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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 - 우울증 환자를 살리는 올바른 대처법
최의종 지음 / 라디오북(Radio book)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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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 – 최의종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저자는 중증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를 위해서 같이 치료에 전념하고 공부한 기록을 책으로 펴냈다. 이 정도의 기록과 정성이라면 정말 하늘에서 감읍해서라도 낫게 해줘야 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 환자를 살리는 가족의 올바른 대응법의 교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각 증상이나 정도가 다른 환자이기에 어디까지나 체험 수기로서 참고해야 한다. 반드시 우울증에 관한 진료는 정신과전문의에게 가야 한다는 점 잊지 말았으면 한다.
먼저 나중에 아내가 왜 이렇게까지 내 치료에 신경 쓰느냐고 묻는 내용이 말미에 나온다. 저자는 만삭인 아내에게 가려고 퇴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하며 죽다 살아났다고 한다. 천우신조로 추락을 피하면서, 남은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내 인생에 소중한 단 한가지 아내를 위한 삶을 살기로 본인과 약속했다 한다. 이런 남편을 만난 아내 분도 얼마나 복인가. 사람에게 삶을 뒤흔들 만큼의 깨달음은 자주 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결심을 꾸준히 지켜내는 사람은 더욱 더 적다.
노력의 포인트는 다양했다. 먼저 근육과 관절의 통증, 두통, 불면의 전반적인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우울증 환자에게 불면을 개선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환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주변 환경을 개선했다. 그리고 특히나 계절성 우울감이 높은 양상이었던 여름을 위해 에어컨과 제습기 그리고 보일러를 틀면서 효율적으로 최적의 온습도를 유지했다. 어떤 때는 이런 온도유지에 들어간 전기료 등이 60만원 나온 적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정성들여 노력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이것은 환자의 컨디션이 일정하게 유지되게 함으로써 병증의 고저를 낮춰주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나도 작년에는 엄청난 불면으로 1년 정도를 보냈는데 사람이 거의 피가 말라가는 기분이어서 잘 안다. 베개, 암막커튼, 바스락거리지 않는 이불, 흡수성이 좋은 면 패드, 바디필로우 등 다양한 제품의 도움을 받았었다. 확실히 집을 편안한 환경으로 만들고 잠드는 공간은 잠 이외의 다른 것에 신경 쓰이지 않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자는 것 뿐 만 아니라 먹는 것에도 해외 수많은 논문까지 참고해 고단백 식단으로 바꾸면서 도움을 받았다 한다. 비타민B군도 도움이 되었다고.
마지막으로 제일 도움을 받았던. 운동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이제 움직임으로 통증완화와 체력을 기르는 일이 남았다. 중증 우울증 환자는 잘 먹지 않기 때문에 기력이 없고, 잘 일어나지 않는다. 무기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 어디를 외출하는 것조차 심적 부담과 체력적 한계가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산책도 힘들어 하는 아내를 위해 워킹패드를 준비해 먼저 시범을 보여 가며 운동을 독려했다고 한다. 그리고 점점 괜찮아 질 때는 피트니스 회원권을 사용해서 부부가 같이 운동했다고 한다. 근력운동도 했다. 그리고 수영을 좋아하는 것을 저자가 캐치해서 수영을 통해서도 많이 도움 받았다고 한다. 환자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잘 관찰하고 그에 대한 선택지를 마련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인 것 같았다. 확실히 체력이 끌어올려지면서 유독 힘들어했던 여름도 조금씩은 잘 넘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계속적인 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맞는 의료진 선택 및 복용약의 용량이나 부작용 등을 많이 공부했다. 같이 진료를 보면서 의료진에게 정확한 환자 상태를 전하고 의료진의 부적절한 말과 행동을 차단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보호자의 역할이다. 정말 든든한 방파제 같았다. 확실히 3차 병원에 가게 되면 대기 시간에 비해 진료시간은 찰나다. 그 와중에 차트를 헷갈린다던지 먹지도 않는 약을 처방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더라. 무려 정신과 의사인데도 우울증 환자에게 사람 마음먹기 마련이라거나, 환자가 예민해서 그렇다는 듯의 책임 떠넘기기의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서 놀랐다. 도대체가 이건 진료인가 가스라이팅인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이런 경우에는 확실히 부당처우를 항의하고 사과를 받은 작가가 멋졌다. 그만큼 내가 알고 있고, 궁금한 것에 대한 대비를 하고, 환자를 잘 케어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라 본다. 우울증은 치료가 힘들고 재발확률이 60%정도 된다고 한다. 단약의 경우에도 의료진과 잘 상의해서 환자의 컨디션을 확인하며 해야 하는 것도 중요 포인트였다.
책을 통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전극 치료기기인 tDCS라는 의료기를 알게되었는데, 참고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는 경두개직류 자극술이라는 말로, 머리에 전류를 흘려보내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또 한가지 중증 우울증 환자를 위한 응급실은 없다는 말에서 예방의료 차원의 선택지를 늘렸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외에도 살릴 수 있는 생명을 놓치지 않아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