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 - 호모 사피엔스의 눈부신 번영을 이끈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비밀
장수철 지음 / 바틀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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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 - 장수철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다른점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간이 자연환경과 다양한 선택의 결과로 문화를 만들어 냈고 인간들에게 서로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이렇게 가무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왜 그런 것일까로 포문을 연다. 역시 척박하고 산이 많고, 농경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노동요 등 결속력과 피로감을 이길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는 등의 집단행동으로 아드레날린과 옥시토신의 분비로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춤으로 연대의식까지 느끼게 한다는 것이 한시대를 풍미했던 음악과 춤이 생각나면 절로 지금도 따라하고 싶은 것처럼 우리 한민족에게는 아니 전인류에게는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본 코첼라 무대의 제니를 생각하면 케이팝의 위상이 날로 번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저자의 생각 중에 인간만이 왜 이타적인 성향을 띄는가에 대한 주제가 참신했다. 물론 나는 여러번 밝혔지만 성악설을 지지한다. 인간은 악하지만 교육이나 통제에 의해 무의식이 제한된다고 믿는다. 아무튼 인간은 왜 동물과 달리 내가 희생하더라도 다른 개체를 도울까. 첫번째는 혈연선택이다. 유전자상으로 내 사촌 8명이 살아남고, 내가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유전자를 널리 퍼트릴려는 dna상 그렇게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란다. 두번째는 지금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호혜적 이타주의다. 이는 받을 것이 있는 사람에게 미리 베풀어 준다는 기브앤 테이크의 성향을 띄고 있다. 물론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득이 매우 크고,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 파이를 나눠준다. 동물을 예로들면 10~12마리의 성인 개체가 함께 생활하는 <흡혈박쥐>가 있다. 사냥에 성공하지 못한 박쥐는 아사 직전인데, 사냥에 성공한 박쥐가 혈액을 토해주어 살아가게 해준단다. 도움을 받은 녀석은 다음번에 도움을 줬던 녀석에게 보답한다. 그래서 박쥐의 뇌는 도움을 받았던 개체를 구분해 내기 위해 구분하는 부분의 뇌가 발달했단다. 마지막은 간접석 호혜성이다. 이는 인간이 보답을 바라거나 보상을 바라는 것보다 더 큰 문화적 개념이다. 내가 오늘 다른 이를 도우면, 언젠가 나도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마음. 이기적이기보다 타인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이 생존에 유리해지고 유의미해 진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성선설을 믿고 실천하는 사람이 많기에 유지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사람들간의 경제력이나 책임감 이외에도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하는 평판이라는 무형의 문화가 영향력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성문화에 대해서는 <질주 가설>이 인상 깊었다. 이성에 의해 해당 매력이 선택되면 그 매력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선택이 질주한다는 의미다. 인간의 외모로만 예를 들기는 어려워서인지, 동물적인 예를 들었다. 수컷들의 무늬나 특별한 꼬리 등의 선호하는 매력포인트가 선택되거나 변경되면 해당하는 개체가 더 유리해지는 것이다. 무늬나 긴 꼬리가 생존에 딱히 유리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성 개체에게 선호되기 위한 선택을 한다고 보여진다고.

다양한 인류의 문화와 계속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쌓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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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충격, 부동산 대변혁 - 인구 변화에서 부동산시장의 해법을 찾다
김효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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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충격, 부동산 대변혁 - 김효선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국내 인구감소가 문제라는 이야기는 여러번 이야기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우리의 의식주 중에서 제일 마련하기 힘든 <주거>문제에 있어서 인구와의 연관성을 면밀히 분석한 책이다. 각자의 개념과 신조어들까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담아냈다. 늘 들어봤던 부동산 하면 입지라는 이야기도 트럼프가 부동산에 관해 로케이션이라고 세 번 강조했던 말이란다. 아무래도 누구나 그 의미를 알지만 부동성과 부증성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부동산은 당연히 입지다. 그래서 상급지와 하급지의 이동도 어렵고, 격차가 점점 벌어져서 재진입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내의 아파트의 경우 역세권, 슬세권, 맥세권, 스세권 등 여러가지 인프라를 빗댄 말들이 많다. 맥세권은 맥도날드 근처, 스세권은 스타벅스 근처 등의 대형 프렌차이즈와의 거리를 지표로 삼는다. 슬세권은 이런 편의 시설들을 슬리퍼를 끌고 가도 될 정도로 가깝게 다닐 수 있는 초 역세권을 의미한다. 보통 역세권 근처로 유동인구가 많고 편의시설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더 세분화되어 <브역대신평초>라고 한단다. 이는 브랜드, 역세권, 대단지, 신축, 평지, 초등학교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제 아파트 구입할 때 그냥 참고사항이거나 추가적 요건이었던 대단지나, 평지가 하나의 조건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 확실히 일부지역은 단지 내 단차나 역부터의 거리가 언덕이거나 등의 조건까지도 꼼꼼하게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욱더 인기가 좋아지는 물건들의 세분화라는 트렌드가 눈에 띄었다. 다른 의미로 휴거지라는 말을 몰라서 검색했는데, 굉장히 충격 받았다. 나처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휴*시아 거지 라는 말이라고 한다. 이렇게 브랜드나 구입가격의 양극화가 사람들의 조롱의 대상까지 되었다는 이야기다.

현재 서울의 아파트 관련해서는 지방의 거주자들이 자녀들을 위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계속 소멸되어가는 지방에서 자신들의 가업을 물려주느니 서울 입성을 편하게 해주려는 경우가 많다고. 강남3구와 마용성의 경우 다른 입지들에 비해 가격이 서울불패를 넘어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인기이기 때문이란다. 안그래도 대도시로의 인구 쏠림이 심한 국내에서 지방도시 소멸화가 가속화되고 더불어 인구 고령화도 진행중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도 일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지만 나도 느끼지만 이미 출산이라는 것을 선택할 수 없는 지경에 내몰린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이제는 누구를 만나서 결혼이라는 것을 하는 것도 상당한 사치나 맞는 계급이 생겨버렸다고 생각한다. 계급이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을만한 경제력을 서로 갖추었느냐 아니냐에 따른다고 생각한다.

수도권만의 주택공급 해소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방 소도시의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 그런데 점차 양질의 일자리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으니 이런점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지역적인 인프라를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책에서는 세종시를 굉장히 모범적인 사례로 설명하고 있지만 나의 생각은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로 개발 도시가 되면서 지가가 올랐고, 정부청사라는 타이틀도 있지만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주민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개발한 세종도 이정도인데, 다른 도시는 공공기관이나 의료인프라도 열악한 가운데서 훨씬 더 많은 부분을 보완해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합계출산율 0.72의 시대다.(2023년 기준) 2명이 만나서 자녀를 0.72명 낳고, 인구 한 명당 계산하면 0.36명이 되는 소멸직전의 시대에 부동산과 거주에 대한 생각을 다각도로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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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성격을 숫자로 평가해보겠습니다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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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성격을 숫자로 평가해보겠습니다 - 박재용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요새 초면인 사람들과 만나면 아이스브레이킹으로 MBTI 이야기를 주로 한다. 일단 이 검사를 만든 사람들이 심리학자도 아니고 융의 이론을 기반으로 했지만 신빙성은 전혀 없다고. 나만 해도 혈액형 분석은 극도로 불신하면서 MBTI는 묘하게 설득당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맹신도 삼가야겠다. 나의 경우도 IE가 매우 공존하는 타입의 사람인데, 검사를 하면 늘 I로 나오고, 사람들은 다 극E성향으로 본다. 이런 것만 봐도 사람의 성격을 단순하게 나누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은 접근이라고.

이번주에 어싱의 성지 계족산에 가기로 했다. 저자는 <접지>라는 과정을 통해서 맨발 걷기의 장점이 신격화되고 있는데, 그 점이 비과학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온이 열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이상 해당 사항이 없다고. 이는 한의원에서 받는 원적외선 기기만이 그나마 효과가 있다고 하겠다.

당뇨 환자들의 경우 특별히 발에 상처가 나면 파상풍으로 크게 다칠 수 있으므로 특히 조심하라고 한다. 나의 경우 맨발 걷기를 통한 흙을 밟는 느낌이 좋아서 종종 하는데, 저자는 신발 신고 해도 충분하다고 한다. 흙을 직접 밟는다고 해도 족저 인대에 주는 특별한 효과는 적은 편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도 나는 말랑말랑한 흙길을 다녀올 것이다.

책은 청소년들이 관심갖을 만한 수많은 유사과학과 비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늘 족발이나 닭발을 먹고 나서 다음날 피부가 콜라겐이 차올라서 탱탱해졌다고 말하고 다녔다. 저자는 이 역시 콜라겐이란 몸의 내부에서 아미노산으로 흡수되어 생성된다고 한다. 식품을 통해서 콜라겐이 차오른다는 이야기도, 화장품으로 발라서 채워진다는 이야기도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저녁으로 족발 먹고 나서 다음날 팽팽해 보이는 것은 단지 나트륨으로 부어서일 뿐일까... 의사들이 권하는 방법으로는 직접 콜라겐을 주사해서 채워넣는 방법일 경우에는 콜라겐을 채운다는 말이 합당하다고 한다. 전에 피부과를 갔을 때 콜라겐 주사로 (무려50만원짜리 주사) 채워넣으라는 이야기를 믿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에는 아직도 많은 유사과학이 있다. 사람들이 이를 믿는 것은 바넘효과와 남들도 믿으니까 등의 동조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과학적인 근거와 비판력을 키울 수 있도록 10대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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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요란한 행복 - 슬프고도 반짝이는 나의 죽음이 알려준
우은빈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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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요란한 행복 - 우은빈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온 아침 출근길에 갑자기 사고가 났다는 우은빈 작가.

어릴 적부터 승무원에 직종을 바꿔 은행까지 취업에 성공한다. 이후 승무원 준비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강사로 활동하며 왕성하게 지냈다고 한다. 늘 자신의 확언노트와 매일을 담은 글을 쓰면서 말이다.

추운 겨울 넘어지는 사고로 인해서 좌뇌의 95%를 덜어내야 하는 일이 인생에 찾아온다. 뇌손상 뿐만 아니라 허리까지 같이 골절당했다. 그러면서도 일어나서 최대한 안정을 위해서 묶어놓은 손을 풀어달라고 했단다. 자신의 강의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실망시키면 안된다면서. 이후 작가가 <명칭실어증>을 겪으며 재활치료를 하는 많은 에피소드도 나온다. 모든 것이 뿌옇고, 엄마도 알아보지 못했다던 작가.

그렇지만 글을 쓰던 자신의 오랜 경험과 글에 대한 갈망, 미래에 대한 강한 희망과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 지금은 이렇게 극복하였다고 한다. 일년여 전 쯤에 난 사고였으니 지금도 회복중이라 하는게 맞겠지만 저자의 글에서는 앞으로의 찬란함이 더 빛났다. 실제로는 상당한 두통, 이명, 후각장애 등등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이 병명들이 다 괜찮아질 거냐고 의사선생님께 물으면 전부 다 평생 같이 이고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말이다.

자신이 하던 유튜브로 자기처럼 아픈 뇌관련 질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시작했단다. 거기에 @@삼이라고 악플을 단 사람 내가 같이 욕해 주겠다. 3음절의 짧은 말이었지만 거기에는 당신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독약을 넣었다고. 그렇지만 봉인된채로 그런 쓰레기를 던지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이다. 성악설을 믿는 나지만, 굳이 왜 사람들에게 상처주려는 사람들은 그렇게 끝도 없이 있는지와 존재감을 드러내는지 모르겠다. 자신의 추악함을 까발려야만 속이 시원할까.

작가는 승무원으로 일할 때도 사람들을 챙기던 사람이었다. 비행기를 처음 타는 아이들에게 기장님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사람이었다. 갤리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안내도 해주었단다. 보통의 승무원들은 그렇게 하지 않음을 알기에 그녀의 마음과 그녀의 강의가 더 특별하게 들렸다. 지금은 환우들과의 교류도 이어가고 있다. 자신도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왔으면서 어려움에 처해있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요새 나란 존재의 증명이나 쓸모에 집중하고 있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가장 요란하게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고 작가와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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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암실 ANGST
박민정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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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암실 - 박민정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박민정 작가는 처음 만났다. 2009년부터 활동 중인 나름 중견에 가까운 작가인 것 같다. 주인공 <서연화>는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그 어떤 주인공들보다 나에 가까웠다. 물론 나는 연화처럼 상당히 예뻐서 어린이 모델이 된다든지 한 적은 없다. 물론 자신에게 추근대는 스탭을 풀 엑셀로 밟아서 죽인 적도 물론 없다. 하지만 운전을 과격하게 한다는 점은 닮았을까. 닮았다는 부분은 자신의 과거를 감추기 위해서 소년원을 대안학교로 변모시킨 점이었다. 또 닮은 부분은 사랑하는 (사랑인지도 잘은 모르겠다, 의지하는 이라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재이를 위해서 감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자신의 약점을 감추는 일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가 절대 아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위해서다. 그런데 그 점을 연화만 모르는 것 같다. 

우연찮게 재이와 같은 커피숍에서 자신과 같은 소년원 동기였던 로사가 등장하면서 자신의 과거가 탄로날까봐 전전긍긍하는 마음가짐이 나랑 매우 닮았다고 생각했다. 재이와 로사는 일하면서 별의 별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연화는 트라우마 때문에 (아니면 일말의 죄책감) 운전을 하지 않는다. 어느 날 자기를 만나고 나서 로사가 재이를 차에 태워가는 장면을 본 후 갑자기 평생 하지 않으려고 했던 운전면허를 단박에 따버린다. 연화는 재이를 아낀다. 그래서 재이가 겪었던 턱수염(사진작가)과의 그루밍 범죄를 복수 해주고 싶어 한다. 자신이 어릴 적 촬영장에서 겪었던 모멸감과 재이의 강제로 청소년 모델을 벗기고 찍었던 경험에 대해 투사하고 있다고 느꼈다. 거기에 자신은 이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며 승정원일기를 해석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버린 빵 동기가 내 사람 주위에 어슬렁거리는 꼴까지 참을 수 없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위태롭게 쌓아온 모래성이 무너질까봐 전전긍긍하는 연화를 제일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소설을 읽은 나의 슬픈 점이랄까. 

심지어 운전미숙으로 회전교차로에서 역주행을 해버린 에피소드에서 경찰이 여럿 나타나 보내주는 장면에서도 연화는 자신의 잘못보다는, 왜 이렇게 경찰이 많은 것이냐며 남의 탓을 한다. 그것만 봐도 얼마나 편협한 캐릭터인지 나타나는데 그 점이 더 나 자신 같았다. 재이는 다 알고 있는데도, 심지어 알게 된지 오래 되었는데도 그래도 연화를 재단하지 않았는데 연화는 이제야 자신의 마음을 폭력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턱수염과 킴을 나락보내기(대 멸망전)는 대충 성공했다. 그러나 그 발로가 재이를 위한 것이었다 한들 연화의 마음 속은 비밀을 들춰내는 그 행위를 촉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이 즐거웠을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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