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딸에게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 - 그림책 속에서 서로 연결되는 마법 같은 순간
조숙경 지음 / 예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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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딸에게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 - 조숙경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좋아하는 영화 중에 <나를 찾아줘>라는 영화가 있다. 책 이야기에 앞서 무슨 영화인가 뜬금없겠지만, 여주인공이 그 자체로 유명한 동화의 주인공인 에이미기 때문이다. 조숙경 작가도 지금 스무살이 된 딸이 태어났을 때부터 그 둘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펴냈다고 한다. 지금은 절판이 되었다지만, 노란 우비를 입은 딸이 그려진 그림책은 모녀의 마음속에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읽는 내내 바쁘신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실 시간도 없으셨는데, 작가의 따님은 얼마나 좋았을까 내심 부럽기도 했다. 이제 언니니까 친하게 지내던 넙죽이는 집을 지키고 유치원을 가던 씩씩한 아이. 다 버려진 인형들 가운데서도 소중한 넙죽이 만큼은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주인공들이 떠올랐다. 아이가 자라면서 더 이상 자신들이 필요하지 않게 된 시간의 흐름. 머리가 헝클어진 넙죽이를 다시 한 번 돌봐 준 그 소중한 마음이 좋았다.

그림책을 통해서 자녀와의 소중한 시간을 얻었고, 자녀는 컸지만 자신은 그림책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하는 작가. 아무래도 그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서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나같은 무미건조한 사람은 따뜻한 그림도, 누구에게 울림을 줄 만한 글도 만들어내기 어렵다. 감동은 조금 받는 편이지만. 천성적으로 감성이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자주 읽었다는 <곰 잡으러 간단다>라는 그림책에서 주는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그림책이 주는 단순하지만 명료한 메시지가 마음의 등불이 된다는게. 아무리 가로막혀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의식을 말한다는 것. 어른이 되어가면서 내 속의 아이를 잃어가는 것이 아니다. 내 속의 아이는 그대로고 겉 껍질만 늙는 것이다. 외형의 나와 내면아이를 모두 돌봐야 한다고 느껴진다. 50이지만..

혹시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책에서 등장하는 많은 동화들을 자녀들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동물 친구들을 위해서 벽만 남기고 집을 다 헐어버린 <넬리의 집>을 나도 읽어보려고 한다. 나에게 마음의 지침을 준 동화는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마도 아무도 믿으면 안된다는 햇님 달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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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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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 다와다 요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영혼 없는 작가>라는 초판본 책이 출간 14년 만에 개역 증보되었다고 한다. 기존 초판본에는 14편의 단편이 실려 있었고, 개정 증보판은 23편이 실려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작가인 <싼마오>의 여행기들이 생각났다. 아마도 그녀 역시 굉장히 예전부터 해외를 떠돌아다닌 작가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와다 요코 작가는 일본태생이지만 독일어와 일본어로 모두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다. 바이링궐로 살아가는 삶은 어떨지 모르겠다. 그나마 그런 소회를 적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이 조금 생각 날 뿐이다. 뭔가 모국어로 안될 때는 영어를 생각해본달지 한다는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모국어조차 쉽게 내 뜻을 구현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 두 차이를 느끼면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니 매력적이지 아니한가.

책은 에세이와 여행기가 묘하게 얽혀있는 느낌이다. 시베리아로 떠나는 길에서 시작해 캐나다 토론토로 마무리 지어진다. 로드트립이라면 로드트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쿄에 모스크바 예술 극단이 와서 안톤 체홉의 <세자매>를 보기 위해서 한달 월급의 절반을 쏟아붇는 부모님은 어떤 분이실까. 그 만큼 문화적인 감수성이 뛰어나게 자란 이유가 있어 보였다. 나 역시 모스크바는 가보지 않았지만 앞으로 말할 때는 <모스크바, 모스크바, 모스크바> 할 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유럽의 언어를 배우면서 도대체가 왜 단어에 성별이 붙어있고 그에 맞는 관사까지 써야 하는지에 대한 해봐야 소용없는 물음들을 가졌던 적이 있다. 당연히 네이티브들은 받아들이는 것을 그런 격이 없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미치게 만드는 포인트라는 것. 내가 배웠던 불어도 그렇고, 역시 독어도 그렇구나. it에 해당하는 es가 아무것도 아니지만 공기처럼 투명하게 주어로서 받쳐주고 있다는 이야기에서도 공감했다. 그 무엇도 아니지만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단어 같아서다.

이외에도 자신만의 감수성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 역시 기도를 한 명이서 하는데 온 몸의 울림을 써서 여러 목소리처럼 들렸으면 좋겠다고 상상도 해보았다. 내가 말하는 것과 남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것 중에서 더 귀하게 여겨야 하는게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고.

가장 독일적인 인형에 대한 물음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발레로 유명한 작품에 등장한다는 힌트를 남기겠다. 독일에 대한 여러 단상들을 알 수 있었고, 역시 일본에 대한 새로움도 있다. 새롭게 복간된 이유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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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트렌드 - 모든 산업이 배워야 할 혁신 DNA 트렌드코리아 리서치 시리즈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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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트렌드 - 김난도 , 전미영 , 최지혜 , 서유현 , 권정윤 , 한다혜 , 이혜원 , 김나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김난도 교수님이 또 재미있는 트렌드 분석을 해오셨다. 늘 연말마다 십 수년째 <트렌드 코리아>를 보고 내년의 트렌드를 점쳐본 사람들이라면 현재의 K뷰티 현주소를 나타낸 <K뷰티 트렌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잇을 것이다.

나역시 25년간 코덕으로 지내왔다. 그 중에 대코로나 시대 몇 년을 제외한 시간을 헤비코덕으로 지내왔다. 미샤가 태동한 시기부터 포인트를 모아 화장품으로 바꾸었다. 미샤를 위시한 로드샵들의 발전, 해외브랜드들의 흥망성쇠, 세포라의 진출과 폐점, 올리브영으로의 멀티판매 등 말로 이루 다할 수 없다. 주주로서도 참여해서 설화수와 유커들을 겨냥해 아모레의 주주로도 활동하고 있다. 참고로 대형 2가지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언제쯤 아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6가지의 파트로 나누어서 <K뷰티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 이는 기획력, 속도력, 주도력, 대응력, 상품력, 덕후력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내가 제일 크게 느끼고 공감하는 것은 기획력, 속도력, 덕후력이다. 특히 덕후력은 덕후인 기획자가 아이템을 기획 · 선정하게 되면 나타나는 시너지를 잘 짚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올리브영이 세일 기간에 들어갔다. <K뷰티 트렌드>에서 이제는 올리브영을 빼고 말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많은 젊은 MD들을 통해서 올리브영에 입점하고 인디 브랜드에서 수출까지 하는 메이저 브랜드로 성장하는 구조가 테크트리로 완성되고 있다. 책에서는 올리브영을 두고 뷰티업계의 사관학교라고 일컫는다. 올리브영이 내놓은 혁신 매장인 <올리브영N 성수>5층에는 <100억 브랜드 로드> 조형물 존이 있다고 한다. 올리브영에서 매의 눈으로 발탁되어 100억 매출까지 쌓아올린 100개의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제는 외국인들도 국내에 오면 뷰티 상품은 올리브영에서 싹쓸이해간다고 한다. 그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뷰티시장을 한번에 편하게 테스트(체험)와 구입까지 논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는 멀티공간이기 때문이다. 한국 화장품 법 때문에 OEM에서 ODM이 된 사연은 슬프지만 전화위복이 되어 한국 콜마나, 코스맥스가 성장할 발판이 되었다는 업계 역사도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이 코덕이라면, 제품과 동향과 앞으로의 K뷰티의 나아갈 길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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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고쇼 그라운드
마키메 마나부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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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고쇼 그라운드 - 마키메 마나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마키메 마나부 작가의 책으로 제 170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책은 두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의 배경은 둘 다 현재의 일본 교토다. 먼저 등장하는 <12월의 미야코오지 마라톤>은 어깨띠를 전달하는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여고1학년 생 사카토가 주인공이다. 남학생들은 마라톤 풀 코스를, 여학생들은 하프코스를 달린다. 12월이라니 굉장히 혹독한 시즌의 달리기인 것이다. 선배들 응원을 하러 마음 편하게 온 사카토는 고코미 선배의 건강상의 이유로 인한 결장으로 예비선수 중에서 본선수가 되는 격정을 맞이한다. 그것도 젤 마지막 주자인 5번째의 선수로. 문제는 사카토가 지독한 길치라는 것이다. 경쟁자 상대와 달리기 중 본 신센구미가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이다. <12월의 미야코오지 마라톤>을 읽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작품들이 환타지와 같이 가는 작품인가가 아리송했다.

 

본경기에서 달리는 사람도, 달리지 않는 사람도 다 같이 함께 싸운다. 그게 역전 대회다.” (13, 12월의 미야코오지 마라톤)

 

그러나 8월의 고쇼 그라운드에서는 교수님도, 야구를 하자고 말해준 다몬도 알고 있는 것으로 봐서 확실히 굉장한 시공간의 이슈가 등장한다. 그것은 야구를 하러 온 손님들의 정체과 그 이야기를 파고들어간 중국인 샤오씨가 잘 알려준다. 주인공인 구치키는 8월의 극심하게 더운 여름 오봉(양력 815) 무렵 교토에 버려졌다. 여자친구는 네게 불이 없다며 이별을 통보했다.

 

그 자리에서 이별을 통보받았다.

너한테는, 불이 없어.”

이유를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내게, 그녀는 긴 침묵 끝에 어두운 표정으로 내 가슴 언저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타고 남은 재도 없어. 처음부터 그냥 새까맸어. 아니, 새까맣다는 색조차 없는지도 모르지.” (95, 8월의 고쇼 그라운드)

 

친구 다몬이 스키야키를 사주면서 하자고 꼬신 신기한 야구경기는 다음과 같다. 본인의 대학 논문과 졸업과 직결된 소중한 경기다. 대학교수가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것은 넘어가기로 하자. 이미 성공한 할아버지 할머니(기온의 마마와 교수님과 재력가들)사이의 낭만의 야구경기. 6팀이 <다마히데 배> 리그 인 것이다. 승자는 다마히데의 마마가 해주는 뽀뽀라니. 새벽 6시마다 고쇼에 끌려나가는 젊은이들에게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 주제일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시대상황과 내 마음이 원치 않는 그들의 발길도 이런 느낌일 거라 작가가 이런 구도를 구상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815일이 광복절이지만 일본에서는 816일을 종전일로 생각한다니 그것도 굉장히 시각차이라 놀라웠다. 나오키상 수상으로 인해 좀 더 국제적으로 많이 판매될 것인데, 이 부분들에 대한 감상이 각 나라별로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국가의 잘못과 별개로 개개인의 희생은 다들 있었을테니 그 부분의 애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치키와 그 신기한 사람들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해서 행복했을까. 뜨거운 8월의 교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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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없어 고양이 - 무심한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아세움(박교은)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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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없어 고양이 - 아세움(박교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고양이 집사라면 이 제목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랜선 집사인 나도 마찬가지다. 새하얀 고양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데, 꺼내서 읽지 않을 재주가 없다. 그냥 한페이지 꼴로 등장하는 작가의 작품만 보아도 힐링 그 자체이다.

최근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에게 츄르를 조공했다. 내 고양이도 아닌데, 왜 그 녀석이(주인님 나는 집사이니 고양이 주인님) 먹는 것을 보면 내가 다 기쁜 것일까. 공물을 바친 댓가는 귀여운 사진 한 장. 단지 그것 뿐인데도 온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찬다. 작가도 루이라는 고양이를 키운다고 한다. 루이라고 부르면 오지 않고 츄르라고 말하면 반응하는 귀여운 녀석이란다. 내가 생각하는 고양이의 매력도 이런 도도함이 제일 큰 것 같다. 늘 꼬리치지 않고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만 다가온다. 그렇지만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무릎 위로 올라오거나 지긋이 몸을 쓰윽 스치고 가는 그 포인트. 이런 것들이 고양이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책 처음 등장하는 꽁꽁 언 한강 위를 위풍당당하게 걸어간 치즈 냥이는 자신이 SNS 스타가 된 것을 알겠나. 그냥 추운 겨울 먹이를 찾아 돌아다닌 것 뿐이다. 그래도 세상 최고의 매력은 귀여움이라 그 중독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작가님도 좀 빵떡같이 생긴 스코티쉬 종류들을 좋아하시는지, 내가 좋아하는 둥글넙적한 얼굴들의 고양이 그림으로 굉장히 기뻤다. 내가 또 지갑으로 모시는 식집사다 보니 선인장이 모티브가 된 그림이 많아서 선인장과 고양이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했다. 겉으로는 가시가 있고 까칠해 보이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여리고 부드러운 게 아닐까 한다. 겉으로는 거리를 두고 싶어하지만 실제로는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듯 한 사람만을 생각하고.

나도 고양이는 없지만, 귀여운 고양이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작품 중 페르소나 시리즈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을 꼭 말하고 싶다. 역시 고양이의 눈이 모든 것을 이야기 해주는 듯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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