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탈출기
백지영 지음 / 알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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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탈출기 백지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봉다미는 탈모 예방 샴푸 회사에 다니는 천덕꾸러기다. 다른 회사에서 부장과 같이 이직했지만 자기만 모내기 해놓고 내뺀 부장 덕에 옮긴 회사에선 부초처럼 여기저기 떠도는 신세. 거기에 일도 뭐 똑부러지지 못한데다 나이도 많아서 상사에게 계속 꾸지람이나 듣는 동네북 캐릭터랄까. 지금 그녀가 제일 걱정하는건 울산으로의 지방발령과 손수 마련한 집에서 따박따박 월세가 들어오는 일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하우스푸어 탈출기라고 해서 주인공이 엄청나게 고생고생해서 집을 장만하는 일이 결과로 그려지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세입자들에게 당하는 다미의 일상을 보여주며 집주인 짓도 쉬운 게 아니구나 하는 블랙코미디를 보여준다. 보이스피싱 당해서 인터넷 뱅킹을 안하니까 월세 받으러 집으로 찾아오라는 게 주객전도가 된 상황이 아니면 무엇일까. 해주세요처럼 두통약까지 사다달라는 건 애교라고 생각해야 할까. 거기에 그 정도는 양반으로 느끼게 해주는 전세입자 할머니까지 에피소드를 들으면 다미가 월세를 무탈하게 받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해준다. 의외로 소설 속에 혼자있는 집이 투쟁의 공간이 되기도, 그냥 몸만 뉘여 주는 공간이 되기도한다. 실제로 살아보면 여러 복들 중 하나인 이웃복도 포함이다. 다미의 집에서 여러 번 자살소동을 벌인 그 세입자 할머니처럼 남의 집에 스프레이 낙서까지 하는 사람 들어오면 얼마나 머리가 아프겠습니까.

다미가 집에 이리 집착하는 것은 예전부터 셋방살이를 했기 때문이라는 설정과 함께 그 때의 회상신이 많이 나온다. 예전에 했던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드라마가 떠올랐다. 물론 드라마는 유쾌하게 그려냈지만 다미의 셋방살이는 그렇지 않다. 내가 꿈꿔왔던 드림하우스를 주인집아들에게 빼앗겼어야만 했을 때 그 상심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된다. 그렇지만 그렇게 부추겨야만 했던 다미 엄마의 심정은 또 어땠을까. 애써 만든 걸 그놈의 월세인상 이야기를 꺼내지 않도록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그 많은 시간들을.

의외로 다미의 가족들이 그 시대를 살아나간 이야기들이 많이 녹아있다. 그 중 장군이라는 다미의 친오빠의 사연도 참 안타깝다. 히키코모리에서 그래도 나중에는 예전의 꿈과 맞물려 다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캐릭터로 그려줘서 고맙다. 나도 어릴 적 꿈처럼 사무치게 그리던 것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면 그 눈빛이 살아날까 싶다. 지금은 별 볼일 없지만 반짝반짝하던 나의 세계를 다시 조우하게 될까 모르겠다. 그만큼 어릴 적 빠져있던 것이 나에게는 책이라 어린이 시절 좋아하던 책을 다시 재독해야 하나 생각했다. 그렇게 소원했지만 가지지 못했던 것 참아내야 했던것에 대한 기억이 쓰디쓰다.

다시 다미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울산 발령은 다미가 가지 않게 되는데, 그 일을 해결하게 되는 내용이 이 소설의 사이다다. 집과 양심 양심과 집. 결국 집이란 게 사람이 살아야 집이고 양심을 버린 짐승이 살면 우리라는 말이 가슴깊이 새겨진다. 결국 다미가 남을 돕고 양심 있게 살아가서 다행이지 싶다. 그런데, 이제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미는 어디로 갈 것인가. 소설이 아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나는 그 점이 또 궁금하다. 장국영을 예나 지금이나 좋아하던 다미에게 해피투게더는 또 어떤 의미일까. 많은 장국영 영화를 실제로 보았는데 왜인지 20년 넘게 해피투게더는 보지 않았다. 이참에 보면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흥얼거려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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