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
최난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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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루즈에서 왔습니다 - 최난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임도희가 락앤락 통에 소중한 것을 들고 물랭루즈 앞에서 테이저건을 맞은 시점부터 시작된다. 문득 마약사범으로 낙인찍히는 거 아니야 라고 오해 했는데 결국 현지 경찰을 비롯 윤의 스토리에 감화되는 따뜻함으로 마무리 된다. 일단 <그 것>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비행기를 탈 수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프랑스 현지에서는 탄저균을 퍼트리는 사람의 과잉진압으로 논란을 낳는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최근에 폭탄 테러범으로 오인된 정신이상자가 14발인가 실탄은 맞아서 중환자가 된 뉴스를 봤는데, 아마도 실제 사건이었다면 말도 안 통했을 거고 테이저건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옛날에 봤던 거기는 경찰이 무자비하게 총 들고 있던 곳.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어디서 왔냐는 물음에 <물랭루즈에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도희. 거기서부터 사랑은행 사거리의 풍차가 있는 건물 물랭루즈에서 윤과 김 그리고 도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고즈넉이엔티 출판사의 소설들을 좋아한다. 따뜻하기도, 기상천외 하기도, 다양한 작가들의 스펙트럼도 넓은 이야기를 발매해 주어서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도희는 계속 못생긴 여자라는 설정이 주어져서 조금 슬펐다. 극의 후반에는 결국 외모와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본인의 역량까지 객관화 되어서 다행이지만, 참 치이는 캐릭터였다. 어릴 적에도, 망할 년인 친구 은정한테도 말이다. 보증금을 대고 친구인지 시녀인지 모호하게 지내는 자취생활부터가 답이 없었다. 내 전 남친을 뻔뻔하게 사귀는 친구와 자취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건 자본주의의 보증금이 없기 때문이었지만 실로 도희가 물러터진 캐릭터기도 하다. 이러저러한 불편한 연애 관계와 갑질로 맞물려 새로 지낼 곳과 알바장소가 필요했고, 우연히 오게 된 곳이 물랭루즈다. 원래는 금방울 술집이었는데, 윤이 인수하면서 캉캉을 출 수 있는 무대와 의상실을 갖춘 그리고 이름답게 실제 돌아가는 풍차를 무려 거금 삼천만원이나 주고 만들어놓은 자신의 꿈을 위한 발판이다. 윤은 다리가 불편하지만, 그래도 가지고 있는 꿈을 언제까지나 잃지 않는다. 윤을 보며, 인생이란 좋은 사람을 더 만나는 것 보다 개 같은 놈들을 덜 만나는 게 나은 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나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이 비뚤어진 사람에게는 이상한 마음을 먹게도 하나 보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면 망치겠다는 세상 끌어내림의 법칙일까. 이런 놈들을 잘 거르자.

도희는 의상학과라서 윤의 공연 의상을 수선해주는 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오갈 곳 없는 도희가 몰래 머물게 되고, 나중에 윤과 김 그리고 도희까지 오해가 생겨버린다. 책에는 다양한 사연의 다양한 결핍의 사연들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생각에 남들의 오해에도 묵묵히 견디는 사람. 사람들의 억측을 막아주지 못해서 죽음으로 내몰린 사람을 보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 하기 싫은 일이지만 대충 이정도 하면 먹히겠지 싶어서 계속하는 사람. 남들의 말만 듣고 괜한 정의감에 휩싸여서 남을 해꼬지하는 사람. 다들 견딜만한 시련이기에 주어지고 그 뒤로 단단해지긴 한다. 그렇지만 남들에게 믿었건 안믿었 건 뒤통수친 사람들과의 경험에서 내 인격적 성숙만을 바란다는 건 그것도 나름대로 고구마 결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양한 인물들이 계속적으로 등장해서 실종사건, 살인사건, 이 시대의 돌봄, 그리고 지긋지긋한 조별과제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인성과 소문이라는 주제 아래서 빙글빙글 돌아간다. 거기에 윤의 돌아가긴 하지만 계속 전진하는 물랭루즈에 대한 꿈까지. 한 사람의 꿈과 열망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따뜻함을 보고 싶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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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방구석 시리즈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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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이서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오페라라고 하면 나와는 먼 공연예술 장르라고 생각했었다. 연극도, 뮤지컬도 꽤나 많이 보러 다녔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구석 오페라>를 읽으며 나 생각보다 오페라를 많이 아네! 하고 놀랐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화에서 멋진 CEO인 남자주인공이 오페라 관람을 좋아하는 설정이라 늘 멋진 취미군 하고 생각했다. 오페라를 즐기기란 만화의 재벌 설정 상 맨날 박스석에서 오페라글라스와 함께한다. 턱시도와 풀로 비워야 하는 저녁시간 그리고 이탈리아어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수준 등이 삼박자가 다 필요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게 맞겠다. 그렇지만 방구석 오페라를 통해서 입문으로 적당해서 극의 전체가 노래로 채워지거나 어려운 서사가 있더라도 배경 지식을 통해 볼 수 있겠구나 하고 편견을 없애주었다. 이서희 작가의 책은 4번째인데, 공연을 좋아하는데도 아직 <오페라>라는 장르는 미지의 세계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 생겨났다. 제일 보고 싶은 것은 <마술피리> 이다.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조수미님의 죽음을 지시하기에는 너무 꾀꼬리 같은 <마술피리>[밤의 여왕의 노래]를 수도 없이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페라를 보게 된다면 꼭 이 작품으로 시작해보고 싶다. 파미나의 방에 나타난 밤의 여왕이 딸에게 자라스트로를 찔러 죽이라고 명령하는 격렬한 복수의 노래이다. 모차르트의 작품이고, 밤의 여왕의 아리아의 유명함 때문에 오페라 입문자에게 추천한다고 한다. 잔망스러운 파파게노를 실제로 보고 싶다.

약혼자를 구하기 위한 용사의 분투기인 <리날도>는 극의 내용도 이해하기 쉬운데다 그 유명한 [울게 하소서]를 듣고 싶은 마음이다. 리날도라는 오페라는 생소한데 울게 하소서는 다 알고 있다는 것에서 좀 소름이 돋았다. 의외로 오페라라는 장르가 광고에, 드라마에, 내가 즐겨보는 웹툰 등에 조각조각 많이 스며들어 있었지만 인식을 하지 못했었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스토리로 제일 관심이 가는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이다. 크레타 왕 이도메네오는 트로이전쟁에서 돌아오는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여기에서 바다의 신께 육지에서 제일 처음 만나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겠노라고 맹세하고 말이다. 그런데, 제일 처음 만난 사람이 바로 자신의 아들이다. 사람인지라 아들을 멀리 도망치라고 하고 아들을 다시 차지할 수 있게 된 엘레트라는 쾌재를 부른다. 그렇지만 아들인 이다만테는 패전국인 트로이의 공주인 일리아를 사랑한다. 사람이란 무릇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함부로 하는 게 아니며, 이리저리 꼬인 극을 어떻게 풀지 궁금했다. 자주 공연되지는 않는 것 같아 더 궁금하다.

오페라를 소개하는 말미에는 큐알코드를 통해서 해당 오페라의 노래나 전편을 감상할 수도 있다. 특히 <피가로의 결혼>은 고전적인 오페라만을 생각했었는데, 무대가 돌아가면서 문을 지나쳐 주인공이 연기한다. 그리고 대단히 현대적인 백작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무려 헬스 자전거를 타며 수건을 지속적으로 떨어트리는 백작 그리고, 와인 병나발을 부는 백작부인까지. 오페라는 왜 현대극으로의 크로스오버가 없을까를 보여준 예시라서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이외에도 영어로 만들어진 오페라 작품인 <포기와 베스>도 소개해 준다.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법이라고 소개되어있는데, 내 생각의 주인공 베스는 갈아타기의 선수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도 자주 공연되고 있는 <두란도트>, <카르멘>,<나부코> 등은 극의 서사가 무겁지만 그만큼 현대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들인 것 같다. 방구석 오페라를 통해서 지금까지 경험해왔던 공연예술과 새로운 기대감이라는 부분 두 가지를 충족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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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문화 소비 트렌드 - 지금 눈여겨봐야 할 문화소비자들의 욕망
신형덕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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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문화 소비 트렌드 - 신형덕 외4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2023년 문화트렌드를 반추하고 다가오는 2024년에는 어떠한 문화적 반향이 일어날지 예측해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1부가 올해의 경향 2부가 다가오는 예측의 순서다.

먼저 오늘 점심도 알뜰하게 e쿠폰을 사서 다이어터니까 절대 먹지 말아야 하는 햄버거와 치킨을 먹으며 제로콜라와 오리지널 콜라에서 고민하는 내가 올해의 여러 가지 문화를 관통하는 메뉴를 골랐구나 생각했다. 먼저 <이코노-럭스> 아낄 곳에서는 한 푼이라도 아끼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럭셔리도 상관없다는 말이다. 뮤지컬 N차 관람 등 나에게 행복감만 준다면 다른 곳에서 아끼든 안쓰든 최대의 행복가치를 찾아 소비하는 것. 어차피 먹을 거 한 푼이라도 싼 쿠폰을 산 것도 그렇고, 안사면 0원 소비인데 럭셔리건 말건 내 만족으로 사버린 사람. 바로 나야나. <레이지어터 이코노미>는 누워서 말로만 하는 다이어터와 비슷하다. 이 문화현상과 맞물려 지금 핫한 것이 바로 <제로oo>열풍이다. 이제는 음료수 코너에 가기만 하면 제로음료수들과 오리저널 음료수가 서로 매대를 경쟁이라도 하듯 채우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음료수인 밀키스 조차 제로가 나올 정도니 (상당히 고전음료수인데다 먹는 사람 많이 없다) 이 정도면 가히 열풍이라 할 만하다. 설탕을 아주 만병의 근원으로 몰아가는 것도 그렇지만, 수크랄로스와 아스파탐은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는 한다. 그래도 당뇨 있는 사람들의 선택지가 늘은 것에는 만족인데, 당뇨는 원래 이런 액상과당 들은 음료를 마시면 안 된다.

팝업스토어가 많이 생기는 문화 덕분에 개인을 브랜드화 해서 생기는 팝업스토어도 인기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았다. 사람, 캐릭터, 상품을 비롯해서 이제 문화작품들 까지도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었다. 제품의 경우에는 가장 강력한 홍보수단이 될 수 있고, 화제성이 있고 인스타그래머블 하다면 이를 통해 사람들이 방문하고 이들이 입소문을 내줘서 홍보효과를 대단히 얻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라는 성수에 조만간 방문해서 나도 요샌 뭐가 핫한지 힐끔거려 봐야겠다.

힐끔거린다는 말과 덧붙여 최근에는 예능을 비롯해서 개인들의 삶을 너무 많이 노출하고 엿보는 플랫폼이 많이 생겨서 피로하다는 책의 내용이 공감되었다. 나도 개인적으로 육아, 이혼, 결혼 프로그램들을 싫어하는데 이제는 너무나 많은 연예인과 일반인들이 나와서 너도 나도의 사생활을 알고 싶지 않을 정도로 밝힌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그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기에 나도 내가 원하는 노출의 선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가 자녀들의 원치 않는 육아노출을 하면서 범죄에 표적이 될 수 있어 국외에서는 <세어런팅 (셰어+페어런팅)>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한다. 고디바를 엿본 피핑 톰처럼 개인의 엿보기 심리를 자극해서 많은 플랫폼과 컨텐츠가 양산되고 있는데 이제는 좀 다른 방향으로 흘렀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내가 아직도 잘 열풍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넓은 시장과 가상 인플루언서들을 자주 만나게 되면 받아들일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아직 낯선 세계다.

배리어 프리 관해서는 넷플릭스의 몇 안되는 순기능이라 생각한다. 자막으로 한국영화를 볼 수 있고, 드라마를 볼 수 있고, 한글 자막을 켜는 걸 이상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기에 말이다.

나오는 다양한 문화현상들에 대해서 올 칼라의 사진과 다양한 사료로 어렵지 않게 문화현상을 설명해주어 좋았다. 내가 잘 알지 못했던 신조어들이 이렇게 많이 생겼고 경향이 이것과 저것이 합쳐져 융합되는 모습이 생겨났구나 하는 경우도 다양한 예시를 들어준다. 내년에 2025년 문화트렌드도 점쳐볼 수 있도록 내년의 책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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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지옥 - 91년생 청년의 전세 사기 일지
최지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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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지옥 - 최지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처음부터 읽기 쉽지 않은 주제였다.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경험담을 내가 오롯이 읽어도 될까 그런 마음이었다. 책을 읽기 전 분명 전세사기를 당했다고 했는데, 왜 중간에 해외취업을 한걸까. 무슨 사정이 있어서 나가게 된 것일까 의아했다.

사기라는 것은 어떤 특별한 사람들이 당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방비해도 맘먹고 사기칠려는 놈들과 붙으면 멀쩡한 사람도 다 털리게 되어있다.

작가가 집을 구할려는 이유는 참으로 아련했다. 천안의 일본 대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인성 모질이들이 다니는 회사에 취업했다. 원래 꿈은 시력은 나쁘지만 비행기를 모는 파일럿이 되는 것이다. 천안으로 멀리 떨어지면서 기숙사로 주거비도 아끼고 높은 연봉에 성과급까지 받으면서 일하기로 마음먹었던 것. 시도때도 없이 시비를 거는 선임이나 4명이 해야할일을 주먹구구 식으로 신입에게 맡기는 건 많은 회사들의 공통점인 것 같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렇게 막한다고?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 바로 회사. 이 즈음 이 회사를 벗어나고자 한 마음이 스물스물 들었고, 해외취업에 도전하기 위해 영어를 공부했다. 살고 있는 기숙사는 바퀴벌레가 들끓었기에 집을 얻고자 한 것이다. 몸을 타고넘거나 문을 열 때마다 파스스 하고 사라지는 바퀴벌레의 소름 끼치는 모습이 너무 잘 묘사되었다. 갖은 야근에 시달렸고, 내 몸 하나 뉘일 편한 공간을 찾아서 전셋집을 얻은 것이 작가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처음에는 설명란에 큰아버지가 부동산 중개일을 하신다고 해서 그래도 한번 보여드리고 했겠지 했는데, 역시 사람이란 계속 부탁할 수는 없는 터. 부동산 시장의 열기와 함께 오늘 본 집은 내일 사라지고, 점점 더 열악한 집을 보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면서 문제의 그 리첸스 빌라 1004호와 만나게 된다. 전세금은 5,800만원. 부동산 실장과 중개사의 말빨과 조바심이 그런 사달을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혹독하다. 가혹하다. 실제로 중개사가 매도인 대리를 해서 계약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해외취업 면접 합격에 겨운 그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집이 경매에 들어갔다는 경매통지서를 확인하게 된다. 책에서 수없이 많은 음식과 욕망과 슬픔이 결합되어 나온다. 갑자기 이말을 왜 하냐면, 사람이 먹고 사는 게 젤 크다고 하는데, 그 중에 두가지나 앗아가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는가가 너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동사무소에서 신라면을 한번들 더 얻었을 때 작가가 느낀 감정과, 닭 날개를 먹지 못했을 때, 신라면 대신 1+1하는 라면을 샀었어야 했을 때 몹시 슬펐다. 물리적으로 굶기만 한다고 측은하게 여길 게 아니다. 사람으로서 그렇지 못한 동정의 눈길을 받았을 때 그가 느꼈을 인격적 모멸감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경매가 시작되어도 나는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는 대항력이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했지만 결국 경매가 종국되고 나서 돌려받은 돈은 없었다. 새로 경락이전 받은 집주인과의 새로운 틈바구니 속에서 내가 명도를 해줘야 할 날을 최대한 정중하게 그렇지만 간곡하게 부탁해야만 했다. 그리고 전세대란이 연쇄폭발처럼 일어나면서 여러 관공서를 다니며 생계 지원금을 신청한다. 중간에 대출금 상환을 위해 아침 밤 낮 할 것 없이 투 잡을 뛰면서 빚을 갚으려는 작가의 경험담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였다면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얼마 만에 생활전선에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정말이지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을 했지만 책에서는 그래도 꿈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내앞의 불은 내가 끈다는 도 아니면 모의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가 대단해 보였다. 연애와 결혼은 포기했어도 파일럿이 되고자 하는 그의 희망이 그를 앞으로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 나도 힘든 일을 겪고 나니 그래도 마음속의 한 가닥 희망이 있어야 살 수 있더라. 책의 말미에 전세사기를 안 당하는 방법은 역시 전세를 안 얻는 법이라는데 이게 웃프지만도 않은 것은 왜일까. 이렇게 여러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경제사범들에 대한 허점을 그대로 놔둬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졌다. 집을 사는 건 힘들다. 월세도 힘들다. 그런데 이젠 전세까지 이 모양이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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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 - 중년 아줌마의 취미 발레 생활 고군분투기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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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 - 윤금정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사고를 당해서 작년부터 열심히 해오던 운동을 한 달 째 쉬고 있다. 물론 그 전에 게으름을 피우면서 2주 정도 쉬었고. 그 후에는 뜻하지 않게 쉬다 보니 몸도 불어나고 내가 운동을 하루에 2시간씩 꼬박꼬박 했던 사람인가 아득해질 정도가 되었다. 벌써 불어난 뱃살과 떨어진 체력이 눈에 띌 정도다. 이제 내 마음속 척도인 아기자세를 하면 접히는 뱃살 때문에 제대로 되지 않을 것임이 느껴진다.

50이 되어서 발레를 시작하게 된 작가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발레를 배우기에 진심인지 책을 읽으며 느껴졌다. 위에 말했듯이 운동을 쉬고 있는 동안 읽어서 더 운동에 대한의지가 활활 타오르면서도 난 왜 이렇게 다쳐서는 하는 양가감정이 일었다. 그렇지만 원래도 안 좋은 부분의 과한 신전을 하다 보니 작가는 디스크 판정을 받는다. 그런데도 굴하지 않고 1년 여 간 재활에 성공해서 다시 그토록 좋아하는 발레를 이어가고 있다. 나의 경우 이게 조금 다친 걸로 더 무리가 가게 되면 좋아하던 운동 뿐 만 아니라 생계에도 지장이 있을지 몰라 하는 두려움으로 운동을 전폐했는데, 역시 책을 낼 만한 사람은 무얼 해도 다르다. 그렇게 좋아지게 된 발레를 처음 시작한 계기는 정말 뜻하지 않게 동네에 배울만한 사교육 운동학원이 주짓수와 발레 딱 두 가지 뿐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창부수라고 바깥양반은 주짓수 퍼플벨트가 되신 둘 다 내기준 대단하신 분! 내가 살고 있는 신도시도 집 근처에 주짓수와 발레학원이 초반에 있었기에 혹시 우리 동네는 아니었을까 하고 상상해봤다. 암튼 내가 생각하는 발레는 예전에 동네 언니가 발레리나로 사교육을 받는 바람에 마음속으로만 동경했다. 그냥 학원도 가기 힘든 집에서 예체능 그것도 발레를 시켜줄 돈은 없었다는 걸 알았으니까 마음속으만. 확실히 아직도 그 언니는 발레리나처럼 곧고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먹는지는 몰라도 아마 예전 발레의 식단조절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을까 유추해본다. 그리고 책에도 드러나는 발레리나 특유의 목선과 턱선 이것은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인으로서 일자목과 거북목에 이어 버섯목까지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곧은 목선 자체가 축복이며 혁명이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발레를 배우면 발목이나 허벅지 큰 근육의 신전, 근육을 쓰는 방법을 배움. 코어근육 특히 횡경막을 늘려서 올리는 법, 지지하는 코어근육을 쓰면서 선을 예쁘게 만드는 법 등을 터득할 수 있게 된다. 나이 들어서 배우는 발레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들이 몸에 체득되는 것이다. 확실히 이런 것을 보면 성장기에 운동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나도 나중에 딸을 낳으면 발레를 꼭 시켜야지 하는 마음이랄까.

여하튼 배울만한 과목이 발레 뿐이라 시작하게 된 발레학원에서 다른 곳과 다르게 준비운동을 많이 시키며 운동량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는 작가. 그렇지만 얼마 못가 같이 초급반을 시작했던 회원이 그만두면서 원치 않게 초급실력인데 중급반을 듣게 된다. 자기 수준에 맞지 않는 반을 다니면서 기초의 배양 없이 높은 수준의 수업을 들으며 안 좋은 버릇을 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다시 이 점을 진지하게 조언해준 다른 원장님 덕분에 다른 학원으로 기초반을 다시 배우러 가게 되었다고. 그리고 자신의 연습량을 늘리고 기술을 향상시킬려는 목적으로 무려 <콩쿨>에 도전하기도 한다. 처음 콩쿨에서 은상 입상. 그런데 원래 마음먹었던 콩쿨에서는 완전 하위권 순위를 획득하면서 마음속에 혼란이 찾아온 것을 담담하게 써낸다. 내가 했던 것은 저 사람보다 나은 것 같은데, 어떤 것이 부족했을까를 생각하고, 남들에게 물어보면서 자기객관화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깨달은 점은 발레는 운동이 아니고 예술이라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을 파악한다. 표현력과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느낌, 시선처리 등을 살려야지 기술적 점수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발레의 선, 발레의 맛을 끌어내는 것은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다. 발레를 더 잘하고 싶어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까지 땄다는 작가를 보며, 지금 하는 운동을 또 접어두고 나도 발레를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확실히 쫙 달라붙는 레오타드 하나만 입은 내 몸을 상상하는 것은 조금 두렵지만 조만간 발레센터도 두드리게 될 것 같다. 요가하면서 개구리다리 안 되서 절망했던 적이 엊그제인데, 조금 더 난이도 있는 것을 배워보고자 하는 열망이 생겨났다. 발레에서 이건 기본동작에 불과하니까. 아직 나도 50이 되지 않았으니 발레에 도전해봐도 되겠지 하는 작가의 토닥거림이 느껴진다. 남에게는 정체불명의 춤처럼 보일지라도 조금 더 어제의 나보다 열심이면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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