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기업에게 원하는 단 한 가지 - 전 세계 400개 기업 9만 7,000명의 고객 분석을 통해 찾아낸 ㅣ CEO의 서재 35
매튜 딕슨.닉 토만.릭 델리시 지음, 홍유숙 옮김 / 센시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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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수고를 줄여라 : 고객이 기업에게 원하는 단 한 가지 - 매튜 딕슨 외2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전 세계 400개의 기업에서 10만명 가까운 고객 분석을 통해 찾아낸 상담 내지는 고객 서비스 개선에 관한 책이다. 책의 포인트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적은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덧붙여서 한 번에 해결되면 좋고(최대한 지향하기), 어려운 문제라 두 번 이상 접촉이 일어나야 한다면 후속조치까지 예상해주면 좋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셀프서비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스템과 고객의 니즈가 같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예전의 방법으로 고객을 대하면 충성도만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다. 특히 고객 만족을 넘어 감동의 경험을 한 경우는 20%가량, 반면에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한 경우는 4배 이상 입소문을 낼 경우가 많다하니 이점을 기업은 기억하면 좋겠다. 리츠 칼튼의 곰돌이 여행처럼 감동적인 사례가 2번 정도 공유된다면, 여러 채널로 조리돌림을 당한 고객의 일이 해결되지도 않았을 때는 8번 이상 주위 사람들에게 그 회사의 이미지가 나쁘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히게 된다는 뜻이다.

이 책을 읽으며 최근 구입한 백만원짜리 상품을 변경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때마침 나는 어떤 프로세스로 S업체와 연락을 취했는지 내 행동도 분석해 볼 수가 있었다. 할인을 위해 가입할 때 제대로 적용했는데, 한 가지 할인은 불가라고 나왔다.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고, 인터넷으로 구입했지만 설명을 듣기 위해서는 상담원 연결이 필수였다. 생각해보니 나는 전화도움만이 필요할 때도, 해당 S사의 어플에 들어가 보이는 ARS를 통해서 상담원과 연결하였다. 확실히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인지했을 때조차도 혼자 문제해결을 위한 최근 50%에 달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5분이라는 인고의 시간 끝에 연결된 상담사는 무미건조한 말투로 다른 할인을 먼저 선택했다면, 내가 원하는 B라는 할인은 중복되지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 책에 나온 앵커링 효과를 덧붙여

내가 고객이라면, 만약 얼만큼만 사용한다면 A할인이 더 나으니 A를 유지하길 권한다는 나에게 선택의 권한과 더불어 대안과 해결방법을 동시에 잘 제시해 주었다. 나는 기존대로 A안의 할인을 유지하면서 상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어플에서 상담사로 채널변경이 되고, 기다림이 있었지만 한 번의 전화로 내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 된 셈이다. 물론, 조금 더 심드렁하지 않은 직원이 받았다면 좋은 인상을 남겼을 테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문제해결의 팩트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불만족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최근에는 가능하면 스스로 해결하려는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해야 함은 물론, 전화 상담의 경우에는 복잡하거나 AI가 걸러내지 못하는 문제들로 더

난이도 높은 상담이 주가 되었다. 그리하여, 책의 후반에는 근무하는 상담사들의 업무환경과 목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있다. 이직률이 높고 진입장벽이 낮은 상담직에서 가능하면 고급스킬을 가진 직원을 계속고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코칭과 근무자들 간의 그룹 활동을 통한 신뢰쌓기 그리고 비전제시가 필요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기업에게 원하는 것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아서 좋은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적은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니 이에 따른 고객 상담의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회사의 담당자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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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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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환과고독 살리기와 복지 :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박영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대단히 방대한 사료가 남아있는 조선의 역사를 토대로 진행해온 복지정책과

현재를 비교해보는 책을 만났다. 특히 상업을 규제하고, 농사를 천명으로 여긴 국가이기 때문에 곡식에 대한 중요성을 제일 중차대하기 여겼다. 천재지변이나 기근으로 굶어죽는 백성들이 생기지 않게끔 하는 나랏님과 지방관들의 콜라보가 요샛말로 잘 설명되어 있었다. 아사자가 없는 나라라는 것은 전근대의 조선으로 볼 때는 대평화의 시대라는 설명이다. 일단 구황은 진휼, 무료급식, 환곡 이라는 세 가지 큰 테마로 형성되어 있다.

 

진휼 : 천재지변이나 기근 시 해당지역에 곡식 지급 (긴급 수혈 같은 것)

환곡 : 춘대추납식 운영,

(봄 춘궁기에 쌀 주고, 가을 추수기에 이자 쳐서 쌀 받음)

나중에 삼정의 문란이 됨 (10%이자가 아니라 더받고, 품질 나쁜쌀 줌)

무료급식 : 시식. 유랑민들에게 밥을 줌

 

학교 다닐 때 배웠던 특히 <환곡>에 대한 문제점은 이루 말할 수가 없기에, 여기에서는 그나마 좋은 취지였던 점을 먼저 말하고 싶다. 봄에 먹을 게 없어서 종자까지 건드릴 수 없고, 풀뿌리를 삶아먹어야 했을 때 나라에서 빌려주는 좋은 복지정책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내지는 재정의 대부분을 환곡으로 의지하게 되면서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게 된 것이라 하겠다.

제목에 언급한 환과고독이라는 것은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백성의 범주에 속하지 못한 돌봐줘야 하는 백성이었다.

환 : 늙고 아내가 없는 자

과 : 늙고 남편이 없는 자

고 : 어리고 부모가 없는 자

독 : 늙고 자식이 없는 자

이렇게를 말한다.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대표적인 케이스가 저 4가지 경우를 말한다. 게다가 양민이외 노비라는 계층이 있었던 시대이기에 노비들을 위한 클래스가 다른 복지정책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특히 세종의 경우 출산하는 노비에게 산후휴가 100일을 주고, 남편에게도 같이 출산휴가를 준 점, 그리고 산후휴가 전까지 과로하는 노비를 위해 추후 산전휴가까지 신설하게 된 점이 그렇다. 물론 노비를 재산의 하나로 봐서 생산성 증대를 위해 실행된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그래도 파격적인 복지정책으로 생각된다. 아직도 그때보다 천년이 흘렀는데도, 애 낳기 직전까지 일하고, 낳고 나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도록 퇴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씁쓸한 일이다. 출산휴가가 있는 회사도 있지만 내가 다녀본 많은 회사들은 출산자에게 내 책상이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많은 부분 지방관들의 고뇌가 드러나는 편지가 나와서 늘 자기들 배만 불리는 관료주의의 폐혜만 생각했는데 묵묵히 일하고 보고서까지 상세하게 올려야 하는 성실한 사람도 많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민생의 고충을 바로 느껴야 했을 테니, 곳간을 임의로 열어주기도 어렵고 딜레마에 빠졌을 것 같더라. 이후, <슬쩍 해먹는자>에서 이런 연민도 아까울 만치 많은 방법과 꼼수를 이용해 삥땅치는 내용이 나와서 괴로웠다.

결국 조선이란 나라의 복지는 너무 많은 예산 편집을 통한 부채의 늪과 더이상 증세를 덜하고 집행하려는 이상의 괴리가 있어서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게 아닌가 싶다. 지금도 긴급복지를 늘려야 하는 시점에서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고, 일부에게만 집중된다는 논란, 결국은 세금을 더 걷어야 메꿔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면서 같은 문제는 계속 반복되는 게 아닌가 싶다. 전후 전대미문의 역병의 시즌에서 조선시대의 복지정책을 통해 현재를 반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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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밤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지나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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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6위 : 포근한 밤 - 싼마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일문학이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오면서, 그때 청소년기를 맞은 나는 자연스레 일본소설을 많이 접했고, 실제로 중국 작가의 작품은 잘 접하거나 찾아보지 않았었다. 이번에 읽게 된 <포근한 밤>이라는 에세이집은 중국 독자들이 사랑하는 작가이면서 여행을 한 이야기를 많이 펴낸 <싼마오>라는 작가이다. 생각보다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읽기 쉬운 원전으로 처음 접하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가 1943년생으로 지금은 유명을 달리했지만, 여류작가이면서 여행한 이야기에, 내용도 현대적이다 보니 아직도 많이 사랑받는 것이라고 짐작하게 되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작가의 다른 작품인 <사하라 이야기>까지 읽고 싶어졌다.

책을 읽으며, 이 사람이 1970년대에 사하라에서 살았다고? 이렇게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여러 번 놀라게 되었다. 책은 여러 곳에 기고했거나 펴낸 에세이를 발췌해서 발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목인 포근한 밤 이외에도 7편의 산문이 실려 있고, 총 8편이다. 내가 제일 괜찮게 읽은 이야기는 첫 번째 실린 <유럽 견문록> 이다. 90년대 아니 새천년 초반까지도 히드로 공항에서 입국 금지된 사람들이 많은걸 기억하는 나에게 히드로 공항의 유치장 경험담으로서 큰 재미를 주었다. 제목은 견문록이지만, 강제구금 되었다가 풀려난 것도 견문이라고 생각하는 작가의 마인드에 큰 경외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건 목적을 위해 굽히기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그래도 내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 언어실력이 있으니 이런 기개도 펼치는 구나 하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되었달까.

그리고 책에 실린 중에서 제일 긴 작품인 <오월의 꽃>도 재미있었다. 그전에 실린 <그해 겨울>이라는 작품에서 남편인 호세를 이렇게 만나게 되었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이지리아에서 부당한 노동에 대한 쟁의와 임금투쟁 그리고, 또 다른 강제노동이 발생하는 불평등에 대해 재미있게 써내려간 이야기다. 어떻게 직원의 아내가 챙겨주러 온 마당에 일하는 고용인들을 짜르고 그 일을 시킨단 말인가. 아무래도 동양인이라 더 차별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더라. 편견이라고 그래도 그런 바이브가 있었다구. 거기다 악덕사장들 임금도 주지 않고, 14시간 이상씩 잠수를 시키는 걸 보고 기함했다. 호세의 직업은 그때 당시 스페인에 28명밖에 없는 1급 잠수사였다는데, 그런 특수 기능직도 못된놈들 앞에서는 소용이 없더라. 남들 등쳐먹을려고 하는 사람들을 당해내기에 착한 사람들은 뾰족한 수가 없다. 물론 마지막에 권선징악처럼 사장 중 한 명인 한스가 크게 다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결론은 임금체불문제도 다 해결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씁쓸했다. 그리고, 이게 엄청 옛날 글인데, 예나 지금이나 이런사람들은 수두룩 빽빽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싼마오의 책을 읽으면서 <무소유>를 떠올렸다고 하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바이브가 나에게는 있었다. 일단 지금 읽어도 무리가 없는 현대적인 글인데, 70년대에 씌였다는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책의 제목이자 대표작인 <포근한 밤>은 부랑자를 도와주지 말까 하는 나의 내적갈등에 대한 짧은 글이었는데, 선의를 베푸는 것에 대한 의식의 흐름이 잘 표현되어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소유를 언급한 느낌은 마지막 편인 <돌 이야기>에서 무릎을 쳤다. 무소유의 난초처럼 아끼는 돌을 향한 내 마음의 변화를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물론 법정 스님처럼 자의로 난을 처분하지는 않고, 타의에 의해 잃어버리게 되었지만 말이다.

읽기 전에는 왜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가인지 혹시 허풍이나 과장이겠지 생각했던 것이 잘 이해간다.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볼 생각이다. 그 예전에도 특이하고 자유로운 생각을 했을 작가를 생각하며 오늘은 모두들 포근한 밤을 보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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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플랜트 ㅣ 트리플 11
윤치규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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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2관왕 : 러브 플랜트 - 윤치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자음과 모음에서 나온 트리플 시리즈 11번째인 윤치규 작가의 <러브 플랜트>를 읽었다. 실제로 트리플 시리즈를 은모든 작가의 작품 <오프닝 건너뛰기>로 먼저 읽어봤는데, 그때는 눈여겨 보지 않았던 트리플의 출판의도를 알게 되었다. 3가지의 단편소설을 통해서 작가의 시도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작가의 작품집은 이번이 첫 소설집이고, 서울신문 (제주, 애도)와 조선일보 (일인칭 컷)을 통해 2021년 신춘문예 2관왕을 달성한 신성 작가이다. 일인칭 컷, 완벽한 밀 플랜, 러브 플랜트 세 작품이 간결하게 실려 있다. 역시 시집정도의 두께이므로 초단편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면 좋아하실 것이다. 단편 이후 작가의 에세이인 <모든 연애의 기록>이 더 소탈하고 재미있게 느껴진 것은 글을 써내려간 작가의 연애의 소상한 내력이 소설에 담겨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리라.

 

1) 일인칭 컷

 

나는 여자친구인 희주의 비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왔다. 여자친구가 비혼식을 올려서 축의금을 회수하고, 직장에서 사내 연애인 게 알려진 터라 결혼 축하한다는 이야기에도 사실이 아니기에 웃음을 지을 수가 없다. 나와 결혼이 아니라는 그런 비정한 선택지를 알리는 자리에 참가해야 하는 <나>의 황당함에 많이 이야기가 이입되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희주가 퇴사하게 되기 전 언어적 성희롱에 휘말리면서, 상사를 주먹다짐해버린 남자친구인 나의 입장도 나온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하고 싶지도, 떠나버리고 싶지도 않은데, 얽혀버린 실타래 속에서 튕겨져 나와버리게 되었다. 왜 니가 내대신 그 사람을 용서했는지, 그 사람을 용서할 생각도 없었는데 (니가 무슨 자격으로) 용서했는지에 대한 물음이 계속 나온다.

거기에 길에서 난 교통사고와 희주는 끝없이 밖에 보이는 나무가 야자나무인지, 팜트리인지 계속 물어대고, 낚시를 일삼는다. 아마도 <나>는 여기서 보이는 나무의 대다수가 다 그게 그거 같고, 사고 난 번호판번호로 로또를 사면 잘 맞는다는 말을 믿고 내려가 보는 그런 희주가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느끼기에는 그냥 다 그런 나무인데 유별나게 행동하는 사람이 희주인 것처럼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남자친구이면서 장차 남편이 될 사람의 자격으로 대리 용서를 하는 것은 혹은 그 불편함을 벗어던지려 하는 행위가 희주에게는 무척이나 비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으리라고 추측 할 뿐이다.

 

2) 완벽한 밀 플랜

 

주인공 <나>는 신부인 현영과 이름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은 섬으로 신혼여행을 왔다. 워터 풀빌라가 있다니 몰디브를 상상했다. 그냥 신혼여행 하면 몰디브 생각이 나버려서. 현영은 조금 우울하고, 손목을 긋고, 결혼식 전날 수면제를 과다하게 먹어 사달을 내고 마는 불안한 친구다. 내가 곁에 있으므로써 좀 더 나아지기를 요원해보지만 그럴 틈이 보이지 않는다. 늘 이래도 저래도 괜찮다는 그녀가 위태하게 보인다.

 

- 그럴 때 마다 현영은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게 제일 괴로웠다. 이 모든게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 나를 만나도 똑같다는 것. 내가 곁에 있어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 그런 생각이 자꾸만 나를 어딘가 아득히 먼 곳으로 내몰았다. p.57

 

아마도 사람은 다 자기 방식대로 자신의 필터로 남을 보기 때문에, 완벽히 이해할 수 없음을 느낀 소설이었다. 내가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도 역시 내 방식일 뿐이라는 것.

 

3) 러브 플랜트

 

드디어 작가의 실직업인 은행원이 등장한다. 물론 나는 이혼한 남자 <백현준> 은행 건물에서 이혼 후 퇴사하고, 꽃집을 운영한다. 여주인공인 이미나 차장은 그 건물에 일하는 사람이다. 똑같이 이혼한 처지임을 알게 되고, 직장동료가 고백을 하는 것도 목격하게 된다. 결혼도 어찌어찌 하게 되고, 이혼도 상대의 흠을 잡아 어찌어찌 하게 된 뒤로, 현준은 식물처럼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열린마음 열린 결말을 기대하며 한걸음 다가가야 하는데, 적극성으로 남에게 피해를 준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40대의 관점에서는 에르메스 켈리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는 고소득자와 자영업자의 갭이라고 보기도 했다. (작가님이 실제 은행 다니셔서 공감하지 않으실지도?) 율마와 관련한 에피소드에서 이미나 차장의 속앓이가 너무 간단하고 짧게 그려져서 그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죽진 않았고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게 연애세포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봤다.

 

- 너 가끔 나이 많은 여자 고객님 오면 어머님이라고 부르더라? 그 사람이 어머니인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알고 그래? 연세 좀 있는 여성은 다 어머니야? 너한테는 디폴트인 게 다른 사람한테는 아닐 수 도 있어. p.72

 

내가 병원가면 잘 듣는 이야기가 그건데, 묘하게 기분 나쁜 포인트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했었는데, 남들에게 그렇게 여겨 진다는 거, 도매급으로 생각당해진다는 것이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런 미묘하고도 복잡한 감정을 남자 작가의 소설에서 발견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서 좋았다.

 

다음 장편 소설집이 기대되는 작가를 또 한명 알게 되어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른 트리플 작품집도 계속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이건 참고용 <제주, 애도>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101029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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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이 일상으로 오기까지 - 공학 없이는 발명도 발전도 없다! ㅣ 한 번에 이해하는 단숨 지식 시리즈 3
마이클 맥레이.조너선 베를리너 지음, 김수환 옮김 / 하이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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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학없이는 발명도 발전도 없다 : 공학이 일상으로 오기까지 - 마이클 멕레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단 한 번에 이해하는 단순 지식 시리즈 3번째인 공학편을 읽었다. 시리즈는 과학과 수학에 이어 세상을 발전시킨 공학을 아주 어려운 <우주 정거장>부터 흔히 볼 수 있는 <바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학과 일상생활을 접목해 낸다. 공학의 기초인 공학이란 무엇일까로 시작해서 공학의 과학(물리적 요소) 건축, 동력과 공학, 운송수단, 기계, 화학공학, 생명공학, 통신, 미래공학으로 마무리 한다.

제일 처음 아쉬운 점을 말해서 그렇지만, 1장 공학기초파트에서 생각보다 여러 번 단위의 오타가 보였다. 책의 초반이면서 가닥을 짚어가는 파트에서 보이니 자연과학을 공부했던 사람으로서 좀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왜 그런가 하면, 공학은 단위싸움이다. 단위를 소거하고, 내가 원하는 변환을 해줘서 계산을 해줘야 하는 학문인데 (물론 책에서 단위를 이용해 계산하는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처음 받아들이는 숫자부터 잘못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다. sec의 제곱이 S2로 나오는 것, 10의 23승과 1023과는 천지차이다. 다음 인쇄 때는 조금 더 신경써서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지만, 책의 구성 자체는 무척 마음에 든다. 한 장 내지의 짧은 페이지에 자세한 그림과 함께 토막상식 그리고, 쪽지시험까지 야무지게 들어있다.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테스트 해볼 수 있고, 답은 책 마무리에 답지로 실려 있어서 바로 컨닝할 수도 없다. 뭔가 오랜만에 오픈북 시험을 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풀었다. 조금 어른들을 위한 Why시리즈 공학편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시간측정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금은 시계라는 위대한 공학의 산물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스마트한 휴대폰까지 탑재) 시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건 자명한 사실이다. 1900년대에 지중해에 침몰한 배에서 나온 고대 톱니모양의 암석덩어리인 <안티키테라 기계> 가장 오래된 아날로그 컴퓨터일거라고 하니 고대의 기술이 궁금해 졌다. 1656년 네덜란드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최초의 추시계를 고안했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겠다.

시간 같은 개념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냉장고의 원리를 설명한 파트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최근 냉장고를 바꾸면서 컴프레셔의 고장이니 더 같은 부분이 망가지면 새로 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 때문이었다. 매일같이 냉장고에서 냉수와 얼음을 꺼내서 먹지만, 태어날 때 부터 열어보기만 했지 작동원리에 대해서는 그다지 궁금함을 가지지 않았던 것 같다. 석빙고때는 얼마나 얼음이 귀했을지에 대해서도 상상력을 더해보기도 했다. 최대한 북쪽에 짓고, 벽을 두껍게 하는 방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다이에틸 에테르와 같이 쉽게 증발하는 액체를 용기에 담고 공기를 제거해 주면 입자가 가스처럼 날아다닌다. 이런 증발 과정에서 액체의 입자가 주변 환경에서 열을 흡수해 공간을 차갑게 만드는 것(냉장,냉동)이 냉장고의 원리다.

그리고 최근 본 설치미술 작품 중 에서도 푸른 빛을 내는 것이 있었는데, 이 푸른색은 다른 색에 비하여 빛이 산란하는 것이라는 내용도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 아마도 푸른색이 더 영롱하거나 신비하게 보인 것도 작가가 파랑을 선택한 이유도 예술성과 이런 공학이 만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책의 후반 큰 영향을 미친 발명품이라는 파트에서 우리의 삶을 탈바꿈한 8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것은 바퀴, 강철 용광로, 총기, 인쇄기, 현미경, 볼타전지, 사진, 트랜지스터 이다. 바퀴와 철은 정말 인류의 문화를 바꿔놓은 것이라 생각하고, 유명한 책인 <총균쇠>처럼 총과 현미경도 결을 같이한다. 책에서 꼽은 내용 중 에너지원인 볼타전지가 책정된 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 확인해 보았다. 매일매일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게 생명연장만큼이나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중요성을 다시 말하기는 입이 아플 것이다. 그리고, 모든 제품의 소형화 포터블화가 되었다는게 그 결과이지 않을까 싶다.

쉽고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더불어 공학의 발전과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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