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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편견에 대하여
저스틴 그레그 지음, 김아림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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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저스틴 그레그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편견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저자인 저스틴 그레그는 생물학 교수이자 과학 저술가다. 책을 다 읽으면 알 수 있지만 저자는 출근 전 타이어에 붙은 민달팽이를 손수 떼어내는 사람이다. 민달팽이의 죽음조차 원치 않는 작고 소중한 생명체들도 존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제목과 니체의 얼굴에 나 있는 유니콘 같은(이 말도 어폐가 있긴 하다..유니콘은 실제하지 않는 동물이니까) 뿔이 기괴하게 느껴진다. 제목에 등장하는 일각돌고래라는 것이 뭔가 하고 검색하니 왼쪽의 앞니 1개가 길게 나와서 뿔처럼 보이는 돌고래더라. 긴 이빨고래라고도 한다고.
책은 니체를 비롯 사람들이 흔히 가지는 인간이 동물보다 지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은 어쩌면 환상이고 착각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정말 다양한 동물과 곤충의 예시를 들어 설명해준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 중 인간만이 유일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인간만이 지적 우월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바로 대표적이다.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에서 나아가 거짓말을 하는 것. 시간에 대한 영속성을 이해하여 미래를 의식적으로 대비하는지 하는 것들이다. 지식에 대한 예를 들면서 투자대회에서 어린 학생그룹, 펀드매니저 전문가 그룹, 그리고 무려 고양이가 장난감 쥐를 선택하는 포지셔닝으로 맞붙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보통은 투자전문가 그룹이 이겼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고양이인 올랜도가 투자한 결과가 우승이었다. 올랜도는 돈에 대해서도, 주식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데.
거짓말에 대해서도 지면에서 집을 짓는 물떼새의 한 종류는 포식자가 둥지 근처에 오면 날개가 부러진척 하면서 멀리 유인하고, 안전거리가 확보되면 휙 날아가버린다. 갑오징어의 한 종류는 몸의 무늬색을 바꿀 수 있다. 암컷과 수컷의 무늬가 다르다. 수컷 오징어가 암컷오징어와 구애를 하는 경우 수컷만 2명이 되면 중간에 낀 수컷오징어가 다른 수컷오징어에게 보이는 몸통의 면을 암컷처럼 바꾼다! 와!! 책에서는 전략적 속임수라고 이야기했는데 기상천외했다. 생존이든 번식을 위해서든 동물의 세계에서도 잦은 거짓말은 일어난다. 더 교묘한건 다른 수컷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다른 면에서 보면 자신이 수컷인게 걸리기 때문에 이러한 반만 암컷처럼 위장하는 술수를 쓰지 않는단다. 교활하게도.
또한 17일 동안이나 먹지도 자지도 않고 자신의 죽은 아기를 데리고 다니며 <슬픔의 여행>을 떠난 범고래 탈레쿠아의 이야기도 나온다. 보통 범고래들이 아프거나 호흡이 어려우면 수면 위로 올려주어 숨쉬기 편하게 해준다고 한다.이것만 봐도 상당히 이타적인 행동이다. 이 행동을 어미 범고래인 탈레쿠아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17일을 계속했다. 보통 사체를 떠받드는 행동은 몇 시간 밖에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주일 동안 먹지도 못한다면 분명히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누구나 알 것이다. 게다가 2주가 넘어가면 영양실조가 올 수 도 있다. 이게 슬픔과 애도의 방식이 아니라면 어떤 말로 이해할 수 있을까.
동물이 의식을 가진다는 행동학적 의미는 코끼리에게 술을 주는 실험에서도 관찰 되었다. 여러 가지 도수의 알코올을 코끼리에게 선택할 수 있게 해줬을 때 코끼리들은 7%의 알코올이 든 양동이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것도 물보다도 더 말이다. 확실히 적당히 취하고 기분 좋은 도수가 이거였을까. 다른 것들은 원하지 않는 불쾌감이었거나 원치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7도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 사람처럼 알코올과 도파민을 찾는 이유는 같을것이라 생각한다.
니체가 길을 지나며 풀을 뜯는 소들이 아무 생각이 없어서, 어제와 오늘도 모르기 때문에 동물들만의 행복이 있다고 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동물들도 그 순간만을 느끼지 않고 적당히 가까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우울이나 애도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