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머리 풀기 - 10초 만에 얼굴이 작아지는
무라키 히로이 지음, 정승욱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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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만에 얼굴이 작아지는 기적의 머리 풀기 - 무라키 히로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머리를 푼다는 말은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었다가 풀었다 정도로만 나에게 쓰임이 있는 단어였다. 가끔씩 마사지를 받으러 가면 마지막 쯤에 손끝으로 두피를 싹싹 훑어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있지만 왜인지 내가 셀프로 두피마사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해본 것 같다. 그나마 최근 샴푸브러시가 열풍이라 집에 선물로 받아서 샴푸할 때 사용해보니 꽤나 시원해서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팔자 주름도 눈꼬리 주름도 머리 결림이 원인이고 이를 머리 풀기를 통해서 셀프 마사지로 해결해보자는 게 이 책의 주요 요지다. 처음 들어가자 마자 두피와 머리를 만져보며 셀프체크 해보는 것부터가 나에게는 의아했다. 맨 처음 문장이 두피를 손으로 집을 수 없다 라는 것에서 100%부합했기 때문이다. 한번도 정수리에서 내가 꼬집듯이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서 두피라는 것을 집어볼 생각을 안했는데, 역시나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관자놀이를 누르면 늘 띵한 것이 두통이나 불안한 일이 많을 때는 항시 그런 상태였고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두피를 볼처럼 부드럽게 집을 수가 있다는데, 다른 사람들은 진짜 스트레스 없는 사람들은 두피도 말랑한지가 궁금해졌다.

책의 제목처럼 10초 만에 얼굴이 작아지는지 까지는 조금 오버라고 생각하지만 책에서 나온 간단한 마사지 방법들을 따라해 보니 회사에 앉아있다가도 금방 적용하기 쉬웠다. 특히 최근 시력도 나빠진데다 숫자를 검증하는 일을 하다보니 미간에 주름이 생기고 있는게 느껴졌다. 책에서 나온 미간에 주름이 지는 경우는 측두부에서 귀 사이의 근육이 긴장하는 때문이란다. 게다가 귀 주변에서 쇄골로 이어지는 림프의 순환도 좋게 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도움되기 때문에 자주 해주고 있다. 방법은 귀를 하나의 턱이라고 생각하고 귀 윗부분을 먼저 검지 손가락으로 문질러 준다. 귀를 움직이는 이개근을 풀어주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귀 앞부분을 상하로 슬라이드 해준다. 마지막으로는 귀 뒷부분을 같은 방법으로 상하 슬라이드 10초씩 해준다. 이것은 마스크 쓰기가 해제된 지금 시점에서도 마스크 줄 때문에라도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긴장하고 있는 귀에게 휴식을 주는 방법이었다. 여자분들의 경우 메이크업을 하고 나면 손으로 얼굴 마사지나 눈두덩이 마사지는 힘든데 귀 부분은 확실히 쉽고 화장이 번질 우려도 없으니 믿고 따라해보시길 바란다. 희안하게 귀를 맛사지 했는데 눈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이외에도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백발과 탈모 예방하는 머리풀기도 있었다. 여기도 선행은 귀를 돌려서 귀를 풀어주기가 먼저다. 2단계는 머리를 손으로 감싸쥐고 전두근과 모상건막을 1~2mm씩 움직이면서 촘촘하게 풀어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주먹을 쥐고 손가락이 접힌 부분을 이용해서 측두부에 골뱅이 모양을 그리면서 마사지 해주기다. 마지막은 목덜미로 이어지는 부분을 주먹 쥐고 쓸어 내려준다. 탈모가 고민이신 분들은 한번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생각보다 두통과 긴장에 시달리는 것에서 짧은 시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두게 되어 유용했다. 다만 10초라는 짧은 시간에 완전한 리프팅 효과를 보는 것 같은 사진은 조금 과장스럽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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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마음은 어디다 버려요?
김단한 지음 / 처음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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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마음은 어디다 버려요? - 김단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다 쓴 마음이란 게 있을까 생각해봤다. 최근 몇 달 동안 괜시리 마음이 쓰이던게 어차피 너도 똑같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게 되었다면 이것도 다 쓴 마음일까. 책은 사람과 사랑이 등장하지 않는 페이지가 없는 것 같다. 늘 사랑과 마음에 대한 더불어 여러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되는 글들이었다. 각자의 에피소드에서 최근 내가 생각하는 바와 연관된 글들을 언급하겠다.

작가는 새벽에 오픈하는 편의점에서 일을 했다. 지하철 역사 아래 있는 좁고 출근길이면 흡사 전쟁터 같아지는 곳이다. 편의점에도 은행처럼 카운터 아래 빨간 비상벨을 누르면 경찰이 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누구나 일하면서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랬겠지만 그런 일이 터지고 만 것. 그런데, 그 사람은 내가 신경 씌여서 잘 해주고 싶어서 나름의 선행을 베푼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갑자기 문구칼로 난동을 일으킨다. 왜 그랬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들을 수 없었지만 경찰이 이야기 한다. 그래서 그랬구만. 아가씨가 너무 바빠 보여서 사람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너무 바쁜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던 생각이라고 말이다. 나는 내 할일을 하고 있는데, 한번의 선의가 이런 사건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나름의 배려라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저 사람을 배려해서 이렇게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그 연장선이 너무 과격해서 그렇지 나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폭력적인 배려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훔친 젤리를 건넨 친구와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다. 나라면 이거 맛없으니까 딴거 먹자 라는 아무렇지 않은 말로 친구를 감싸줬을까 하고 말이다. 나름대로 친구들에게 엄청 폭탄선언 많이 했었는데 (다양한 의미로)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은 작가님 같은 반응이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내가 상처받지 않게끔 최선의 마음을 풀어내줬다는 것을 말이다. 다들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제일 밝아 보이지만 어두운 내면을 자주 드러내는 나에게 아직도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고맙다. 계속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나도 잘해야겠지만.

그리고, 열심히 해온 일이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어서 바로 끊어버린 전화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나도 몇 년 만에 걸려온 전화에서 지금은 퇴사했습니다 라는 설명을 해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회사냐 물어봤기에 아니라고 했을 뿐이지만, 잠깐 나도 거기에서 최선을 다했던 때가 갑자기 떠올랐던 것 같다. 지금은 다 부질없어진 나를 갈아 넣은 시간들을 말이다. 처음에는 왜 이런 전화가 아직도 오는 걸까 하고 싫은 감정이 들었다. 그러다가는 갑자기 추억에 빠져들었다. 더 이상 버티다가는 가루조차 남지 않을 것 같아서 나왔는데, 사람은 간사한지 미화시켜서 그때 힘들었어도 그런 건 좋았는데 하고 말이다.

나에게도 다 쓴 마음이 생기지 않기를,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뻔해지지 않도록 나를 어루만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조금 더 넉넉해지면 남에게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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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시간 -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뉴진스까지, 히스토리로 읽는 케이팝 이야기
태양비 지음 / 지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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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시간 - 태양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케이팝의 역사에 대해 서태지와 아이들 시대부터 지금의 뉴진스에 이르기까지 세대론이 아닌 저자의 이즘으로 재분류한 책이다. 이즘이란 시스템주의", "뮤지션주의", "커뮤니티주의", "아이콘주의를 말한다. 거대 자본시장에서 하나의 상품처럼 기획에 따라 움직였는가, 아니면 자작곡을 벗삼아 하고 싶은 음악으로 나아갔는가 하는 등으로 구분법을 달리한 것이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에 큰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초대 에스엠이 고전하다가 어떻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역사도 일러준다. 박진영이자 제이와이피가 원했던 미국진출과 우리나라에서는 혹평했지만 그래도 이뤘던 성과가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아무튼 지금은 케이팝의 시대이다. 전 세계에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가 살고있고, 한국말을 하면 못 알아듣던 시절에서 좋아하는 한국 뮤지션으로 인해 한국 문화까지 널리 퍼지고 있는 중이다. 이젠 가까운 나라만 나가도 한국 사람이라 하면 환대를 받는 일도 많아졌는데, 이것이 대중문화의 힘이라고 느낀다. 이렇게 팬덤이 형성된 케이팝은 어디부터였을까를 이야기한다. 서태지와아이들이 빠질 수 없고 그들이 혹평 받은 그 무대를 나도 집에서 봤었다. 찾아본것도 아니고 그때 당시 그 신인 발굴 프로그램이 주말 황금시간대에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당시 전문가가 했던 말들은 나도 기억이 난다. 책에도 씌여있듯이 큰 인물이 못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누구나 다 알고있지 않은가 그들은 돌풍을 일으켰다. 그 폭풍의눈이란 시간의 어린시절을 함께 보내서 그런지 이들이 4년 정도밖에 활동을 안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 짧은 시간이었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었다. 961월 활동 중단 이후 기자회견...기억난다. 학교에서 참 많은 이슈가 되었었다. 이후 점점 시스템적으로 보완하는 가수를 만드는 기획사가 등장하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더 이상 표절이나, 당장의 감만으로 가수를 기획하는 것에서는 한계가 온 것이다.

내가 생각할때 기틀은 시스템주의가 닦았을 지언정 스스로의 한계를 규정하지 않고 변화하려고 하는 아이돌 및 가수들의 노력이 시작된 뮤지션주의가 제일 중요한 기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각자의 주 무기를 갈고 닦으며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터치하기도 더 쉽지 않았을까 하니까 말이다. 지금의 엄청나게 실시간으로, 다양한 vr로까지 소통하는 커뮤니티주의가 된 것은 지금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당연하게 보인다.

나는 옛날 사람에 속해서 그런가 아이콘주의까지는 솔직히 버츄얼 캐릭터까지 필요한가 싶기는 하다. 그렇지만 한 인간에게 가수라는 직업의 나와 다른 서브캐릭터로서의 나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9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간여행을 노래로 떠난 기분이라 좋았다. 각 장이 끝나면 말로 설명했던 노래들을 모르는 세대들을 위해 뮤직비디오를 친절히 볼수 있게 큐알코드를 심어둔 것도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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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거꾸로 간다 - 마흔에 시작한 운동은 어떻게 행복이 되었나
이지 지음 / 프롬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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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거꾸로 간다 - 이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저자는 40넘어서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학병원 간호사 출신으로 무척이나 업무강도가 높았을 것이다. 지금 나의 일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너무 공감되었다. 나도 연차를 내는 날이면 좋은 병원이 있다는 곳으로 멀리까지 가서 침을 맞거나, 정형외과의 진료를 받고 온다. 신경차단술, 인대주사, 연골주사 뭐 틈나는 대로 받고 있다. 물론 의료비보다 운동에 투자하면 이렇게 되진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지금 통증으로 죽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저자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 하자만 몸이 약한 것과 더불어 사건사고가 많았던 것을 어필하며 절대 원래 건강했던 체질이 아니고 운동으로 삶이 바뀌었음을 말해주었다.

지금의 나는 작년에 20키로 넘게 살이 빠지고 잘 유지하고 있다. 저자처럼 줌바댄스와 필라테스를 배워 보았기에 그것을 배우러 갈 때의 긴장감과 즐거움을 같이 느끼며 읽었다. 필라테스는 도수치료를 세 번 받으러 가는 금액밖에 안되어서 병원비라고 생각하고 50번을 넘게 다녔다. 지금은 잠깐 쉬고 있지만 다시 유산소운동을 하다 보니 몸의 중립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꽃피는 봄이 오면 다시 다닐 생각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필라테스에 대해 초심자로써 말해주자면 근육이 없어서 다른 모든 사람들이 하는 동작도 힘들 것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힘든 순간 호흡을 참기 때문에 어지러울 수도 있다고 말이다. 얼마나 어지럽게 참았는지 수업 끝나고 레몬에이드를 사마신 적도 있었다고.

소탈하게 운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운동의 즐거움을 알아버린 이상 그만둘 수가 없었다보다. 자기에게 자격이 있어야 남을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니면 원래 직업적으로라도 이론을 마스터 하는 걸 좋아하시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시작한 종목에서 강사 자격증을 보유할 정도로 수준급으로 이뤄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직장생활에서도 운동을 가르쳐 달라는 사람들을 이끌며 보람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본인도 병원에 달려가 치료해주세요를 거쳐 왔기에 지금 건강을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같이 건강의 길로 들어서게 하고 싶은 것 같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나와 다르다고 느꼈던 부분은 갈비뼈 골절에도 폴댄스를 계속하는 정말 뼈가 부러져도 하는 근성이라고 느꼈다. 나는 처음에 만만한 헬스장을 가서도 결국 근력운동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고 여전히 그런데, 확실히 승모근과 이두 삼두를 키워서 어깨통증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피어났다. 나의 경우 고혈압 환자인데, 최근 간 병원에서 최고혈압이 1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기적의 숫자를 만났다. 이정도면 저혈압 아닌가 하고 너스레를 떨만큼 나에게는 기적의 숫자다. 확실히 1년 넘게 계속 운동하고 식이조절 하고 있는 효과가 몸에서는 이런 바이탈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고혈압 탈출인데 내 몸도 이렇게 거꾸로 탱탱하게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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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1218 보물창고 23
강숙인 지음, 김시습 원작 / 보물창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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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힘이 세다 - 김시습의 금오신화 - 김시습 원저, 강숙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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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을 남긴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신동으로 알려져 있다. 김시습이 남긴 단 하나의 소설인 금오신화는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5편의 이야기로 전해진다. 이번에 읽게 된 이야기는 힘이 세다 에서는 주인공이자 저자인 김시습 본인이 등판하여 제자인 선행에게 각 이야기마다 이것을 왜 지었고 어떤점을 사람들에게 읽히게 하고 싶었는지를 말해주는 저자의 해설이 같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아마 먼저 나열한 5편의 이야기를 사전지식 없이 읽으면 판타지에 가까운 세계관이 돋보이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제일 유명한 <만복사저포기>에서는 양생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남원에 살고 있는 그는 만복사에 가서 329일 등불을 켜고 복을 비는 행사에 맞춰 절을 가게 된다. 거기에서 부처님과 배필을 만나 결혼하게 해달라는 극딜을 한다. 본인이 지면 부처님께 제사를 올릴 것이고 본인이 이긴다면 아름다운 이와 결혼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걸고 말이다. 결과는 역시 이야기가 이어지려면 양생이 이기지 않겠는가. 저포놀이는 옛날 보드게임인데 약간 윷놀이랑 비슷한 놀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때마침 등장한 아름다운 여인은 짝을 찾느라 만복사에 와서 기도를 올리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면 기이하게 여길 법도 하지만 그도 인연으로 받아들여 만복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양생과 아가씨는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이후 홀린 듯이 그녀의 집에 따라가게 되고, 예전에 보았던 천녀유혼처럼 양생이 귀신에 홀린 게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나 그 아리따운 이는 왜구가 침입했을 때 죽고 만 아까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결국 서로 마음으로 이어진 규수와 양생은 규슈의 부모님이 양생이 그녀의 짝인 줄 알아볼 수 있게끔 은그릇을 들고 마주치게 한다. 분명 딸과 함께 묻어준 그릇인데 그걸 들고있는 사람을 제사지내러 가다 만났으니 어찌 물어보지 않겠는가. 여차저차 해서 만복사에서 만나 귀신과 사람이지만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이야기와 그녀를 잊지 못해 재가하지 않은 양생의 마음을 알리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야기가 끝난 후 수업시간에 제자는 아무래도 양생이 스님이라고 생각된다 하고, 그렇다면 그렇게 죽었는데도 못 잊고 그 사람만을 생각하게 되었느냐고 누가 모티브가 된 것인지를 묻는다. 불제자이니 유학자의 마음을 모른다고 하면서 결국 한 사람을 잊지 못한다는 것은 군주인 임금을 뜻한다고 말이다. 생육신의 한사람으로서 세종 때 이미 5살에 시를 지을 줄 안다고 <김오세>로 불렸던 사람이 문종의 뒤를 이어 어린나이에 왕이 된 단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금오신화에 녹여놓은 비유를 알기 쉽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생규장전>이 끝난 다음의 수업에서 나오는 세조를 인정한다는 것에대한 김시습의 지나간 불의에 대해 침묵하고 방관한다는 생각이었기에 훨씬 더 목소리를 내서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지금은 승자의 역사인 세조의 시선에서 역사를 바라본다. 그렇지만 조카를 양위시키고 결국 죽이기까지 했던 살육의 왕을 바라보는 당대 충신들은 이런 시대에서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타협해야 하는 자신이 싫었을 것이다. 왕의 역모라는 타이틀로 묶어버린 숱한 무고한 사람들이 종이 되거나 죽어나가는 친구들을 봐야했을 것이 아니었을까. 판타지와 사랑이야기로 알고 있었던 금오신화에 당대의 사건을 투영시키니 다른 관점으로 읽을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 현대 어투에 맞게 자연스럽고 쉽게 번역되어 있어 5편의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수업이라는 대화는 대화대로 완독할 수 있었다. 수능의 한 대목으로 접했던 이야기를 새롭게 다시 복기해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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