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인데 아직도 내 몸을 몰라? - 만화로 배우는 여성을 위한 성교육 교과서
다카하시 사치코 지음 / 라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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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인데 아직도 내 몸을 몰라?- 다카하시 사치코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주변에 성교육이 필요한 청소년이 있다면 소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산부인과 의사가 전해주는 성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정확한 정보전달이 되어서다. 특히나 임신과 출산 관련한 일이라면 카더라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 저자가 작성한 책이라 독특하게 제본이 일본 만화처럼 왼쪽에서 책을 여는 스타일이다. 활자 가득한 책을 반대방향으로 읽는 재미도 있었다. 혹시라도 책을 받아보고 놀라지 마시기를.

특히 이 책에서 독자로 타겟팅 하고 있는 사람은 임신을 희망하는 분들이 지식을 얻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임신 전 건강 관리에 관한 유익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성병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산부인과를 택했다고 한다. 소명의식이 있는 분이다.

책을 읽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이렇구나 우리와 같거나 다르네 한 부분도 알 수 있었다. 많은 캠페인을 통해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홍보하고 있다. 백신은 2가 백신과 4가 백신이 원인 중 70%를 차지하는 HPV 16형과 18형을 막아준다. 현재는 9가 백신까지 나와서 자궁경부암 유발 유전형의 약 90%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지원되고 있는 백신은 2가와 4가라고 하고,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저자는 그래서 9가 백신을 정부와 지자체가 백신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가격이 높은 9가 백신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난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원하는 임신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클리닉에 가보는 것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40대가 되면 유산율이 크게 증가하므로 40대라면 서둘러 난임 전문 클리닉에 가도록 권장한다고 한다.

책의 초반에는 이렇게 임신과 출산을 원하지 않는 경우의 피임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경구 피임약, IUD(자궁 내 장치), ISU(자궁 내 삽입 시스템), 콘돔의 사용 등이다. 특히 IUS는 미레나로 알려져 있고, 황체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구조로, 피임효과가 높고 생리량도 줄어들며 약 5년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고 한다. 월경 곤란증이 있는 사람들은 건강보험도 적용되니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책을 통해서 출산 경험이 없는 스웨덴의 청소년들에게 기존의 미레나보다 작은 <카일리나>라는 것을 시술해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국내에도 청소년 부모가 되어 어려움을 겪는 TV쇼 보다는 이런 방법을 도입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그렇지만 인구절벽이라서 정부지원은 꿈도 못꾸겠지만 말이다. 어린 친구들이라면 특히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생의 많은 틀이 바뀌는 것은 심사숙고했으면 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독특하게도 펨테크를 설명하면서 각종 제품까지도 소개하고 있다.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기술과 접목시킨 것을 펨테크라고 한다는데 생리팬티, 생리컵, 파티릴리컵, 셀프플레저 제품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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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더존스 -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
염운옥 외 지음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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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더존스: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 - 염운옥 외5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 걸까.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렇지만 선입견으로 때로는 미디어로 잠식당해서, 어떨때는 개인적인 빅데이터 등으로 인해 많은 차별을 하며 살아간다.

책은 여러 가지 논점으로 인구절벽에 다다른 현재 대한민국이 이제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이해해야만 국가존속을 위협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무거운 주제인 노예선과 노예제도에 관한 이야기다. 책에서 여러번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이야기가 나온다. 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허구를 지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서다. 작년 말에 마지막으로 읽은 책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어 반가웠다. 이렇게 사람들 간의 허구는 사람들간의 관계의 확장을 가져왔으며, 그들이 심어준 금기나 차별도 신의 말씀 버금가는 강제력을 가진 도구가 되어갔다. 100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사람을 잡아와 동물원에 가두고 (무려 이름도 있는 정말 사람이다) 이걸 구경했다고 한다. 그 전에는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다. 무자비하게 노예로 끌고왔고 사람이 아니며, 단 한방울의 피가 섞인 사람도 흑인으로 인정하는 법을 만들어 냈다. 인종차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유럽의 제국주의의 추악한 면을 볼 수 있다.

거기에 현재는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뒤섞이는 복합 차별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행해지는 피부색에 따른 이종차별인 <GDP 인종주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는 우리나라에 이주해 온 외국인을 출신국가의 경제수준(GDP)에 따라 차등을 두어 차별한다는 뜻이다. 영어유치원 면접을 보면 아이비리그 출신의 흑인 보다 비영어권 출신의 백인이 더 취업 잘된다는 이야기가 괜히 흘러나오는게 아니다. 이렇게 마음의 식민화를 가지고 있으면 안될 일이다.

지금은 사람들이 매우 전세계로 흩어져서 살아가고 있는 시대다. 아는 사람중에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사람이 한두명은 포진하고 있을 정도다. 심각하게 생긴 인구절벽의 시대에 생산성을 위한 자리를 채워 넣을 사람마저 없다고 노동계에서는 아우성 치고 있다. 고학력자를 키워내며 부가가치 높은 산업에 매진하는 것만이 성공이라고 가르치는 현 교육 실태에서 무작정 어린 청년들에게 3D직종에 근무하라고 등을 떠밀 수 많도 없다. 가르치기는 대학 못가면 큰일날것처럼 푸쉬하다가 갑자기 부품처럼 살라고 하면 당황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지금의 잘파세대들은 문화적 다양성을 숨쉬듯이 누리면서 살아온 세대라는 것이다. 우리는 대장금이 전세계로 유행하기를 20년 동안 지켜보았지만, 잘파세대들은 오늘 k팝 쇼츠 유행을 전세계 친구들과 동시대에 공유하면서 지내는 삶을 살고 있다. 결국 인구의 감소는 국가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앞으로의 경제구조 또한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전통 제조업보다는 소수가 더 고부가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 첨단산업으로의 개편 같은 방안이다.

앞서 말한 교육계의 무한한 집단경쟁과 맞물려 한국은 행복지수가 높지 않은 나라로 유명하다. 전부터 사람들 간의 자율성을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부장님이 짜장면을 시키시면 부하직원들도 다 짜장면 아니면 짬뽕의 가격으로 알아서 기어서 눈치껏 시켜야 하는 그런 문화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알잘딱깔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런 문화 사이에서 다양성 지수를 넓히려면 공간, 시간, 역량 측면에서 밀도를 낮추는 시도를 해야한다. 그리고 사회에 다양함을 가지고 있는 다인종이 사는 방향으로 인식을 유도해야 한다고 한다. 아마 잘파 세대들이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의 차별과 차이 그리고 해법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만해도 GDP인종주의 및 복합인종차별을 해오면서도 잘 인식하지 몰랐던 것 같다. 이제 텔레비전에서 블랙페이스를 희화화 하는 장면이 나오면 불편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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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녀전 조선의 여탐정들
김이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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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녀전 - 김이삭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2024년 첫 읽을 책으로 <감찰무녀전>을 선택했다. 먼저 작가의 전작인 <한성부, 달 밝은 밤에>를 읽어보지 못하고 바로 스핀오프작인 감찰무녀전을 읽었지만. 전 감찰궁녀이자 지금은 귀신을 보지 못하지만 무녀 일을 하고 있는 무산의 감정선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감찰무녀전을 읽으니 기본의 본편인 한성부 달 밝은 밤에를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고즈넉이엔티에서 나온 작품들을 많이 읽는데, 다 하나같이 소설의 맛이 좋아서 만족한다.

같은 궁녀들을 감시하고, 그 안의 사건을 해결하는 감찰궁녀를 벗어나기 위해 무산은 고심했다. 나이가 들지 않고, 나가서도 사람들이 찾지 않을 그런 이유가 귀신을 본다는 소문을 지어내는 것이었다. 그럼 궁에서도 날 내치겠지 하는 생각. 역시 정답이었다. 그래서 무산은 옛일은 잊고 지금은 앞 못보는 판수 돌멩과 무당골에서 못된 탐관오리들의 점사를 봐주는 척 하며 재물을 뜯어내고 살고있다. 흡사 로빈훗 같은 느낌이라고 둘은 생각한다. 얼마나 큰 그림자가 자신들을 돌봐주고 있는지 알지 못한채 말이다.

그러던 차 베 스무필이라는 큰 건수가 석명 무녀가 자리를 비운사이 이 둘에게 당도하게 된다. 무조건 승낙하고 가주를 따라 왕신으로 모시고 있는 신을 없애달라는 쇼에 동참하게 된다. 그리고 부적을 써주고 일을 잘 마쳤다고 생각하고 길을 나서며 앞으로의 여행에 동참하게 될 설랑과 마주치게 된다. 설랑은 왕신을 모시는 가주의 친척으로 서얼이면서 귀신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청년이다.

이후 이 세 사람이 모여서 어명으로 두박신에 관한 것을 조사하라는 명을 받게 된다. 경기도 일대에서 두박신이 모셔지면서 민간의 동요를 느껴진 것을 바로잡기 위함이었다. 내 주변의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원한을 두박신이 풀어준다면야 그걸 위해서 재물을 바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무당골 사람들이 두박신 사건에 연루되어 모두 끌려갔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계속 등장하는 전농시 소윤 이보정과 설랑과 같이 해결하러 나선다. 판수 돌멩은 활인원에서 머물며 이런저런 정보들을 캐다주는 재주꾼으로 등장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왕이 직접 모내기를 하시는 논인 중요한 이보윤의 코메디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서로의 왕은 같은 사람인데, 본인의 직책 안에서만 일을 하려는 사람과 더 넓은 판을 보는 사람 사이에는 이렇게 차이가 있다. 다음번에도 일나갈 때 자기 일 좀 돕고 가라는 것이 또 코메디.

결국 무산은 일을 해결하고 결국 국무가 되는 것은 피했지만, 다른 것은 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다시 궁으로 돌아가서 해야할 일이 시리즈로 생기지 않을까 한다.

책은 제법 두껍고, 옛날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면서도 그 시대상을 자세히 묘사해서 읽는 동안 무척 즐거웠다. 무녀, 사람들이 믿는 미신, 살을 풀어내는 과정, 부적쓰기, 궁궐의 이야기, 출세하기 위한 길 등 작가가 여러 장면장면에서 풀어내야 했을 사전조사의 양이 얼만큼이었을지 짐작이 되어 더 행복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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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맛 - 인문학이 살아있는 도시여행 큐레이션
정희섭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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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맛 정희섭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미국, 일본처럼 국가를 말하지 않게 된 것 같다. 확실히 여행 빈도가 늘은 탓도 있겠지만 각 나라의 도시만큼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여기 도시여행의 묘미와 문화의 다양성을 12개의 주제로 엮어낸 매혹적인 도시이야기가 있다. 저자가 다녀온 수많은 도시 중에서 각자의 매력을 살려 묶어냈다. 사유의 공간, 역사의 증언, 영웅의 탄생, 위대한 자연, 인간의 걸작, 스토리텔링의 맛, 낭만의 즐거움, 다양성의 힘, 도시의 분위기, 자유와 평화, 치유와 희망, 감사와 행복이라는 주제다.

나의 경우에는 1부 터 순서대로 읽었다. 하지만 연속성이 있는 날짜 개념의 여행서가 아니므로 뒷장의 세계지도를 펼쳐서 궁금한 도시부터 여행할 수도 있다. 여행이 머지 않았다면 그 도시와 인접도시들 먼저 읽는 방법이다. 확실히 다녀오기 전후에 더 알고 다녀오면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나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코로나를 핑계 삼아 다른 나라의 도시를 다녀온지 3년여가 다 되어간다. 이제는 진짜 떠나야 할 시간이 가까워졌는지 <도시의 맛>을 통해 구글 지도에 별표시가 또 늘고 말았다.

나에겐 그래도 익숙한 유럽에 대해 여행욕구가 많이 끓어올랐다. 특히 여러 차례 유럽을 돌아다녔으면서도 한 번도 가보고 싶지 않았던 영국에 대해서도 생각이 바뀌었다. 강물위에 놓인 학문의 다리인 케임브리지에 대한 관심도가 생겼다.무려 노벨상을 120명이나 배출한 학교란 곳은 어떤 곳일까. 캠강에서 강바닥을 장대로 밀어서 하는 뱃놀이인 <펀팅>도 캠브리지의 명물이라 하니 직관해보고 싶다. 음식은 맛이 없더라도 영국 영어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

베트남의 후에의 경우에는 음식 메뉴 이름으로만 안 <분보후에>밖에 없었는데, 아스라져간 응우옌 왕조의 후에 왕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름조차 중화사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금성이다. 스스로 황제국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 청나라의 자금성만이 전부가 아니다.

사족으로 분보후에는 레몬그라스와 고추기름, 새우소드 등으로 맛을 낸 쇠고기 육수 쌀국수다.

바르셀로나와 근처의 도시인 몬세라트와 시체스가 등장한다. 바르셀로나는 가봤고,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를 가는 도중에 지나가보기만 했다. 그러나 시체스는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찾아보니 최근에는 바르셀로나 근교투어로 묶어서 몬세라트와 시체스를 같이 파는 상품이 많더라. 몬세라트는 카탈루냐 사람들의 심장과 같은 수도원이 있다. 검은 성모상도 있고 소년합창단의 노랫소리를 기대하며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휴양지로 유명한 시체스의 푸른 바다가 기대된다. 시체스를 2월에 방문한다면 <시체스 카니발>, 10월에 방문한다면 <시체스 영화제>도 같이 즐길 수 있다.

남들은 여행지로 꼽지 않는데, 가보고 싶었던 시카고도 있어서 반가웠다. 원주민 말로 <야생 마늘>을 뜻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시카고와 마늘이라.. 시카고 학파는 절대 몰랐고. 대신 시카고 딥디쉬 피자가 유명한 것은 안다. 자꾸 책에서는 인문학과 연관짓는데 내가 알고 있는 두드러진 분야는 미식관련해서니 조금 겸연쩍다. 바람이 많이 불어 <윈디 시티>라는 별칭이 있고, 필드박물관은 미국 3대 자연사 박물관이다. 개인적으로 시카고에 가고 싶은 의미는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이하 시카고 박물관)>때문이다.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비오는 날, 파리거리>를 비롯해 르누아르의 <두 자매>가 유명하다. 그렇지만 내가 보고 싶은 작품은 제일 좋아하는 점묘법의 화가 조르주 쇠라의 <그량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고희에 <아를의 침실> 버전 중 하나를 보는 것도 있다. 네덜란드 반고흐 미술관의 것과 시카고 미술관에 있는 것 모두 진품이며 약간 색상의 결이 다르다. 시카고에 부는 바람은 도시가 가진 자유와 성장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시카고에 가게 될 날이 더 기대된다.

각자 도시의 맛이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제일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어떤 도시가 나의 미각을 흥분시키는지 책을 통해 느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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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탈출기
백지영 지음 / 알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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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탈출기 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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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인공 봉다미는 탈모 예방 샴푸 회사에 다니는 천덕꾸러기다. 다른 회사에서 부장과 같이 이직했지만 자기만 모내기 해놓고 내뺀 부장 덕에 옮긴 회사에선 부초처럼 여기저기 떠도는 신세. 거기에 일도 뭐 똑부러지지 못한데다 나이도 많아서 상사에게 계속 꾸지람이나 듣는 동네북 캐릭터랄까. 지금 그녀가 제일 걱정하는건 울산으로의 지방발령과 손수 마련한 집에서 따박따박 월세가 들어오는 일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하우스푸어 탈출기라고 해서 주인공이 엄청나게 고생고생해서 집을 장만하는 일이 결과로 그려지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세입자들에게 당하는 다미의 일상을 보여주며 집주인 짓도 쉬운 게 아니구나 하는 블랙코미디를 보여준다. 보이스피싱 당해서 인터넷 뱅킹을 안하니까 월세 받으러 집으로 찾아오라는 게 주객전도가 된 상황이 아니면 무엇일까. 해주세요처럼 두통약까지 사다달라는 건 애교라고 생각해야 할까. 거기에 그 정도는 양반으로 느끼게 해주는 전세입자 할머니까지 에피소드를 들으면 다미가 월세를 무탈하게 받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해준다. 의외로 소설 속에 혼자있는 집이 투쟁의 공간이 되기도, 그냥 몸만 뉘여 주는 공간이 되기도한다. 실제로 살아보면 여러 복들 중 하나인 이웃복도 포함이다. 다미의 집에서 여러 번 자살소동을 벌인 그 세입자 할머니처럼 남의 집에 스프레이 낙서까지 하는 사람 들어오면 얼마나 머리가 아프겠습니까.

다미가 집에 이리 집착하는 것은 예전부터 셋방살이를 했기 때문이라는 설정과 함께 그 때의 회상신이 많이 나온다. 예전에 했던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드라마가 떠올랐다. 물론 드라마는 유쾌하게 그려냈지만 다미의 셋방살이는 그렇지 않다. 내가 꿈꿔왔던 드림하우스를 주인집아들에게 빼앗겼어야만 했을 때 그 상심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된다. 그렇지만 그렇게 부추겨야만 했던 다미 엄마의 심정은 또 어땠을까. 애써 만든 걸 그놈의 월세인상 이야기를 꺼내지 않도록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그 많은 시간들을.

의외로 다미의 가족들이 그 시대를 살아나간 이야기들이 많이 녹아있다. 그 중 장군이라는 다미의 친오빠의 사연도 참 안타깝다. 히키코모리에서 그래도 나중에는 예전의 꿈과 맞물려 다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캐릭터로 그려줘서 고맙다. 나도 어릴 적 꿈처럼 사무치게 그리던 것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면 그 눈빛이 살아날까 싶다. 지금은 별 볼일 없지만 반짝반짝하던 나의 세계를 다시 조우하게 될까 모르겠다. 그만큼 어릴 적 빠져있던 것이 나에게는 책이라 어린이 시절 좋아하던 책을 다시 재독해야 하나 생각했다. 그렇게 소원했지만 가지지 못했던 것 참아내야 했던것에 대한 기억이 쓰디쓰다.

다시 다미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울산 발령은 다미가 가지 않게 되는데, 그 일을 해결하게 되는 내용이 이 소설의 사이다다. 집과 양심 양심과 집. 결국 집이란 게 사람이 살아야 집이고 양심을 버린 짐승이 살면 우리라는 말이 가슴깊이 새겨진다. 결국 다미가 남을 돕고 양심 있게 살아가서 다행이지 싶다. 그런데, 이제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미는 어디로 갈 것인가. 소설이 아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나는 그 점이 또 궁금하다. 장국영을 예나 지금이나 좋아하던 다미에게 해피투게더는 또 어떤 의미일까. 많은 장국영 영화를 실제로 보았는데 왜인지 20년 넘게 해피투게더는 보지 않았다. 이참에 보면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흥얼거려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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