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게도 글이 얼마 없다. 산문집이라기엔 시집에 가까웠다. 지금 내 마음 같았다. 노곤함. 지침.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사람. 버티는 삶에서 가끔 그래도 괜찮다고 나를 위로해 주는 내용이었다. 제목 중에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 엄마가 아이 장난감을 망가뜨렸다. 생일 선물로 받은 분홍색 멜로디 자동차. 참 스스로 한심했다. 그까짓 자동차로 화를 내면 안 되는 거였는데, 왜 그랬는지 후회하는 나. 그렇게 글과 난 우연히 만났다. 저자가 만난 어른에 대한 이야기였다. 보통 많은 사람은 저자 나이를 물어본 뒤 부러움 섞인 말을 내뱉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좋을 때다.’, ‘내가 당신 나이였을 때는 잘났다.’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반응이 아니었던 어른이 있었다고 한다. 그저 나이 먹음을 인정하며 시간과 함께 즐기는 어른.자신의 과거를 후회로 채워둔 사람과 무엇을 이루었든 이루지 못했든 간에 어느 한 시절 후회 없이 살아냈던 사람의 말은 이렇게 달랐다.(148)저자는 그 어른을 존경한다. 반전이 있다. 그렇지만 자신은 후회하며 그렇게 지낼 거라는 자책으로 글을 끝마친다. 이제 곧 나는 아이 셋 엄마가 된다. 과연 그러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니다. 아마도 나는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 나 또한 최선을 다하지만 그렇다고 후회를 안 하고 살 자신은 없다. 엉엉 울고 싶은 날에는 그냥 한 번 그렇게 울고 싶다. 아이가 나를 너무 큰 어른으로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가끔 실수도 하고 화도 내고 오해도 하는. 엄마도 울고 웃고 화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너희가 크듯이 엄마도 아직 크는 중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