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해설 징비록 - 한국의 고전에서 동아시아의 고전으로 규장각 새로 읽는 우리 고전 총서 5
류성룡 지음, 김시덕 옮김 / 아카넷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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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을 읽고 있다. 1권 부분에서 참혹하게 일본에 당하는 우리나라 모습을 보았다.
2권은 우리나라와 명나라 반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보니 불현듯 요즘 본 영화 '곡성'이 떠올랐다.
'곡성'은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아무래도 이상한 게 느낀 사람이 '일본인'이고 이를 물리치려고 한 사람이 주인공이다. 만약 주인공이 류성룡이라면 어떨까?

                     

그런 뜬금없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미 국가를 통치하는 수장이 조선을 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국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시국에 굳건한 믿음으로 나라를 지킨 자가 있었으니

바로 이 책을 쓴 저자 '유성룡'이다.

군대를 퇴각하려는 제독을 말리면서 그는 다섯 가지에 대해 주장한다.

1. 선왕 무덤을 지켜야 한다.
2. 백성이 군대 철수를 알면 마음이 약해져 항복한다.
3. 땅을 포기할 수 없다.
4. 명나라도 도와주고 있다.
5. 이렇게 한 번 약한 마음을 보여주면 더 이상 승리는 없다.

이 주장은 어찌 보면 허를 찌르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다섯 가지 문제 중에 "내 목숨을 건사할 수 있다."라는 사리사욕적 근거는 없지 않나? 모두 다 국가를 위하고 앞 일을 걱정하는 대의에서 나온 이야기다. 앞서 군대 철수를 결정한 제독은 사실 이 다섯 가지 이유보다 "제 목숨"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유성룡이 한 주장으로 조선을 지키겠다고 한 유성룡의 믿음을 확인했다. 그게 중요하다.
 유성룡이 갖고 있던 굳센 믿음이 군대 퇴각을 막았다. 그러면서 전세는 역전된다
이토 히로부미가 아프다. 일본 문서에 따르면 조선 침략이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자 아프게 됐다는 설도 있다. 결국 급하게 일본과 조선은 합의를 맺고 전쟁을 끝내려 한다. 이 합의에 '자신 사리사욕을 중요시하는' 일제시대 친일파 같은 사람이 붙어있다. 이 화의를 할 때도 일본 '정신 승리'도 인상 깊다. 화의를 하려고 하는 자를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성경에 비유한다. 예수가 죽임을 당하기 위해 유다가 필요해 그를 그 역할을 맡겼듯이 화의를 맺을 때 일본 장수를 그런 희생을 했단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로 화의는 양 국가 입장에서 자기 잇속만 차리는 이기적 종자였다

 

일본이 지은 책에서도 나온 유성룡이 백성을 보고 슬퍼하는 모습.

적인 일본인임에도 유성룡이 조선을 위하는 마음을 충분히 인식한다. 어떤 침략이 있어도 끝까지 내 나리를 지키겠다는 정신력이 어쩌면 왕도 버리고 도망간 조선을 구했다.
 우리는 가끔 내 나라를 남 나라 보듯 이야기한다. '헬조선', '우리나라를 뜨자',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 사실 나도 그런 무책임한 말을 쏟아내는 일인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랬던 나 자신이 창피해졌다. 왕도 버린 참혹한 나라를 살리려는 일개 신하가 있었다. 그는 결국 나라를 살렸다.
 그는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권율 장군과 이순신 장군을 등용했다. 그들은 항상 유성룡 낙하산이라는 오명을 받고 살았다. 그렇지만 그들이 이룬 성공으로 이 땅은 일본 땅이 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이후에 '이완용'과 같은 매국노가 있다는 것. 그 매국노 피도 그 당시에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올바른 믿음은 배신하지 않는다.

항상 우리는 의심한다. 역시 저 사람은 그래. 누굴 믿겠어. 일단 나나 살고 보자. 이런 생각이 보통 사람이 가진 생각이다. 국가를 믿지 못하고 이웃을 믿지 못하고 결국엔 내 스스로까지도 믿지 못한다. 유성룡은 달랐다. 나 자신을 믿었고 자신일 등용한 이순신과 권율이란 사람을 믿었다. 더 나아가 이웃 국가인 명나라를 믿었고 이 결과는 나라를 지켜내는 성공으로 돌아왔다. '올바른 믿음'은 불안한 상황을 역전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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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6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6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26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지만, 만약 정말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나라를 위해 끝까지 싸우는 정치인, 군인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책한엄마 2016-05-26 16:04   좋아요 1 | URL
물론 똑똑하다는 이완용이 우리 나라가 희망이 없음을 깨닫고 일본과 합치하기로 혼자 마음대로 결정하고 팔아먹었죠.나름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은 그 나름대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하지만 언제나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던 자랑스러운 독립군이 있었으니-분명히 난세에 인물은 나오리라 희망을 갖고 있어요.^^제가 이렇게 긍정적인 사람인지 몰랐어요.ㅎ

서니데이 2016-05-26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곡성 보셨군요. 궁금하긴 했는데 무섭다고 해서 저는 못봤어요.^^;
꿀꿀이님 좋은하루되세요.^^

책한엄마 2016-05-26 16:43   좋아요 1 | URL
그냥 전 촬영하시는 분들 노고를 생각하며 보니 무섭지 않았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