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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장강명 외 지음 / 북다 / 2025년 10월
평점 :

앤솔러지 한강 - 장강명 , 정해연 , 임지형 , 차무진 , 박산호 , 조영주 , 정명섭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한강을 무대로 인어가 출현하거나, 여러 개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거나, 개가 사건을 해결하거나, 잠수함이 등장한다. <앤솔러지 한강>의 이야기다.
이 시대의 이야기꾼 페이지터너 장강명이 먼저 스타트를 끊는다. 제목은 <한강의 인어와 청어들>이다. 밤섬에 인어가 산다고? 수륙양용의 인어라고? 꽤나 이야기가 특이하다. 청어 군체와 인어와 노래로 다스리는 당주까지. 생각지도 못한 소재와 전개가 계속된다. 나도 느낀 것 청어는 바다 물고긴데....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정해연 작가의 <한강이 보이는 집>이다. 3Bay 구조까지는 알아들었는데, 4Bay 구조의 한강이 보이는 집이라니 대단하잖아! 4 Bay 구조는 아파트나 건물에서 거실과 3개의 방이 모두 외부에 접한 형태로, 최고의 채광과 통풍을 제공하는 구조다. 하지만 나는 읽으면서 이상하게도 섬처럼 한강에 떠 있는 아파트 한 채를 생각했다. 주인공이 그 집안에서 불안해 하는 게 그런 것 같아서다. 책을 물론 등장하는 주인공 김양민은 아내(박희숙)를 엄청 하대한다 밥 버러지만도 못하다고 생각하다니. 잘못된 부정, 거기에 잘못된 만남까지 이만하면 양민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앞으로의 삶을 살아도 되지 않을까. 물론 속이거나 속아 넘어간 게 잘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지만 또 그럴 만 했으니까. 그러게 왜 사람을 돈 때문에 두들겨 패냐구요. 이 세상이 돈이 전부가 아니잖니. 사람은 다 그 자체로 존귀한 것인데.
박산호 작가의 <달려라, 강태풍>은 귀여운 시바견 태풍이가 사건을 해결한다. 소지지에 대한 열망, 치즈냥이 할멈, 형사들, 굉장히 앤솔로지 중 귀여움을 담당한 작품이었다. 세상에 이래서 개를 키워야 하나.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조영주 작가의 <폭염>이다. 원래 심리가 모호해지는 혼란한 작품들을 좋아한다. 분명 내 머릿속에서 실제로 창작한 내 작품인데 피같은 5년을 쏟아부었는데 그걸 훔쳐간 작자가 차유진이라고 생각하니 속에서 천불이 끓는다. 그렇지만 유명한 천만배우 정그믐과 친구고, 영향력도 있어서 앞에서는 아무소리 하지 못한다. 뜬금없이 타로와 감정의 격해짐으로 다툼이 일어나는 장면을 굉장히 몰입감있게 그렸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환각을 일으킨 것도 중차대한 범죄 아니겠나. 물론 이야기는 약보다는 과실치사 문제와 내면에 있지만. 초반에 집필 중인 작품에 앞선 앤솔로지의 등장인물들이 깨알같이 등장해서 웃음을 지으며 읽었다. 사람이 어떻게 열등감과 자괴감으로 미쳐가는지에 대해 잘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한강에는 인어도, 괴물도, 살인자도, 그냥 달리는 여자도 있다. 그래도 한강은 그래도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