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분명 언젠가 읽었다. 내가 읽었던 서평을 찾아보니 곤도 마리에 책 한 권을 읽은 기록은 있지만 이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히 읽었다. 그리고 난 변했었다. 한참 많이 버리고 버렸다. 함정은 버린 게 또 필요해서 사고 또 샀다. 어리고 정리 덕후가 된 여자의 반 사기성이 강한 이 책을 믿고 행동한 내 스스로를 한심하게 생각했다.

빨간 책방에서 선정된 책이 이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라는 말에 다시 빌려 봤다. 요즘 내 성격이 좋지 않다. 지금 내 안에 열등감이 꽤 많다. 물론 내 열등감을 부정하면서 주변 내가 만만하다 생각했던 어느 대상에 내 분노를 투사하며 열 내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내 선에서 끝내자. 나는 지금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그래서 몸을 낮추고 글을 쓰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내 속의 나와 대화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럴 때 버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처음엔 그랬다.

, 얘는 팔자도 좋네. 버리는 것으로 시답잖은 글을 써서 한국까지 책을 팔아 돈을 버네.’라며 살짝 지은이에게 분노를 흘리다가 점점 글을 읽는 내 마음이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지은이는 먼저 자신에게 도움을 구하는, 집안이 엉망진창인 사람들의 유형을 분류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나를 찾아오는 고객의 90퍼센트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제자리에 두지 못하는 타입이고, 나머지 10퍼센트가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못하는 타입이다. 실제로는 버리지 못하는 경우에만 해당되는 사람(버리지는 못하지만 제자리에 두는 타입)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면 머지않아 반드시 물건으로 넘쳐나서 제자리에 둘 수 없게 된다. 게다가 10퍼센트에 해당되는 고객인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못하는 타입도 막상 정리 작업을 시작해 보면 쓰레기봉투로 최소한 30장은 나올 정도로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다.(041)

 

이 부분을 읽고 개인이 주거하는 공간만이 아니라 머릿속도 같은 의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지러운 생각들도 그런 게 아닐까.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가족에게 주지 마라: 내 물건을 가족에게 떠넘기지 마라.

 

내가 원하는 것을 고를 자유가 있다. 상대방이 내게 에르메스를 사준들 그걸 사주고 내게 귀한 줄 모르고 막 입고 다닌다, 칠칠치 않게 입고 다닌다며 잔소리를 해댄다면 진심 난 안 주는 게 낫다고 본다. 그런데 남이 자신이 안 쓴다고 쓰레기통 대신 내게 던진 물건도 기분 좋을 리 없다. 물론 누군가의 쓰레기가 내게 값진 무엇인가가 될 때가 있다. 그 때 정중하게 묻고 소중한 마음으로 보내주는 일이 필요하다. 혹은 내겐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누군가는 돈을 주고 살만한 것 일수도 있으니 중고 시장에 내놓을 수도 있다. 이런 배려에 대한 이야기 또한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본다.

 

워낙 내가 책을 좋아해서 실현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작가의 책을 버리는 기술도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읽지 않은 책은 언제가 다시 읽을 일이 없다는 사실. 정말 사실이다. 이 부분은 항상 내가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 책을 사면 최대한 빠르게 읽어야지.

 

책은 시기가 생명이다. 만난 그 순간이 읽어야 할 때다. 순간의 만남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은 쌓아두지 말자.(125)

 

의외로 사람들의 인생은 간단하다. 잘하는 것을 하고 못하는 것은 포기하면 된다.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고 싫어하는 사람과는 적당히 만나면 된다. 하지만 욕심이 원인이다. 그놈의 욕심 때문에 만족할 줄 모른다. 머릿속에 끊임없이 집어넣고 다른 사람보다 많이 알기를 원한다. 그것도 안 되면 많이 사서 쌓아놓는다. 쌓아놓으면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내 마음이 대신 쌓아놓은 물건으로 곽 채워진다는 착각을 위안삼아 살아간다. 지은이는 이런 삶에 대해 경고하고 그런 생활을 청산할 것을 조용한 어조로 계속 설득시키고 있다. 그 설득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무래도 자신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이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알람시계로 시간을 맞춰가며 누구보다 빨리, 스스로 일어나는 아이였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을 싫어했고,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데 서툴렀다. 쉬는 시간에는 혼자 정리를 즐겨하는 아이였기 때문에 밝고 활달한 편은 아니었다. 혼자 교내를 어슬렁거리기 좋아했고 이는 어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행도 쇼핑도 기본적으로 혼자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타인과 신뢰관계를 쌓는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물건에 이상하리만치 집착하게 된 것 같다. 사람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본심을 드러내기 싫어해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을 수 있는 방과 무건에 애착이 갔던 것이다. 무조건 사랑하고 감사하는 감정을 부모나 친구보다 먼저 가르쳐준 것이 물건이고 집이었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자신감이 없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고 부족한 점투성이인 내가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 환경에는 자신감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물건과 몸에 지니는 물건 그리고 집과 주위 사람들 같은 내가 처한 환경이 특별히 대단하거나 호화롭지는 않지만, 적어도 진짜 좋아하고 소중하고 멋진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는 자신감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224)

 

언젠가 마음을 다스리는 글을 올리시는 이웃 글에 내가 난 잘난 척보다 후려치기 하는 게 더 싫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티브이를 보면서 저 사람들은 저런 맛있는 것 기다리지도 않고 먹고 돈도 벌어서 좋겠다.’, ‘저렇게 놀면서 돈도 벌어서 좋겠다.’, ‘, 여행 가서 놀고 돈도 벌고 이렇게 여행기까지 편집돼서 나온다니 말이 돼?’ 등등 궁시렁대는 나를 보고 남편이 한 마디 했다. “자꾸 그렇게만 보지 마.” 그 한 마디에 순간 등 뒤가 서늘해졌다.

내가 그렇게 싫다는 후려치기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본 것이다.

요즘 날 위한다면서 글 쓰는 일도 힘들다고 얘기하는 내게

블로그에 글 올리는 사람들 돈 번다고 비난할 게 아니야. 분명 그 일은 업무보다 더 힘든 일인거 같아. 해보려고 시도해봤는데 정말 힘들더라.”라고 얘기하는 내 친구를 보면서 두 번째 참회를 했다.

내가 하는 일은 다 힘들고 남이 하는 일은 너무나 쉬워 보인다. 이것 또한 다른 방식의 이기주의다. 작가 또한 어렸을 때부터 해왔고 이런 정리로 많은 칭찬을 받아왔을 거다. 이런 자신의 장점을 취미가 아닌 전문적인 일로 발전시키고 자신만의 이론으로 정립해 이런 글을 쓰는 일도 보통일은 아니다.

그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 자신이 너무 작아지는 것 같아 작가는 같이 작게 만드려고 후려치기작전을 쓰려고 했다. 반성한다. 그리고 이 작가가 얼마나 더 자신을 발전시켰는지 최신 책도 바로 읽어봐야겠다.

 

평생 해야 하는 것은 버릴지, 남길지의 판단남기기로 정한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것이다.(254)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알람시계로 시간을 맞춰가며 누구보다 빨리, 스스로 일어나는 아이였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을 싫어했고,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데 서툴렀다. 쉬는 시간에는 혼자 정리를 즐겨하는 아이였기 때문에 밝고 활달한 편은 아니었다. 혼자 교내를 어슬렁거리기 좋아했고 이는 어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행도 쇼핑도 기본적으로 혼자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타인과 신뢰관계를 쌓는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물건에 이상하리만치 집착하게 된 것 같다. 사람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본심을 드러내기 싫어해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을 수 있는 방과 무건에 애착이 갔던 것이다. 무조건 사랑하고 감사하는 감정을 부모나 친구보다 먼저 가르쳐준 것이 물건이고 집이었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자신감이 없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고 부족한 점투성이인 내가 싫을 때도 있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자신감이 없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고 부족한 점투성이인 내가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 환경에는 자신감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물건과 몸에 지니는 물건 그리고 집과 주위 사람들 같은 내가 처한 환경이 특별히 대단하거나 호화롭지는 않지만, 적어도 진짜 좋아하고 소중하고 멋진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는 자신감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224)

평생 해야 하는 것은 ‘버릴지, 남길지의 판단’과 ‘남기기로 정한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것’이다.(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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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23 1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곤도 마리에의 책을 읽고 나면 정리하고 설레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다시 생각나네요.
꿀꿀이님,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 저녁 시간 되세요.^^

책한엄마 2015-12-23 19:39   좋아요 2 | URL
네-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새해에 읽기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저녁식사는 이미 하셨겠죠.편한 밤 책과 함께 마무리 잘 하시고 다음에 또 만나요.^^

cyrus 2015-12-23 2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도 평생 가질 것인지 버릴 것인지 판단을 잘해야합니다. 미루면 안 되는데 책을 버릴 용기가 없네요. ^^;;

책한엄마 2015-12-25 18:29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그래도 알라딘 중고서점이 있잖아요.팔려고 갔다가 사서 오는 것은 비밀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