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 너를 보낼래 - 고등어 작가의 유쾌한 중고거래 실전기 청색지산문선 8
고은규 지음 / 청색종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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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 너를 보낼래 고은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지금 매일매일 <비움실천>을 하고 있다. 나의 당근에서의 닉네임은 물건이 차고 넘친다는 뜻으로 정했다. 보면 반성하겠지 싶어서. 친한 친구가 당근에서의 온도지수가 60도를 넘는다. 엄청 잦은 거래를 하고, 또 고은규 작가처럼 새 주인을 찾아주는 일 자체를 즐거워하는 사람이다. 나는 물론 내 물건을 정리하거나, 그걸로 부수익까지 얻는 것은 좋아하는데,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보통은 친구에게 <판매의뢰>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그렇게 생긴 수익이 5만원이 넘어서 그걸로 소고기 사먹었다. 마지막 수익은 친구에게 기부해주었음. 이제는 동네에서 내가 팔아볼까 하던 차에 너무나 싸게 물건을 올린 적이 있다. 그랬더니 정말 1초 사이로 채팅이 11개가 와서 결국은 고심 끝에 물건을 내렸다. 안 그래도 당근의 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인데, 여러 사람과의 대화가 부담스러웠다. 결국 근거리에 사는 사람들과의 물건 아나바다가 당근의 취지다. 이제는 동네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 같은 성격도 늘어서 꼭 물건이 아니더라도 정보를 주고받는 장이 되기도 한다. 어디에 뭐가 맛있나요. 뭐를 잃어버렸어요 보신 분 계신가요(보통 무선이어폰...). 강아지 같이 산책시키실래요 등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장터 같은 느낌이다.

남의 집에서 운동기구를 뜯어 와서 내 집에 조립하고, 내 집에 있는 운동기구를 갖다 파는 에피소드가 제일 재미있었다. 역시 내 집에 있는 꼴보기 싫은 물건은 주인 없을 때 몰래 갖다버리는 게 제일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그만큼 가족 구성원이 같이 쓰는 곳이기에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확실히 아기들 용품은 내가 보기에 빛의 속도로 팔리는 것 같다. 금방 필요하지 않게 되다보니 그럴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책을 주로 사거나 나눔 한다.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책이다 보니 그렇다. 확실히 책은 당근 시장에서도 마이너한 제품이다. 그리고, 잘 안맞는 화장품 등을 팔아본 적이 있다. 산 것 중에서는 취향에 맞지 않아서 안 쓴다는 향수를 종종 산다. 어느 정도 내가 알고있는 향수의 생산연도를 아는 제품들을 주로 구입 한다. 향이라는 것은 참 신기해서 원하지 않으면 집안에서 그냥 자리만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 품목이다. 물론 나는 콜렉터라서 그 자리 차지 조차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말이다. 나 또한 친한 친구의 심부름으로 대신 물건을 받아온 적도 여러 번 있다. 다른 집 지하주차장에서 대기하기도 하고, 역 앞에서 음료수를 들고 서있어 보기도 했다. 보통 컨디션을 확인해야 하는 물건이 아니면, 당근...? 하고 이야기 하고 10초 안에 거래가 끝나는 것 같다.

작가는 비우기를 하면서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를 알게 되고, 그로 인해 구매가 줄었다고 한다. 나도 매일 한 가지씩 비우기를 하다보니 어제는 검은색 긴팔 티셔츠의 개수를 알게 되었다. 이게 어디갔지 하고 찾아 헤맬 때는 안보였는데, 확실히 카테고리 별로 나누고 걸어보니 이제 3년 정도는 검은색 티셔츠는 사지 않아야 할 정도로 많았다. 옷의 컨디션도 가지각색. 그 중에 2개정도는 올 가을까지만 입고 쿨하게 보내줄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가 가늠된다면, 그리고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면 구입에 신중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검은색 티셔츠가 7벌이나 있는데, 다 제각각 쌓여 있었어서 다 활용하지 못했다. 손이 가고 잘 입어지는 것들만 남기고 좀 더 가뿐해진 옷장으로 마무리해야지. 어제는 운동복 상의 하의장을 같이 정리했다. 이제는 심지어 커져서 못 입는 레깅스들도 생겼는데, 이건 또 어떻게 당근을 해야할지 고민된다. 레깅스 같은 경우는 이상한 구매자도 많다고 들었으니 판매하는 여성분들 주의하시길 바란다. 그렇게 착샷을 보내라고 한다더라. 내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 다른 집에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내 당근온도 올리기에 힘을 써봐야지. 비우고 비우면, 나에게 소중한 것들만 남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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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배 올려주는 라이브커머스 마케팅 - 47세 평범한 주부가 전국을 누비는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가 되기까지
이유진(해피유진)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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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배 올려주는 라이브 커머스 마케팅 - 이유진(해피유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47세의 평범한 주부가 <라이브 커머스> 강의를 하러 다니는 강사가 되었단다. 네이버 쇼핑 등을 들어가면 일반인들, 업체 사장님들 할 것 없이 라이브 판매중이다. 나도 라이브 커머스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전혀 모르는 왕초보가 바로 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한 도움을 주는 책이다.

먼저, 라이브 커머스란 채팅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상품을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을 말한다. 홈쇼핑과의 차이점은 채팅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판매자 혹은 다른 구매자와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점이다. 물론 홈쇼핑에서도 가끔은 대본에 없는 질문 같은 것이 올라오면 대답해주기는 하지만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라이브쇼핑의 경우에는 엄청나게 댓글 참여율이 높고, 그 때 그 때 궁금한 것을 바로 피드백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구매자에게 좋은 조건이다. 그리고 라이브 시간 안에 구매하면 확실한 묶음 구성을 통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도 늘 즐겨 찾는 브랜드의 경우에는 알림받기를 통해서 라이브예고 소식과 상품구성을 확인하고 챙겨보기도 한다. 지금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2020년 기준 3조원 규모이며, 23년까지 10조원으로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1. 네쇼라 (네이버 쇼핑 라이브)

가장 대중적인 플랫폼이라 시청자수를 많이 확보가능하다. 지속적인 재방송 노출로 방송 후에도 판매될 수 있음. 수수료도 다른 플랫폼보다 낮고, 24시간 언제든 방송 가능하다.

 

2. 카쇼라 (카카오 쇼핑 라이브)

라이브는 파트너제안을 통해 선정 및 편성된다.23427일부터 매월 1(27) 파트너스 라이브 권한을 정기적으로 부여함. 부여 대상자 외 사람이 라이브진행을 하고 싶은 경우에는 제휴제안을 통해 상시로 신청가능하다. 수수료는 쇼핑탭 노출과 검색 노출 지원 등을 포함해 7.7% 정도이다.

 

3. 쿠팡라이브

특이하게 판매자가 아닌 라이브 쇼호스트(일명 크리에이터)가 진행한다. 판매자가 크리에이터에게 라이브방송 제안을 하는 구조이다. 출연료 및 판매 인센을 통해서 수익창출 가능하다.

 

4. 그립

라이브커머스 초기 활성화를 이끈 곳이다. 라이브커머스 진입장벽을 낮춰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입점 가능하다. 비교적 방송규제도 강하지 않아 자유롭게 방송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5. 유튜브 라이브

특정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유튜브 창작자(크리에이터)나 브랜드 채널이 동영상, 쇼츠, 실시간 방송 등 3가지 방법으로 제품 판매 가능. 눈여겨 볼 것은 실시간 방송 파트이다.

 

이외에도 인스타 라이브를 통해서 찐팬이 얼마간만 있으면 바로 라이브를 통해 판매를 할 수도 있다.

책에서는 여러 가지 플랫폼 중에서도 제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네쇼라를 중심으로 카메라 셋팅부터 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까지 짚어 주는 등 문외한도 따라할 수 있게 자세히 정리해두었다. 책의 반 정도가 실제 화면 구성을 보여주고 어디를 누르고, 이렇게 쓰면 저렇게 반영 된다 까지를 보여주는 섬세함이 있어서 어떤 기능인지 모르고 못쓸 일이 없을 정도로 세세함이 장점이라 하겠다. 먼저 방송 전후 체크리스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네쇼라 예약하기를 들어가서 최소 3~5일 전에 방송을 공지한다. 이후 해당 방송예고를 통해 인스타와 블로그 카페 등에서 홍보를 한다.

방송장비의 경우에는 마이크와 핸드폰 충전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방송중에 재난문자 등이 오게 되어 방송을 망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집중모드나 재난문자 알림받기 설정을 해제하는 것 또한 꿀팁이었다. 방송하는 경우에도 미소를 짓고, 댓글과 핸드폰에 시선을 잘 맞추는 연습을 꾸준히 하도록 독려한다. 처음부터 잘 웃고 잘 소통하는 사람은 없다. 판매량이 0이라도 계속해서 꾸준하게 진심을 담아 구매자들과 소통하면 판매량은 올라가게 되어 있다. 라이브 방송 시에 특히 주의할 점이라면 저작권이 있는 음악이 실수로라도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이것은 방송제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므로 음향 저작권에 민감해져야 한다. 방송 중에 댓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룰렛게임이나, 초성게임, 삼행시 등으로 댓글을 예열하여 판매 시작전에 기대감을 높여주고, 참여도를 올리는 기술도 필요하다. 판매가 일어난 다음에는 송장번호를 바로바로 업로드 하여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방송이 끝난 다음에는 꼭 보기 싫더라도 모니터링을 함으로써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책의 말미에는, 건어물, 꽃집, 의류 같은 다양한 상품군을 직접 판매해본 사람들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이력도 나와있다. 특히 64세에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하신 분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마케팅에 새로운 바람에는 나이도 장벽이 될 수 없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확실히 내가 팔고싶은 물건이 있고 도전해 볼 수 있다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매력적이다. 쇼호스트가 되어보고 싶다면, 핸드폰만으로도 가능하니 차근차근 따라해보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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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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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안보윤 외 6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매년 챙겨서 수집하는 작가들 모음집으로는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이 있다. 신예 작가들이 나중에 중견작가로 크거나 대박을 터트리는 장편작가가 될법한 사람을 찍어보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이 문학상이 있다는 것은 알았는데, 제대로 읽어보기는 처음이었다. 다른 작가들의 이력에 워낙 <이효석문학상>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이효석 문학상 상금은 3천만원이며 <메밀꽃 필 무렵>으로 다 알고 있는 소설가 이효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2000년에 제정된 상이다. 올해로 제24회를 맞았다. 등단 15년 이내의 작가들 작품 중 전년 5년부터 올해 4월 사이에 발표된 중,단편소설이 참여작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내가 주로 보았던 젊은작가상과 달리 자신의 문체와 작가정신이 뚜렷하고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24회 대상작이 대상이 될 만하구나 하고 느꼈다. 작품명은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이다. 처음에 묘사되는 동규의 차분함을 보면서 갑자기 뺨을 맞는 씬으로 전환될 때 너무 놀랐다. 화자가 커피숍에서 일한다는 것을 보고 그 전까지 이름이 나오지 않기에 여자겠거니 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 폭력에 남녀가 따로 있진 않다. 여성적인 문체의 흐름이라 여성서사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한 것. 이후 이름이 나오고 그 미도파라는 터미널 찻집에서 일하는 <동주>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이어진다. 자기를 동전의 앞뒤를 묻고 동전던지기를 할 때마다 줘패던 승규가 돈까스집 아들이라 돈까스를 팔지 않는 미도파가 마음에 들었다는 동주. 같이 있던 승규가 사망하게 되면서 그동안 학폭 피해를 받았던 것을 말하지 않아야만 가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묘한 입장에 놓여버린다. 그래서 늘 동주가 가는 곳은 소란이 일고 수근수근 댈 수 밖에. 그렇지만 나를 위해서도, 엄마와 내 변호사를 위해서도, 승규 엄마를 위해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승규가 가지고 다니던 기념주화가 호돌이가 그려졌다는 것을 잘 알겠는데, 아마 젊은 독자층은 알 수 없기에 <호랑이>라고 썼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제 호돌이 그림을 보면 이 소설이 생각나고 동전을 주우러 가는 동주가 생각나서 슬퍼질 것만 같다. 내가 아는 호돌이는 그런 이미지가 아닌데, 어느덧 그 귀여운 캐릭터에 슬픔이 입혀졌다. 그렇지만, 앞이나 뒤가 아닌 내 의견을 말한 첫 대상이 그 호랑이였다는 것에서 동주에게는 큰 변화였지 않을까. 동주가 처음으로 취한 행동이, 언제나처럼 승규가 취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둘 도 몰랐을 테니까 말이다.

확실히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글이고, 각자의 입장을 너무나 잘 알겠어서 슬픈 글이었다. 작가의 인터뷰를 읽으니 동주와 승규와의 관계가 나오는 연작소설이라는 말이 있더라. 2021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완전한 사과>도 읽어보려고 한다. 동주 만큼이나 끈질기게 아들의 마지막을 알고 싶어했던 승규 어머니의 마음도 너무 이해가 된다. 미도파에서 동주를 바라보며 굳이 함박스테이크를 시켜서 짓이겨버리는 그 마음도 너무 이해가 되었다. 늘 괴롭힌 가해자의 엄마지만 지금은 피해자가 되어버렸기에, 그 마음은 또 어떠하겠는가.

그 밖에 마음에 든 작품은 가고 싶었던, 그것도 정말 요가클래스를 위해 가고싶었던 나와 같은 열망을 가진 화자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제목은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이며, 강보라 작가의 작품이다. 유행하거나 잘나가는 문화계 인사들을 씹어 제끼는 취미는 나는 물론 없지만, 주인공 김재아는 조금 이런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다. 젊을 적의 발리여행을 생각하고, 이젠 나이 들었지만 8년만에 새로 산 리모와를 들고, 한정판 반클리프를 차고 우붓의 게스트하우스로 향한다. 물론 싱글룸으로. 새로 산 리모와가 뭔지 알겠고, 거기에 요가 매트를 정성껏 챙겨간 것도 알겠다. 물론 매트에 대한 내용은 생략되었지만, 재아의 허영을 봤을 때 만두카 프로나 룰루레몬 이상이겠지 하는 마음. 책에서는 짧게 묘사된 보라색 반클리프 5모티브도 실제로 나왔으면 좋겠다. 얼마나 예쁠 것인가. 젊은 사람들에게 더 잘 어울린다며 알함브라를 풀러 줄 때의 재아의 마음도 참 이해가 간다. 근데, 그렇게 풀러줄 것 까지야 있나...과시욕이 심한 캐릭터. 내 마음은 언제나 젊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던 인싸력을 가진 왕년의 난데, 지금은 뒷방에서 돈 많은 부르조아 아줌마(혹은 언니) 정도로 불리는 나의 괴리감을 계속 드러내는 장면이 이 소설의 재미랄까. 급이 맞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은데, 호구가 자꾸 되는 묘한 불편함과 으스댐 그 사이의 사람 심리를 잘 표현한 글이었다. 그래도 내가 재아가 바라보는 반장님 급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서글펐음.

마지막으로 23회 대상 수상작인 김멜라 작가의 <이응이응>도 이응이라는 기계의 쓰임과 그 소재가 신선해서 기억에 남는다.

중견 작가들의 밀도있는 글을 만나서 좋았고, 앞으로 더 챙겨볼 문학상 작품집이 생겼다는 것이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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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의사의 사계절
문푸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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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의사의 사계절 - 문푸른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는 대학병원에서 인턴을 마치고, 전라북도의 한 섬에서 공중보건의로 1년간 복무하게 된다. 그 섬에서 지낸 사계절을 책에 담았다. 초반은 인턴으로 대학병원에서 사랑하는 그녀 J를 만나게 된 썰과 이후 연애담도 같이 진행된다. 초보의사이자 인턴생활, 대학병원을 박차고 나오게 된 이야기도 있다. 결국 군대를 위해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는데, 이 공보의의 신분이 참 독특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병역 중이니 병역법의 적용을 받으면서 동시에 임기제 공무원으로 공무원법의 적용도 받는다. 마지막으로, 의사이기 때문에 의료법 적용도 받는데 이 세 가지 기준이 상충될 때 상당히 괴로웠다고 한다. 예를 들어 보건소장의 명령에 따라 공보의가 황제출장 예방접종을 해야 할 때가 그렇다. 이때는 보건소 직원이면 보건소장의 말을 따르는 게 적법이지만, 의료법상으로는 병원을 벗어난 곳에서 진료를 하게 되니 의료법상 위반이 된다고 한다. 앞서 말한 황제출장이란 외압에 따른 크고 작은 왕진이 있겠다. 외딴 섬에서 24시간 근무를 한다. 의사는 교대근무를 위해 2명이 배치된다. 관사에서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진료를 한다. 그렇지만, 일찍 일어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전 7시면 이미 문의전화로 북새통을 이룬단다. 크게 아프지도 않은데, 와서 뭍으로 가야겠으니 헬기를 띄워달라는 사람도 존재한다. 실제로 싸움이나 급한 수술같은 폭력사건도 많아서 소주병을 깨고 서로 보건소로 달려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섬뜩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육지처럼 둘 다 한꺼번에 치료해 줄 수 없는 상황. 이런 경우에 어떤 사람을 더 먼저 배에 태워 후송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환자가 억하심정을 품는다는 거였다. 나 지금 무시하냐고 하는 이야기가 나와 버린다는 것. 나도 다쳤고, 쟤도 다쳤는데, 왜 저 사람을 먼저 보내냐는 시비가 생겨버린다. 누가 봐도 소주병으로 머리를 맞아서 후송한사람이 먼저고, 병들고 깨버린 사람의 손이 나중인 것 같은데, 사람은 정말 다 자기 아픔만 아픔인가 보다. 이외에도 귀여운 에피소드라면, 각자 보건소 의사선생님을 모셔와서 식사를 대접하는게, 자신의 영역을 드러내는 것 같은 이야기도 있었다.

책은 섬에서 병역 때문에 원치 않게 섬에 들어온 의사를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그 나름의 상황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아픈 사람들을 돌보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의사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섬 생활이라는 게 녹록치 않음을 너무 잘 알겠더라. 섬을 나가고 들어올 때 모두 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폐쇄적이고, 더 눈밖에 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 거기에 여름이면 관광객들 한 무더기에, 태풍으로 발이 묶이기도 하고 말이다. 원래 초고는 더 이야기가 날것에 가까웠다고 하는데, 이제는 책으로 조금 순화된 이야기만을 만나게 되어서, 초고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연애 이야기에 대한 묘사가 달달해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인기가 있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처음 사랑에 빠진 이야기의 묘사의 달달함에서, 그렇게 잠을 못자는 인턴생활에서도 사랑은 피어나는구나 싶었다. 거의 한 달 동안 하루 평균수면이 3시간이라는데, 의사쌤들 존경한다. 그런데, 겨울이 다가오면서 느슨해져가는 인연의 끈은 조금 덜 디테일해서 조금 아쉽다. 물론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찬란한 대비 헤어지는 순간은 어떤 미화를 더해도 모두가 100% 이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병원에 자주 들락날락 하는 체질이라, 병원도 서비스업이지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낙도나 오지에서 이렇게 힘들게 애써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에 그 분들의 입장도 헤아려보게 될 수 있었다. 공보의로 지원할 사람들도 미리 읽으면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방주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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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졸로 바이크 여행 - 여행하고 노래하는 라이더의 바이크 라이프
이다람 지음 / 영진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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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졸로 바이크여행 이다람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한때 친했던 사람이 어릴 적 바이크 사고로 오랜 시간 입원했다. 그리고 골절된 부상은 회복했지만 엄청난 피부손상을 입어서 평생 흉터를 가지고 살아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어찌나 바이크 타고도 사고가 났으면서 바이크만 이야기 하면 해맑게 웃던지. 화가 났었다. 그리고, 늙으면 꼭 다시 바이크를 탈 거라고 했었는데, 그때나 이 에피소드를 쓰는 지금이나 가슴이 철렁한다. 하여 나에게도 바이크란 <위험한 것> 나에게는 피해야 하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스쿠터가 아니라 리터급 바이크의 매력에 빠질 줄이야. 사람일은 참 모르는 것이다. 저자인 다람은 싱어송라이터다.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여행할 때 잘 챙겨 먹지 않으며, 컨츄리 로드를 흥얼거리며 바이크를 타는 라이더다. 여성 라이더로 리터급 바이크를 타는데, 체격은 자그마한데, 큰 바이크와 또 잘 어울리더라. 쿼터급 바이크란 250~499cc, 미들급은 500~899cc, 리터급은 900cc이상의 바이크를 말한다.

초반은 벤리라는 작은 125cc의 바이크로 시작했다. 아빠 몰래 타는 몰바에서 결국 아빠에게 바이크 탄다고 알리는 소동까지 담았다. 친가쪽 가족들이 바이크 사고를 당했던 이력 때문에 아빠가 크게 반대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 해결되었다는 이야기다. 앞서 나도 말했지만 바이크 사고를 주변에서 한 번도 못 겪었단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 친구만 해도 1년 입원했었다. 다른 아는 사람도 멀쩡히 주행하는데 차에서 문을 열어버려서 손가락이 골절되었다. 또 예전에 입원했을때도 같은 방 쓰던 친구가 리터급 바이크를 몰고다니는 여성 라이더였는데, 그 또한 차와 사고가 있었다. 이렇게 사고가 나면 위험하고, 겨울에는 찬바람에 몸이 떨리고, 고속도로도 못가는데 왜 바이크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않는 사람이 많은걸까.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외곽은 조금만 나가면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떼로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팔당 근처에 살기 때문에 특히 팔당까지의 길에서 주말에 밀린 차들 사이로 요리조리 피해가는 바이크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었다.

나도 처음 바이크를 타보고 싶다고 생각한건 차로 15분 이내의 거리 회사를 1시간 15분이나 걸어가면서부터였다. 버스 정류장과의 접근성이 워낙 안좋았기에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지금은 자차를 타게 되면서 조금 그 마음이 시들해졌는데, 차 말고 간편하게 몰고 다닐 수 있는 스쿠터가 있었으면 한다. 확실히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좁은 주차공간을 필요로 하는 바이크는 붐비는 곳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최근 다녀온 경포대에서도 주말 토요일 한낮이라 단 한 대도 주차공간이 없어서 그 푸른 바다를 만지지 못하고 눈으로만 담고 왔다. 아마도 바이크였다면 그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작가는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구독자수가 꽤 된다. 그래서 제주도 바이크여행에서도 구독자님의 찬스로 탁송을 지원받아 다녀왔다. 아빠와 함게하는 부녀라이더라는 독특함이 한몫했지 싶다. 그리고, 물론 아빠 닮아서 두 분 모두 선남선녀. 다람 작가도 미녀지만, 아버님이 진짜 미소가 멋지셨다. 영상 못지않게 책에도 얼마나 멋진 사진들이 실려있는지 모른다. 나도 덕분에 청송이라는 도시에 있는 99칸짜리 민가인 <송소고택>을 다음 가고 싶은 여행지로 찜해두었다. 전국일주 에피소드에서는 비가 너무 와서 나도 좀 안타까웠다. 확실히 비라는 변수에서는 자유롭지 못하지만, 비 맞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에게는 특별한 경험의 라이딩 코스였을 것이다. 비만 맞았다 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나는 다시 차로 돌아가야 하나 조금 망설여진다. 그렇지만 차와는 또 다른 해안도로를 달리며 바람을 맞는 기분을 상상하니 확실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작가의 말대로 바이크가 가져다 줄 인생의 확장이 반드시 있을 것 같다. 언젠가 2종 소형 면허를 따고(미라쥬 250에 앉아보게 되겠지) 나도 기변병이 올만큼 바이크를 급 사게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차도 3일 고민하고 바로 산사람. 10월에는 면허시험장을 기웃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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