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소녀 상상 고래 27
차율이 지음, 도밍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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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소녀 - 차율이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4편의 청소년을 위한 동화가 실려있다. 각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예쁜 일러스트를 보는 것도 별미다.

순서대로

<내 머리에 꽃이 핀다면>, <지구인 정복 일지>,<투명한 소녀>,<나비 저택> 이다.

서울 대학동에서 학생들의 머리에 갑자기 꽃이 피어난다. 식물인간처럼 멍하게 잠만 자는 아이들도 있고, 생활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 모든 건 잠시라도 학업 스트레스에서 그들을 쉬게 하고픈 어떤 자의 바람이다. 갑자기 돋아난 꽃을 그냥 마구잡이로 잘랐다가 큰 일이 나는 사고가 있고 난 후 아이들은 자기 머리에도 꽃이 생겨나 잠시라도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라는 감옥에서 얼마나 고되게 구르고 있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나는 이미 공부는 안 하고 있는 사람이라 100% 공감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학생들이라면 무척 공감할 동화라고 생각한다.

의외로 4 작품 중 가장 짧은 <지구인 정복 일지>가 마음에 들었다. 길가에 휴대폰이 떨어져서 집어 들었는데, 그게 숙주를 찾고 있는 외계인이라면 어떨거 같은가. 8년 전쯤에 쓴 내용이라는데, 외계인의 침공처럼 강한 결속으로 느껴지는 휴대폰에 대한 의존도는 지금이 더 심각한 것 같다. 나도 이제는 휴대폰 없이는 못사는 흔한 지구인이 되어버려서다.

소녀의 정체를 알게 되고 나서 실제로 있는 생물인가 하고 검색했는데, 정말이지 실존하는 고둥류의 생물이었다. 책 제목처럼 먹이를 먹지 않을 때의 클리오네(날개 달린 바다달팽이)는 유약하고, 투명하고, 천사 같다. 그런데 실제로 자신과 친구들을 놀린 그 인간들을 공격하는 어인이 되었을 때의 클리오네는 무지막지하게 변신한다.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서와 1년의 한 번이 맞아떨어졌을때의 그 살벌함이란.

마지막 <나비저택>은 소녀들의 연대가 아니라 나 혼자 스릴러가 아닐까 하고 읽었다. 자신의 처지를 벗어던지고 싶은 서로의 이기심이 만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동화를 읽기에 너무 타성에 젖었나 생각했지만, 소녀들의 연대가 아름다웠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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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나는 낮에도 깜깜한데? - 마음의 빛을 보는 시각장애인 심리상담가 김현영 에세이
김현영 지음 / 저녁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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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낮에도 깜깜한데? - 김현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발레를 전공하고 지도 교수까지 역임한 저자가 시각을 잃은 전 생애를 그린 에세이다. 개인적으로 시각장애인과의 조우는 (그나마 만남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정도) 십여 년 전 회사 일로 클라이언트를 만났을 때였다. 시각장애가 있으셨지만 (실은 실례라 전맹인지 아닌지는 잘 모른다) 굉장히 똑똑하셨고, 사람과의 대화를 거의 외우고 복기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셨던 사장님이었던 터라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보이지 않으니 상대방이 한 말을 외워서 설전을 펼치셨던 기억.

작가는 1990년대 초반에 망막색소변성증을 진단받고 2004년에 시각장애인 1급이 되었다고 한다. 천천히 자신의 빛이 소멸되어 감을 여러 가지 에피소드로 절절히 드러낸다. 부모님과의 틀어짐, 형제들과의 미묘한 불화. 가정 내에서 남편을 떠나기로 결심. 은둔생활로 삶을 이어나가야 할까 라는 고민까지 말이다. 초반에 등장하는 굿 강권은 정말 기가 막혔다. 아직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멀리 온 사람들에게 그들은 그러고 살고 있을까. 어디서나 약해진 사람의 마음을 파고 들어와 상처주는 사람은 정말 추악하다.

그러나 결국 시각장애인 복지관으로 발길을 한다. 점자를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각장애인에게 묵자는 일반적인 글자이고, 점자가 책을 읽는 등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용도이다. 공부를 다시 하기로 마음먹는다. 공무원 수험에 2년 도전해서 결국 허무하게 실패로 마무리 한다. 응시 시험장 선택이 잘못된 일화였는데, 앞이 보였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기회를 날려보내지 않았을 거란 생각을 작가 자신이 제일 많이 했을거라 생각했다. 읽는 나도 얼마나 안타깝던지.

이후에는 공무원 수험을 그만두고, 하고 싶었던 석사과정으로 심리학을 공부한다. 이후 박사까지 공부해서 마쳤다. 공부에 대한 열정도 열정인데, 그 수많은 시간 동안 대전에서 고려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온 수많은 시간과 에피소드에 나도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지하철 탑승 시 도움을 주는 공익 근무요원이 선글라스도 안 쓰고, 흰 지팡이도 없는데 어떻게 시각장애인인지 알아보냐는 말 때문이었다. 나도 시각장애인에 대한 전형적인 모습을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힘든 이동을 무릅쓰고 공부하고, 다 이겨낸 작가가 책 초반에 삶을 포기하고 은둔하고 있었던 사람과 동일인인지 의심될 정도로 변화한 삶을 지금 살고 있다.

심리학 공부로 일반인과 시각장애인도 돕는 심리상담센터를 개소하였다. 자신의 장애만이 아니라 지체장애인들과의 이야기들을 통해 전반적인 장애우들의 어려움과 현실을 알려주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작가를 통해, 지금 내가 주저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이유도 정당화 될 수 없음을 느꼈다. 노력과 극복만이 그녀에게 있다.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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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헬스가 나에게 - 운동 '안' 하기에 15년째 실패 중 나에게
성영주 지음 / 몽스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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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헬스가 나에게 - 성영주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제는 빠졌던 살이 폭식으로 두 달여간 포동하게 찌웠더니 결국 16kg이 돌아왔다. 작가처럼 운동하고는 못사는 사람이 아니라 운동하고는 못사는 사람으로 고작 1년 정도를 보냈을 뿐인데, 결과가 참담하다. 그래도 작년동안 시도해본 운동이 꽤 되는데도 말이다.

작가 본인은 그렇게 근력 쩔어 보이지도 않는다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아침운동을 실시했던 이야기를 조근조근 풀어낸다. 운동은 그렇다 쳐도 왜 아침에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명확했다. 저녁은 술을 먹어야 하는 술꾼이기 때문이다. 나야말로 술도 안먹는 사람인데, 저녁 운동에 아침은 아침형 인간이면서도 왜 안 하는가에 대한 이중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근육이 없어 보인다고 소박하게 밝혔지만, 운동하는 사람들끼리는 조용히 알아볼 수 있는 정도의 아우라가 있다했다. 푸쉬업도 가능이고. 술자리에서 선배와 20개 푸쉬업 먼저해서 이길 정도의 내가 생각하면 근수저다!

해본 운동은 정말 지루하게 여겨지지만 루틴인 헬스부터, 복싱, 주짓수, 요가, 달리기 등 다양하다. 복싱의 경우 왜 줄넘기만 시키는가에 의문을 가지지 말고 열심히 글러브를 살 실력이 될 때까지 다녀보면 굉장히 좋은 운동임을 알 수 있단다. 나 역시 복싱장에 다니고 폐렴으로 결국 5번도 채우지 못하고 돈만 날렸지만 이 말에 백프로 동감한다. 작가가 스파링으로 사람을 잘 타격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선수가 하나 나왔을 텐데 아쉽다. 주짓수의 경우 그 잡는다는 것에 대한 신체적 불협화음 때문에 나는 배우지 못하겠지만, 상대 선수를 탭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든다는걸 보면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사랑하는 요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비둘기자세와 이어서 물구나무서기도 바로 할 수 있는 코어근력이라니 너무 부럽다. 요가 이야기와 별개로 운동은 코어이고, 코어는 배짱이라고 한 말이 멋있었다. 내가 단련한 내몸과 코어는 어디서나 정신적, 신체적으로 흔들릴 때 나를 받쳐주는 받침목이 될 거라니!! 아름답지 않은가! 실제로 몸에서 그런 기능을 수행하는 게 맞는데다, 몸은 정신과 연결되어 있으니 말이다. 지인이 늘 점심을 거르고 운동을 한다. 쇠질을 좋아하는 (전공자이면서) 근수저인데, 그 역시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말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낸다고 했다. 운동에 미친 사람들은 어찌나 다 마인드가 비슷한걸까! 이양반이 매일같이 운동 잔소리를 해대서 조금 귀찮았는데, 이렇게까지야 강권한다면 3월까지 하고 사라지지 않는 모닝 운동인이 다시 되어봐야겠다. 완전히 매일매일 하겠다는 확답은 못하겠지만 그렇담 결국 10kg 정도는 후딱 벗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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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으로 가난을 샀습니다 - 불안을 설렘으로 바꾼, 두 사람의 인생 반전 스토리
고우서 지음 / 슬로우리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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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으로 가난을 샀습니다 고우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연기를 전공한 작가가 아내인 수야와 1년동안 그들의 전 재산을 털어서 세계여행을 다녀온 책이다. 오랜 지인을 통해 연기전공자의 다양한 삶을 알고 있다. 작가가 계속 이야기해 온 연습기간 동안의 무보수 생활, 다른 직업으로 생계를 잇고 꿈을 위해서는 다른 인생도 갈아 넣어야 하는 생활의 반복 말이다. 받는 보수 마저도 점심값에 연습실 차비를 제하면 다 써버릴 만큼의 돈. 무명배우는 있을지언정 무명 여행자는 없다는 말이 제일 좋았다. 각자의 인생에 조연은 없지 않은가.

샐러드에 방울토마토를 썰다가 잘되는 배달전문 샐러드 가게를 접고,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아내를 설득해서 출발했다. 러시아를 거쳐 튀르키예, 이집트, 유럽, 인도, 동남아로 마무리 한다. .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이 여행을 통해 작가는 무척이나 단단해진 듯 보인다. 제목처럼 전 재산으로 가난을 샀지만, 그래도 돌아오고 난 뒤 유튜브를 통해 자신들의 여행을 응원해주는 3만명의 구독자를 얻었다. 지금은 검색해보니 12.8만의 여행유튜버가 되어있었다. 귀여운 아들 해랑이까지 3인 여행가가 되었고 말이다.

인생에 있어 절대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인도>에 대한 생각이 책 덕분에 조금은 바뀌었다. 혼란하고, 질서없고, 어디가나 사기꾼들 뿐인 것 같은 인도를 담은 시선들로 인해서 나 역시 가보지도 않고 정의해버린 게 아닌가 싶어서다. 그들이 만났던 인도에서의 다른 경험이 나를 바꾸었다.

고산병에는 탄산을 먹으면 고산병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인도 북부의 라다크지방의 라다크어로 엄마, 아빠가 같은 의미라는 것도 말이다. 언젠가 조금 위험한 북인도에 가면 급박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엄마 아빠를 부르짖은 내용은 굉장한 재미가 있으니 꼭 읽어보기 바란다. 인간의 존엄과 진정한 가족이 되는 스펙타클한 내용이다.

나도 역시 여행은 돌아올 곳이 있어야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일상을 떠나 겪게 되는 그 모든 것들이 자산이 된다고 말이다. 비슷하게 생각하는 작가의 말을 들으니 앞으로 유튜브로 그들의 여정을 더 지켜볼 것 같다.

여행을 떠나 작은 짐들 속에서 불편함을 겪더라도 그 결핍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눈을 발견했으니 어디서든 잘 지낼 것이다. 알이즈웰. .

아내 수야님의 버스나 이동수단에서 잘 자는 능력은 정말 부럽다. 기분 나쁜 기억은 장소를 벗어나며 다 털어버린다는 그 해탈적 사고도 본받고 싶다. 작가의 어머니께서 해주신 <수야를 예쁘게 담아줘>를 듣고 자란 작가라면 세 식구 세계 어디서든 남을 배려하고 삶을 존중하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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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삶이 담긴 낯선 그림들
김원형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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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 김원형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재주는 정말 하나도 없지만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왜 그런가 하면 책에 등장하는 르누아르의 말을 인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림은 즐겁고, 아름답고, 예뻐야 한다. 그렇다, 예뻐야 한다. 세상에는 이미 불쾌한 것들이 충분하니, 우리가 더 만들어낼 이유는 없다.> 미감을 충족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물론 아름답기만 하다기보다 불안이나 어둠을 그린 작품들도 좋아하고 사랑한다. 아름다움이 1순위일 때도 슬픔이나 분노가 1순위일 때도 있기 때문에

책은 그동안 읽은 유명한 작가 18명의 숨겨진 그림들을 담았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작가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의 명작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지만 이 책에서 만난 작가들의 작품은 거의 다 모르는 것이었다.

아직도 버킷리스트로 클림트의 <키스>를 보러가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다. 벌써 15년째 이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구스타프 클림트가 사람들의 인맥과 입방아와 시선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의 한적한 호숫가에서 풍경화를 그렸다는 것은 몰랐다. 정사각의 캔버스를 택해서 여름마다 잘츠카머구트 지역에서 가장 큰 호수인 아터제에서 보냈다고 한다. 보통 그 당시의 작가들은 가로로 긴 캔버스로 자연과 사람을 동시에 담았지만 클림트는 인기작이 인물화였던 것과 별개로 풍경만을 담았다. 굉장히 담담한 느낌이었다. 마치 정화하듯이 말이다.

또 자화상과 인물화로 유명한 에곤 실레도 집들을 그린 작품들을 실어 안내해주었다. 길쭉하고 고독하다 못해 처연하지 않은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에곤 실레라니! 어머니의 고향인 보헤미아의 작은 도지 크루마우를 방문해서 집들을 그렸다. 분명 집이지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는 추상화 같은 집들이었다. 색도 그렇고. 실제 존재하는 집을 모티브로 그렸으되 굉장한 작가만의 재해석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마네가 북부의 바다를 그린 작품을 그렇게 많이 남긴 이유.

드가가 무용수들 만큼이나 경마장과 기수를 많이 그린 이유.

사랑한 작가들이 리스트에 있다면 꼭 읽어봤으면 하고 추천한다.

안희연 작가를 통해서 나는 처음 알게 된 독일의 케테 콜비츠의 작품들도 좋았다. 그녀가 동시대에 살아있는 여성을 다룬 시각을 심도있게 파헤져준다. 자신 역시 전쟁으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이며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었음이 잘 느껴졌다. 단순한 색감이지만 그를 통해 더 대비되는 슬픔들이 드러났다.

지금껏 읽었던 많은 명작들의 뒷얘기도 좋았으나, 작가들이 또 사랑한 다른 분야에 대해 더 폭넓게 알게 되어서 그림 애호가로서는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음번에 오르세에 간다면 앙리 루소가 그린 그림속의 그녀들이 더 반갑지 않을까 싶다. 세관원이었다가 일요일의 화가라고 호도 당했으면 어떤가, 그의 진심은 이제 세상 사람들이 다 아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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