찾아 정의로 만드는 것.물리학이나 법학이나 사회학 모든 학문이 기본적으로 그렇더군요.사회학이나 심리학이라면 어떤 조건을 체크해서 실험이나 설문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고, 자연과학은 이미 인정된 공식을 기초로 확장하는 계산과 실험을 계속하죠.

가설이 맞다고 미리 억지를 부리고 감정적으로 주장하는 행위는 공부하는 자가 갖는 올바른 자세라고 하기 어렵죠.
 
뭐든 될 수 있어 스콜라 창작 그림책 4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유문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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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7살 아이 모두 즐겁게 읽었어요. 7살 아이는 글씨를 읽으면서 5살 아이는 문제를 맞추며 한 장 한 장 넘기는 재미를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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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전쟁
한지원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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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면 무언가를 갖고 싶어서 엄마에게 조르는 기억이 있죠.그런 일상을 재미있게 그린 글입니다.엄마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기도 해요.겉 표지를 보고 엄청 읽고 싶어한 딸이 생각과 다른 전개에 많이 당황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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