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지만 - 스물다섯, 저마다의 이야기 그리고 인터뷰
황연웅 지음 / SISO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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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들 아무렇지 않는 척 살고 있지만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다들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있지만 이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가 좋아하던 A라는 친구에게 선물 받은 노트에 저자와 같은 스물다섯 살의 이야기를 인터뷰식으로 담은 책이다. 인터뷰가 훨씬 더 주가 될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인터뷰는 분량이 적었고, 인터뷰이와의 연결고리와 작가의 이야기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읽는 동안 25의 나는 어땠었나, 지금은 25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비교해가며 읽었다. 나의 스물다섯은 생각해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다들 전공을 살려 취업을 했건만 그렇지 못한 마이너부류였고, 그나마 배운 일터에서 사회생활의 쓴맛을 보고, 이직을 했던 시기였던 걸로 생각된다. 그나마 지금같은 팬데믹은 없었을 시절이었을지는 몰라도, 고등학교를 입학하자마자 불어닥친 IMF는 대학을 가는이도 적게 만들었고, 졸업자는 더더욱 적었고, 사회에서는 정규직을 안뽑고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그런 시기였다.




내가 최근에 25살 이하의 사람들을 만나본적이 있나? 하고 생각해보았더니 전전 회사에서 있던 장애인 친구 하나 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회사에서는 장애인 보조를 받기위해 그 직원을 채용했고, 수습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해고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저자의 친구로 나오는 다리가 없는 N군과의 이야기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회사에 의해 강요로 사직서에 사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독자의 입장으로서는 왜 거기 사인해.. 하지 말았어야지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실제적 해당업무를 했던 관리자의 관점에서 보면, 거부하기 어려웠을 무언의 압박이 심했으리라 생각된다. 누구하나 막아주지 않는 분위기. 내가 필요없는 듯한 그 느낌. 집에서도 아버지가 편견을 심어주고, 사회로 나오기까지 대학 진학도 좌절 당하는 등 힘들게 노력했는데, 사회는 더 냉혹한 면을 보여주었달까. 친구를 도와주기 위해 고용노동부도 함께 갔던 저자는 뜨겁게 공감을 해주지만, 이미 마음의 문을 닫은 친구를 설득하기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미래가 불확실한 사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부모를 잃은 사람, 꿈을 찾아 왔지만 그속에서 내가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 등 정말 다양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래도 스물 다섯을 훨씬 지나온 내가 보기에는 가능성이 무한한 나이이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도전해볼 나이라고 생각된다. 예전 25살도 고민이 있었고, 지금의 25살도 고민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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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인간 - 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 EBS CLASS ⓔ
권수영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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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

치유하는 인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라는 부제를 가진 권수영 교수의 치유하는 인간(Homo Sanans)‘을 읽었다. 요새 많이 발행되는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류의 글이 아닌 상담센터에서 20년 이상 내담자를 바라보고 그로인해 심리학 실천법을 내세운 도서이다. 책을 읽기 전부터 마음을 치유하는 스위치는 개개인이 모두 가지고 있고 그것을 켜서사용하는 것도 본인하기 나름이라는 책 소개를 듣고 그 방법이 무엇일지 매우 궁금해하며 읽었다.



첫 번째는 홀딩(holding) 안아주기 인데, 이는 모두가 출생 직 후 처음만난 대상인 어머니의 안아줌에서 경험한 힐링이라고 한다. 예전 (코로나 전) ‘프리허그가 어떤 유행(인증)처럼 번지던 것이 기억나는데, 정말 모르는 사람을 한번 안는 것으로 뭔가가(뭔가라도!) 치유가 되는 걸까? 의심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만나는 친구마다 이유가 있든 없든 안아주기를 했더니 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큰 이유가 없었는데도 요새 코로나로 워낙 힘든 시기이다 보니 이 안아주기의 효과로 인해 더 내밀한 이야기와 힘든 이야기를 할 수가 있었다. 펜데믹 이후의 시대에는 범사회적으로 해주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에포케(epoché)판단중지를 말하는데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지금 나는 쉬는 기간이라 염색을 아주 밝게 하고 있는데, 이것조차 쉴 때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 때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자라는 지극히 고정관념적인 발상에서 기인하여 한 것이다. 회사를 다니는 중년이라면 무릇 단정한 헤어스타일에 단정한 헤어컬러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동네에 계시는 초록머리를 하신 밥집 사장님을 처음보고서는 진짜 남자가 초록머리?“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편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진정한 힐링을 위해서 상대방이 말하기 전까지 기존에 내가 어떤 경험을 했든 그것은 별개로 생각하자는데 있다.

 



나머지 책속의 힐링의 비밀을 전부 밝힐수는 없지만, 누구나 겪고있고, 누구나 비슷한 단계를 거쳐봤고, 그리고 극복해봤다는 것을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잘 들어주고, 잘 이해해주는 것이 바탕이 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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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마케터로 산다는 건 - 프로 일잘러를 위한 디자인과 마케팅 공존라이프
장금숙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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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마케터로 산다는 건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져서 마케팅이나 경영관련 책을 많이 읽고 있는데, 제목처럼 저자가 대기업에서 디자인실 과장으로 있다가 세탁세제 마케팅 부문장으로 발령나면서 겪었던 일화와 경험들을 예를 들어 설명해주는 책이다. 애경이라는 대기업에서 디자인실에서 근무하다가 세탁세제 마케팅까지 하다보니 설명하는 예시에 대한 사진이 바로 뒤에 실려 있어서 하나의 주제에 바로바로 가시성이 있는 결과물과의 세트 구성이 참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구성의 칭찬을 한가지 더 하자면, 책 말미에 소제목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큰따옴표 안에 묶어서 한쪽에 잘 보이도록 배치해 두고 있다.

그래서 혹시라도 이 책을 읽고싶은데 너무너무 시간이 안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파란색 큰따옴표 부분만 먼저 읽어서 핵심파악을 해두고 한권을 관통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저자가 디자이너 이시니까 내가 중요케 하는 핵심은 잘보이게 할꺼야!“ 하는 입김(?)이 들어가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중 마음에 와닿았던 3가지 포인트들을 찝어보려 한다.

 

소비자가 매대에서

패키지디자인을 만나는 순간은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첫 번째 진실의 순간인

FMOT( First Moment of Truth)에 해당한다 p.24

고객들은 안다. 이 제품이 내 제품인지 아닌지...

신제품이 출시되면 주기적으로 나의 고객이 누구인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점검해보길 바란다 p.89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갈등과 협상은

나에 대한 오해를 만든다.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 역시

나를 잘 어필할 수 있는 순간이다. p.330

 

먼저 제품을 처음 만나는 순간(퍼스트 모먼트)이기 때문에 비록 1분만에 버려지는 포장지더라도 사활을 걸어서 디자인을 한다는 점. 이점이 이책의 첫 번째 깨달음이었다. 요새는 책도 표지가 예뻐야 팔려서 리커버, 리디자인도 많이 하지 않는가. 변화가 더딘 책시장도 이럴진데, 매달 사용하는 생활용품 시장에서야 말해 무엇하리. 그래서 디자이너는 브랜드에 맞는 컬러로, 제품의 강점을 잘 보이게(무기가 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이다.

 

둘째, 마켓 세그먼테이션 (세분화)를 잘해서 타켓팅하고, 어떤 고객이 내 제품을 구입해줄지에 대한 고민을 하라는 이야기였다. 그 예로 40대 고객을 타겟으로 내놓은 불후의 명품 견미리팩트가 나오는데, 40대 여성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의 가치에 대해 잘 알고있는 연령층이라 언급하며. 가치소비를 하면서도 현명한 소비를 한다고 한다. 제품의 품질에 민감하고, 약간의 사치가 필요한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에 대한 구분이 명확한 것도 특징이라는데, 나도 40대가 되어서 그런가 화장품도 기초생활용품에 넣는 카테고리도 있고, 남들에게 자주 보여지거나 꺼내놔야 하는 것들은 조금 브랜드도 신경쓰는 두가지 관점에서 소비하고 있다. 에센스 팩트는 40대를 위해 커버력이 좋은 제품으로 기획되어 잘 팔렸고, 좋은 제품력 덕에 40대 엄마와 20대 딸도 같이 쓰는 소비자군의 확장도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내가 최근까지 느꼈던 고민에 대한 해답으로 여기고 싶어 적어둔 말과 같은데. 저자는 전혀 다른 업무방향으로 근무하면서 본인이 경험적으로는 부족하나 팀원을 이끌어야 하는 경험을 여러 가지 얘기해주었다. 그 중에서 마케팅팀의 일은 소비자 조사가 겹치다보니 주말근무 야간근무도 피치못할 경우가 많았고 과중해서 인원 충원이 필요한 시기였다. 회사와 조율할 때 실제 필요인원은 3명이지만, 안될거 아니까 2명으로 보고를 올릴까 하다가 다른분께 조언을 얻고 3명을 요청하란 이야기를 듣게된다. 나만해도 뭔가 협상을 해야할 일이 생기면 거절을 대비해서 완충작용으로 필요분을 낮추는 경향이 있었는데, 실제로 필요한 사안이 생기면 사실을 기반으로 협상하고, 차후에 타협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일을 잘 몰라서 안해주지 않을까. 이사람이 내말을 들으려고 할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보고서를 올린적이 많았는데, 일단 깨질땐 깨지더라도 (차선책은 넘버2로 가져가더라도) 필요의사는 명확하게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책은 꼭 디자이너나 마케터 뿐만아니라, 디자이너가 되고싶은 사람, 회사에서의 포지셔닝이 애매하신 분들의 고민해결서로도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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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수진의 뷰티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 - 홈 비즈니스, 뷰티로 시작해볼까?
이수진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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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CEO 이수진의 뷰티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를 읽어보았다. 다른 책을 읽고 있다가 손에 한번 잡았는데 원래도 뷰티분야에 관심이 많고, 경단녀로 성공한 사업가인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단숨에 읽었다. 목차부터가 뷰티사업가 인게 티가 나는 것이, 기초화장을 하는 순서가 소제목이고 거기에 해당내용을 넣은 것이 신선했다. 아마 남성분들이라면 이정도의 순서까지는 잘 모르실건데 아마 여성분들은 다들 눈치 채셨으리라 싶다. 1장은 클렌징>스킨>아이크림>에센스>영양크림 2장은 프라이머>썬크림>넥크림>비비크림>쿠션 의 순서이다. 필자는 기초화장이 다끝난 후 썬크림 이후 프라이머인데 뭔가 기초화장과 메이크업을 나누는 경계가 썬크림이라고 생각해서이다.

 



작가가 경력단절 이전에 쥬리아라는 내노라하는 대기업에서 일했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남편의 사업부진에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들어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칭송되어야 마땅하다. 여러 이유로 실질적 가장이 된 여성둘이 요즘시대에 한 둘 이 아니겠지만은 그래도 성공이라는 타이틀로 부를 수 있을만큼 알아주는 전문가가 되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책을 읽어보면 매일 오전5시에 일어나 독서로 아침을 이어나가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매일같이 하고, 일하다 짬나는 시간에는 sns 소통을 하는 등 일과 관련된 일을 정말 근성있게 하고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일같이 (아무리 일이라도) 꾸준하게 글을 쓰는 것이 정말 보기에는 쉬워도 이루기 힘든 것을 사람들은 잘모른다. 요샌 인스타 피드라고 해서 짧은 글쓰기가 유행인데, 짧은글에 목적성과 마케팅 내용 화제거리를 다 담을려면 거의 카피라이터 급이 되어야 한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자본이 별로 없으면서 사업은 해보고싶고 열정이 있으신 분들게 추천하는 사업방법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설립하기와 블로그마켓과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계정 3가지로 압축된다.




그 중 스마트 스토어는 개설하기까지의 밑작업까지 별도의 페이지로 자세하게 실어주고 있어서 내가 당장 사업자 등록증도 없는데...’하는 사람도 의지를 가지고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 내가 자고있을때도 제품 검색만으로 고객이 찾아와 매출을 올려주는 신통방통한 시스템이니 잘 이용해보자.


블로그 마케팅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바로 연계를 걸수있어서, 블로그 보다 궁금한건 톡톡도 할 수 있고, 여기 사진속 물건을 바로 구매할 수 있으니 12조라고 한다. 대신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자세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스타관련 마케팅으로는 해시태그를 적극 이용한 마케팅과 인스타의 하이라이트 기능을 꼽고 있다.

요새 많이 이용하는 채널들이다 보니, 이런 조언들로 나도 나만의 뷰티샵을 차려서 성공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소규모 창업으로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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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
류정호 지음 / 파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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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위해 신장기증 할 수 있으세요?

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 - 류정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한다. 아모르 빈치트 옴니아(Amor Vincit Omnia)!

책의 서문을 읽는 말이자, 책을 다읽은 후 던질 수 있는 하나의 깨달음도 바로 이 말이라 할 것이다. 제목을 자극적으로 달아서 그렇지 정말 가족 중 누군가가 신장이식이 필요한 때가 되었을 때 기적적으로 공여가 가능한 입장이라면 자 생각해보시라 남편에게 콩팥 1개를 기증할 수 있겠습니까?“

 

 

혈연의 관계가 아닌 부부에게는 여러 변수가 있어 이식의 절차가 순조롭지 않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이식 전 1차 검사에서 혈액형에 문제가 없었고, 유전자 교차반응 검사도 음성 판정으로 이식 가능의 문을 열었다. (p.81)

 

 

미래의 남편 미안합니다. 저는 책을 읽기도 전에 아니오라고 내뱉을 수 밖에 없고, 다 읽은 후에도 역시나 아니오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숭고한 희생을 한 이가 있으니 바로 저자이다.

 

 

이식을 앞두고 두렵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거짓말 같지만 나는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 , 전혀 없다기보다 두려움에 맞선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무엇이 두려운가? 신장 두 개 중에 하나로는 잘 살아갈 수 없단 말인가? 아니면 자주 아프거나 수명이 줄어들까? 심청이가 인당수에 뛰어들 뜻 온몸을 송두리째 내던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나를 주고 남은 하나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데 뭐가 두렵단 말인가? (p.77)

 

 

책의 중간중간 드러나는 공여자(저자)에 대한 칭송에도 정말이지 담담한 필체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대답으로 기꺼이 남편과 콩팥(내것)을 나누겠다는 사랑의 발로가 범인인 나는 헤아릴 수 없는 깊음이었다.

존재하지 않는 남편에게도 나는 못해준다고 못을 박았는데 말이다.

 

 

 

환자는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에게 한 발짝 다가간다. 의사 또한 마찬가지다. 환자는 당신의 아픔이 내 아픔이고, 당신의 기쁨 또한 나의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을 의사에게 바란다. 친밀감은 시늉이 아닌 진정성에서 비롯되고, 환자와 공감하는 의사가 바로 인술을 베푸는 의사가 아닐까 (p.93)

 



남편과의 결혼 전 일화나 병이 발병하고 악화되게 된 원인을 유추하는 과정도 담담한 필체로 그리고 있다. 주변에서 신장 투석 환자를 보았고, 일주일에 3번 투석을 가는 상태인 것 알았던 사람도 그래서 회사생활이 어렵구나 정도로만 알았는데 인공신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고 난 후에 투석이란 것이 얼마나 힘들고 잦은 주기를 동반해야 하는 일인지를 알았다.

그리고, 장기기증을 한 후에도 동반되는 장기공여자 순수성 평가를 한다는 것도 알았는데, 내게는 공여자가 겪어야 하는 수많은 관문을 자세하게 풀어서 써 준 것 같아 생생함이 엿보였다. 내가 내 신체를 떼어주는데도, 대가성이 아님을 교차검증 받아야 한다니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다. 간혹 부부로 위장한 장기매매 사례를 적발하기 위함 때문이라니 장기이식이 얼마나 수요는 부족하되 공급이 되지 않는 특별한 관계에 놓인 때문이다.

 



부부가 같은 날 큰 수술을 받기에 둘째 아들에게 아버지 예후가 좋으면 노란색 꽃을 가져다 달라고 말했다는 부분에서는 정말 소녀같으신 작가님의 모습에 얼마나 많은 그동안의 고생과 염원이 담겨있는지 느껴졌달까. 말로 물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태에도 삶이 묻어나느 색 노랑으로 서로의 안부를 바로 알 수 있다니. 그래서 전체적으로 노란 삶의빛을 띄는 책 표지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수술이 끝나고 그뒤로 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라는 단순한 한마디로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수혜자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때맞춰 먹어야 하고, 공여자는 다시 희망의 불씨를 얻은 남편의 건강하지 못한 습관 때문에 정말 잠깐의 잔소리를 한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정말 새로 태어난 인생인데 열심히 안살 거야? 하는 회초리로 들리는데, 어쩌나 사람이 다 자기 마음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묵직한 한방. 남편에게 콩팥을 나눠준 저자는 수술 6개월차 갑자기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려서 투병중이시다. (이렇게, 인생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쾌유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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