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누구나 한 뼘 부족하게 자란다
남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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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남형석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기자출신의 작가의 나를 객관화 하는 글이라는 생각을 했다. 들어가는 첫머리부터 글의 밀도가 굉장히 촘촘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아무래도 10여 년간 사실에 기초하고 육하원칙에 관한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초반에 등장하는 데스크와 해왔던 일,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던 내밀한 문제들이 가감 없이 등장한다. 일반적인 중소기업을 다니는 나에게 기자들의 생활이란 그리고 조직문화란 이런 거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다른건 부장과의 기사에 관한 소유권 혹은 친권문제처럼 여겨지던 싸움이었다. 내기사를 발라내서는 내보낼 수 없다는 산고의 마음과 윗선에서는 압력으로 백지화 시키거나 가지치라는 그 첨예한 싸움. 남들은 하극상을 벌이는 일도 왕왕 있단다. 자기 기사에 책임을 지는 문화가 다른 여타의 회사들과 다른 직속상사와 맞대결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는 게 매우 신선했다. 대결의 결과는 창과 방패처럼 끝나긴 했지만,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할일을 했다는 부장의 문자에 작가는 감화된 듯 했다. 이런걸 보면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입장을 내세운다는 게 얼마나 다른 일인지를 실감한다.

엔프제에서 인프제로 사회화된 성격에서 점점 변화하는 혹은 원래 내면의 나로 돌아오는 성격테스트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읽었다. 나도 내향형의 성격인데, 보통 사람들은 니가 내향형이냐면서 말도 안된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도 작가처럼 그저 사회화된 먹고사니즘에 따라 있는 기 없는기를 끌어모아 외향적이게 보이게 된 것일 뿐이다. 테스트는 테스트로 치부하더라도 내가 느끼는 내면의 나는 역시 나이가 들면 조금씩 더 돌아오는 듯하다.

회사에서의 에피소드를 하나 더 말하자면, 회사의 풍문이 떠도는 그 많은 단톡방에서 탈퇴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사람이 입으로 알려주는 소식외에는 듣지도 보지도 않게되어 제일 소식이 늦은 사람이 되었지만 생각보다 타격감이 없단다. 내가 지금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단톡방 스트레스만 생각해도 같이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다해봐야 열댓명 언저리의 회사라 나가게 되면 너무나 금방 들통나 재초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최근에는 퇴사하면 제일 시원한게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회사 카톡방에서 퇴사즉시 탈퇴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원래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친목이 중요해서 나가지 못하고 오랜 시간 고민 했었다는데, 실제로 업무상에서는 불이익이 없었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끈을 끊는 게 이렇게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나도 참 같이 있기도 싫은 사람에게 칼답을 해줘야 하고, 주말에도 말도 안되는 소리까지 받아줘야 하는 게 참 싫지만 말이다. 작가처럼 소위 씹는 방에서는 탈퇴하고 싶다. 진짜.

회사를 옮기고 싶은 마음이 드는 때는 언제인지 물었을 때, 그곳에서 롤 모델로 삼을 사람이 없으면 생각해봐야 한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좁은 인원의 회사만 다닌 나는 다르게 해석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단 한명이라도 닮고 싶은 사람 혹은 닮고 싶은 구석이라도 있는 사람이 있으면 다녀야 한다고. 작가처럼 나도 화를 다루지 못하는 활화산 같은 사람이라 그럴까. 후후. 그런데 다들 각자의 애환이 있을텐데 티도 안내고 잘 다니는 것을 보면, 나는 사회생활에서 <티 안내기> 스킬을 모두에게 배워둬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덧붙여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도 연습하면 더 좋고 말이다.

지금은 작가가 춘천에서 공유서재인 <첫서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10월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니 경춘선을 타고 책읽기 좋은 그 곳으로 가보고 싶어졌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정말 책과 함께하고 싶은 공간이더라. 작가의 휴직기간인 20개월 동안 책과 서재가 탄생했다. 가을이 되기 전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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