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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마케터로 산다는 건 - 프로 일잘러를 위한 디자인과 마케팅 공존라이프
장금숙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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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마케터로 산다는 건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져서 마케팅이나 경영관련 책을 많이 읽고 있는데, 제목처럼 저자가 대기업에서 디자인실 과장으로 있다가 세탁세제 마케팅 부문장으로 발령나면서 겪었던 일화와 경험들을 예를 들어 설명해주는 책이다. 애경이라는 대기업에서 디자인실에서 근무하다가 세탁세제 마케팅까지 하다보니 설명하는 예시에 대한 사진이 바로 뒤에 실려 있어서 하나의 주제에 바로바로 가시성이 있는 결과물과의 세트 구성이 참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구성의 칭찬을 한가지 더 하자면, 책 말미에 소제목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큰따옴표 안에 묶어서 한쪽에 잘 보이도록 배치해 두고 있다.
그래서 혹시라도 이 책을 읽고싶은데 너무너무 시간이 안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파란색 큰따옴표 부분만 먼저 읽어서 핵심파악을 해두고 한권을 관통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저자가 디자이너 이시니까 ‘내가 중요케 하는 핵심은 잘보이게 할꺼야!“ 하는 입김(?)이 들어가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중 마음에 와닿았던 3가지 포인트들을 찝어보려 한다.
『 소비자가 매대에서
패키지디자인을 만나는 순간은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첫 번째 진실의 순간인‘인
FMOT( First Moment of Truth)에 해당한다 p.24 』
『 고객들은 안다. 이 제품이 내 제품인지 아닌지...
신제품이 출시되면 주기적으로 나의 고객이 누구인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점검해보길 바란다 p.89 』
『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갈등과 협상은
나에 대한 오해를 만든다.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 역시
나를 잘 어필할 수 있는 순간이다. p.330 』
먼저 제품을 처음 만나는 순간(퍼스트 모먼트)이기 때문에 비록 1분만에 버려지는 포장지더라도 사활을 걸어서 디자인을 한다는 점. 이점이 이책의 첫 번째 깨달음이었다. 요새는 책도 표지가 예뻐야 팔려서 리커버, 리디자인도 많이 하지 않는가. 변화가 더딘 책시장도 이럴진데, 매달 사용하는 생활용품 시장에서야 말해 무엇하리. 그래서 디자이너는 브랜드에 맞는 컬러로, 제품의 강점을 잘 보이게(무기가 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이다.
둘째, 마켓 세그먼테이션 (세분화)를 잘해서 타켓팅하고, 어떤 고객이 내 제품을 구입해줄지에 대한 고민을 하라는 이야기였다. 그 예로 40대 고객을 타겟으로 내놓은 불후의 명품 ‘견미리팩트’가 나오는데, 40대 여성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의 가치에 대해 잘 알고있는 연령층이라 언급하며. 가치소비를 하면서도 현명한 소비를 한다고 한다. 제품의 품질에 민감하고, 약간의 사치가 필요한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에 대한 구분이 명확한 것도 특징이라는데, 나도 40대가 되어서 그런가 화장품도 기초생활용품에 넣는 카테고리도 있고, 남들에게 자주 보여지거나 꺼내놔야 하는 것들은 조금 브랜드도 신경쓰는 두가지 관점에서 소비하고 있다. 에센스 팩트는 40대를 위해 커버력이 좋은 제품으로 기획되어 잘 팔렸고, 좋은 제품력 덕에 40대 엄마와 20대 딸도 같이 쓰는 소비자군의 확장도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내가 최근까지 느꼈던 고민에 대한 해답으로 여기고 싶어 적어둔 말과 같은데. 저자는 전혀 다른 업무방향으로 근무하면서 본인이 경험적으로는 부족하나 팀원을 이끌어야 하는 경험을 여러 가지 얘기해주었다. 그 중에서 마케팅팀의 일은 소비자 조사가 겹치다보니 주말근무 야간근무도 피치못할 경우가 많았고 과중해서 인원 충원이 필요한 시기였다. 회사와 조율할 때 실제 필요인원은 3명이지만, 안될거 아니까 2명으로 보고를 올릴까 하다가 다른분께 조언을 얻고 3명을 요청하란 이야기를 듣게된다. 나만해도 뭔가 협상을 해야할 일이 생기면 거절을 대비해서 완충작용으로 필요분을 낮추는 경향이 있었는데, 실제로 필요한 사안이 생기면 사실을 기반으로 협상하고, 차후에 타협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일을 잘 몰라서 안해주지 않을까. 이사람이 내말을 들으려고 할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보고서를 올린적이 많았는데, 일단 깨질땐 깨지더라도 (차선책은 넘버2로 가져가더라도) 필요의사는 명확하게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책은 꼭 디자이너나 마케터 뿐만아니라, 디자이너가 되고싶은 사람, 회사에서의 포지셔닝이 애매하신 분들의 고민해결서로도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