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송섬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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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들 - 저스틴 토레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장을 마지막으로 덮고, 작가의 말을 보고, 번역자의 말을 볼 때 까지도 내가 지금 소설을 읽은 것이 맞나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이건 아마도 작가가 정확하게 의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책에는 후안 게이 (노인)과 네네 라는 젊은이가 정신병원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을 띄고 있다. 후안이 가지고 있는 다 지워져가는 책에 대한 이야기와 후안이 궁금해 하는 네네의 인생이야기가 섞인다. 여기에서 후안이 잰 게이와의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실제 이 소설의 기반이 된 1946년 발표된 "성적 변종들: 동성애 패턴 연구(Sex Variants: A Study in Homosexual Patterns)"라는 제목의 두 권의 책이다. 후안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은 수록된 것처럼 굉장히 많은 부분이 검열되었다. 잰 게이는 실존했던 레즈비언 연구자이며 다양한 동성애자를 인터뷰한 사회학자다. 그래서 이 많은 자료들과 자료에 대한 후반의 주석을 보면서 다시금 이 동성애적 내용과 책은 실존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 끌고 갔던 것 같다. 한편의 페이크다큐를 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책에서 네네가 크루징(공원이나 화장실 바 같은 공공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성적 만남 상대를 찾는 행동)하거나 실제로 몸을 파는 이야기를 상세히 들려준다. 다양한 퀴어 용어가 1930년대부터 생성되고 지금까지 씌이는 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퀸이라는 것도 지금 유튜브에서 끼가 많은 게이들이 여전히 쓰고 있는 말이다. 이 말도 이정도의 관록이 있는 말일줄은 몰랐다. 단지 밈처럼 승화하고 있는 것인줄 알았는데! 책의 면면히 이 그룹들의 정의된 단어가 굉장히 세분화된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이제는 사람들이 동성애를 넘어 논바이너리까지 이해하려고 하는 추세지만 이를 삶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전부터 존재했었다는 것이다.

결국 후안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되지만, 네네와 같은 사람들을 통해서 이들은 계속 유지되고 표현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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