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글을 잘 쓰는 작가다. 짧은 문장 명쾌하고 지루하지 않은 전개.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묘사.또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인물들의 살아움직이는 심리. 느낌은 스산한 영화 `그놈목소리`,`살인의 추억`,`이끼`같은 느낌이다.그러나 단순한 범죄물이 아닌 그 안에서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깊숙히 생각하게 할만한 무언가가 있었다. 모든걸 가진 치과의사 오영제그러나 그에겐 사랑이 없다.그것을 받기 위해서 가정을 만들고 아이를 갖고 있지만 사랑을 배운 적 없는 그는..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교정`한다.그건 사랑이 아니라 말 그대로 `조련`이다. 행복하지 않은 생계형 가족 현수와 은주삶의 경제적 쪼들림 속에 가족애는 저 밑바닥으로 던져지고그저 서로에 대한 분노와 무시만 계속될 뿐이다. 이 두 가정의 공통점은 `2세`..자식들을 통해 미약하나마 사랑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안착하고 유지해야하는 이유를 찾으며 살고 있다. 오영제의 부인은 2세를 잃어버리면서 결국 남아있는 끈을 끊어버릴 결심을 하게 되고현수는 2세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과 더 큰 목숨을 바꿔치기한다.비록 2세가 자신을 평생 증오하고 미워하더라도..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 두 이상한 가족들을 한 사건으로 연결시키고..분노 폭력 이탈을 통해 그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참 이상 요상한 소설.하루만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소설이다.하지만 난 전에 읽었던 `가정폭력`을 법의 카테고리에 넣으려는 노력에 대한 책과 함께..또 다른 비뚤어진 사랑 방식의 영제를 만나면서 진짜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몇 번 덮고 생각하고를 반복했다. 참 슬픈건..잘못됨이 계속 반복된다는 거다.피나는 노력이 없이는 끊기 어렵다는 것.그것을 끊기 위해 하염없이 희생했던 현수가 마지막에 남기고 간 그 말이 아직도 내 눈에 아른거린다. ˝제 안에 있는 걸 누가 만들었는데요. 그 과정을 고스란히 밟은 사람이 누군데요. 아버지예요. 자신을 죽이고, 누군가를 죽이고, 스스로 괴물이 된 사람은 바로 아버지라고요.˝˝그래서였어.˝나는 입을 다물었다. 서늘한 기운이 가슴을 쓸고 갔다. 아저씨가 말했다.˝그래서....넌 아니기를 바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