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과잉 사회 - 관계의 단절과 진실을 왜곡하는 초연결 시대의 역설
정인규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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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과잉 사회 - 정인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996년생으로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한 mz세대의 글을 읽어보았다. 가볍지 않은 주제지만 젊은이의 캐쥬얼한 면이 도드라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다. 최근 읽은 책 중에서 무게감이 상당한 것으로 탑텐 안에 들 것 같다. 굳이 나이로 세대를 분리해서 생각한 나 자신이 조금 편협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책은 솔직히 말해서 재독을 하고도 전부 다 이해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만큼 나에게는 읽기 어려웠다고 고백하련다. 그렇지만 이시대의 관계의 회복이 아이컨택트에서 시작되어 사람들과의 연결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은 이해가 되었다.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이 프롤로그의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놀리는 관계의 진실을 재조명 한 파트였다. 그 전까지는 아무 사이도 아니었던 둘이 얼레리꼴레리를 조장하는 한사람 때문에 관계가 비틀려 버린다. 진실을 찾고자 하는 것과 진실을 구성하고자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인식하고, 이해하고, 성찰하는 시선도 있다. 이 시선이라는 것으로 관계가 확장되고 노출된다. 특히 비대면이 각광받는 요즘은 특히나 더 데이터적으로 노출이 많이 된다. 글자 활자로서의 내가 대단히 활약하고, 그 연대도 깊어진다. 내가 노출된 만큼 내 영향력도 보여지고 만다. 특히 내가 생각하기에 글자로서의 영향력은 유튜브에서 발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명 중독 사회라는 파트에 좋아요와 클릭, 조회수로 흔적을 남긴 시선이 대상을 더욱 노출시킨다고 말한다. 조명은 인간의 캐릭터화를 가속화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여기에 돈이라는 시선을 즐길 수 있는 부스터가 추가된다면 더욱 더 큰 타인의 시선이 조명으로 둔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출의 목적은 진심(진실)보다 관심이다. 유행하는 관심종자, 소심한관종 등등의 말이 유행하는 것도 이런 인간의 내면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여가시간에 보는 유튜브의 슈퍼챗으로 인한 네임드들의 발화영향력과 노출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 피부에 와닿게 느낀다. 채널 주인들도 자본주의에 따라 도네이션을 한 시청자를 추켜세워주고, 서로의 흥과 흥미를 끌어올려주는 상대라고 여기며, 흥자생존의 주축을 만드는 것이다.

이외에도 디지털 관음을 내가 하고있나를 생각해보게 된 것이 디지털 족적에 관한 것이다. 또 유튜브를 예로 들면, 웃고싶을때 주접댓글 많은 영상에 찾아가서 그 아래 달린 신박한 댓글들을 보면서 대리만족 하기도 한다. 나도 댓글을 달면서 같이 훔쳐보기와 노출하는 즐거움을 일삼는다. 내가 좋아하는 곳에 오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고 거기에서 공유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언어가 생성된다. 생각해보면 왜 저사람들은 저렇게 생각하고, 말도 안되는 것을 믿을까 싶은데, 그런데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뭉치게 되더라. 책에서는 지금도 믿을까싶은 플랫 얼시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지동설이 나온지가 언제인데, 그래도 가치의 가루화가 진행되는 어느 곳에서는 이처럼 새빨간 거짓말과 세계관도 정당화 된다. 누구나 자기 입맛에 맞는 달콤한 가루조각의 진실을 찾아서 거기에 풍덩 빠지면,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여기에 계속된 자본주의의 알고리즘과 최적화 빅데이터가 겹치면 이미 믿어버린 진실에 계속된 이유를 그럴싸하게 믿도록 부추긴다.

결과적으로 현대는 데이터와 아이디와 된 인생이 공존하고 있다. 개인이 활동하는 이런 웹상의 세계에서 시선과잉이 아니라 서로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단순한 아이디가 아니라 하나의 존엄한 인간으로 볼 수 있도록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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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됐던 방법부터 버려라
시이하라 다카시 지음, 김소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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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됐던 방법부터 버려라 - 시이하라 다카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의 서두는 아주 익숙한 스타벅스로부터 시작한다. 초로의 손님이 들어와서 찾은 것은 커피 라지사이즈. 그렇지만 스타벅스에는 톨과 그란데와 벤티사이즈가 있을 뿐 그 사람이 말한 <라지>사이즈라는 것은 없다. 작은것 중간 큰것 으로 이해해도 되지만 다른 곳에는 있는 크고 작음의 차이가 다르다. 또 어떤 커피숍에서는 아예 사이즈 자체가 단일화된 곳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과 방식이 어떤 곳에서는 전혀 힘을 쓸수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비단 아침에 커피를 고르는 것 하나뿐만 아니라 삶에는 다양하게 처음 가는 곳, 처음 해보는 일, 그런 경험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내가 해왔던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이해했다. 탄력 있는 기준의 변경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빠른 적응력을 보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와 비슷한 나이의 나는 중학교의 학력에 소위 빠친코 프로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일본에서 파친코에 빠진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은 들었지만 그걸 업으로 삼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그래서 책의 중간에 자신이 돈을 벌게 된 것은 남을 관찰하고, 잘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신선했다. 화류계든 도박이든 그 사람들의 무리에서도 성공하고 돈을버는 사람들이 있는 법이니까. 자신은 잘하는 사람의 노하우를 배워서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사람들이 레드오션에 있는 이유와 저자가 블루오션을 선택한 이야기는 다른 경제서처럼 경제논리로 그 세계도 진행되어 간다는게 신기했다.

그리고, 책은 여타의 일본책들 답게 36가지의 기존에 내가 행해왔던 잘됐던 방법을 버림으로써 더 잘되게끔 나아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저자가 일침을 날린 <완벽주의 성향은 성공하는 꼴을 못봤다> 라는 것에서 의외로 많은 경제서나 성공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내가 일을 다하지 않고 남을 시키거나(고용하거나, 코워킹하거나, 위탁하거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일을 덜하고 돈을 많이 버는 시스템 구축과 같은 이야기로 귀결되어 그것도 새로운 시각을 전달해주었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완벽하려는 성향은 일을 손에 못놓고 과도한 본인만의 일을 더하는 시스템을 초래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폐도 끼치고, 부탁도 하고, 그래야만 더 잘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 의미에서의 완벽주의가 성공 못한다는 것이지 일을 설렁설렁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서 솔직함이 매력 있었다. 자기의 학력이 중졸이라 갬블러의 세계에서 나와 컨설팅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을 때 컴플렉스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그런 자리, 그런 시점, 모든 것을 피하고만 있다가 결국은 다른 사람의 유머로 승화시키는 것을 보고 나서 자신도 감화되어 오픈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도 가진 컴플렉스가 꽤 있다. 말하면 약점을 잡힐 것 같은 컴플렉스의 경우에는 특별히 말하는 것을 피할려고 하는 편인데(컴플렉스란 그런 것이니까) 결국 피하는 것보다는 정공법으로 정직하게 말하고 인정하고 남들에게 내보이는 것도 하나의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 되겠구나 싶었다. 나는 되도록이면 내 이야기도 자조적으로 하는 편이라 아마 시원하게 유머로 승화시키는 방법도 체득하게 될 것 같다.

이외에도 소제목이나 방법은 버리거나 바꾸는 방법으로 시작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많은 성공서에서 말하는 방법의 결론이 나는 것이 신기했던 책이었다. 아마 모로가도 서울로 갈 수 있다고, 방법을 여러가지로 행동해도 같은 의도를 가지고 변형하면 순수한 본질만 남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가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인간관계나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 처음이고, 방법은 꼭 해왔던 대로가 아니라 다름을 추구하는 것도 틀린것이 아니니 과감히 행동해보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하는 행동 중에 좋아하는 블로그의 글쓰기도 누가 돈 주고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지만 하나의 아웃풋으로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기를 소망한다. 책에서도 꼭 많은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으로 실행을 해봐야 한다는 챕터가 블로그와 글쓰기로 나에게는 적용되는 것 같아서 조금 더 많이 읽힐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소감이 아니고 정보성 글도 광고 같아서 개인적 감상을 곁들였는데, 통계를 보면 단순 정보만을 올린 글이 많이 읽힐 때도 있다. 그런 방법을 바꿔보고 변화를 주는 것도 더 시도해볼 생각이다. 방법을 버리고 바꿔봐야 다른 길도 보이는 것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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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엄마들의 버리기 기술 - 비움으로 인해 행복을 찾은 7명 주부들의 진솔한 이야기
임희빈 외 지음 / 아티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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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미프 비움과 인생 : 성공한 엄마들의 버리기 기술 - 임희빈 외 6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맥시멀리스트다. 특히나 생필품부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같은 제품을 쟁여놔야 직성이 풀리는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정리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 늘 어수선하게 지내고 있다. 집을 다른 판매자의 물류창고로 만들지 말라는 것은 이성적으로는 알지만 늘 퇴근 후 감성쇼핑의 시간에 1+1유혹 혹은 할인의 유혹에 쟁여두기를 하는 것이다. 내 집의 한평을 정리해서 얻는 가벼움이 천만원을 버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는데도 늘 버거운 물건의 양에 치이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연휴가 시작하는 첫날 어떤 독서로 상큼하게 시작할까 하다가 <성공한 엄마들의 버리기 기술>을 읽었다. 이번 연휴에 한 일중 가장 잘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늘 깔끔하고 정돈된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슬로우하게 하루에 한 가지씩을 비움으로써 인생을 정돈하고 삶이 달라진 이유를 나누는 책이었다. 첫 저자의 이야기에서 나도 이 사람처럼 <식탁>을 리바운드 되지 않는 깔끔함으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챕터를 다 읽기도 전에 정리해버렸다. 완전히 무의 상태로는 놓지 못했지만 챙겨먹는 영양제와 약과 티슈를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정리가 되었다. 늘 요리를 해먹고도 큰 접시가 다 나오도록 인증샷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싶었지만 잡다한 소품들이 놓여있어서 못하던 것을 정리 후에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예쁜 식기들을 찾아서 꺼내게 되고, 기분 좋은 식사시간은 덤으로 내게 찾아왔다. 잠깐 동안 앉아서 먹거나 마실 때도 최대한 원래대로 깔끔함을 유지할려고 3일 동안 애썼고 아직까지도 잘 유지되고 있다.

하루에 한 가지씩 비우는 블로그 포스팅들은 이웃인 분이 하시는 것을 봐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너무 사소한 취향까지 버리는 물건에 드러나는 것 같아서 인증까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책을 통해 정리와 비움을 해봤더니 조만간 카테고리를 하나 생성해서 <비움>에 대한 인증을 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엄청나게 쟁이는 사람이다보니 솔직히 1년간은 하루 3비움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책의 중간중간 극강의 미니멀리스트로 주방위에 모델하우스처럼 물건이 없는 사진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식탁을 했고, 다음번에는 내가 주로 포스팅을 하면서 시간에 잠기는 책상을 정리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그래도 정리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 부분은 <>인데 거의 반년에 한번정도는 대대적인 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아져서 못입는 옷은 대단히 빠르게 버리는 편이다. 대신 내가 잘 정리 못하는 것은 <><잡동사니>부분이다. 여행가서 마그넷 모으는 것도 취미이고(책속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분도 계셨다), 전시회를 가면 꼭 엽서 한 장은 사모은다. 이런 것들은 다시는 못가지게 되는 거라 어떻게 손을 써야할지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책의 뒷편에 30일 버리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이것을 참고해서 해봐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한 두 군데만 다 털어서 정리했을 뿐인데 필요했는데 보이지 않던 물건들이 서너가지는 넘게 나왔다. 비슷하게 사먹었던 영양제도 덜어놓은 것도 발견했고,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이로운 활동인 것 같다. 나처럼 아직은 응원보다 시작이 조금 두려운 사람들은 연대를 가지고 이 책에서 나온 <슬미프>회원으로 활동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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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누구나 한 뼘 부족하게 자란다
남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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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남형석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기자출신의 작가의 나를 객관화 하는 글이라는 생각을 했다. 들어가는 첫머리부터 글의 밀도가 굉장히 촘촘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아무래도 10여 년간 사실에 기초하고 육하원칙에 관한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초반에 등장하는 데스크와 해왔던 일,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던 내밀한 문제들이 가감 없이 등장한다. 일반적인 중소기업을 다니는 나에게 기자들의 생활이란 그리고 조직문화란 이런 거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다른건 부장과의 기사에 관한 소유권 혹은 친권문제처럼 여겨지던 싸움이었다. 내기사를 발라내서는 내보낼 수 없다는 산고의 마음과 윗선에서는 압력으로 백지화 시키거나 가지치라는 그 첨예한 싸움. 남들은 하극상을 벌이는 일도 왕왕 있단다. 자기 기사에 책임을 지는 문화가 다른 여타의 회사들과 다른 직속상사와 맞대결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는 게 매우 신선했다. 대결의 결과는 창과 방패처럼 끝나긴 했지만,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할일을 했다는 부장의 문자에 작가는 감화된 듯 했다. 이런걸 보면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입장을 내세운다는 게 얼마나 다른 일인지를 실감한다.

엔프제에서 인프제로 사회화된 성격에서 점점 변화하는 혹은 원래 내면의 나로 돌아오는 성격테스트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읽었다. 나도 내향형의 성격인데, 보통 사람들은 니가 내향형이냐면서 말도 안된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도 작가처럼 그저 사회화된 먹고사니즘에 따라 있는 기 없는기를 끌어모아 외향적이게 보이게 된 것일 뿐이다. 테스트는 테스트로 치부하더라도 내가 느끼는 내면의 나는 역시 나이가 들면 조금씩 더 돌아오는 듯하다.

회사에서의 에피소드를 하나 더 말하자면, 회사의 풍문이 떠도는 그 많은 단톡방에서 탈퇴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사람이 입으로 알려주는 소식외에는 듣지도 보지도 않게되어 제일 소식이 늦은 사람이 되었지만 생각보다 타격감이 없단다. 내가 지금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단톡방 스트레스만 생각해도 같이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다해봐야 열댓명 언저리의 회사라 나가게 되면 너무나 금방 들통나 재초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최근에는 퇴사하면 제일 시원한게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회사 카톡방에서 퇴사즉시 탈퇴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원래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친목이 중요해서 나가지 못하고 오랜 시간 고민 했었다는데, 실제로 업무상에서는 불이익이 없었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끈을 끊는 게 이렇게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나도 참 같이 있기도 싫은 사람에게 칼답을 해줘야 하고, 주말에도 말도 안되는 소리까지 받아줘야 하는 게 참 싫지만 말이다. 작가처럼 소위 씹는 방에서는 탈퇴하고 싶다. 진짜.

회사를 옮기고 싶은 마음이 드는 때는 언제인지 물었을 때, 그곳에서 롤 모델로 삼을 사람이 없으면 생각해봐야 한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좁은 인원의 회사만 다닌 나는 다르게 해석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단 한명이라도 닮고 싶은 사람 혹은 닮고 싶은 구석이라도 있는 사람이 있으면 다녀야 한다고. 작가처럼 나도 화를 다루지 못하는 활화산 같은 사람이라 그럴까. 후후. 그런데 다들 각자의 애환이 있을텐데 티도 안내고 잘 다니는 것을 보면, 나는 사회생활에서 <티 안내기> 스킬을 모두에게 배워둬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덧붙여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도 연습하면 더 좋고 말이다.

지금은 작가가 춘천에서 공유서재인 <첫서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10월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니 경춘선을 타고 책읽기 좋은 그 곳으로 가보고 싶어졌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정말 책과 함께하고 싶은 공간이더라. 작가의 휴직기간인 20개월 동안 책과 서재가 탄생했다. 가을이 되기 전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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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머 에프 그래픽 컬렉션
마이크 큐라토 지음, 조고은 옮김 / F(에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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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머 - 마이크 큐라토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의 표지에는 스카우트 선서를 하는 주인공 에이든이 그려져 있다. 그의 상반신은 보이지만 아래는 불길에 휩싸여 있는데 아마도 이번 여름캠프에서 그가 겪을 인생의 화산같은 일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 제일 아름다운 페이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 호수씬이 책의 뒷면에 드러나 있다. 우정과 한쪽은 짝사랑이었을 일라이어스와의 감정이 시작되며 무르익는데다가 둘이 캠프의 룰을 어기고 오직 둘만의 추억을 공유하기 시작한 시점이라 더 의미있게 생각되었다.

주인공인 에이든 나바로는 14살로 고등학교 진학하면 괴롭힘에 시달리지 않을까 그리고 비만인 체중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친구들은 게이라고 놀리기를 일삼고 편하지만은 않다. 집에서도 아버지는 폭력적이며, 아래는 쌍둥이 동생들을 지켜줘야 한다.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바이올렛이라는 친구가 있지만 그마저도 물리적으로 먼 상태이다. 에이든이 바이올렛의 편지를 너무나 기다리고 있었을 때, 편지가 오지 않아서 바이올렛 마져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버렸다고 생각했을 때 나도 참 마음이 아팠다. 실제로는 그런것이 아니라 너무 다행이었다는 것. 극적인 서사를 위해서 제일 가까운 사람조차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지 못한다는 잔인한 서사가 늘지 않기를 얼마나 바랬는지 모를 것이다. 작가양반 밀당이 아주 수준급. (개인의 가치관을 남이 바꿀 수는 없기에) 아마도 실제 작가의 경험담을 녹여내 만든 그래픽노블이라 그런지 그 나이대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유튜브 구독한 사람들이 게이나 트랜스젠더까지 많다. 특별히 골라서 본다기보다는 이런 이야기도 이제 특별할 것이 없는 세상이 오지 않았나 싶다.

이야기를 더 들어가면 에이든은 일라이어스를 좋아한다. 일라이어스의 몸을 보는 꿈도 꾸고, 둘만의 반지의 제왕을 찍는 등 점점 마음이 커져간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조금 멀리 나간 것도 청소년이니까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거기에 일라이어스가 그 사건이 있고나서 행동한 것도 보통 사람이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일라이어스도 다시 친구로서 에이든을 받아주고 둘이 화해하며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에이든은 교회에서 본인의 영혼을 파괴시키기 직전까지 가는데,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자신에서 나 자체로 충분하다는 소중한 사실을 인지해서 너무 다행이었다. 때로는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문제 때문에 지구상에서 홀로 남겨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사랑일수도, , 약물, 친구, 돈 그 어떤 것도 나를 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은 나는 그 자체로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특히, 청소년들 중에서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이 읽어본다면 그림책이지만 많은 여운을 줄 것 같다. 불혹이 넘은 나이의 나는 내 자녀가 에이든 같은 고민을 품게 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내 주위 사람이 커밍아웃 해 온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일라이어스나 다른 친구들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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