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마음은 어디다 버려요?
김단한 지음 / 처음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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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마음은 어디다 버려요? - 김단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다 쓴 마음이란 게 있을까 생각해봤다. 최근 몇 달 동안 괜시리 마음이 쓰이던게 어차피 너도 똑같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게 되었다면 이것도 다 쓴 마음일까. 책은 사람과 사랑이 등장하지 않는 페이지가 없는 것 같다. 늘 사랑과 마음에 대한 더불어 여러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되는 글들이었다. 각자의 에피소드에서 최근 내가 생각하는 바와 연관된 글들을 언급하겠다.

작가는 새벽에 오픈하는 편의점에서 일을 했다. 지하철 역사 아래 있는 좁고 출근길이면 흡사 전쟁터 같아지는 곳이다. 편의점에도 은행처럼 카운터 아래 빨간 비상벨을 누르면 경찰이 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누구나 일하면서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랬겠지만 그런 일이 터지고 만 것. 그런데, 그 사람은 내가 신경 씌여서 잘 해주고 싶어서 나름의 선행을 베푼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갑자기 문구칼로 난동을 일으킨다. 왜 그랬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들을 수 없었지만 경찰이 이야기 한다. 그래서 그랬구만. 아가씨가 너무 바빠 보여서 사람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너무 바쁜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던 생각이라고 말이다. 나는 내 할일을 하고 있는데, 한번의 선의가 이런 사건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나름의 배려라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저 사람을 배려해서 이렇게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그 연장선이 너무 과격해서 그렇지 나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폭력적인 배려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훔친 젤리를 건넨 친구와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는다. 나라면 이거 맛없으니까 딴거 먹자 라는 아무렇지 않은 말로 친구를 감싸줬을까 하고 말이다. 나름대로 친구들에게 엄청 폭탄선언 많이 했었는데 (다양한 의미로)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은 작가님 같은 반응이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내가 상처받지 않게끔 최선의 마음을 풀어내줬다는 것을 말이다. 다들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제일 밝아 보이지만 어두운 내면을 자주 드러내는 나에게 아직도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고맙다. 계속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나도 잘해야겠지만.

그리고, 열심히 해온 일이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어서 바로 끊어버린 전화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나도 몇 년 만에 걸려온 전화에서 지금은 퇴사했습니다 라는 설명을 해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회사냐 물어봤기에 아니라고 했을 뿐이지만, 잠깐 나도 거기에서 최선을 다했던 때가 갑자기 떠올랐던 것 같다. 지금은 다 부질없어진 나를 갈아 넣은 시간들을 말이다. 처음에는 왜 이런 전화가 아직도 오는 걸까 하고 싫은 감정이 들었다. 그러다가는 갑자기 추억에 빠져들었다. 더 이상 버티다가는 가루조차 남지 않을 것 같아서 나왔는데, 사람은 간사한지 미화시켜서 그때 힘들었어도 그런 건 좋았는데 하고 말이다.

나에게도 다 쓴 마음이 생기지 않기를,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뻔해지지 않도록 나를 어루만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조금 더 넉넉해지면 남에게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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