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 너를 보낼래 - 고등어 작가의 유쾌한 중고거래 실전기 청색지산문선 8
고은규 지음 / 청색종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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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 너를 보낼래 고은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지금 매일매일 <비움실천>을 하고 있다. 나의 당근에서의 닉네임은 물건이 차고 넘친다는 뜻으로 정했다. 보면 반성하겠지 싶어서. 친한 친구가 당근에서의 온도지수가 60도를 넘는다. 엄청 잦은 거래를 하고, 또 고은규 작가처럼 새 주인을 찾아주는 일 자체를 즐거워하는 사람이다. 나는 물론 내 물건을 정리하거나, 그걸로 부수익까지 얻는 것은 좋아하는데,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보통은 친구에게 <판매의뢰>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그렇게 생긴 수익이 5만원이 넘어서 그걸로 소고기 사먹었다. 마지막 수익은 친구에게 기부해주었음. 이제는 동네에서 내가 팔아볼까 하던 차에 너무나 싸게 물건을 올린 적이 있다. 그랬더니 정말 1초 사이로 채팅이 11개가 와서 결국은 고심 끝에 물건을 내렸다. 안 그래도 당근의 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인데, 여러 사람과의 대화가 부담스러웠다. 결국 근거리에 사는 사람들과의 물건 아나바다가 당근의 취지다. 이제는 동네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 같은 성격도 늘어서 꼭 물건이 아니더라도 정보를 주고받는 장이 되기도 한다. 어디에 뭐가 맛있나요. 뭐를 잃어버렸어요 보신 분 계신가요(보통 무선이어폰...). 강아지 같이 산책시키실래요 등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장터 같은 느낌이다.

남의 집에서 운동기구를 뜯어 와서 내 집에 조립하고, 내 집에 있는 운동기구를 갖다 파는 에피소드가 제일 재미있었다. 역시 내 집에 있는 꼴보기 싫은 물건은 주인 없을 때 몰래 갖다버리는 게 제일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그만큼 가족 구성원이 같이 쓰는 곳이기에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확실히 아기들 용품은 내가 보기에 빛의 속도로 팔리는 것 같다. 금방 필요하지 않게 되다보니 그럴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책을 주로 사거나 나눔 한다.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책이다 보니 그렇다. 확실히 책은 당근 시장에서도 마이너한 제품이다. 그리고, 잘 안맞는 화장품 등을 팔아본 적이 있다. 산 것 중에서는 취향에 맞지 않아서 안 쓴다는 향수를 종종 산다. 어느 정도 내가 알고있는 향수의 생산연도를 아는 제품들을 주로 구입 한다. 향이라는 것은 참 신기해서 원하지 않으면 집안에서 그냥 자리만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 품목이다. 물론 나는 콜렉터라서 그 자리 차지 조차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말이다. 나 또한 친한 친구의 심부름으로 대신 물건을 받아온 적도 여러 번 있다. 다른 집 지하주차장에서 대기하기도 하고, 역 앞에서 음료수를 들고 서있어 보기도 했다. 보통 컨디션을 확인해야 하는 물건이 아니면, 당근...? 하고 이야기 하고 10초 안에 거래가 끝나는 것 같다.

작가는 비우기를 하면서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를 알게 되고, 그로 인해 구매가 줄었다고 한다. 나도 매일 한 가지씩 비우기를 하다보니 어제는 검은색 긴팔 티셔츠의 개수를 알게 되었다. 이게 어디갔지 하고 찾아 헤맬 때는 안보였는데, 확실히 카테고리 별로 나누고 걸어보니 이제 3년 정도는 검은색 티셔츠는 사지 않아야 할 정도로 많았다. 옷의 컨디션도 가지각색. 그 중에 2개정도는 올 가을까지만 입고 쿨하게 보내줄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가 가늠된다면, 그리고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면 구입에 신중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검은색 티셔츠가 7벌이나 있는데, 다 제각각 쌓여 있었어서 다 활용하지 못했다. 손이 가고 잘 입어지는 것들만 남기고 좀 더 가뿐해진 옷장으로 마무리해야지. 어제는 운동복 상의 하의장을 같이 정리했다. 이제는 심지어 커져서 못 입는 레깅스들도 생겼는데, 이건 또 어떻게 당근을 해야할지 고민된다. 레깅스 같은 경우는 이상한 구매자도 많다고 들었으니 판매하는 여성분들 주의하시길 바란다. 그렇게 착샷을 보내라고 한다더라. 내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 다른 집에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내 당근온도 올리기에 힘을 써봐야지. 비우고 비우면, 나에게 소중한 것들만 남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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