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려주마
발검무적 지음 / 파람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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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려주마 - 발검무적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요새는 무엇이든 K 수식어가 붙는 것이 핫하다. 그런데 결국 한국인인 나는 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른다. 내부의 사람이 종족의 특성을 말하다니! 생각보다 책에 나열된 많은 주제들에 대해서 당연히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본투비 한국인이기 때문에. 예전에 중고생시절이었나 한국인의 특성이 뭐냐고 물었을 때 한민족이요. 하고 대답했던 것에 그게 무슨 특징이냐고 글로벌 시대에.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는 것이 세계인들에게 무슨 의미로 다가갈 것 같냐고 들었던 말 만큼이나 매콤했다.

일단 지금은 많이 생겨난 테이블오더 기계대신 <호출벨>이 있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어떤 나라를 가서도 종업원<>을 부르기 위해 호출벨이 있는 것은 못 본것 같다. 묘하게 기분나쁜 인종차별에 시달리면서 웨이터들이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는다던지 눈을 피하는 것들은 봤어도 말이다. 그렇지만 역시 한국 사람인 나는 목적이 있어서 오라고 하는 손님의 니즈와 효율성을 따지는 시너지가 만나서 인격적인 모욕이 들어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여전히 호출벨은 한국에서 사랑받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외국 사람들은 가위를 식탁에서 사용하는 것이 그렇게나 뜨악한 일이라고 한다. 디폴트로 칼을 갖다놓는 당신들도 만만치 않고, 포크도 위험성으로 따지면 굉장한데 왜 놀랄 일일까 싶었다. 냉면은 먹기 전에 십자로 잘라야 제 맛이다. 삼겹살이건 갈비건 뜨끈하게 화로에 직접 구어서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자르는 것이 필수다. 칼을 쓰는 것 보다 훨씬 편리한데 왜 안쓰는가 세상 사람들아!!

자꾸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만 해서 그렇지만, <아침밥>에 대한 논리를 드러낸 편도 재미있었다. 역시 나도 소시민인지라 드라마의 재벌집에서 등장하는 것만큼 아침을 차려 먹지는 못한다. 물론 보통은 시간이 없어서 못 차려 먹겠지만, 나는 극도의 아침형 인간이라 5시에 일어나지만 나의 문제는 아침을 차릴 만큼의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면이 맞겠다. 내 노동력을 갈아 넣을 만큼의 효용도 없고, 아침을 차려줄 사람을 부릴만큼의 넉넉함은 더더욱 없다. 원래는 농경사회의 아침 일찍부터 일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에너지 보충이 이제는 삶의 많은 면을 바꿔놓은 것 같다.

세계 자살률 1위라는 사회적인 내용도 실려있다. 그 중에서도 남성 자살률이 제일 높다고 한다. 성형 공화국으로 꼽히는 내용도 들어있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취업에 유리하다고 하니까, 개인적인 욕망도 한몫 한다. 욕망이라면 많은 부모들이 사교육비로 지출의 순환을 끊지 못하는 <교육열>도 뺄 수 없다.

이외에도 왜 한국 사람들은 기념일을 챙기는가에 대한 편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사람들과 이어지기를 원하는 것, 그렇기에 기념일이라는 핑계로 만나고 서로 위하려는 것이다라는 점을 특히 잘 짚어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식구니까 같이 먹고 같이 정을 나누는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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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의심하라, 그 끝에 답이 있다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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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의심하라, 그 끝에 답이 있다 - 르네 데카르트 저자() · 이근오 엮음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말이다. 역자인 이근오는 데카르트의 철학을 굉장히 쉽게 그리고 현대인이 적용해 볼 수 있는 순서로 엮었다.

다만 표지가 너무 데카르트의 근엄함이 느껴져서 실제로 이 책을 어떻게 다 읽나 하고 고민했다. 그렇지만 웬걸 표지랑은 상관없이 데카르트의 말이 이런 의미였나! 하고 쉽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굉장히 재미있다!

먼저 데카르트가 경계하는 것은 이성의 부재다. 늘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보통 <시간>이라고 대답했다. 그 시간을 사유하면서 사는가 아닌가의 관념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이성이 부재한 삶. 늘 누군가에게 물어보거나 자기만의 기준이 없는 삶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하지 말고, 전제의 부족함이나 거짓이 섞여있지 않은지 의심해보라는 말이 지금은 더 깊게 다가온다.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개념 <할루시네이션>이 있다. 이는 이제 우리의 삶에 너무 깊숙히 들어와버린 인공지능이 그럴싸한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냥 Chat GPT는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검증된 정보만 제공하니까 하고 맹목적으로 믿어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할루시네이션이 계속해서 발생한다. 의심 없이 바로 믿어버리는 것을 주의하자.

이성 뿐만 아니라 데카르트는 자신의 경험이나 감각의 착시도 많다고 여겼다. 이 또한 내가 직접 경험했다 하더라도 외부나 내부의 원인에 의해서 변형될 수 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하겠다.

꼭 이성의 중요성을 말한다고 해서 감성을 홀대하는 것은 아니다. <정념론>에서 감정을 단순히 부정적인 요소로 치부하지 않고 인간이 외부 자극에 반응 할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영혼의 움직임으로 보았다. 감정이 이성적인 면을 방해하기에 억누르거나 통제하지 말라는 것이다. 억누르려 하기보다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이해와 분별을 강조했다. 결국 내가 화가 나는 일이 생겼을 때, 사실은 이러한데 왜 나는 화가났나(혹은 발작 버튼이 눌리게 되었나)하고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라는 것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속을 내가 관심법으로 알리 없다. 솔직하게 그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솔직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것이 더 큰 용기라고 말이다. 이런 방법이 인간관계에서도 오해를 줄일 수 있다. 내가 먼저 입을 다물기 보다 이어가고 싶은 관계라면 이런 용기를 내봐야겠다.

데카르트의 철학이 생각보다 굉장히 개인주의적이면서도 동양 철학과 닮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자신의 이성을 본인이 담금질 해야한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사유해야 하고, 그 출발점은 의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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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떠나는 여행 - 낯선 곳에서 침묵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정원철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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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떠나는 여행 - 정원철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 얼마나 낭만적인 말인가. 20254월에 나도 혼자 여행을 두 번 이나 떠났다. 물론 작가처럼 유럽이나 인도 네팔 같은 해외는 아니다. 그렇지만 지독한 집순이인 내가 달력 한 장이 채 넘어가기 전에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설 생각을 하다니 놀랍다. 새로 다가오는 5월에는 첫날부터 연휴가 몰려있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떠나겠지만 역시 나도 또 혼자서 떠나봐야지. 작가는 퇴직과 함께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유럽여행을 혼자서 떠났다. 원래 나처럼 홀홀단신인 사람일까 했는데, 그럴리가. 가장으로서의 무게감을 내려놓고 떠나는 숨쉴 수 있는 여행이었다.

책은 일단 여행지에 대해 엄청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혼자서 여행을 다니는 소회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여행지에 대한 가이드북이 필요하다면 가이드북을, 각자의 여행 스타일이 궁금하다면 이런 에세이를 읽는 것이 맞다. 책은 거의 10년 전에 육박하는 20166월 초부터 20182월 초까지의 여행기 4챕터를 담았다. 사진을 전공했다고 하지 않았으나 10년 전 화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여행 뽐뿌가 제대로 오는 사진들이 담겨있다. 역시 여행에는 사진이 제일 많이 남는 것인가 싶었다. 그렇지만 여행기의 면면히 남아있는 작가의 생각을 엿보는 것이 좋았다.

나에게 유럽은 그다지 끌리는 곳이 아니다. 한 때 여러 번 가기도 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런던은 가보지 않았다. 역시나 가보지 않았던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8년 연속이나 살기 좋은 도시로 꼽혔다고 하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암스테르담도시 이름이 <>으로 끝나는 것도 강둑을 따라 만든 댐에서 비롯된 것이란다. 암스테르담도 암스텔 강을 가로지르는 댐이라는 뜻이라고. 암스테르담의 건물과 창문은

좁고 길쭉한 창문과 건물들이 많다고 한다. 예전에 도로에 면한 면적에 비례해 세금을 매겼기 때문에 지금의 좁고 긴 창문이 만들어졌다는데, 역시나 가보지 않는 교토와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매장을 들어가면 좁지만 회랑식으로 뒤로 길쭉한 건물들. 그런 건물이 일본에도 네덜란드에도 비슷한 이유로 생기다니 세상은 역시나 비슷하게 다른 곳이다.

나는 인도 여행을 한 번도 꿈꿔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한 번쯤은 가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다만 인도에서 적선하는 것과 관련된 프렌드들과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물론 나도 그 젊은 친구처럼 당장을 해결하는 적선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만큼 형편이 좋지도 못하기도 하고, 비슷한 신념이랄까. 그렇지만 당장 일을 할 수도 없어보이는 사람들에게 적선하는 작가에게 그러지 말라고 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았을까 했다. 그 뒤의 여행기에서 봐도 역시나 안타까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더라. 사람에게 절대적인 선을 유발하도록 하는 것이 잘못일까. 나이가 좀 들어보니 세상이 젊었을 때처럼 뭔가 다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도와줘도 되지 않나로 바뀌었다. 영화 배트맨의 촬영지인 메헤랑가르 요새의 입구 손 모양의 부조에 관한 이야기가 괴로웠다. 인도의 풍습 <사티>는 남편이 죽어 화장할 때 부인도 산채로 화장했던 풍습 이란다. 1829년 금지령 이후 줄었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근세까지 있었던 이야기다. 최근 혼자 여행했을 때 원래 하얀 소나무를 보러 갔다가 열녀문에 당황해서 원래 목적을 잊고 돌아온 생각이 났다. 왜 남편이 죽었다고 14일이나 곡기를 끊어서 죽는단 말인가. 왜 남편이 죽는다고 그 불구덩이에 뛰어들어서 본인도 삶을 마쳐야만 한단 말인가. 사람은 1+1이 아닌데. 여행기와 최근의 내 여행의 접점이 만나는 것 같아서 오랜 시간 생각했다.

이외에도 인도에서 웨이팅리스트라고 적힌 기차표를 당연히 봤을 거면서도 하루 강제로 여행 가이드를 해준 마리아와의 하루에서는 깔깔 웃었다. 유심도 개통해주고, 가고 싶었던 곳도 데려가 주고, 그 모든 게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느낌이 아니라 그녀가 입었던 제복이나 느낌이 이미 말해주었을 테니까.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도착하고자 하는 기차에 대한 문제부터 같이 해결해줬다면 그렇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을 만나는 것도 다 경험의 일부가 아니겠나. 내일 택시 여행으로 만나자고 선금을 50%나 줘버린 것도 나에게는 하등 이상하지 않은 구두계약이 어떤 이에게는 눈먼 돈일 수도 있다는 것. 다시 만날 사람이 아니니 어떻게 되든 상관 없다는 것. 그렇지만 작가는 계속해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쌓아간다. 아마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짧게 묘사되고, 이런 각자의 이유가 있는 사람들과는 빌드업이 있어서 많이 기억나는 것 같다.

스리랑카의 <실론 싯>에 대한 여행기는 처음 접해보았다. 커피나무의 전멸로 차나무로 업종을 변경한 스리랑카에도 언젠가는 한 번 가보고 싶다. 네팔과 히말라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일까에 대한 내 편협함도 조금쯤은 지워졌다. 작가처럼 나도 2019년 이후로는 국내를 떠나본 적이 없다. 올해는 꼭 여권을 새로 발급하고 훌쩍 혼자서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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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램 독서법 - 하루 10분 가볍게 시작하는 독서 루틴 만들기
박세영 지음 / 프롬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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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램 독서법 - 박세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몇 년째 서평단에 참여하면서 독서를 하고 있다. <1그램 독서법>은 책이랑 전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가볍게 독서와 친해지고자 할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늘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에게는 하고 있는 독서법을 점검해보는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독서라는 것은 <습관>이다. 습관 형성 원리에 기반한 5가지 독서 법칙으로 가까워 질 수 있겠다. 일단 책을 읽던 안 읽던 가까이 두고 펴보자. 책이 있으면 라면 받침으로 쓴다는 사람이나 베개로 쓴다는 사람도 많다. 나도 가끔은 유튜브를 볼 때 목이 아프면 읽던 책으로 목을 보호하기도 한다. 참으로 다양한 책의 유용함이란. 인간이란 의외로 무의식이 시각에 의해 좌우된다고 하니 일단 계속 읽던 안 읽던 가까이 할 일이다. 이렇게 책을 눈에 들어오게 해서 시각적으로 친해진 다음에 스텝은 내가 늘 하는 습관에 덧붙여서 1+1 세트로 만드는 것이다. 작가는 지금까지 늘 화장실에서 스쿼트 15개를 하는 습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으러 가면 스쿼트를 15개 한다. 참으로 기괴하지만, 뇌가 자연스럽게 세트로 인지하도록 그렇게 무겁지 않은 습관을 세트화 해서 구조화하면 관성처럼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단다. 나의 경우는 다이어트는 하고 싶은데 운동하기 싫어서 작년 동안 <퇴근하면 집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간다>하는 습관을 만들었었다. 집까지 가면 거의 10층 높이. 결국 너무 과도한 목표 설정 때문에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퇴근하면 지하에서 지상 1층까지는 계단을 이용한다>하는 가뿐한 습관으로 계속하고 있다.

작가도 책을 읽는 유튜버로도 활동하지만 책을 읽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독서를 일상화 하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나의 경우에도 <구글타이머>가 휴대폰에도 있고, 실제 물리 시계로도 구입해서 있다. 내가 설정한 시간만큼 목표를 해내는 느낌이 들어서 (마감 효과랄까) 애용한다. 책을 읽으려고 마음먹은 동안에는 최소한 비행기 모드라도 해놓고 알람에서 멀어져보자. 계속해서 울리는 스마트폰을 보다보면 독서에 몰입하는 흐름이 깨질 수 있다.

작가는 서평을 블로그에 쓰면서 한 순간 모든 서평글을 삭제한 이후로 서평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평을 쓰지 말라는 극약처방을 내려주었다. 제목은 독하지만, 책에 관련된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책을 읽고 내가 되새김질 해서 그 책에 대한 <나만의 이야기>를 쓰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내가 실천해보고 싶었던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책을 눈으로만 읽는 게 너무 힘이 들 때면 포스트잇을 적극 활용해서 해당 부분에 대한 감상과 단상을 손으로 써보라는 것이었다. 일명 손으로 하는 독서법이다.

앞으로도 읽고 쓰는 것은 계속 하겠지만, 더 원활한 나만의 시스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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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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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느끼는 감정이 혼자만의 서글픈 이별이라 이런 글을 읽고 싶었다. 아니 이런 글을 쓰고 싶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저자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익명에 가까운 한 글자 <>이다. TO 누군가에게 향한다는 것 빼고는 닿는 사람이 누구인가인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밝히고 싶지 않았기에 빼버렸다고 한다. 일 년에 가까운 부치지 못한 그리움과 애증의 편지라고 보는 게 맞겠다. 나도 최근 농락당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역시 이런 감정은 차인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생기는 감정이었구나 하면서 공감했다. 작가와 나와 다른 점은 (일단 연애를 했다 치고, 망상이든 아니든 일단 이 정도 진실되게 지어냈으면 이것도 재능이다) 출발선에 서보지조차 못했다는 것 일 게다.

그것도 한 사람에게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씩이나 그랬다는 게 더 문제랄까. 사람과의 상호 소통이 안되면 나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라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그냥 그 새끼가 병신이라 그런 거야 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나에게는 도움이 된다. 첫 번째는 본인이 떠난다고 의사라도 밝혔지, 두 번째는 말도 없이 나라는 우주를 떠나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작가처럼 언제든 어디서든 돌아오기만 바라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디에 살고있는지 알고, 뭘하면서 사는지도 알고, 살아는 있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소식하나 없는 이유는 무응답도 응답으로 확실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겠지. 이미 다른 사람이 생긴 거라면 죽어버리라는 말에 환호성을 질렀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이 생긴거든 아니든 상관없어 라는 더 독한 감정이 숨어있긴 하지만.

나는 사랑이었는데, 너는 사랑이 아니었던 건지라는 말에서는 내 마음과 너무 같아서 괴로웠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도 날 사랑한 것만 같은데, 너는 사랑까지는 아니었던 건지. 그렇다면 나는 누구와 사랑을 한 건지. 아니, 내가 한 게 사랑은 맞는 건지. 입을 맞추고 발을 맞대고 손을 맞잡았는데, 그래도 사랑이 아니었던 건지.

 

소리 내어 읽으면서 <네가> 아니라 다 <>라고 쓰여있어서 조금 불편감을 느끼긴 했지만, 하나의 형상화와 너라는 이미지의 대상화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너가 라고 쓰여있지만 네가 라고 내가 읽으면 되지 무슨 상관인가.

나 역시 절대로 닿을 수 없는 편지를 적어보았다. 얼마만큼의 속이 후련해지는 듯하다. 언젠가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 내가 써온 글들에서도 보면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더라. 그래서 작가도 1년 정도의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닐까. 사람이 살아가려면 그 정도의 시간이면 많은 것이 흐릿해진다. 사랑마저도 그랬었나 싶어질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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